안녕
커마와 염색에 진심인 커염센세다

그중에서도 스타킹에 진심이다

스타킹은 어제 분석해봤으니, 오늘은 아바타를 전반적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이번 6주년은 일러스트와 모델링의 괴리가 심한 편이어서, 이 내용을 다뤄볼까 한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이 글은 훌륭한 디자인을 해주신 원작자분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절대 아니며
오히려 왜 이렇게밖에 구현할 수 없었는지에 대한 한계를 살펴보는 것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자.

먼저, 가장 잡음이 심했던 요즈부터 살펴보자.

우선 요즈 아바타 원안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2가지의 큰 특징이 있다.
1) 치마는 딱 붙게 만들 것
2) 소매는 넓게 펄럭일 것
위 두 요소를 통해 상체를 커보이게 하고 반대로 다리는 가늘게 보이게 해서,
이를 통해 느껴지는 불안정성을 바탕으로 귀여움을 부각시키는 의도라 할 수 있다.
(강아지나 아기를 떠올려 보면, 불안함에서 오는 귀여움이 있다)

하지만 실제 구현된 모델링을 보면 정반대로 구현된 것을 알 수 있다.

치마는 원래 의도(빨간색) 에 비해 펑퍼짐(파란색)하며,

소매는 원래 의도(빨간색)에 비해 딱 달라붙게(파란색) 디자인되었다.
도대체 왜 이렇게 디자인한 걸까?

먼저 치마부터 분석해보자.
이 내용은 앞서 이세계 아바타와 시빌가드를 비교한 글이 있다.

치마가 상의 소속인 경우에는 다리에 딱 붙게 디자인할 수 없다.
다리 모션이 반영이 안되기 때문에 다리가 치마를 뚫고 나오기 때문이다.
반대로 치마가 하의 소속이거나 일체형이라면
다리 모션을 반영할 수 있어서 달라붙는 미니스커트가 가능하다.


실제로 이세계를 입고 달려보면 다리가 치마를 뚫고 나오는 걸 볼 수 있다.
시빌가드는 뚫지 않는다.
즉, 원안대로의 달라붙는 치마를 구현하려면 일체형으로 냈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데런 4주년 역시, 치마가 상의 파츠인 관계로 원래 디자인에 비해 더 펑퍼짐해지면서
전체적인 분위기에 많은 차이가 생긴 케이스다.

다음으로 소매를 살펴보자.
거래소에서 아바타 창을 열어 소매가 넓은 아바타가 있는지 살펴보자.
 
아마 없을 것이다.
좀 펑퍼짐한가 싶다가도 손목에 와서 딱 쪼매는 디자인이 대부분이다.
이쯤되면 눈치를 챘을 것이다.

로아 모델링의 한계로, 소매는 크게 구현할 수 없다.

왜냐하면 로아 모델링에는 소매를 펄럭거리게 하는 기술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구현된 예시를 보자.

룩에 미치다못해 룩만 남은 마영전이다.
예전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언제부턴가 물리엔진을 넣어놓은 것 같다.
이정도는 되어야 펄럭이는 소매를 자연스럽게 구현할 수 있다 (미드의 뾰루지는 신경쓰지 말자)

이런 물리엔진 없이 넓은 소매를 구현한다면?

흠....
강철 나팔보다는 그냥 얇은 소매가 나을 것 같다.
결국 이러한 한계로 인해 요즈 아바타는 원래 디자인 컨셉과 반대로 구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슬레이어를 살펴보자.

슬레는 요즈보다도 더 길고 넓은 소매로 제안되었는데,
이게 구현 불가능하다는 것은 앞서 설명했으니 패스하도록 하자.
그래도 로아 아바타팀에서는 원작자의 의도를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한 것 같다.
팔에 펄럭임을 추가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추가한 것이 바로

지느러미다.

지느러미는 초창기 실린 아바타에서부터 살펴볼 수 있는 유구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여전히 하늘하늘한 느낌을 낼 때 많이 사용되곤 한다.
소매는 물리엔진이 없어 펄럭이지 않지만 지느러미를 통해 펄럭이는 액션을 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까운 점은 등 뒤의 커다란 리본이 통째로 가려진다는 점

게다가 지느러미랑 폴리곤이 자주 겹쳐서 보기에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여기에 더해서 가슴과 팔로 이어지는 상의도 부자연스러운데

팔과 몸이 딱 구분된 모델을 가지고 있다 보니 위처럼 자세가 크게 변형되었을 때 매우 부자연스럽다.

사실 슬레이어 아바타가 이렇게 구현될 거라는 건 이미 선례를 통해 알 수 있었는데....


그 주인공은 바로 데런 5주년
5주년 원안을 보면 지금의 슬레이어 상의 디자인과 완벽하게 구조가 동일하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문제로 인해 구현이 불가능한 부분이 있었고,
로아 아바타팀은 
1) 지느러미를 사용해 펄럭임 구현 
2) 상의와 팔을 분리
를 통해 실제 5주년 모델링을 진행했으며, 심지어 반응이 매우 좋았다.
따라서 슬레와 같은 디자인에 같은 기법을 도입하는 것은 당연지사
다만 1번 지느러미를 달았는데 2번까지 한다면 데런 5주년과 너무 비슷해지니
어떻게든 연결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거기에 데런은 리본이 앞이었지만 슬레는 뒤로 간 관계로
지느러미와의 충돌을 피하지 못하면서 원안과는 다른 난해한 디자인이 되어버린 것으로 보인다.

만약 리본이 뒤에 있었다면 슬레처럼 서로 겹쳐서 이상했겠지


그리고 구두 앞굽은 왜 바닥에서 떠있는 건지 모르겠다...
불편한 자세로 서있는 것 같아 불편

다음으로 애니츠

일단 빤스라인이 왜 상의인가 할텐데
저 빨간색 선이 로아 모델링에서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상하의 분리선이다.
본인은 저 한계에 항상 화나 있는 상태이다.
왜냐고?
저것때문에 하이레그 스타킹이 구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이레그 스타킹은 전신 일체형 아바타에서만 구현 가능하다 (몽마 아바타처럼)
여튼 그래서 보기엔 하의이지만 상의에 붙어있는 파츠가 있으면 조합이 난해하다.

소울 2차전압 역시 하이레그를 구현하기 위한 스타킹 파츠가 상의에도 있어서
사실상 상하의를 세트로 입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다.
이럴거면 걍 일체형이 나은듯


애니츠 4주년에서는 하이웨이스트 디자인으로 인해 위와 같이 바지 위에 바지를 입는
웃지못할 패션이 등장하기도 했다.
여튼 저 상하의 분리선은 누구도 거역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


그리고 본인은 운동화를 매우 싫어한다.
물론 구두가 스타킹이랑 찰떡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일단 로아의 발 모델링 자체가 하이일 구도라서
굽이 낮은 신발을 신으면 매우 부자연스러워진다.
복사뼈 위치를 생각해보면 운동화 안에 도대체 굽이 얼마나 큰게 들어있어야 하는지...
왠만하면 굽 높은 게 (현실과는 달리) 더 자연스럽다.

데런 아바타의 경우에는 원작자분께서 의도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로아 모델링의 단점을 피하고 장점만 가져온 디자인이라고 생각된다.

우선 로아는 롱코트의 물리엔진이 상당히 좋은 편인데, 이게 또 옆 허벅지까지 이어져 있으면
앞서 말한 펑퍼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부-해보이게 되는데
데런 6주년의 경우에는 옆구리에서 과감하게 옆트임을 주면서 이런 부해보이는 포인트를 피했다.
그러면서도 가랑이 천을 남겨서 전체적으로 치마처럼 보이게 하여 여성미를 강조했다.
달렸을 때 폴리곤이 겹치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점이 매우 높게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쯤에서 정리해 보자.
로아 아바타 모델링의 한계는 다음과 같다.
1. 긴 소매 구현 불가 (물리엔진 없음) - 지느러미만 가능
2. 치마가 상의에 붙어 있을 경우 달라붙는 미니스커트 불가
3. 하의 파츠는 골반 위로 올라올 수 없음 (절대적 경계선)
4. 굽 낮은 신발은 부자연스러움
만약 7주년 아바타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실제 인게임에서도 더 자연스러운 구현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글은 원작자들을 비하하려는 목적이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이 글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시길 바란다.
그럼 오늘도 뭇 신사들에게 지식을 더했길 바라며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