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을 전혀 모르던 49 할배입니다. 인벤은 오래전부터 눈팅은 하고 있었지만 글은 처음 써보는 것 같네요.

올해 초, 포켓몬을 처음 설치하고 출퇴근시 조금씩 즐기고 있었습니다. 당시 탑들에서 보이는 멋진 녀석들을 부러워 하면서 벌레 같은 애들만 줍고 다니고 있었습니다. 케릭터를 하나도 모르던 제 눈에는 그냥 다 벌레였습니다. 귀여운 벌레.. 징그러운 벌레.. 괴상한 벌레..

그러던 어느날 근처에 있는 포켓몬에 이상한 형태만 보이는 녀석이 보였습니다. 그동안은 한번도 애써 잡으러 간적이 없었습니다. 포켓몬고를 하지는 않지만 애니와 게임으로 박사급인 아들녀석에게 '이게 뭘까?'라고 물어봤습니다. 한번 슥 보더니 "망나뇽 같은데..." 좋은거냐고 물어보니 무조건 잡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슬리퍼를 신고 부랴부랴 찾아가서 잡았습니다.

제가 그렇게 부러워 하던 용이더군요. 베틀이 적성이 아니라고 했지만 얼마전까지 꾸준히 강화하며 키워왔습니다. 그뒤로는 용 사랑으로 주말이면 양재천과 고수부지를 돌며 갸라도스도 몇마리 만들고, 기술은 꽝이지만 망나뇽도 하나 추가하고... 에버라스를 업고 600km 정도를 걸어 마기라스도 한마리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해피니스, 잠만보 같은 애들은 아직까지 저와 연이 없더군요.

과금은 예의상 처음 볼 사는데 만원 정도만 쓰고 개체값도 확인 안하고 아이템도 거의 쓰지 않고 버려가며 단순히 즐기는 라이트한 유저입니다. 체육관도 집근처의 제일 가까운 곳 한곳만 찍어 놓고 트레이닝도 하고 베틀을 하고 있습니다. 이 게임에 가장 큰 불만은 체육관에서 대결시 너무 자주 위치가 튄다는 것이고요. 대부분 끝을 못보고 두세번 다시하다 포기... 이건 좀 범위를 넓혀줬으면 하네요. 다들 잘들하시는 것 같은데 제 폰이 문제인지... 위치선정이 문제인지...

아무튼 포켓몬을 한놈 한놈 알아가는 것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많이 걸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는게 이 게임이 저에게 주는 최고의 매력이었습니다. 숨만 쉬고 살고 있었는데 이 게임을 시작한 뒤로는 어떤날은 하루 20키로를 넘게 걷는 날도 있고... 이렇게 몇개월이 지나니 다시 한번 끊었던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캔맥주나 마시고 있는데 한숨 좀 자고 선선해지면 나가야겠네요. 늘 눈팅만 하다 오늘은 술김에 가입도 하고 글도 써봅니다. 주위에서는 다들 아직도 포고 하냐는니 그 나이에 무슨 포켓몬이냐고 하지만... 한동안은 꾸준히 할 것 같네요. 다들 즐포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