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이런 평가에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준을 두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보았다.

1. 상대적 기준
2. 절대적 기준

사실 나는 상대적 기준이 오히려 너무 단순한 비교를 통해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이 본문에서 진정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절대적 기준에 있다.
그러므로 상대적 기준에 대해선 짧게 언급하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상대적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혜자 쪽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다.
루센트를 수급할 수 있는 수단들이 얼마든지 열려 있으며,
노력을 통해 아이템을 천천히라도 맞춰나갈 수 있다는 측면에선 혜자인 것 같다.
상대적 기준이기에 비슷한 장르의
다른 MMORPG들을 생각해보았을 때,
TL보다 과금유도나 그 액수가 큰 게임들이
분명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절대적 기준으로 생각해 본다면
TL의 BM은 결코 혜자스럽지 않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이유,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PVP요소들이 강조되어 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른 유저에게 공격받아
내가 하고자 하는 플레이에
제동이 걸려 본 경험들이 TL유저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이 승부욕을 자극하거나 재미로 다가오기보단
불쾌함으로 작용하는게 더 크다는 것도
동의하는 사람이 많을거라고 생각한다.
TL의 과금유도의 핵심은 바로 이 불쾌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불쾌함을 유저에게 학습시킴으로써
다른 유저에게 복수심을 자극하거나,
본인이 우위에 서야만할 것 같은 위기감 또한 조성하게 된다.
강자의 입장에 선 유저가 약자의 유저를 아무런 감정의 소모없이 죽이고
약자의 입장에 선 유저는 분통함을 느끼게 만드는 그 방식은
그동안 많은 유저들이 혐오하던 리니지와 아직도 맞닿아있다.
결국 남보다 앞서는 길드, 남보다 앞서는 아이템을 위하여
게임에서 돈을 끊임없이 쓰게 만드는 것이 골자다.
영웅 2성?
앞으로 영웅 3성 혹은 그 위의 상위단계 아이템이 등장할때마다
유저들은 지금까지 맞춰온 장비들을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지갑을 열고 돈을 써야만 할 것이다.

두번째 이유,
특성작의 존재로 인한 아이템의 등급간 밸런스 문제이다.
영웅 2성 던전이 등장하기 전까지 PVE만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선
특성작이 크게 필요치 않았다.
난이도가 워낙 낮게 설정되어있는 기존 차원진에서는
스킬피해증폭이니, 강타적중이니 없어도 클리어가 가능했으니까.
하지만 2성 던전에서 그렇게 준비되어 있지 않던 유저들은
모두 특성작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PVP를 염두에 두던 유저들은 이미 특성작의 중요도를 알고있었다.)
하지만 TL의 과금유도는 이 특성작으로 인해 가속화 된다.
단순히 아이템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 뿐만이 아니다.
이전 단계 특성 풀작을 사용중이라면,
다음 단계 아이템을 어렵사리 획득해도
바로 전이시킨 다음 사용하는 게 불가능 하기 때문이다.
다음 단계 아이템 특성작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이전 단계 아이템의 성능보다 스펙상 성장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아이템을 비로소 장착해보게 만든 이 구조상
유저들은 항상 과금의 유혹에 노출되어 있다.
획득할수 있는 확률을 교묘하게 조절해가면서
유저들로 하여금,
“도대체 이래서 어느세월에” 혹은
“다음 단계 아이템이 나오기전까지 써볼수나 있을까?”
따위의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겠다.
사실 이부분은 큰문제라고 생각하는게
유저들이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고자하는 의욕을 상실케 한다.
아마 상위 등급 아이템이 추가되면 될수록 이 박탈감은 더 커질 것이다.

세번째 이유,
메타의 변화로 인한 아이템 가치의 변동폭이 크다는 점이다.
개발자 피셜 2성 아이템부턴 안정화 될것이라 장담했지만…
글쎄 지금까지 나온 아이템의 성능만 봤을땐 장담할 수 없다.
더욱이 앞으로 추가된다고 하는 “창” 과 같은 신규무기가 등장한다면?
오픈부터 시작해서 장궁 -> 장검 -> 단검 -> 법봉 등으로 이어지는
대세 메타의 변동에 따라 많은 아이템의 가치가 급변했음을 생각한다면
이 또한 부담은 지갑을 열어야되는 유저에게 있다.

다른 게임과 비교하기보다 이 게임이 어떤식으로 과금을 유도하는 지,
상대적 평가보다 절대적 평가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나의 의견은 이러하다.

게임이 어떤 식으로 돈을 벌고자 하는지 보고 있자면,
앞으로 TL이 어떤식으로 패치할 지,
그로 인해 유저들이 어떻게 지갑을 열어야 할지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 자체의 절대적 평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냉정히 말하자면 지금 과금유도방식은
NC의 예전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다만 아직 그 강도만 약하게 조절되어 있을 뿐이다.

이러한 요소를 유저들이 인지해야
“리니지보다야 순하잖아” 따위의 자위로 넘기지 않아야
비로소 NC식 과금이 종식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이 길어 안보는 사람들을 위해
하고싶은 말들의 90%이상을 버리고 간단하게 축약하자면,
"P2W요소가 있는 게임이 혜자일 수가 없다."
정도로는 이야기 해볼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