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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7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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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와생 회고 9편] 격전의 아제로스 · 어둠땅 · 용군단 - 와우를 켤 시간이 없던 6년격전의 아제로스가 2018년에 나왔다는 걸, 이 글을 쓰려고 검색해 보고서야 알았다. 그만큼 그 뒤 몇 년은 와우보다 현생이 훨씬 빠르게 흘러갔다. 2018년 1월,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정말 치열하게 사랑했고, 그만큼 치열하게 싸웠다. 짐을 쌌다 풀었다를 반복하며 2년이 지나갔다. 2020년 초, 중국에서 코로나가 시작되고 교민들이 처음 김포공항으로 들어오던 날. 나는 아내와 제주도에 웨딩 스냅을 찍으러 가려고 바로 그 김포공항에 서 있었다. 세상이 멈추기 시작하던 날, 우리는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 무렵 나는 두 번째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회사에 와우를 하는 친구가 한 명 있었다. 확장팩이 나오면 결제했다, 렙업했다, 새 지역 신기하더라. 우리의 와우 이야기는 딱 그 정도였다. 내 와생도 딱 그 정도였다. 확장팩이 나오면 레벨업을 하고, 새 지역을 구경하고, 전역 퀘스트로 템을 맞추고, 가끔 쐐기를 돌았다. 격아도, 어둠땅도, 용군단도 그렇게 지나갔다. 부송 앞에서 열흘을 기다리던 캠퍼도, 주 3일 레이드를 개근하던 백수도 이제 없었다. 대신 회사에서는 조금씩 무언가가 쌓이고 있었다. 대학원 전공을 살릴 수 있었던 그 회사는, 3~5년 차쯤 되면 대기업으로 사람이 잘 팔려 나가는 곳이었다. 거기서 배운 기술로 친하게 지내던 동료 다섯 명이 전부 이직에 성공했다. 자동차 쪽으로 몇 명, 에너지 쪽으로 몇 명. 그리고 2021년, 나도 대기업으로 옮겼다. 월급 140만 원으로 시작한 지 6년 만이었다. 와우 이야기를 하던 그 친구는 어쩌다 보니 같은 지역으로 오게 됐다. 지금도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총각 시절 이야기를 하고, 서로의 회사에서 누가 진골이고 누가 성골인지 떠든다. 경력직이라 회사에는 없는 동기를, 우리끼리 만들어서 논다.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 아내는 기간제 교사였다. 내가 이직하고 조금 여유가 생긴 뒤에는 아내가 일을 쉬고 임용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아내는 정교사가 됐다. 결혼 생활에 위기도 많았다. 상담도 받으며 둘이 같이 조금씩 나아졌다. 요즘도 가끔 싸운다. 그런데 이제는 싸우다가도 아내가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가 없다. 결국 내가 먼저 미안하다고 한다. 내 집이 생겼다. 내 차가 생겼다. 내 가족이 생겼다. 와생은 거의 없던 6년이었다. 하지만 치열하게 버틴 끝에, 현생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내부 전쟁, 거미 여왕의 궁전이 끝물에 접어들 무렵. 나는 다시 와우에 접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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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