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주부전, 선녀와 나무꾼 등을 섞어 설화를 재구성
메인이 되는 설화는 구렁덩덩신선비와 바리공주
※ 아침의 나라 의뢰에는 두 가지 분기가 존재합니다. 기사에서 다루지 않은 분기는 직접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원본 설화 - 구렁덩덩신선비 / 바리공주
어떤 할머니가 자식을 기원하여 뱀 아들을 낳았다.
이웃집의 세 딸이 아들을 구경하러 왔다가 셋째 딸만이 호감을 보였다.
셋째 딸과 혼인하니 첫날밤에 뱀은 허물을 벗고 잘생긴 남자가 되었다.
그 뒤 뱀 신랑은 낮에는 뱀으로 밤에는 사람으로 지내다가 완전히 허물을 벗었다.
신랑은 아내에게 뱀 허물을 주면서 남에게 절대 보이지 말라 당부하고 과거를 보러 떠났다.
하지만 그사이 두 언니들이 뱀 허물을 발견하고는 태워버렸다.
신랑은 타는 냄새를 맡고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아내는 여러 사람에게 길을 물어 지하세계로 들어가 남편이 사는 곳을 찾아갔다.
뱀 신랑은 새 여자와 혼인해서 살고 있었는데,
아내는 새 여자와 내기를 하여 이기고 뱀 신랑과 재결합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먼 옛날 국왕 부부가 딸만 여섯이 있었다.
일곱째로 태어난 자식마저 딸인 것을 알게 된 왕은 딸을 옥함에 넣어 바다에 버렸다.
정처 없이 떠돌던 바리공주는 비리공덕 할범과 할멈이 발견해 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왕은 병이 들어 죽을 운명이 되었다.
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저승에서 구할 수 있는 생명수라는 신비한 약물이 필요했으나
여섯 딸은 모두 이를 구해오기를 주저했다.
하는 수 없이 신하들이 시종을 보내어 일곱째를 찾아내니,
바리공주는 자신을 버렸더라도 한번 부모는 영원한 부모라며 생명수를 찾아오겠다 전했다.
생명수를 지키는 이는 바리공주에게 갖은 역경을 부여했고,
마지막에는 자신과 혼인할 것을 요구한다.
이를 수락하여 왕을 되살리자 그녀의 효심에 감동한 왕은 나라의 절반을 물려주겠다 하였다.
하지만 바리공주는 저승에 있는 불쌍한 영혼들을 도와주겠다며 부모를 떠나고
저승을 관장하는 신이 된다.
아침의 나라 무당령전
모험가는 촌장의 집에서 급하게 약을 구하고 있는 한 여인을 보게 된다. 사연을 들어보니 바리숲에 다녀온 뒤로 상태가 좋지 않단다. 산 송장 마냥 누워서 중얼거리며 당산나무 얘기를 했다는데, 특이하게도 비리공덕 할멈의 당산나무가 아닌 '바리무당'의 당산나무라고 말했다고 한다. 아무튼, 그녀는 남포 약장수에게 약을 받기로 했다며 대신 받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녀의 말을 듣고 찾아간 약장수는 어딘가 수상해 보였다. 아니나 다를까 약을 받아 들고 와서 먹여봐도 차도가 없었다. 다시 약장수에게 찾아가 따지니 그러면 차라리 굿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며 바리무당을 소개해 준다.
약장수의 말대로 장승에 기도를 올리니 뭔가 이상한 낌새가 느껴졌다. 고개를 드니 돌쇠는 온데간데 없고 주변에 이상한 귀신들이 있는 게 아닌가. 정신이 흐릿해지고 홀린 듯 길을 따라가니 어느새 처음 보는 무당이 앞에서 펄쩍펄쩍 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으려는 찰나 비리공덕 할멈의 꾸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를 듣자 수상한 무당, 바리무당은 모습을 감추고 사라졌다.
비리공덕 할멈은 바리무당은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무당령이라고 말했다. 아까 봤던 시름시름 앓던 남편은 바리무당에게 당해 곧 귀신이 될 운명이며 약장수는 바리무당이 부리는 사역귀 중 한 명이었다. 아직은 비리공덕 할멈이 막을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이내 바리무당은 당산 신의 힘을 초월할 것이라는데..
잠시 후, 이게 어찌 된 일인지 마을 사람들이 찾아와 비리공덕 부부에게 성을 내기 시작했다. 부부 사이에는 자식이 없을 터인데 귀신을 낳았으니 부모가 책임져야 한다는 둥 알 수 없는 소리를 늘어놨다. 알고 보니 바리무당은 비리공덕 부부가 주워 키운 딸이었다. 청산서원 근처 바다에 떠내려온 구렁이를 간장독에 씻겼더니 허물을 벗고 사람이 되었단다.
그러던 어느 날 바리무당은 봉황을 위해 생명수를 구해야 한다며 노부부의 곁을 떠났다. 하지만 이상한 것은 노부부가 어째서 바리무당이 죽음을 맞이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누군가 의도적으로 기억을 끊어놓기라도 한 듯이. 위화감을 느낀 모험가와 돌쇠는 부부의 기억을 되찾아 주기 위해 바리공주에 대해 알고 있는 이들을 탐문해 보기로 했다.
구선생이라는 거북이는 본인이 바리무당을 용궁에 데려다주었다고 말했다. 바리무당은 무사히 생명수를 구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생명수와 함께 꼭 가져가야 할 네 가지 꽃을 놓고 가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간 그때 노부부의 집에는 불이 나 있었고, 바리무당은 구렁이의 형태로 노부부를 불길로부터 지키다가 목숨을 잃었다. 노부부를 살려달라는 바리무당의 마지막 소원에 따라 구선생은 생명수를 사용해 그들을 되살렸고 때문에 노부부는 바리가 어떻게 죽었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했던 것이다.
구선생은 바리무당이 무당령으로 태어난 것은 전생에 쌓은 죄가 많기 때문에 업보를 받은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바리는 업보를 쌓을 정도로 행실이 악한 이가 아니었다. 돌쇠는 바리무당이 사역귀를 부리는 것으로 보아 생전에 누군가에게 저주를 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
구선생은 그러고 보니 노부부를 되살리고 있을 때 웬 나무꾼 하나가 침입해 집안을 샅샅이 뒤졌다며, 뭔가 더 알고 싶다면 일단 그 나무꾼을 찾아보라고 조언한다.
수소문 끝에 나무꾼을 찾아내는 데 성공한 모험가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이 나무꾼이 바리무다의 친아버지였던 것이다. 산에서 봉황을 모시는 오구선녀를 만난 나무꾼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고 선녀는 구렁이를 낳았다. 때문에 선녀는 산에서 추방당하게 되었고 나무꾼은 분노에 차 구렁이를 던져버렸다.
하지만 선녀는 결국 인간 세상의 기를 버티지 못하고 죽어버렸고, 나무꾼은 그녀를 되살리기 위해 바리무당에게서 생명수를 훔치기 위해 집안에 들이닥친 것이었다. 혹시 생명수를 얻기 위해 그가 화재를 낸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그는 자신의 짓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아무튼, 그렇게 생명수를 얻어 선녀에게 돌아갔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고 그 자리에는 도끼 한 자루가 놓여있었다고 한다. 나무꾼은 자신의 손으로는 차마 자식을 다시 한번 죽일 수 없으니 모험가에게 대신 이 도끼로 당산나무를 베어달라고 부탁한다.
나무꾼으로부터 남은 생명수를 받았다는 화정 할멈에게 가보니 생명수로도 이미 귀신이 된 자는 어찌할 수 없다는 답을 받았다. 대신 구선생의 말에 따르면 생명수를 당산나무에 뿌리는 것으로 바리의 영혼만은 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 경우 바리무당을 소중하게 여기는 노부부는 그녀의 존재를 더 이상 기억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이제 나무꾼의 부탁대로 바리무당을 퇴치할지 생명수로 그녀의 영혼이라도 살릴 것인지를 선택해야 했다. 모험가는 아비 같지도 않은 나무꾼의 말을 들어주느니 차라리 바리무당의 영혼만이라도 구해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렇게 다시 바리무당을 불러낸 모험가가 그녀의 힘을 빼놓자 돌쇠가 당산나무에 생명수를 뿌렸다. 다행히 바리무당은 이승을 떠나기 전 노부부를 마지막으로 만날 수 있었고, 기가 센 비리공덕 할멈은 바리무당의 존재를 완전히 잊지 못하여 그녀를 기억할 수 있었다.
이렇게 모든 것이 다 잘 끝난 것 같았으나 생각해 보니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이 있었다. 노부부의 집에 불을 지른 것은 누구이며 바리무당은 어떻게 업보를 쌓게 된 것일까. 돌쇠는 모험가가 나무꾼을 찾는 사이 자기는 무당령에게 희생 당한 가족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었다며 새로운 진실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관군으로 일하던 한 남자가 생명수를 찾기 위해 노부부의 집을 수색하다가 장독에 숨겨놓은 허물을 발견하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바리는 황급하게 감영을 찾아왔으나 허물에 불을 붙이자 둔갑이 풀리고 불에 몸부림치는 구렁이로 변하고 말았다. 돌쇠는 이 얘기로 하여금 바리가 협박을 당해 살을 날린 게 아닐까 추측했다.
돌쇠는 나아가 살을 날렸다면 몸을 누일 곳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당산나무 밑을 파보자고 했다. 그의 말에 따라 당산나무 근쳐를 뒤져보니 바리의 유서가 나왔다. 돌쇠의 말대로 바리는 협박을 당하고 있는 듯 했으며 끝내 비리공덕 노부부까지 살을 내리라는 명령을 받은 것 같았다. 바리는 차마 그리하지 못하고 대신 자신의 목숨을 끊은 것이다.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사실인지, 정말 그녀가 협박을 당하고 감영에 이용당한 것인지는 아직까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게 정말 진실이라면, 천인공노할 짓을 벌인 그자는 분명 대가를 치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