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용 가모스의 갑작스런 재림으로 드리간 주민들은 혼란에 빠졌고, 결국 촌장 두르게프는 국경 바깥의 유능한 용병들을 모집하기로 한다. 카마실비아의 날개인 모험가 역시 그 모집 소식을 듣고 드리간으로 향했고, 가모스를 따르는 붉은 늑대족 우두머리, 리브르를 처치하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여전히 가모스를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태. 두르게프 촌장은 대제사장 다후만을 불러 다음 일을 의논하지만, 가모스의 눈을 잠시나마 돌리게 하는 것뿐 뾰족한 수는 나오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에 잠긴 두르게프는 조용히 모험가를 불렀다. 이제 드리간의 운명은 오직 모험가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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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드리간 하편 - 번지는 공포

셰레칸의 묘, 기원의 샘
셰레칸 선조의 인정을 받고 마을 안 배신자의 존재를 알게되다

리브르가 쓰러진 후 붉은 늑대의 위협은 완화되었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었다. 셰레칸의 묘에서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두르게프는 모험가가 직접 그 소문의 진상을 확인해 주길 바랐다. 주민들이 가장 신성히 여긴다는, 드리간의 선조들이 묻혀있는 그곳에 문제가 생긴다면 불안이 더욱 확산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셰레칸의 묘 사제 카미라는 미리 두르게프의 연락을 받고 모험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최근 묘 근처에서 드리간 주민이나 병사로 보이지 않는 수상한 자들이 성지를 배회하고 다닌다고 했다. 그들은 허가받지 않은 외부인이거나, 선조들의 유품을 노리는 도굴꾼이 틀림없었다.

모험가는 셰레칸의 묘 주위를 돌며 이상한 자가 있는지 확인했다. 하지만 딱히 수상한 것은 없었고, 약간 얼이 빠진 듯 이상한 말을 내뱉는 병사 한 명 뿐이었다. 그는 지난 밤에 순찰을 돌다 귀신을 봤다는 등의 헛소리를 하고 있었다.


▲ 셰레칸의 묘 풍경

▲ 자기가 귀신을 봤다며 이상한 말을 하는 병사

모험가는 그 병사를 무시하고 계속 주변을 순찰했다. 그런데 절벽 바위 높은 곳, 익숙한 느낌의 엘프족이 한 명 보였다. 이전에 아히브 분쟁 지역에서 함께 아히브를 심문했던 엘리트 수색꾼, 티라였다.

모험가는 가파른 바위를 낑낑거리며 올라가 티라를 만났다. 티라는 모험가가 곁에 왔는데도 전혀 놀라지 않고 침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저 멀리, 드리간의 선조인 셰레칸으로 추정되는 영혼들이 보인다고 했다. 놀랍게도 그 미친 병사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그들이 왜 갑자기 되살아나 배회하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지금은 사제 카미라의 도움이 필요해보였다.

사제 카미라는 이 소식을 듣고 화들짝 놀랐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선조들과의 직접적인 교감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 묘를 담당하는 사제로 멀리 떠날 수 없기에, 대신 기원의 샘에 있는 제사장 쟈로를 소개시켜줬다.


▲ 높은 절벽 위에서 묘를 순찰하는 티라

▲ 선조와의 교감을 해결책으로 제시하는 사제 카미라

기원의 샘은 셰레칸의 묘 가장 높은 바위에서 솟아나는 물줄기를 이르는 지명이다. 드리간 건국 당시부터 전해내려온다는 성물인 기원의 함도 그 근처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만큼 신성한 곳이기에, 제사장 쟈로 앞에는 이미 많은 주민들이 큰 절을 하며 제사를 드리고 있었다.

제사장 쟈로는 모험가에게서 범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자신들의 선조와 교감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모험가 같은 외지인이 선조와 교감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자격을 인정받아야만 했다. 쟈로는 정교한 문양의 금 각인이 새겨진 향로 하나를 건네주며 기원의 샘 깊은 곳으로 모험가를 안내했다. 묘한 안개가 흐르는 그곳에 들어선 순간, 모험가는 직감했다. 이곳은 선조들의 시험이 이뤄지는 일종의 심판대였다.


▲ 드리간 선조들의 시험이 이뤄지는 기원의 제단

▲ 선조들을 불러내기 위해 사용된 향로

심판은 거칠었다. 향로의 연기는 끊임없이 피어올랐고, 그동안 셰레칸의 그림자들이 나타나 모험가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그 동안 수많은 전투를 거친 모험가였지만 이번은 살짝 버거운 느낌이었다. 그들은 겨우 그림자에 불과했으나 모험가와 거의 비슷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마지막에 등장한 셰레칸 벨카다스의 대검은 모험가의 몸에 뚜렷한 상처를 남겼다.

모험가의 힘이 거의 한계에 다다랐을 즈음, 향로의 불이 꺼졌다. 그와 동시에 모험가를 시험하던 셰레칸들도 사라졌다. 하지만 모험가는 피가 흘러내리는 어깨를 감싸쥐고 악착같이 기원의 제단 위를 올랐다. 그리고 이 의식의 마지막을 거행했다. 바로 제단에 공손히 예를 드리는 것이었다.

그러자 제단 앞으로 다섯 명의 셰레칸 영혼이 등장했다. 조금 전 결투를 벌였던 가우드, 라테, 벨카다스, 나이브리카, 페데릭이었다. 그들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모험가의 실력을 인정하는 동시에 경고했다. 그들은 모험가가 악에 맞서 싸울 때 도울 것을 약속하면서 마을 내에서 몰래 붉은 용을 돕는 자, 곧 검은 용의 발톱을 가진 자를 주시하라고 했다. 만약 그가 성공한다면, 과거 셰레칸과의 전투로 힘을 잃었던 붉은 용은 다시 모든 힘을 되찾고 드벤크룬을 파멸시킬 것이었다.

그렇게 꿈 같이 울려퍼지는 메시지를 듣고 조심스레 고개를 들자 이미 셰레칸 선조의 영혼들은 사라지고 없었다. 기분이 묘했다. 하지만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셰레칸 선조들의 말에 따르면, 드벤크룬에는 붉은 용을 돕는 배신자가 있었다.


▲ 모험가는 셰레칸의 그림자들과 혹독한 시험을 치뤘다.

▲ 시험을 마치고 다섯 셰레칸과 교감하는 모험가


트쉬라 폐허, 가모스의 둥지
대제사장 다후만의 정체, 그리고 남아있는 위협

드벤크룬의 촌장 두르게프는 모험가의 충격적인 보고를 듣고도 침착함을 유지했다. 사실 그에게는 짐작가는 인물이 하나 있었다. 바로 제사장 다후만이었다. 안그래도 최근 마을에는 붉은 용에 대한 공포 때문에 가축들을 잡아 안위제를 치르는 자들이 늘고 있었다. 두르게프는 이 광기를 억제하는 한편, 모험가에게 뒷조사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가모스의 둥지 근처에는 숭배자들이 양을 잡아 제사를 올리고 있었다. 그들은 '가모스님'만이 자신들을 구원할 것이라며 한낱 인간에게는 가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들이 목숨을 부지하는 방법은 오직 가모스의 은혜뿐이었다. 짓누르는 공포가 그들의 이성을 마비시킨 것이다.

하지만 모든 주민들이 그런 것은 아니었다. 제단 뒤에서 그들을 아니꼽게 보며 싸울 방도를 찾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용감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 무리들 중 하나인 히반은 가모스 숭배자들을 나무라며 모험가를 포함한 외지인 용병들에게 희망을 걸었다. 그는 모험가에게 트쉬라 폐허의 '용 연구학자 레온'에 대해 말하며, 그를 찾아가면 용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귀띔해주었다.


▲ 가모스에게 안위제를 치르는 숭배자들

▲ 이를 못마땅하게 보던 히반은 모험가에게 용 연구학자 레온을 소개시켜준다.

트쉬라 폐허는 안개가 자욱한 습지였다. 근처로 다가가자 숨이 멎을 듯한 습기가 올라왔다. 모험가는 폐허를 뚫고 그나마 형체를 유지하고 있는 목조 오두막 한 채를 발견했다. 그곳엔 몇 명의 병사와 모험가가 찾던 '레온'이 있었다.

레온은 용에 대한 정보를 물어보는 모험가를 흔쾌히 자신의 방으로 안내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붉은 용 연구자료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레온은 조금 전 수상한 병사가 근처를 기웃거렸던 것 같다며, 서둘러 쫓아가보자고 말했다.

그렇게 난데없는 추격전이 벌어졌다. 모험가는 급히 말을 몰아 폐허 입구 근처에 있는 병사 한 무리를 만났다. 그리고 그 중 유독 수상하게 홀로 떨어져있는 병사 하나를 추궁했다. 하지만 그는 말을 더듬거리면서도 끝까지 모른 척을 했다.


▲ 트쉬라 폐허의 용 연구학자 레온

그래서 모험가는 방향을 바꿔보기로 했다. 오랜 시간 이어진 경계근무로 지쳐있을 병사에게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건넨 것이다. 그 병사는 침을 꼴깍꼴깍 삼키더니 '에라 모르겠다'하는 심정으로 레온의 연구일지를 넘겼다. 그 안엔 대제사장 다후만의 편지도 들어있었다. 그 편지의 내용은 대략 이랬다.

"레온의 자료를 손에 넣거든 곧장 내게로 와주게... (중략) 그럼 가모스의 둥지에서 만나도록 하지."

두르게프 말대로 다후만에게 검은 꿍꿍이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모험가는 바로 가모스의 둥지로 향했다. 다후만의 거처를 알았으니 이번 기회에 그 속셈을 확실히 알아내야 했다.


▲ 모험가는 수상한 병사를 맥주로 회유해 다후만에 대한 중요 정보를 얻었다.

모험가는 이전에 가모스 숭배자들이 제사를 드리던 곳 근처에 다다랐다. 그런데 그곳의 분위기는 이전과 사뭇 달라져 있었다. 숭배자들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졌고, 대신 널브러진 병사들의 시체가 보였다. 그 앞엔 다후만이 뭔가 주문을 외우는 듯한 자세로 서 있었다.

모험가는 황급히 병사들의 안위를 확인했다. 두 명은 이미 숨이 멎어 있었고, 한 명은 정신이 나간 채 벽에 기대어 벌벌 떨고 있었다. 모험가는 그런 다후만을 저지하려 했으나 소용없었다. 이미 다후만은 모든 준비를 끝마친 상태였다. 그의 말에 따르면 가모스는 과거 용족을 이끌었던 검은 용 마크타난의 계획대로 모든 힘을 되찾을 것이었다.

모험가는 황급히 발걸음을 돌려 촌장 두르게프에게로 향했다. 다후만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당장 주민들을 대피시키고 가모스와의 전면전을 준비해야했다.


▲ 모험가가 돌아왔을 땐 이미 한바탕 일이 벌어진 후였다. 다후만의 계략으로 붉은 용 가모스는 곧 힘을 되찾을 터였다.

그런데 촌장 두르게프는 이미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사실 그는 모험가가 트쉬라 폐허로 향한 사이 몰래 다후만의 집을 수색했고, 그곳에서 그의 일지를 발견했다. 다후만은 공포에 휩싸인 주민들을 선동해 제물과 검은 돌을 조금씩 모아오고 있었고, 가모스의 둥지 곳곳에 검은 돌을 이용한 주술을 걸어둔 상태였다.

두르게프는 모험가에게 빈 병과 신호탄 하나를 주며 카르낙 폭포 아래 신성한 샘물을 받아올 것을 명했다. 카르낙 폭포의 샘물은 부정을 씻어내는 효과를 가진 영험한 물로서, 오직 셰레칸의 시험을 통과한 자만 다룰 수 있는 것이었다. 두르게프는 이 샘물로 다후만의 주술을 억제하고 가모스가 나타나면 신호탄을 터뜨리라고 했다. 신호탄이 터지면 준비해 놓은 병사들이 한꺼번에 가모스를 덮치는 작전이었다.


▲ 신성한 카르낙 폭포의 샘물

모험가는 샘물을 뜬 후 저 멀리 보이는 가모스의 둥지로 향했다. 가모스의 둥지는 멀리서봐도 웅장해 보였다. 삐쭉삐쭉 솟아오른 암벽들은 마치 거대한 성곽같아서, 일반인이라면 그 기세에 위축되어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었다.

모험가가 둥지 안으로 조금 들어가자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를 뼈 무더기가 보였다. 가모스가 먹어치운 인간들의 잔해였다. 모험가는 살짝 소름이 돋았지만 용기를 내어 둥지 안에 산재된 다후만의 제단을 찾았다. 총 5개의 제단에서 검은 돌의 기운이 솟아나고 있었고, 근처에서는 기분 나쁜 속삭임이 들려왔다. 하지만 항시 흑정령과 함께하는 모험가에겐 익숙한 것이었다. 그곳에 카르낙 샘물을 뿌리자, 검은 기운이 사라지며 기분 나쁜 속삭임도 사라졌다.


▲ 다후만의 부정한 제단. 제단의 힘으로 가모스의 힘이 급격히 회복되고 있었다.

제단의 모든 기운이 사라졌지만 가모스의 둥지 내부는 죽을듯이 고요했다. 아무런 일도 없었다. 안심한 모험가는 조심스럽게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몇 걸음을 내딛는 순간, 등골에서부터 무언가 짜릿한 것이 올라왔다. 멀리서부터 뭔가 거대한 것이 날아오는 소리가 들렸던 것이다.

모험가는 본능적으로 두르게프가 준 신호탄을 당겼다. 그리고 과거 셰레칸과의 대전투에서 살아남았다는 전설 속의 붉은 용을 마주했다. 그제서야 모험가는 용이라는 것이 왜 무서운 존재인지 알아차렸다. 모험가의 힘은 그 붉은 용의 손톱만큼도 되지 못했다.

거대한 가모스가 공중에서 내려오자 그 충격에 자동으로 몸이 나자빠졌다. 모험가는 흑정령의 힘을 이용해 최대한 가모스의 발톱을 막아냈으나 역부족이었다. 또한 모험가의 무기는 강철보다 단단한 가모스의 가죽에 흠집조차 내지 못했다. 뒤늦게 신호탄을 보고 달려온 두르게프의 궁병대가 무수히 화살을 쏘아댔으나 역시 소용없었다. 오히려 용의 신경만 건드린 듯했다.


▲ 멀리서도 느껴지는 가모스 둥지의 웅장함

▲ 가모스가 나타났다. 서둘러 야전 신호탄을 쏴야한다.

▲ 포효하는 가모스

가모스는 날개를 펼쳐 두르게프의 궁병대를 덮치려했다. 모험가는 이를 막기 위해 황급히 몸을 일으켰으나 때는 이미 늦은 후였다. 병사들 모두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어 꼼짝도 하지 못했다. 모두가 몰살당할 위기였다. 그런데 그 순간, 어디선가 다섯 명의 용사가 나타나 가모스의 발목을 사정없이 내리쳤다. 가모스가 주춤거렸다. 이전에 기원의 샘에서 모험가와 함께 싸우기로 약속한 셰레칸의 영혼들이었다.

셰레칸들이 나타나자 갑자기 분위기가 변했다. 돌아온 선조들에게서 용기를 얻은 드리간 궁병대는 지휘에 맞춰 일제히 화살을 쐈고 보병들은 용감히 돌진해 가모스의 살갗을 찔러댔다. 여기에 셰레칸과 모험가가 함께 강력한 공격을 퍼붓자 거대한 가모스마저 한발 뒤로 물러나야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모스는 이 모든 상황을 뒤집으려는 듯 입에서 뜨거운 불길을 뿜어댔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병사들이 죽었다. 하지만 물러설 수 없었다. 모험가와 셰레칸, 그리고 남은 병사들은 죽을 힘을 다해 싸웠다. 처절한 싸움이었다. 반나절이 넘게 싸움이 지속됐다. 그러다 마침내, 용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온 드리간 땅에 퍼졌다. 붉은 용 가모스가 결국 쓰러진 것이다.


▲ 맹렬히 불을 내뿜는 가모스

▲ 셰레칸의 영혼들이 모험가를 도왔다.

▲ 수많은 드리간 병사들도 사력을 다해 가모스와 맞서 싸웠다.

믿을 수 없는 승리에 드리간 병사들과 모험가는 서로를 부둥켜 안고 환호했다. 그리고 이 모든 사건의 배후인 제사장 다후만을 찾았지만 그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 하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한 때 온 세상을 불태웠던 존재를, 작은 인간들이 힘을 합쳐 이겨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두르게프는 모험가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표하며 드리간에서 나오는 귀중한 보석을 주었다. 강력한 마력을 가진 수정이었다. 모험가가 그 수정을 받아들자 기분 좋은 활력이 느껴졌다. 큰 전투를 치르고 난 후인데도 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느낌이었다.

붉은 용 가모스의 위협이 사라진 드벤크룬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다. 주민들의 웃음소리가 들렸고, 산기슭을 타고 기분좋은 바람이 불어왔다. 하지만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아직 모든 위험이 사라진 게 아니라는 것을.

두르게프는 사라진 다후만이 마지막으로 남긴 일지를 발견했다. 일지에 따르면 그는 현재 야만족에게 점령당한 셰레칸 철광산으로 도망쳤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그곳에 과거 죽은 줄로만 알았던 검은 용 마크타난이 잠들어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전투는 끝나지 않은 것이다. 두르게프는 앞으로 닥칠 검은 용의 위협에 대비하며 드리간을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을 다짐했다.

사라진 대제사장 다후만의 마지막 일지

"목걸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점점 선명해진다."
"그분이 나를 진리로 이끌었다."
"공포를 이용할 것"
"...부활이 임박했다. 그때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라..."
"완전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