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재료 드랍률 얘기하면 꼭

“그렇게 빨리 엔드 찍고 토끼공주 하려고?”
“천천히 하라고 만든 거지.”

이런 식으로 말하는 애들이 있는데, 애초에 논점을 잘못 잡고 있음.

지금 강화가 재료만 먹으면 확정 강화되는 시스템이면 저 말도 어느 정도 이해하겠음.

근데 아니잖아.

강화재료 자체를 사냥터에서 극도로 희박한 확률로 먹어야 하고,
그렇게 힘들게 먹은 재료를 넣어서 강화를 눌러도 또 확률임.

즉,

1차 확률 - 강화재료가 떨어져야 함
2차 확률 - 그 재료를 써서 강화에 성공해야 함

이 구조임.

강화 단계가 한두 개도 아니고 장광고유동 이후로도 계속 이어지는 게임에서 이걸 모든 단계마다 반복해야 함.

재료 하나를 먹기 위해 몇 시간씩 사냥했는데 강화 실패하면?

다시 사냥터 가서 드랍될 때까지 파밍하고,
또 강화 누르고,
실패하면 또 노역.

이게 어떻게 단순히 “엔드 콘텐츠를 천천히 소모하게 만드는 것”임?

성장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과
확률 위에 확률을 겹쳐서 시간을 잡아먹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임.

더 큰 문제는 기존 재화의 가치임.

예전에는 사냥해서 은화를 벌고, 그동안 쌓은 자산을 활용해서 다음 성장 단계로 넘어가는 구조였다면

지금은 아무리 돈이 많아도 강화재료가 없으면 강화를 시도조차 못 함.

심지어 재료 하나 먹으려고 사냥하는 동안 버는 은화가 강화 한 번에 들어가는 비용보다 많아질 정도면, 사실상 강화 비용이 문제가 아니라 재료 파밍 시간이 진짜 비용이 되어버린 거임.

그동안 1조를 모았든 10조를 모았든
새 강화재료 앞에서는 똑같이 사냥터에 처박혀서 드랍부터 기다려야 함.

그런데 이걸 비판하면

“빨리 엔드 찍고 할 거 없다고 징징대려고?”

라고 함.

아니, 누가 강화를 확정으로 해달라고 했음?

강화 자체가 이미 확률인데
강화를 시도할 권리까지 확률로 먹게 만드는 게 과하다는 얘기임.

RPG의 성장 속도를 늦추고 싶으면 긴 강화 단계, 높은 강화 비용, 성공 확률 등 이미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충분히 많음.

그런데 거기에 핵심 재료까지 극단적인 드랍률로 묶어놓는 건 콘텐츠를 만든 게 아니라 그냥 강화 버튼을 누르기 전에 사냥시간이라는 대기열을 하나 더 만든 것에 가까움.

그리고 콘텐츠가 빨리 소모될까 걱정돼서 이런 구조를 만든 거라면 더 문제임.

할 게 없다는 문제는 할 것을 만들어서 해결해야지,
강화재료를 안 떨어뜨려서 유저를 붙잡아두는 게 해결책은 아님.

엔드에 빨리 도착하지 못하게 하는 것과
엔드까지 가는 과정이 재미있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임.


요약하자면
“강화 자체가 이미 확률인데 강화를 시도할 권리까지 확률로 먹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