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히오스는 롤이 아니라 더 완성된 히오스가 되어야 함

여기까지 읽은 사람 있으면 진짜 인정함.

존나 길었음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쓰면서

“내가 이걸 왜 이렇게까지 쓰고 있지?”

몇 번 생각함 ㅋㅋ

아무튼 마지막 10편은 결론임.


히오스는 처음부터 틀린 게임이 아니었다고 봄

다시 1편 처음으로 돌아가면,

난 히오스가
완전히 잘못된 게임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음.

오히려

존나 위험한 아이디어를 많이 시도했고,
그중 상당수가 실제로 재밌었던 게임

이라고 봄.


팀 경험치.

막타 없음.

개인 골드와 아이템 없음.

영웅별 특성.

여러 개의 전장.

맵마다 다른 오브젝트.

블리자드 올스타즈.


이건 전부 당시 MOBA 문법에서 보면
“굳이 왜 저렇게까지 하지?”
싶은 선택이었음.

근데 바로 그 이상한 선택들 때문에
히오스가 히오스였음.


이상했던 게 단점이면서 동시에 정체성이었음.
(망한 이유는 사실 후발주자였다는것은 핑계였음. 
그냥 셰프들이 운영을 더럽게 못해서 그런거라고 생각함. ㅋㅋ)


절대 건드리면 안 되는 게 있음

팀 경험치?

유지.

특성?

유지.

막타?

넣지 마.

개인 골드 / 아이템 상점?

넣지 마.

다양한 전장?

없애지 마.

오브젝트?

유지.

블리자드 올스타즈?

오히려 더 세게 밀어.

이거 다 뜯어내고
개인 골드 넣고,
아이템 상점 만들고,
맵 하나로 통일하면

그냥 유저 적은 롤 짝퉁 하나 더 생기는 거임.

그럴 거면 왜 히오스를 부활시킴? ㅋㅋ


대신 주변은 존나 많이 바꿔야 함

지난 9편 동안 쓴 걸 진짜 짧게 압축하면 이거임.

IP
넥서스는 무대.
블리자드 영웅이 주인공.

보상
오래 한 놈은 진짜 오래 한 티가 나게.
영웅 장인이 명예가 되게.

신규 영웅
캐릭터 +1이 아니라 하나 나올 때마다 게임 전체의 이벤트가 되게.

리워크
숫자부터 보지 말고
“얘가 진짜 원작의 그 캐릭터처럼 느껴지냐?”부터.

매칭
빠대 중심에서 벗어나
맵과 조합을 보고 픽하는 드래프트를 표준 경험으로.

전장
다양성은 유지.
대신 랭크 맵풀은 관리하고 오브젝트 / 캠프 / 라인이 서로 선택지가 되게.

개인 기여
팀 경험치는 그대로.
대신 내가 존나 잘한 건 게임이 확실히 알아보게.

타격감 / UI
좋은 플레이를 숫자 구석에 처박아놓지 말고
실제로 “와 씨발 방금 내가 했다”가 느껴지게.

e스포츠
돈으로 거대한 리그부터 찍어내지 말고
커뮤니티와 아마추어부터 생태계를 다시 쌓기.


내가 생각하는 히오스 3.0의 원칙은 결국 8개 정도임

  1. 넥서스는 무대고, 블리자드 영웅이 주인공이다.

  2. 시작은 쉬워야 하지만, 오래 할 이유는 깊어야 한다.

  3. 팀 게임이어도 개인의 활약은 확실히 보여야 한다.

  4. 가장 빠른 매칭보다 말이 되는 경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5. 맵 다양성은 줄이지 말고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

  6. 영웅은 숫자가 아니라 원작 판타지로 만들어야 한다.

  7. 좋은 플레이는 계산만 되는 게 아니라 직접 느껴져야 한다.

  8. e스포츠는 위에서 찍어내는 게 아니라 아래에서 자라야 한다.

사실 10편 동안 존나 길게 썼지만
압축하면 거의 이거임 ㅋㅋ


내가 생각하는 히오스 3.0은 이런 게임임

블리자드 캐릭터들이 진짜 주인공인 게임.

워크래프트 영웅 하러 들어왔는데
진짜 워크래프트 냄새가 나는 게임.

디아블로 영웅 하면
지옥 냄새 나고,

스타크래프트 영웅 하면
스타 냄새 나는 게임.

입문은 쉬운데
한 영웅 500판, 1000판 하면
“이 새끼는 이 영웅 장인이다”
가 확실히 남는 게임.


팀 경험치는 같이 먹지만,

내가 한타를 열었고,
내가 사람을 살렸고,
내가 운영으로 판을 흔들었다는 건
게임이 제대로 알려주는 게임.

맵이 여러 개지만

“아 씨발 이 맵은 운빨”

이 아니라

“이번 맵은 이렇게 해야겠네.”

가 나오는 게임.


신규 영웅 실루엣 하나 공개됐는데
커뮤니티에서

“바알이다.”
“아니다 볼진이다.”
“데스윙 시즌2 간다.”

하면서 하루 종일 싸우는 게임 ㅋㅋ

리워크 하나만 해도 예전에 접었던 장인이

“뭐 바뀌었냐?”

하고 다시 로그인하는 게임.

궁 제대로 박으면
화면을 보는 사람까지
“와 씨발”
소리 나오고,

힐러가 미친 세이브 하면
게임도 그걸 알아봐주는 게임.

MVP나 장인 기록이 한 판 지나면 증발하는 게 아니라
프로필에 내 역사로 쌓이는 게임.

그리고 대회를 억지로 프로스포츠처럼 만들기 전에

유저들이 먼저 보고 싶어 하고,
스트리머가 먼저 대회를 열고 싶어 하고,
좋은 장면이 커뮤니티에서 알아서 퍼지는 게임.


그게 내가 생각하는 히오스 3.0임.


“그래서 결국 롤 따라하자는 거 아님?”

아님.

진짜 이건 10편까지 와서도 다시 말해야 됨 ㅋㅋ

롤에서 잘된 걸 아무것도 참고하지 말자는 것도
존나 이상한 똥고집임.

좋은 보상 시스템?

배워.

좋은 전투 피드백?

배워.

좋은 랭크 UX?

배워.

좋은 킬 연출?

제발 좀 배워 ㅋㅋㅋㅋ

근데
게임의 코어까지 롤로 만들지는 말라는 거임.

롤은 롤이고,

도타는 도타임.

히오스가 둘 사이에서
“우리도 비슷한데 좀 쉬워요”
하고 있으면

평생 2등도 못 함.

히오스가 답해야 할 질문은 이거임.

“롤도 있고 도타도 있는데, 왜 굳이 히오스를 해야 하는데?”

답이

“롤보다 쉬워서요.”

하나면 부족함.

내가 생각하는 답은

블리자드 영웅들을 가장 제대로 구현하면서,
팀 중심이지만 개인의 플레이도 살아 있고,
여러 전장과 영웅별 특성 때문에 매 판 다른 전략이 나오는 MOBA.

이거여야 함.


그래서 난 아직도 히오스가 아까움

냉정하게 말하면
히오스가 다시 대규모로 부활할 가능성이 높은 게임이라고 생각하진 않음.

MOBA 시장 자체도 쉽지 않고,
블리자드 상황도 예전이랑 다르고,
커뮤니티도 예전보다 작아졌음.

근데 그렇다고
이 게임이 던졌던 질문까지 가치 없어진 건 아니라고 봄.

막타 없는 MOBA가 가능하냐?

개인 골드 없이 팀이 같이 성장할 수 있냐?

맵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쓰면 안 되냐?

아이템 대신 영웅별 특성으로 성장하면 안 되냐?

서로 다른 게임 IP를 한곳에 모으면 얼마나 재밌냐?

히오스는 이런 걸 실제로 해봤음.


그리고 그중 몇 개는
진짜 존나 재밌었음.

그래서 난 히오스가 망한 게임인 건 인정하지만,

아이디어까지 망했던 게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음.

오히려

최고급 재료 존나 많이 준비해놓고
요리 다 하기 전에 주방 문 닫아버린 레스토랑

같은 느낌에 가까움.

재료가 구렸던 게 아니라
완성된 요리를 끝까지 못 봤다고 생각함.


마지막으로

그래서 언젠가 진짜 기적처럼 히오스를 다시 만든다면

쓸데없이 롤 따라 하지 말고,

그렇다고 옛날 히오스를 그대로 복원만 하지도 말고,

히오스가 원래 되고 싶었던 게임을 끝까지 한번 완성했으면 좋겠음.

2015년 히오스를 그대로 다시 내놓는 게 히오스 3.0이 아님.

그때 좋았던 철학은 지키고,
부족했던 시스템은 지금 기준으로 다시 만들고,
다른 게임이 지난 10년 동안 잘 만든 건 배울 건 배우고,

그래도 플레이해보면

“아 씨발 이건 히오스네.”

가 나와야 함.

Heroes of the Storm 3.0은 롤의 복제품이 아니라,
히오스가 원래 되었어야 할 모습이어야 한다.

그리고 블리자드 개발자 중에
이걸 여기까지 읽을 미친 사람이 혹시 한 명이라도 있으면

Part 1부터 10까지 한번 읽어봐라.

내가 10년 넘게 이 게임 하다가
왜 새벽에 이딴 장문까지 싸질렀는지 정도는 이해할 거다.

뭐 당연히 내가 쓴 게 정답이라는 소리는 아님.

반박할 것도 존나 많을 거고,
실제 개발하면 안 되는 아이디어도 있을 거임 ㅋㅋ

그래도 하나만큼은 진심임.

아 그리고 참고로, 내 개인적인 느낌인데,
이번 블리즈컨때 히오스 다시 부활할것같은 예감이 든다. 
걍 내 촉인데 ㅋㅋㅋ
블리자드가 클래식게임들 조금씩 살려줄것같단 생각이 듬. 
"바알 출시" 될것같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앞서 말했지만, 히오스가 몯느 블리자드 개별 IP로 갈 수 있는 좋은 조건이라고 봄. 
여긴 진짜 레스토랑임 ㅋㅋㅋ
예를들어, 발리리 한번 해보고 
"나 와우 도적 하나 키워볼까?" 할 수도 있는거임. 
그런 의미로 히오스는 무조건 살아야한다고 봄 

결론은 이 게임은 그냥 버리기엔 너무 아까움.

시발.
MS야, 이번엔 제발 좀

히오스 좀 살려줘라 ㅋㅋㅋㅋ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