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oes of the Storm 3.0
히오스가 다시 살아난다면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

일단 글 존나 김.

미리 말해둠.

한두 줄 읽고
“그래서 히오스 망했잖아 ㅋㅋ”
“롤 따라하자는 거 아님?”
하고 댓글 달 거면 그냥 뒤로가기 누르면 됨.

나도 히오스 망한 거 알고 있음 ㅋㅋㅋ

그리고 무슨 블리자드 개발자 빙의해서
“내가 만들었으면 성공했음”
이딴 소리 하려는 것도 아님.

개발자 욕하려고 쓰는 글도 아니고,
내가 적은 게 무슨 정답이라는 것도 아님.


그냥 이 게임을 진짜 오래 했고,
지금 다시 봐도
히오스라는 게임의 기본 아이디어 자체는 존나 아깝다
생각해서 쓰는 글임.


내 생각에 히오스는 처음부터 틀린 게임이 아니었음.

오히려 반대임.


좋은 아이디어 존나 많이 들고 시작했는데,
그걸 제대로 완성하기 전에 여기저기 흔들리다가 멈춰버린 게임
에 가까움.

그래서 만약 진짜 말도 안 되게 히오스 3.0 같은 게 나온다면,
뭘 지키고 뭘 뜯어고쳐야 할지 한번 쭉 적어봄.


총 10파트임.


쓰고 보니까 나도 미친놈 같긴 한데 아무튼 시작함 ㅋㅋ


1. 히오스는 왜 아직도 다시 태어날 가치가 있는가

1편은 그냥 서론이라고 생각하면 됨 ㅋ

히오스는 그냥 실패한 MOBA였나?

일단 난 히오스를 그냥 “실패한 MOBA”라고 생각하지 않음.

망했냐?

망했지 ㅋㅋ

근데 왜 망했냐
게임의 핵심 아이디어 자체가 구렸냐는 전혀 다른 얘기임.

히오스는 애초에 롤이나 도타를 복붙하지 않았음.

  • 막타 없음
  • 개인 골드 없음
  • 아이템 없음
  • 팀 경험치
  • 특성 시스템
  • 여러 개의 전장
  • 맵마다 다른 오브젝트
  • 블리자드 IP 올스타전

지금 다시 생각해도 상당히 미친 짓임.

MOBA 만들면서 장르의 기본 문법을
이렇게 많이 뜯어고친 게임이 흔치 않음.

근데 이 미친 짓이 실제로 장점도 많았음.


막타 스트레스 없었고,
아이템표 외울 필요 없었고,
게임 템포 빨랐고,
친구 데려와서 입문시키기도 상대적으로 쉬웠음.


아이템 대신 영웅마다 특성이 있으니까
캐릭터 자체를 파는 맛도 있었고,
맵마다 운영이 달라서 같은 영웅을 해도 플레이가 달라졌음.


무엇보다 씨발

아서스랑 디아블로랑 케리건이 한 화면에서 패싸움하는데 어떻게 안 설렘?

당시 블리자드 팬들한테 이건 존나 강력했음.

그래서 난 지금도 히오스의 핵심 시스템 자체가 잘못됐다고는 생각 안 함.

문제는 그 좋은 재료들을 가지고 뭘 완성했느냐였음.


문제 1. “내가 잘했다”는 느낌이 너무 약했음

내가 생각하는 히오스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임.

당연히 히오스는 팀 게임임.

근데 팀 게임이라고 개인이 증발해야 되는 건 아니잖아.


내가 라인 경험치 존나 챙기고,
캠프 타이밍 잡고,
한타 열고,
딜러 살리고,
상대 핵심 영웅 끊어서 게임을 뒤집었음.

게임: “응 우리 팀 잘했어.”

아니 씨발 내가 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잘해도 게임을 바꿨다는 느낌이 약하고,
반대로 존나 못했는데 팀이 이기면 그냥 같이 이긴 느낌도 강했음.


성장감도 비슷함.

롤은 잘 크면 캐릭터가 눈에 띄게 강해지는데,
히오스는 그걸 의도적으로 줄이고 팀 단위 성장을 택했음.


팀 경험치 자체는 유지해야 한다고 봄.

근데 그렇다면 그 대신
“개인이 잘했다는 감각을 어디서 줄 거냐?”
를 훨씬 더 고민했어야 함.


이건 뒤에서 개인 기여도랑 성장 시스템 얘기할 때 제대로 다룸.


문제 2. 블리자드 IP라는 치트키를 생각보다 못 써먹었음

이것도 진짜 이해 안 갔음.

히오스가 가진 가장 큰 치트키가 뭐냐?

블리자드 IP잖아.

아서스, 일리단, 제이나, 스랄,
레이너, 케리건, 디아블로, 티리엘...

이런 새끼들 모아놓고 싸우는 게임인데

왜 어느 순간부터 넥서스 자체 세계관을 키우려고 함?

ㅋㅋㅋㅋㅋ

오르피아가 나쁜 캐릭이라는 얘기 아님.
키히라도 마찬가지. (솔직히 존나 싫긴함 ㅋㅋㅋㅋㅋ)

문제는 우선순위였다고 봄.

“와! 새로운 넥서스 주민이다!”

였냐고.

아니잖아.

“바알 언제 나옴?”
“볼진 어디감?”
“라인하르트 왜 없음?”
“아즈샤라는?”
“멩스크는?”

이러고 있었지.

블리자드는 아직 안 꺼낸 카드가 존나 많았음.

넥서스는 필요함.

근데 넥서스는 무대고, 블리자드 영웅들이 주인공이어야 했다고 봄.


이건 다음 편에서 아예 따로 팜.


문제 3. 빠대가 편하긴 한데 히오스랑 존나 안 맞는 부분이 있었음

빠대 처음 하면 개편함.

내가 하고 싶은 영웅 고름.
버튼 누름.
게임 시작.
끝.


근데 생각해보면 히오스는
맵과 조합 영향을 존나 많이 받는 게임임.

그런데 빠대는

영웅부터 고르고 맵은 나중에 알려줌.

ㅋㅋㅋㅋㅋ

노바 골랐는데 운영맵 걸림.

웨이브 클리어 좆박음.

탱힐은 있는데 캠프 먹을 놈 없음.

그러면 게임 시작하기도 전에

“이거 왜 이렇게 잡아줬냐?”
"빨리 지고 다음판가자 ㅋㅋ"

소리 나옴.


빠대의 편의성 자체가 나빴다는 게 아님.

문제는 이게 사실상 히오스의 표준 모드처럼 굳어버렸다는 것임.

히오스의 진짜 전략은 맵 보고, 조합 보고, 영웅 고르는 데서 시작하는데
정작 제일 많이 하는 모드에서는 그걸 못 함.


이것도 뒤에서 빠대/일반전/랭크 얘기할 때 따로 다룸.

여기서 빠대충들 혈압 오르는 거 알고 있음 ㅋㅋ 조금만 기다리셈.


문제 4. 오브젝트가 전략이 아니라 출석체크가 될 때가 있었음

히오스 오브젝트는 진짜 좋은 아이디어임.


시간 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한타가 생김.
덕분에 게임 템포도 빠름.


근데 일부 맵은 이게 너무 심했음.

3분 30초입니다. 전원 집합하십시오.

캠프?

라인?

반대편 압박?

알빠노.

안 오면 터짐.

이건 전략적 선택이 아니라 오브젝트 출석체크임 ㅋㅋ


오브젝트는 당연히 중요해야 함.

근데 상황에 따라서

  • 오브젝트를 먹을지
  • 캠프를 굴릴지
  • 반대 라인을 밀지
  • 한 번 포기하고 다음 타이밍을 볼지

고민할 여지는 있어야 한다고 봄.

히오스의 다양한 전장은 절대 버리면 안 되지만,
오브젝트가 다른 모든 전략을 잡아먹으면 안 됨.


이것도 맵 파트에서 따로 조짐.


문제 5. 플레이는 재밌는데 오래 해야 할 이유가 약했음

이것도 상당히 컸다고 봄.

영웅 레벨 있음.
계정 레벨 있음.
마스터 스킨 있음.
탈것 있음.
전리품 상자 있음.

뭐 존나 쓰잘데기없는거 존나 많음. ㅋㅋㅋㅋㅋ


근데 이상하게

“그래서 내가 이 게임 1000시간 한 흔적이 뭐지?”

라는 느낌은 약했음.

영웅 레벨 높다고 특별히 장인처럼 보이는 것도 아니고,

마스터 스킨은 상징성이 없어진지 오래고 ㅋㅋ


상자는 이것저것 뿌리는데 정작

“저걸 얻으려고 이 영웅을 더 해야겠다.”

라는 목표는 약했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시작하기 쉬운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서 내가 이 게임을 왜 500시간 더 해야 됨?”

이 질문에도 답할 수 있어야 함.

히오스는 전자는 잘했는데 후자가 약했음.

영웅 숙련도, 마스터 스킨, 시즌 보상, 프로필 같은 시스템을
훨씬 강하게 만들었어야 했다고 봄.


이건 보상 파트에서 다룸.


그래서 롤처럼 만들자는 거냐?

아님.

오히려 정반대임.

히오스가 다시 나온다고 해도 절대 버리면 안 되는 게 있음.

이건 무조건 유지
  • 팀 경험치
  • 특성 시스템
  • 막타 없음
  • 골드 없음
  • 아이템 없음
  • 다양한 전장
  • 오브젝트 플레이
  • 블리자드 올스타즈라는 정체성


이거 다 뜯어내고 개인 골드 넣고 아이템 상점 만들고 맵 하나로 통일할 거면

그냥 롤 하면 됨.

왜 굳이 히오스를 만듦 ㅋㅋ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코어를 갈아엎자는 게 아니라,

히오스의 장점은 그대로 두고 부족했던 주변 시스템을 제대로 완성하자는 거임.

팀 게임이지만 개인 기여는 더 잘 보여주고,

진입은 쉽지만 오래 할 목표는 더 깊게 만들고,

다양한 맵은 유지하지만 오브젝트의 강제성은 줄이고,

블리자드 IP는 지금보다 훨씬 더 미친 듯이 활용하고,

빠르게 매칭하는 것보다
말이 되는 게임을 만들어주는 것.


그게 내가 생각하는 히오스 3.0의 기본 방향임.


그래서 앞으로 뭐 쓸 거냐

대충
블리자드 IP / 보상과 장인질 / 신규 영웅과 리워크 /
빠대와 랭크 / 맵과 오브젝트 / 개인 성장 /
타격감과 UI / e스포츠

까지 하나씩 뜯어볼 거임.

다시 말하지만 정답이라고 우기는 글 아님.

그냥 히오스를 존나 오래 한 유저 입장에서

왜 이 게임이 특별했는지,
어디서 꼬였는지,
다시 만든다면 어떤 방향이 히오스다운지


한번 정리해보는 거임.

결국 이 시리즈에서 하고 싶은 질문은 하나임.

롤처럼 만들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다시 사람들이 히오스를 오래 하게 만들 것인가?

난 히오스가 완벽했던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음.

근데 완전히 틀린 게임이었다고도 생각 안 함.

좋은 재료 존나 많이 준비해놓고 요리 다 하기 전에 주방 문 닫아버린 게임
에 더 가까웠다고 봄.


그러니까 혹시 진짜 다시 기회가 온다면

롤 짝퉁 만들지 말고,

옛날 히오스 그대로 복원하지도 말고,

히오스가 원래 되고 싶었던 게임을 끝까지 한번 만들어봤으면 좋겠음.


다음 편은
“히오스는 블리자드 올스타즈였어야 했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개소리 시작함 ㅋㅋ

- 다음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