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팬픽물 중 소설작품입니다.

내용전개에 따라 기존의 롤 세계관이 왜곡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나

글쓴이의 의도가 담겨져 있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엘리스는 일단 르블랑과 블라디미르가 있을 만한 곳을 생각해보았다.

'르블랑과 블라디미르는 디바이스에 의한 정보에 따르면 검은 장미단이라는 단체에 소속되어있었다 했어. 그럼 다시 검은 장미단에 대해 검색을 해볼까?'

"어이 챔피언."
느낌상 식당아주머니가 부른 것 같았지만 목소리에 의하면 이름모를 남성이었다. 뒤를 돌아보니 역시나, 처음보는 남자였다.

"챔피언으로 사는건 행복한가?"
그녀의 머리속에 루시안이 떠오르게 만드는 발언이었다. 엘리스의 대답은 '아니다'였지만 생판 모르는 남에게 그런것까지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남자는 제멋대로 엘리스의 침묵을 해석했다.

"... 그럴거면 그런 짓은 하지 말았어야지."
"무엇을요."
솔직히 까놓고 얘기하자면 르블랑과 블라디미르때문에 녹서스에 남아있는거지 불쾌감만 안겨주는 녹서스 주민과 대화하기는 정말로 싫었기 때문에, 그녀는 건성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말을 걸은 남성이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얘 뭐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남자는 말했다.

"그렇게 챔피언이 될 바에야 전에 하던거나 계속하지 그랬나."
전?

"제가 전에 뭘 했었죠?"

조심스럽게 그녀는 물었다. 건성으로 대답하는 말투는 아니었다.
"그런건 자신이 알고있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왜 나에게 물어보는거지?"

아, 이 남자에게 또 상처투성이인 사건들을 말해야 한단 말인가? 싫다. 엘리스는 또다시 자기가 그렇게 싫어하는 침묵을 만들었다.

"괜한 말을 했군."
지인과의 대화를 하는듯이 짧은 실망감을 표출한 남자는 유유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엘리스는 그 남자를 붙잡아서 멱살을 잡으려 했다. 그런데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의 뒤쪽으로 지나간다는걸 보고 걸음을 멈췄다. 막대기부터 곡괭이까지, 여러 농기구들이나 도구들을 들고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로 구성된 무리들이 엘리스 옆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이 근처에 탄광이나 밭이 있던가?'

도심 근처에는 전혀 그런게 없었다. 사람들이 가는 방향도 오히려 시외가 아닌 시내 중심의 식당으로 가고있었다.

'그런데 저 방향의 식당은...'

엘리스가 밥을 먹었던 식당이다! 그 와중에 젊은 청년이 엘리스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저기... 엘리스 챔피언 아니십니까?"
"그렇습니다만...?"
"아 그렇군요. 잠시 실례했습니다."
청년은 그리고 무리에 섞인채로 어디론가 가버렸다.

 

"엘리스가 이곳에 나타났다."
"그래요?"
"잡아버리자. 그 년은 어디로 갔는지 아는사람?"
엘리스가 잠시 들어가있던 식당. 수많은 무리 속에는 주인아주머니가 중심에 있었다.

"주택가쪽으로 가고있었습니다."

엘리스에게 의미를 알 수 없는 실례를 범한 청년이 말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식당안의 모든 사람들이 무장을 하고 있었다.

"...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식당에서 쏟아져나왔다.

 

'검은 장미단이 있을 법한 위치를 알아내야 하는데... 디바이스에서도 그런 정보는 없네. 도심에 있는 단체가 아닌가?'

검은 장미단의 위치를 알고싶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어서 일다 도심 가장자리의 주택가쪽으로 걸어가는 엘리스. 그녀에게 있어서 침묵은 지금은 편한 존재다. 신기하지 않은가. 그렇게 싫어했던 침묵인데 지금은 오히려 그 분위기에 안도하고 있다.

'왜일까.'

살짝 생각에 빠지던 찰나,

"거미 여왕이다! 사이비 마녀가 녹서스에 나타났다!"
"저 마녀를 이 땅에서 몰아내버리자!"

저번 재판으로 인해 드러난 엘리스의 만행으로 그녀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여기서부터 꼬이는군. 귀찮게."
몇 분전에 말을 걸었던 청년이 둔기로 무장한채 달려오고 있었다. 현재 엘리스는 '칼'이, 즉 '주도권'이 있지 않다. 평민드을 상대로 싸워서 승패를 가리기 이전에, '챔피언은 어떠한 경우에도 전장 밖에서의 싸움은 금지'되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를 무시하고 평민들과 싸울 수 있다. 무리들이 했던 '몰아내다'라는 소리를 들어보아 그들 자체의 힘은 엘리스 상상 이하로 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힘이 있었으면 '죽여버리자','말살하자'정도가 나왔을텐데...

"이 여정마저 실패하면... 답이 없어."
그러나 엘리스는 싸우지 않았다. 피하기 시작했다. 지금 싸우면 분명히 저들을 전멸에 가깝게 만들 수도 있지만 그랬을 경우 녹서스 챔피언들에게, 최악의 경우 소환사에게 받을 처벌을 모면할 수 없을 것이다. 엘리스는 이번 여정에 모든걸 걸었다. 자신의 신에게서 벗어나려는 사도 자체가 과감한 행동이었다. 누구든 간에 이번 여정이 타자에 의해 강제적으로 끊기면 그림자 군도에서 더 가혹한 고통과 세뇌에 맞서야 한다. 어쩌면 엘리스는 자기의 인내력 그 이상의 고통에 주저앉을지도 모른다.

"도망간다!"
"주택가로 들어갔다, 흩어져!"

 

 엘리스는 녹서스의 주택가를 향해 달려갔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은 달리고 있는 숨가쁜 와중에도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

"3갈래로 나눠!"
"3갈래로 흩어져라!"
"3갈래로 나눠라!"
무리가 3개의 소규모 집단으로 나누어져서 흩어지기 시작했다. 무리들을 보며 태평하게 무슨 짓거리인지 지켜보던 주민들도 쫓는 대상이 누구인지 알자마자 합류하기 시작했는데... 엘리스 머리속에는 '갈수록 태산'이라는 말이 생각날 것이다.

"여기있다, 이쪽으로 와! 내가 너를 응징해주마!"
둔기로 무장한 남자 한명이 엘리스 앞을 막아섰다. 잠시 발걸음을 멈춘 엘리스. 무력충돌을 피한다는건 이제 뜬구름잡기인 상황.

'그럼 간단히 격파하는 수밖에...!'

남자가 엘리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방어태세를 갖추려는 엘리스에게 둔기가 날아왔다. 엘리스는 둔기를 팔로 비스듬하게 밀쳐냈다. 남자의 자세는 흐트러졌다. 그 남자의 가슴에 엘리스는 자신의 힐을 박았다. 현재 둔기를 거칠게 밀쳐낸 충격에 신경쓸 여를은 없다.

"크윽!"
상처를 입힌 엘리스는 바로 힐을 빼낸다음 맹렬히 도주하기 시작했다. 세갈래, 네갈래길을 좌우로 능숙하게 피해나갔지만 또다시 무리들과 마주쳤다. 여자 2명에 남자 1명이었다.

"죽어, 이 계집년같은...!"
"후... 너도 계집년이라 해줄까?"
엘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잠시 손바닥을 오므렸다. 이윽고 손바닥에서 원천을 알 수 없는 붉은 액체가 솟아나왔다. 엘리스가 사람들을 향해 액체를 뿌리자 사람들은 그녀를 비웃었다.

"무슨 공격이 그리 형편없지? 그걸로 우리를 이기겠다..."
액체에 맞은 후,

"어? 좀 아픈데..."
엘리스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면서 입속의 독을 뿌렸다. 그 '신경독'을 맞은 사람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감소되었다. 둔기를 엘리스에게 휘두르던 3명은 엘리스가 멀리서 내뿜고 던지는 독에맞아 하나둘씩 쓰러지기 시작했다.

"느으악!"
뒷걸음질을 치면서 독을 날리던 엘리스의 등에 강력한 충격이 가해졌다. 순간의 충격에 앞으로 쓰러지...려는 몸을 팔로 재빨리 지탱하는데 성공! 뒤를 돌아보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 할 때 또 한 번의 충격이 가해졌다. 이번에는 팔에 들어가있던 힘도 풀려 앞으로 넘어졌다.

"뒤져버려라 사이비 교주, 마녀!"
엘리스가 몸이 성했을때 주의하지 않았던 후방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신경이 거슬릴 정도로 똑똑히 들려왔다. 물론 반박하고 싶었다. 자의가 아니라고, 이제 그럴 생각은 없다고. 그러나 그런 얼버무림도 뭔가를 알고 있어야 둘러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정에 호소하기는 커녕 기억조차도 않은 지금 무슨 근거로 저들을 납득시킬수 있겠는가.

'아직은, 아직은 아냐!'

"끄악! 배가..."
생각이 끝나자마자 힐로 공격을 중단시킨 엘리스. 이어서 자신의 시야를 가로막는 사람들을 독으로 움직임을 억제시킨다음 최소한의 충격으로 계속 도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도 시간문제였다. 이윽고 4갈래, 4방면에서 사람들이 엘리스를 포위한채 달려오기 시작했다.

'너희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살아서 용서를 받고 싶어. 그게 너희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내 자신부터 봐야겠어!'

무리를 향해 달려가던 엘리스도 살짝 망설였지만 위 독백 한마디를 임시방편으로 삼아 마음속 혼란을 억눌렀다.

 손바닥에 새끼거미가 소환되었다.

"위험한 새끼거미!"

 

 위험한 새끼거미.

전장 내에서도 등록된 엘리스의 주요스킬이면서 오프라인 대전시 말자하의 스킬을 끊어낼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던 스킬. 이번에도 새끼거미는 그 위력으로 하여금 돌파구를 마련해주었다.

 단 한번의 스킬시전으로 한 방향에서 달려오는 사람들이 모두 폭사되었다! 문제는 엘리스가 자신의 전방에서 시전한 나머지 폭발반경에 들어가있었다는 것. 그 때문에 무리들도 폭발 직후부터는 쉽사리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독한년, 동귀어진한건가?"
파편들과 연기가 걷히면서 펼쳐진 광경은 심플했다. 온통 붉은색 핏자국으로 가득찬 거리와 사체들, 그리고 새끼거미들을 방탄막으로 삼아서 혼자 서있는 엘리스.

"역시 저 년도 챔피언이라 이말인가."
 추격전은 다시 시작되었다.

 

 추격전은 다시 지연되었다.

이유는 엘리스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섰기 때문이다. 얼마나 폭이 좁은지 성인 1명밖에 지나지 못할 정도의 넓이밖에 되지 않것은 기본이요, 전력질주를 하기위해 팔을 이리저리 저으면 벽에 스쳐서 상처가 날 지경이었다.

"어이, 빨리가! 1명씩 줄지어서 가야하는 마당에...!"
"그게 아니라... 난 여기 못들어가!"
거대한 체형을 자랑하는 녹서스 주민은 못들어가는 폭이어서 어쩔수 없었다. 한마디로, 정말 더럽고 먼지 풀풀 날리는 골목이라는 말이지만, 적절한(?)볼륨감을 가지고 있는 엘리스에게 있어서 그 골목은 그다지 큰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엘리스는 자신을 쫓을 수 없는 골목길에 들어가있으면서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골목길보다 틈새라고 봐도 무방한 이곳에, 그녀는 자신의 발 옆에서 네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달리고 있는 쥐를 보고 '너무 서두르는 것 같다'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엘리스는 쥐가 자신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의 속력을 내면서 달렸다.

 잠시 후 쥐는 탈진한듯 엎드려 있었다.

<계속>

 

P.S : 최근에 짧은 간격으로 여러편의 글을 올리는 일때문에 마음에 걸리는게 있어서 씁니다.

원래는 올해 9월에 작성을 시작해서 1주당 1편을 올리는걸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만, 주당 1편을 쓰지 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겼습니다.(않는 경우입니다. 이는 제 나태함때문이겠죠. 보잘것 없는 글 그나마 읽어주시던 독자분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

이편이 이번주 본래 연재분량입니다만 학생신분인지라 얼마나 잘 올릴지는 모르겠네요.

죄송합니다. 그 때가 되면 못 올리겠다고 게시글에 써서 올리기라도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능하면 그런 일은 없게 할 것이며, 연재(?)는 1주에 1번, 토요일 or 일요일로 할 것입니다.

바쁘신 시간 쪼개서아님 만들어서 리그오브레전드를 하시는 분들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제 글을 봐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실력, 그래도 열심히 공들여서 연재하겠습니다.

-디제스트-

 

소설에 오류가 생겼거나 스토리적 전개가 이상하다 싶을 경우 댓글로 올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그러나 무자비한 비하어 표현은 자제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