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페이트
2015-11-29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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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정체성 -21화- <희망 IX>
이 글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팬픽물 중 소설작품입니다. 내용전개에 따라 기존의 롤 세계관이 왜곡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나 글쓴이의 의도가 담겨져 있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남자는 말을 아꼈다. 이제 이 정적을 만들고 없애는 남자야말로 리그의 챔피언같아보인다...퍽이나. 남자는 고개를 들어서 엘리스를 바라봤다. 여태껏 들려준 얘기를 전부 배제하더라도 답을 얻어내고자 하는 간절한 욕망이 담긴 그녀의 얼굴을 보면 '뭔가를 두려워하고 쫓기는 듯한 심정을 가지고 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남자는 가볍게 웃어넘기면서 따가운 시선을 피해넘겼다. "별거 아닙니다. 그림자 군도소속 챔피언이고 '거미교'를 만들어서 종교활동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나저나... 이름을 모르는군요. 챔피언인건 알겠는데, 이름이 뭡니까?" 답은 역시 긍정이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엘리스님 '자신'이라고 해서 답을 찾거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생각하시나요?" "답은 언제나 자신에게 있습니다. 어떠한 조력자가 있다 해도 답은 자기자신이 찾고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니 자기의 생각에, 행동에 두려움을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제가 보기에 엘리스 님은 용기있는 분이시고 지금도 충분히 낼 수 있습니다. 이런 목표를 갖고 시작한 여정이 그 증거죠. 하지만 왜 지금은 그런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거죠? 아직 챔피언께서는 제 집에 들어온 이유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게 처음 물어본게 아닌 재차 질문이어서 더욱 간단명료하게 말할 수 있는데, 그 '용기'를 다시 낼 수도 있는데요." 초면인 사람에게 쉽게 대화를 건네고 친근하게 다가간 첫 타인. 동시에 엘리스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최초의 민간인. 이정도면 충분했다. 물론 그녀가 위에서 말했던 모든 의의를 알고 있지는 않았다. 단지 집주인에게서 느끼는 친절함의 분위기에 오랫동안 머물고 싶을 뿐이었다. "제가 당신의 집에 온 이유는..." "일단 나갈 방법을 찾죠." "여기 이집에 창고가 있나요?" "무슨 짓입니까?"
사람들의 외압에도 불구하고, 문은 꽤나 오랫동안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이 공간 안에 있는 두 사람들은 문이 부서질때까지의 시간을 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하지만 좋은 탈출법도 떠오르지 않아 결국 아까운 시간만 흘려보내기만 하고 있었다. 엘리스는 앞으로 자기가 벌이게 될 행동에 대해 빠른 대처를 하고 있지 못했다. 이 상황은 분명 또다시 피를 일으키거나 누군가가 다쳐야 하는 상황이다. "엘리스님!" "아무래도 여기를 벗어나야겠죠?" 일단 자기 목숨부터 중시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끄응..." '그래도 사람들이 보지 않아서 다행...' 이라고 안도하기전에 화살이 바로 엘리스의 얼굴 옆으로 지나갔다. 화살이 지나가는동안, 엘리스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잠시 화살이 적게 날아오는 틈에 앞을 봤을 때, 활로 자신을 겨냥하는 무리들이 있다는걸 알았다. 창피함을 다급함이 가려준 고마운(?)사건이었다. "얼른 안으로 당겨주세요. 밖에 사람들이!"
'어디를 잡아야 하지?' 집주인은 신중했다. 엉덩이나 허리쪽을 잡으면 구출해진 직후에 '어딜만진겁니까!'하고 뺨을 맞을것 같아 차마 못잡겠고, 다리나 발목쪽을 잡으면 너무 가늘어서 당기는데 아퍼할 것 같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뭐하고 있습니까!" "네... 네! 지금 당깁니다!" "크윽!" "엘리스님, 괜찮으십니까? 엘리스님!" "저는 괜찮..." '무슨 부끄러움이 생겼냐, 이런 모습으로...' "일단 화살을 빼내겠습니다. 참아주세요." 어깨에서 피가 쉴새없이 흘러내렸고, 이를 보고있는 집주인도 고통스러운 상태. 지혈만 관리한다면 오히려 이 방법이 나을 것이다. 집주인은 재빨리 화살을 뽑아냈다. 비명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엘리스는 바닥을 굴러다녔다. 창고 바닥과 엘리스의 오른쪽 어깨에는 피가 흥건히 적셔있었지만 엘리스의 복장이 워낙 검은색 중심의 빨간색 의상이라, 출혈로 인해 옷이 더러워진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엘리스의 복장과 결합해서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것 같았다. 이 아름다움이 상처로 인해 생긴 혈흔의 작품이라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다쳤는데도 아름답다... 이러한 매력이 사람을 홀릴 수 있는건가.' 행적은 '마녀'라고 부를만큼 끔찍하고 비인간적이었다. 그러나 외모를 보면 사람을 홀릴만한 구석이 있는 것 같다. 황홀한 미모와 관능적인 몸매는 물론 청순가련한 여자가 아니라는걸 의미하기도 하다. 집주인은 속으로 엘리스의 미모에 대해 인정을 했다.
집주인의 시선이 창고 바깥에서 들려오는 방향으로 옮겨졌다. 잠긴 문고리를 열 방법이 없으니까 문 자체를 부수기 시작한 것이다. 솔직히 엘리스와 집주인이 이런저런 행동도 취하고 있지 않을 때부터 부수기 시작했으면 완벽한 공격이 이루어졌을 것이다. 집주인은 창고에 있는 무거운 물건들을 들어올려서 문 앞에 놓기 시작했다. 책상이나 물품들로 가득찬 박스들을 옮길 때 문을 뚫고 나오는 창은 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그런데 창문 쪽에서 반응이 없다?' 문득 집주인은 지금 상황에서 있을 수 없는 고요함을 느꼈다. 집주인은 아직 몸을 가누기 힘든 엘리스의 옆으로 걸어가서 창문 밖의 상황을 보려고 했다. 주인의 시야에 들어온 광경은 상상 이상의 충격을 주었다.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서 집을 포위한 뒤였고 단도나 검,도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조심스럽게 다가오고 있었다. "젠장, 여기까지 밀리면 답이 없는데..." '지금이 기회다. 그동안 이 여자의 말을 모두 믿지 않고 기절시킨 뒤 던지면 알아서 죽거나 당하겠지. 그럼 이 사람,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한 것 같지 않다.' "...저 때문이군요." "당신은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제 동료들에게서 받지 못한 위로를 해주고 심정까지 이해해줬어요. 그런 은인에게 이 이상의 피해를 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마지막이지만 제 실례 하나만 들어주실 수 있습니까?" "이 집을 폭파시키려는데 허용해주실 수 있으신지요?"
P.S : 믿어주셨으면 합니다만, 이 장면 하나를 위해서 '희망'이라는 간판을 달았습니다.
소설에 오류가 생겼거나 스토리적 전개가 이상하다 싶을 경우 댓글로 올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그러나 무자비한 비하어 표현은 자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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