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오브페이트
2016-01-10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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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의 정체성 -26화- <좌절 IV>
이 글은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의 팬픽물 중 소설작품입니다. 내용전개에 따라 기존의 롤 세계관이 왜곡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나 글쓴이의 의도가 담겨져 있으므로 양해 부탁드립니다.
분명 엘리스는 자기가 르블랑에게 어떤말을 건넸을지 상상한다고 인지했지만 그녀의 머리속은 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무슨 말일까... 그렇다. 머리속에 그 당시의 상황이 구현되어가고 있었다. 과거에도 르블랑은 챔피언 지금의 모습, 사이사이로 살빛이 드러나게 만든 옷은 검은 장미단을 재건한 이후부터 입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의 상상해낸 르블랑은 무슨 말을 할까... 아마 '넌 왜 나가겠다는 거니'라고 예측해본다. "왜 나가려하는지 간단하게 말해볼래?" "전... 제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요." '뭐지 이 반응은?' 전에 본적이 없는 이상한 장면들이 떠오르고 있다.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의 머리 어딘가가 또다시 영사기가 된 느낌이다. 장면속에는 르블랑이 서서 엘리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영상은 엘리스의 시점에서 보여진 광경이라서 그런지 자신의 모습은 볼 수가 없다. "어이 엘리스."
또다시 누군가가 강제로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시킨 꼴이 되었다. 엘리스는 그 영상 외의 자극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다. 대체 이런 기억들은 어떻게 떠올려지는것일까? 전과 같은 의문을 반복하면서 몇몇의 대화를 놓친 사이 르블랑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강제회상'을 당하는와중에 현실에서의 르블랑 웃음소리가 들려올 리 없다. 영상 속의 르블랑은 지팡이를 한번 바닥에 내리친 뒤 시원스레 웃었다. 두번째로 들은 소리였지만 처음 들었을 때와 느낌은 다르지 않았다. "그 말을 어떻게 믿으라는거지? 네 멤버들의 죽음이 네 죽음과 똑같을 것 같아서 나갈 수도 있잖아?" "그동안 익힌 마법을 단련해서 다시 한 번 도전을..." "그래요. 설령 제가 운좋게 이 곳을 빠져나간다 해도 당신,같은 년은 훌륭한 챔피언이라서 절 죽일 수 있겠죠." 영상속의 엘리스가 하도 분해서 그런지 한번 되받아치긴 했는데 말투를 들어보면 이미 르블랑과의 말싸움은 졌다고 봐야 할 것 같다. "그 때 죽이세요. 제가 챔피언도 못돼서 땅바닥에 원이나 그리면서 찌질하게 살아갈 때." 그러나, "...당신은 내 목표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고," "지금의 부탁은 나중에 내가 따라야 할 명령이야." 자기만 보이는 영상은 제멋대로의 타이밍에 사라졌고 그녀의 눈에는 다시 르블랑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르블랑은 그제서야 자기가 할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결국 너와 난 크게 말싸움을 벌였어. 검은 장미단같은 비밀단체에서 탈퇴는 곧 죽음을 의미했거든. 그 때 네가 말싸움에서 밀리다가 나에게 한 말이 압권이었는데 뭐였더라..." 르블랑은 자신이 까먹었던 대사를 상기시켜준 엘리스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려고 했다. 찰나의 딜레이가 지나갔고, 감사의 표시따위는 집어치운 르블랑이 엘리스를 희한하게 바라봤다. "기억이 제멋대로 돌아오는 것 같아." "챔피언의 힘도 갖추지 못한 너를 내가 못 죽일 이유가 없으니까 엘리스. 그 조건은 블라디미르, 스웨인도 알고있어. 모두 널 죽일 기회만 노렸는데... 예측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지. 진짜로 네가 챔피언이 된 거야. 그래서 우리들은 널 죽이지 않기로 했는데... 지금의 너는 챔피언이란 타이틀 하나만 가진 채 인생의 실패자급으로 몰락했지. 그리고 넌 네게 온거야..." 르블랑의 말을 다들은 엘리스는 자기가 무슨 상황에 처했는지 판단해보았다. 동료가 과거에 자신을 고의적으로 살린 목적은 이런 순간에 죽이기 위해서였는데, 기억때문에 그런걸 모르고 자신은 그녀에게 온 것이다. "오지마." "엘리스." "그동안 내가 해왔던 말을 모두 믿었으면서 왜 지금은 믿지 못하는거지?" "왜 네가 믿고싶지 않은 말은 믿으려 하지 않는거냐고." "믿음을 가져 엘리스. 물론 그 믿음이 배신을 초래할수도 있어. 하지만 네가 아무것도 믿지 않으면 너에게 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네가 날 믿지 못한다면 너에게 얻는것은 무엇이 있을까?" 때로는 옳은소리를 더 듣기 힘든 경우가 있다. 그 경우는 상대의견의 수용을 뛰어넘어 자기의 신념을 바꿔야할 때 더욱 심화된다. '상대를 믿어...?' 그녀에게 믿음은 지금까지 아무런 이득도 안겨주지 않았다. 신에 대한 믿음은 제쳐놓더라도 '동료'라는 이름으로 연관된 그림자 군도 챔피언들은 아무도 자신의 마음을 이해해주시 않을정도로 무의미했다. 그나마 녹서스에서 만난 집주인에게서 편안함을 느꼈지만, 실상 그는 자신을 잡으려는 블라디미르와 같은 일행인 르블랑의 위장 캐릭터였을 뿐이다. 이 상황에서 엘리스는 무엇부터 믿어야 하는걸까? '믿지 않을 수 있다. 전력을 다해 여기서 빠져나가고 르블랑이 말해준 얘기를 모두 부인하면 간단해.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나는 몇시간동안 녹서스에서 뭘 한거지? 정말 저 말을 부인해서 나는 무얼 얻을 수 있을까?' 없다. 없다... 그런데 왜 믿고싶지 않을까. 자존심이 상해서였을까? "용기를 가져 엘리스. 얻는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어. 하지만 잃는걸 두려워한다면 넌 절대로 무언가를 얻을 수 없을거야." 르블랑은 엘리스에게 답을 요구하지 않았다. 이 말이 그녀의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길 바랄 뿐이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엘리스는 어떤 행동을 취할까. 모르겠다. "그래. 믿어보지. 분명 나를 잡으려면 블라미디르와 협력해서 행동하는게 더 쉬웠을거야. 이제 뭘 할거야?" 르블랑의 오랜 이야기가 막을 내렸다. 그 다음의 페이즈는 엘리스가 이어받았고 르블랑은 자신이 그랬듯이 그녀의 이야기를 모두 들었다. 이 공간에 두명의 챔피언을 제외하면 있는 것이라고는 의자 두개와 책상 위에 있는 양초밖에 없지만 전과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그래서 기억을 찾기 위해 이곳에 왔다?" 엘리스의 시야에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물체가 포착되었다. 그 물체를 손으로 잡아낸 뒤 정체를 확인했다. "네 기억을 되찾는걸 목표로 하기에는 많은 우여곡절을 겪을 거야." "챔피언 등록증? 이런걸 왜..." "엘리스." 청자는 고개를 들었다. "네가 원하는 기억을 찾을 때는 유쾌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전에 기억을 찾는 동안,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게 될 수도 있지. 하지만 그 선택이 너를 위한 선택이라면, 주저하지마. 다시 일어나." "고마워. 마음을 바꿔줘서." 엘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도 이제는 이곳을 벗어날 때가 되었음을 알았다. 비록 그녀가 원하던 동반자가 되어주지 못한 르블랑이었지만, 그녀는 그녀 나름대로 최선의 도움을 주었을 거라고 믿었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문을 향해 걸어나가고 있었지만 아쉬움이 있었다. 미련인걸까. "엘리스." 문이 있는 쪽으로 발을 내딛던 그녀의 몸짓이 멈췄다. "너에게 있는 침묵을 없애주지 못해 미안하다." 말이 끝난 뒤 다시 발걸음을 이어나갔다. 엘리스는 방을, 녹서스를 나갔다. 르블랑 혼자 방에 있은지 몇 분이 지난 뒤였다. 그녀 입에서 이런 말이 새어나온다. "...계획대로." 엘리스의 모습이 사라지자 르블랑은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잠시 후 르블랑에게 감추는 푸른 빛이 등장했다. 르블랑을 덮은 그 빛이 사라진 자리에는 전혀 다른 사람이 서있었다. 누가 변신한 주체이고 바뀐 대상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리그오브레전드스토리 여왕의 정체성 <좌절>편 끝. <계속> P.S : 1주 밀린 연재가 끝났습니다!(이제 또 1편...) 계획상 12월 31일이나 1월 1일에 업로드하면서 'XX년이네요.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려 했는데 하필 지금보다도 글이 안써지는 바람에 실패했네요. 아쉽습니다. 그리고 일수는 까먹었지만 올해 1월은 제게 있어서 1주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이 글을 쓰기 시작한지 1년이 지났다는 건데요. 연재상 9월부터 시작한 나머지 진정한 1주년이라고 보긴 힘들지만 이 작품은 첫번째 롤소설이 망하고 좌절하다가 다시 새롭게 쓰자는 의미로 만든 것입니다. 그것도 바로 1년전 요맘때, 겨울방학 공책에다가 초고를 쓴 다음 친구에게 부탁해서 수정하고, 업로드 할때 제가 또 개선해서 올리는 작품이지만 제가 봐도 좋은 글이 아닙니다. 또한 제가 올해 고3이라 학기가 시작되면 수능 보기 전날까지 지금처럼의 연재를 못할 수도 있어요. 그래도 연재는 계속할 예정이니, 역시 작가는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소설에 오류가 생겼거나 스토리적 전개가 이상하다 싶을 경우 댓글로 올려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그러나 무자비한 비하어 표현은 자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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