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lude



" 어이....말자하. 너,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거냐? "
" 아아. 이것은, 카직스 님이 아니십니까? 꽤 오랜간만에 뵙는군요 "


공허의 어딘가. 동굴을 나와 정처없이 거닐던 카직스는 문득 저 앞에서 쭈그려 앉아 땅을 내려다보는 말자하를 보곤 그에게 말을 걸었다.
그가 말을 검과 동시에 말자하의 근처에 있던 거대한 마나의 기운이 일순 사라졌다.
마치 투명 망토를 뒤집어 쓴 것처럼. 깔끔하게.


" 네 녀석, 또 뭔가를 꾸미고 있는 거냐? "
" 천만에. 제가 그럴 리 없지 않습니까. 잠시 현기증이 일어 앉아 있던 걸 잘못 보신 듯하군요 "
" 그럼, 네 주변에 있던 마나는 무엇이냐. 냄새가 네놈의 것이 아니었는데 "
" 마나라니요. 전 잘 모르겠습니다 "
" .....흐음 "


보라색 칼날이 선 팔끝으로 턱을 긁은 카직스는 흥미를 잃고 다른 곳으로 갔다.
말자하는 그걸 잠자코 지켜보다가 다시 혼자가 된 것을 느끼고 중얼거렸다.


" 안됩니다. 아직은 때가 아닙니다. 저 분은 귀중한 샘플이니 함부로 잡아먹거나 해선 안됩니다.
첫 목표는 자크입니다. 우선 그를 산 채로 생포해야 '계획'이 진행되니까요 "


어디에서 무엇인가가 고개를 끄덕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1.


" 자르반. 잠시 이야기 좀 하지 "
" 라이즈? 제라스까지....별일이군. 너희가 내게 말을 다 걸다니 "
" 너만이 아니다. 지금 즉시 이 학교에 있는 모든 챔피언들을 소집하라 "
" 소집? 이봐,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말이지... "


같은 시각. 교무실에 들어온 라이즈와 제라스는 자르반에게 다가가 모든 선생님들을 모아달라고 요청해왔다.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던 자르반은 라이즈의 얼굴을 보았다.
어차피 제라스는 얼굴에 표정이 드러나는 신체가 아니니, 감정을 읽을 수가 없었다.
반면 라이즈는 근래에 본 적 없던 심각한 표정이었다. 파랗게 빛나는 안광으로 물든 눈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이빨은 꽉 물려져 비명을 참는 듯이 보였다.
정말 심각한 일이 일어났거나 터지려고 하는 것을 직감한 자르반은 곧바로 마이크로 달려가 교내에 방송했다.


" 교무실에서 알려드립니다. 현재 교내에 계신 모든 챔피언들은 옥상으로 올라와주시기 바랍니다. 반복 전달합니다. 교내의 모든 챔피언들께서는 지금 바로. 한 명도 빠짐없이 전원 옥상으로 올라와주시기 바랍니다 "


마이크 전원을 끄고 둘을 뒤돌아본 자르반 4세는 여태까지 하고 있던 느긋한 표정을 버리고, 리그에 임할 때와 같은 진지하고 엄숙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그의 표정에 두려움이 섞여있다는 것이다.


" 일반인들의 생명이 걸린 일이더냐? "
" 그것으로 끝나면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의 일이다. 일반인뿐 아니라 챔피언, 나아가 이 세계의 존망 자체가 위협받는 일이다 "




" 무슨 일이지요, 자르반 선생님? 선생님들을 모두 소집한 적은 한번도 없지 않나요? "
" 전원, 정숙 "


옥상에 모두 모인 챔피언들은 자르반의 차가운 음성에 모두 놀라서 입을 다물고 그를 보았다.
시선이 집중된 걸 확인한 그는 한숨을 쉬고 말을 이어나갔다.


" 지금부터 여러분을 선생님과 학생이라 부르지 않고, 각자 이름으로 부르겠노라 "


이름으로 부른다. 그것은 그들을 리그에서와 똑같이 대하겠다는 것이다.
학생과 교사라는 신분을 벗어가면서까지 해야 할 말이라는 게 무엇일까. 문득 챔피언들은 그 공통된 질문이 가져다주는 미묘한 공포에 사로잡혀 자르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 지금부터 여러분들이 듣는 것은 절대로 일반인들에게 새나가서는 안되는 사항이다. 국가급 기밀이라고 해도 좋다 "
" 국가급 기밀이라고? 무슨 애기를 할 거길래 그만큼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는거냐? "


다리우스가 긴장감 없는 나른한 얼굴로 목을 긁으며 대꾸했다.
자르반은 그를 잠시 쳐다보다가 모든 챔피언들을 하나씩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 이전, 제라스와 라이즈에게 공허와 룬테라 사이에 있는 결계를 점검하고 오라고 지시했던 적이 있다.
이들은 조금 전 내게로 와서 결계 상태를 보고했다. 결론만 말하자면 결계는 이미 붕괴되었다 "
" 뭐라고요?!! "
" 겨, 결계가 붕괴됐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폐하!! "


결계 붕괴라는 말에 모든 챔피언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법사 계열 챔피언들은 침통한 표정으로 땅을 내려다보았다.
극도로 위험한 공허의 생물들이 룬테라로 넘어오지 못하게 하는 초월적 크기의 마법 결계는 지난 수백년간 그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여 왔다.
억 단위를 가뿐히 넘기는 수의 공허 생물들을 막는 만큼 그 크기는 발로란 대륙 수십개를 붙여놓은 것보다 컸고, 내구도 또한 강력해 지금껏 그 어떤 공허의 생명체도 그 결계를 넘지 못했다.
그런데, 그 결계가 파괴되었다는 것은 곧 룬테라에 사는 모든 생명체들이 죽음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본래 모험을 즐겨했고 그 영향으로 이런저런 장르의 책을 많이 접한 이즈리얼은 정신이 나간 듯한 얼굴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 장난치지 말라고...! 공허의 생명체들의 수는 어림짐작으로도 수백억을 훌쩍 넘어. 게다가 하나하나가 렉사이와 초가스, 코그모같은 놈들과 동등하거나 그 위의 레벨이라면, 서너명이서 달려들어도 승산이 없다는 거잖아! "
" 자르반. 당신의 말대로라면, 지금 우리는 각 국가별 대표회의를 소집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
" 그 말이 맞다, 애쉬. 다행히 이 학교에는 국가별 챔피언들이 한두명 씩은 모여 있지. 그러니 회의를 따로 소집할 필요는 없어. 이곳에 없는 챔피언들에겐 미안하지만, 우선 이곳에서 이후 방침을 논의하고 결정되면 전파한다 "
" 잠깐. 군도의 녀석들은 어떻게 하지? 그 녀석들은 우리의 동료야, 아니면 적이야? "


리산드라의 무덤덤한 지적에 자르반은 입을 다물고 시선을 내렸다.
그들의 최대 변수는 무엇보다도 그림자 군도의 챔피언들이었다. 공허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는 않은 존재들.
공허보다 개체수는 적어도 못해도 억 단위로 존재하기에, 그들이 룬테라와 손을 잡는다면 어떻게든 활로는 찾을 수 있다.
그들은 공허의 편에 설 것인가, 룬테라의 편에 설 것인가.
가뜩이나 승산없는 싸움에 그들까지 적으로 돌아선다면 상황은 걷잡는 건 고사하고 어떤 방책조차도 무의미해진다.


/2.


" 그래서, 말자하. 너의 그 애들장난같은 계획에 우리 동포들을 제공해달라는 것이냐? "
" 너한테도 결코 나쁜 이야기는 아닐 터다. 거미 여왕 "


군도의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성의 최정상에 있는 집무실에서 엘리스와 말자하가 뭔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뜬금없이 엘리스의 집무실을 방문한 말자하는 단도직입적으로 그의 계획을 그녀에게 말했다.
룬테라 침공. 이 5글자로 그의 계획을 압축해 말할 수 있는 단어는 없었다.


" 전쟁을 일으키자는 말이 아니냐. 한마디로 "
" 그렇다. 이미 뜻이 같은 동료들과 군대는 구해놓았다. 하지만 전쟁을 일으키기 전에, 너희 군도의 생명체들한테는 선택의 기회를 주고 싶다 "
" 호오, 선택이라 "


엘리스는 무슨 감정이 담겨있는지 알 수 없는 웃음을 지으며 턱을 괴고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그녀의 책상 앞에 서서 말을 시작하려던 말자하는 갑자기 목덜미에 돋는 소름을 느꼈다.
눈을 휘둥그레 뜨며 급히 뒤를 돌아보았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 분명 진한 살기가 느껴졌었는데... '
" 왜 그러나? 말자하. 이야기를 계속해 봐 "
" ....그러지. 전쟁을 계획하면서 든 생각은, 인간이나 요들은 죽여도 상관없지만 군도의 생명체들은 어떠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너희 또한 우리와 같이 챔피언의 좌(座)에 오르지 못해 고통받는 생명체들이 많고,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경시당하는 꼴을 수도 없이 보아 왔다. 조그맣고 털달린 요들들은 귀엽다고 해서 넘어가고, 공허와 군도는 괴기스럽고 공포감을 준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박해해왔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
" 흐음, 틀린 말은 아니야. 그래서. 그게 이 전쟁에 내걸 대의명분이라 이것인가? "
" 물론, 이뿐만이 아니다. 나는 이번 전쟁을 계기로, 공허와 군도의 우월함을 미개한 룬테라 놈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닥쳐올 미래를 예견하고 앞서 걷는 자와 과거와 현재밖에 보지 못하고 정체된 자의 차이를 보여, 우리가 인간의 위에 군림하는 것이다 "
" 이전엔 몰랐었는데, 너는 의외로 정복욕이 강하구나 "
" 좋을대로 말해라. 이것으로 내 할 말은 다 했다. 나머지는 너의 선택에 달렸다, 엘리스 "
"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만약에 우리 동포들이 너의 제안을 거절한다면. 그 땐 우리를 어떻게 할거지? "


엘리스는 웃음기를 지우지 않고 그대로 말했다.
그 모습에서 위화감을 느낀 말자하는 거리낌없이 숨겨왔던 살기를 스멀스멀 피워올렸다.


" 그 때는, 룬테라의 생명체와 같은 꼴을 보게 될 것이다 "
" 이봐. 말을 좀 가려서 하지 그래. 이곳은 그림자 군도다. 남의 집에선 그에 걸맞는 예의를 갖추라고 카사딘이 가르치지 않더나 "


말자하가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절그럭거리는 서슬퍼런 녹색 낫이 뒤에서부터 날아와 그의 목에 닿았다.
잘 벼려진 낫이 목에 닿는 느낌은 상쾌할 정도로 소름끼쳤다.
그는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뒤에 누가 있는지 예상할 수 있었다.
그가 아는 챔피언 중에서 이런 원혼이 깃든 거대한 사슬낫을 쓰는 챔피언은 오직 그뿐이다.


" 어머나, 쓰레쉬. 지금 애기들 다 듣고 있었어? "
" 미안하군. 고의로 엿들은 것은 아니지만, 도저히 흘려들을 수 없는 애기였다.
말자하. 네놈, 우리 동포들이 공허에 순순히 당할 것이라 생각하나? "
" 그렇게 해석했다면 곤란하군, 쓰레쉬. 나는 너희 군도에게만큼은 전쟁을 선포하고 싶지 않다. 비록 같은 피의 동포는 아닐지라도, 공허와 군도 사이에는 깊은 유대감이 있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화합을 꾀하고 싶다 "
" 입 발린 말을 그렇게도 잘할줄이야. 이전부터 그래왔던 것이지만, 점점 네놈 영혼을 꺼내어 박제하고 싶어지는군 "
" 참아, 쓰레쉬. 나도 이 녀석 몸을 천장에 매달고 체액을 빨아먹고 싶은 걸 참고 있으니까 "
" 내 용건은 이것으로 끝이다. 거미 여왕. 그리고 지옥의 간수. 좋은 결과를 들려주길 바란다 "


그 말을 끝으로 말자하는 목에 닿아있는 낫을 밀어서 치우고 바닥에 공허의 문을 열어 밑으로 꺼지듯이 사라졌다.
낫을 회수해 오른손에 거머쥔 쓰레쉬는 아무래도 영 마음에 안든다는 표정으로 바닥을 노려보다가 소파에 풀썩 주저앉았다.
엘리스는 어딘지 미묘하게 기쁜 표정을 하며 일어서서 주전자를 향해 걸어갔다.


" 차라도 한 잔 마실래? "
" 아아, 한 잔만. 오랜만에 진득하게 공허 냄새 맡았더니 속이 느글거리는군 "
" 후후후, 근본도 없는 말뼈다귀들이 모여 사는 곳이니 냄새가 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 아참, 이번에 타곤산에서 괜찮은 찻잎을 좀 구해왔는데, 한번 마셔보겠어? 맛은 보장하지 "
" 네가 보장한다면 썩 괜찮겠군. 그걸로 줘 "


엘리스는 잠시 전쟁에 관한 건 머리속 한켠으로 밀어두고, 쓰레쉬와 단둘이 가질 티타임을 생각하며 행복한 얼굴로 차를 만들었다.
쓰레쉬는 그런 속을 까맣게 모르고 랜턴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겼다.


' 건방진 놈....군도를 우습게보다니. 후회하게 될 것이다 '




" 자크~~새 풍선들 사왔어요. 이걸로 뭐 만들까요? "
" 오호, 빨리 갔다오셨군요. 이제 베인의 석궁만 만들면 끝나요 "


한편, 풍선팔이 자크와 그를 따라다니는 소라카는 아이오니아 입구에 있는 상점에서 풍선다발을 산 뒤, 그곳을 빠져나와 데마시아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각 국가 사이에 있는 것은 황야와 사막, 산뿐이지만 챔피언들이 학교를 세우면서 동시에 길도 다듬어놓았다.
이 길은 올라서서 걷기만 해도 평상시 이동속도의 10배 이상으로 걸을 수 있는 축복이 걸려져 있는데, 이것에 대해선 한 가지 소문이 있다.


" 완공 전날, 어딘가로 향하던 어느 인간이 길 위에서 춤을 추는 한 여성을 발견했답니다.
그런데 그 여성은 온몸에서 빛을 발산하고 있었고, 매우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그 여성은 인간에게 인사하고는 노래를 부르며 데마시아 쪽으로 걸어갔다고 합니다 "
" 어머, 어머...괴담이 아니라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길에 관해서 신비한 일화가 있다고는 들었지만, 그게 이것일 줄은.
분명 그것은 오랜 세월을 살아온 정령일거에요. 정령이 오래 살면 자체발광하며 보통 인간만큼 크기가 커지거든요 "
" 호오, 정령이 그렇게나 커지나요? 처음 알았어요 "
" 후훗, 자크씨한테도 언젠가 보여드릴 수 있다면.... "


웃으며 자크와 두런거리며 말하던 소라카는 갑자기 표정을 바꾸며 뒤를 돌아보았다.
자크도 뒤를 돌아보았지만 뒤엔 아무도 없었다. 저 멀리 우측에 아이오니아가 보였고, 나머지는 모두 황야였다.
아무도 없다는 말을 하려고 소라카를 봤더니, 그녀는 이제 손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지팡이를 세게 쥐고 있었다.
표정도 적의가 가득 차있던 그것에서 절망에 빠진 얼굴로 바뀌어 자크를 황급히 돌아보았다.


" 자크, 당신은 어서 이 길을 따라 데마시아로 가세요. 빨리! "
" 무, 무슨 일입니까, 소라카? 또 카직스가 오기라도 한겁니까? "
" 그런 말할시간 없어요! 빨리 데마시아로 가서, 모든 챔피언들을 다 불러와주세요! 급합니다!! "
" 아, 예! "


카트를 들어 품에 안은 자크는 몸을 바닥에 착 붙였다가 위로 붕 떠오르며 단번에 수백미터를 날아갔다.
자크가 데마시아쪽으로 사라지는 걸 본 소라카는 지팡이로 땅을 한번 찍어 천상의 빛 복장을 착용하고 앞을 바라보았다.
분명 1초전까지도 아무도 없던 그녀의 앞에, 거대한 검보라색 궁사가 서있었다.
아이오니아 풍 검은색 두꺼운 한복에 회색 삿갓을 쓰고 등에 말도 안되는 크기의 활과 화살통을 멘 남자였는데, 삿갓 아래로 비치는 안광이 결코 인간이나 챔피언의 것이 아니었다.


' 저 복장은 필시 아이오니아의 복식이야....대체 뭐지? '
" 당신은 누구입니까. 공허의 존재같은데... "
" 자크는 어디있나, 별의 아이. 분명 이곳에서 기척이 느껴졌는데 "
" 자크씨한테 무슨 용무신가요. 지금 바빠서 데마시아로 먼저 갔는데 말이죠 "
" ....먼저 수작을 부렸군. 내가 오는 걸 느끼고 자크에게 먼저 데마시아로 가라 했겠지 "


소라카는 마른침을 삼키며 지팡이를 꾹 쥐었다. 이 공허의 생명체는 어딘지 모르게 과거를 알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과거를 예지하는 궁사라. 지팡이를 들어 양손으로 쥔 소라카는 그 끝을 그에게 겨누며 말했다.


" 공허의 존재는 결코 룬테라에 발을 들여서는 안됩니다. 어서 돌아가시죠. 그 저주받은 땅으로 "
" 자크가 없으니, 너라도 처리해서 본보기로 삼아야겠군. 나쁘게 생각지는 마라 "
" .......... "


꾸욱, 하고 소라카의 지팡이가 굳세게 쥐어진다.
궁사는 그리 말하며, 어깨에 사선으로 매어져있던 활을 들어 우그러뜨릴 정도로 세게 쥐었다.
그와 동시에 소라카의 등 뒤에서 수십개의 별들이 그를 향해 내리꽂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