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야. 친구들. 나 기억하지? 트런들이야.

뭐? 지금도 리그에 나오고 있으면서 싱겁게 뭐하고 있냐고? 하하, 무슨 소릴 하는거야? 오랜만에 병석에서 나왔건만... 설마 내가 갑자기 우락부락한 트롤로 변해서 얼음장벽을 만들고 땅을 눈밭으로 만들게 되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겠지?

 

뭐 그간 어떻게 된건지 설명하자면 그닥 길지 않지. 2~3년 전인가? 갑작스러운 추위가 찾아왔었지. 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내 역병들이 갑자기 들끓기 시작했어. 이봐? 추운 환경에서 병마는 힘을 발휘 못한다면서 어째서 내 병은 더 악화된거야? 어쨌든 안그래도 쉽게 떨어지던 살점은 더 잘 떨어지게 되고 고통은 더 심해져서 내가 사는 굴 안에서 끙끙 앓으면서 간신히 목숨만 유지하며 삶을 연명하는 수 밖에 없었지. 마침 그 시기에 리그에서도 나를 찾지 않더군. 내가 심하게 아프다는걸 알아주는 줄 알고 그래도 조금은 인간적인 녀석들이구나 싶었어. 그래, 작년까지는 말이야.

 

내가 더 악화된 병에 적응하고 어느정도 밖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서 오랜만에 마을까지 나오려고 가죽으로 된 로브를 입고 나와서야 왜 나를 안 찾는지 알게되었지. 아, 걱정마. 난 항상 밖을 나올때마다 로브랑 장갑을 챙겨나가니까. 내가 트롤이지 멍청이는 아니거든. 어쨌든 내 이름을 쓰고 리그에 참가한 왠 트롤 녀석이 있는거야! 그것도 날 지독하게 괴롭히던 녀석이 말야! 하, 비러먹을... 날 그렇게 괴롭히던 놈들이 이젠 내 행세를 하고있다니... 은혜도 모르고... 뭐 사실 은혜도 아니지. 내가 오히려 그들을 몰락의 길로 이끌어버렸으니까 말이지. 이걸 아는건 나와 리그뿐이었지만 말이야.

 

어쨌든 요새는 내 병을 더 확실하게 공격적으로 이용할 방법을 찾고 있어. 다시 리그에 참여하려고 말이야. 뭐 이젠 지팡이 없이는 제대로 걷지도 못 할 정도로 몸이 약해지긴 했지만 그만큼 병도 강력해졌거든? 이제 곧 너희들도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느끼게 해줄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