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이왔어요'님 글에 댓글을 열심히 달고 있었는데, 삭제하셔서 새로이 글로 남깁니다.

아래 주소는 당근님이 쓰셨던 글의 아카이브본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은 따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1. 먼저, 세맥 기공사는 2단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위 표는 인증글의 '차르니스'님의 허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강선공 단계별 환산 DPS 표입니다.
보시다시피, '0단, 3단 딜만 반복하는 것' 보다는 2단계 딜을 최대한 오래 가져가는 것이 4.3% 이득입니다.

하지만...


2. 현타 시간은 던전 기믹으로 떼울 수 있다.

당근님도 '아브렐슈드 6관문'을 언급하셨기에 잘 아실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여기서 궁금한 점이 생겼어요.
1번 항목에서 우리는 '금강선공 2단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이득임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반대로. 기믹으로 현타를 얼마나 보내야 '3단 - 현타 딜링 구조'가 이득일까요?

차르니스님은 이를 계산하지 않으셨기에 제가 간단하게나마 계산해봤어요.
저는 문과였고 너무 오랜만에 중딩 수준의 식을 세웠기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찾으신 분 계시다면 지적 부탁드립니다.

{3단계 DPS × 20초 + 0단계 DPS × ( 50초 - 현타딜 초 )} / 70 - x > 2단계 DPS 
... x > 9.14

계산을 통해 '기믹으로 현타를 9.14초 이상 지우면 현타-3단 딜링 구조가 이득'임을 알아냈습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현타를 9.14초 이상 떼울 수만 있다면 2단계 딜은 무의미해지는 거죠.
이쯤 되면 1단계 딜을 굳이 계산하지 않은 이유도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1단계는 현타의 연장일 뿐입니다.

이와 관련된 더 많은 가정은 차르니스님의 글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한번쯤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3. 현존하는 던전 메타에 관한 이야기.


언젠가 한방아리님께서 쓰신 일리아칸 기믹 시간에 관한 글입니다. (허락 없이 들고 와서 죄송해요.)
이 글을 굳이 가지고 온 이유는, 대부분의 기믹 시간이 9초를 넘어간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함입니다.

거기다 기믹 사이 시간이 50초를 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근브렐에서 하도 욕을 쳐먹어서 그런지, 카양겔을 시작으로 던전 템포는 계속 빨라져 왔습니다.
또한, 시간제 패턴들의 존재로 인해 2단계를 오래 사용하는 플레이는 리스크만 커지게 되었어요.
여기에 아드로핀 물약과 서포터의 아이덴티티 피증 효과는 2단과 3단 사이의 격차를 더욱 벌렸죠.

결국 2단계를 오래 유지할 이유는 더더욱 없어졌고, '3단 - 현타 구조'가 우월하게 변했습니다.




4. 그래서 세맥은 70초 주기 폭딜러가 되었다 - 세맥의 현실과 불만점 - 

당근님 말씀대로, 초기 기공사의 컨셉은 0단과 3단을 넘나드는 지속~폭딜형 딜러였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플레이했던 기공사 역시 그랬습니다. 병신 같은 아길로스의 꼬리 돌려고 아덴을 오래~ 유지해야 했죠.

하지만 당근님이 말씀하시는 '하이브리드 딜러' 기공사는 도태되었어요.
그동안 특성비와 각인이 풀렸고, 세트 장비가 풀렸고, 아드 물약이 나오고, 서폿의 역할이 정립되었으니까요.

게임 환경이 세맥 기공사 유저에게 칼 들고 협박합니다.
'어디서 감히 1단계와 2단계를 편식하려 해? 3단이랑 운기조식만 반복해!'라고.

작금의 세맥 기공사는 70초 주기로 딜몰이하는 폭딜러입니다.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은 '현명하고 이성적인 세맥 기공사 유저'는 다음의 행동 강령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 금강선공 2단계를 아무리 유지해봐야 유의미한 딜량 상승은 없다.
 - 현 던전 메타에서 3단계에 진입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경우의 수에서 무조건적으로 손해다.
 - 그렇기에 20초 풀딜 각이 보인다면 미련 없이 3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 3단계를 켜는 순간 죽지 않는 선에서 아슬아슬할 정도로 딜에 미쳐야 한다.

이렇게 변화된 주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특성비가 점점 풀려감에 따라 금강선공 3단계의 밸류가 너무 높아졌다.
 - 아드로핀 물약과 서포터의 피증 아이덴티티를 이용한 딜몰이가 현재 메타이다.
 - 아브렐 이후 던전 템포가 점점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현재 세맥 기공사들이 겪고 있는 스트레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3단계 고점을 높이기 위한 세팅을 강요 당한다. (지배, 고신속 강제, 낮은 치적을 극복하기 위한 팔찌 효과작)
 - 3단계 20초 동안 피아노 치듯 스킬 쿨을 소화해야 한다.
 - 3단계 켠 순간부터 내방 받피감과 피면 스킬을 활용한 쳐맞딜을 강제 당한다.
 - 3단계 두 번 날리면 확정 투사. 3단계 20초를 온전하게 쓰지 못할 경우 리트 마려움.
 - 0단계 50초 동안 리턴 없는 쓰레기 딜을 해야 한다. (현재 역천의 현타는 15초가 아닌 11초로 4.5배 차이)
 - 의미 없는 1단계와 2단계. 특히 1단계는 현타의 연장선일 뿐이다.


위의 스트레스 요소들은 결국 아이덴티티인 금강선공을 손 봐야 고쳐질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밸패는 스킬만을 건드렸기에 스트레스 요소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늘어나기만 했습니다.

아래는 이번 밸런스 패치로 인해 추가된 스트레스 요소입니다.

 - 현실적이지 못한 백어택 강요. (목각을 쳐본 결과, 백을 80% 이상은 쳐야 본섭과 딜이 비슷합니다.)
 - 백 어택 강요하면서 타대 스킬 두 개 남겨놔서 기습도 못 쓰게 함. 가용각인이 너무 없음.
   치적 22%로 예둔 가던 병신 직업. 그나마 세맥3 써서 예둔 벗게 되었어도 선택지가 너무 적습니다.
 - 피면 경면 스킬을 하나씩 빼앗아가고 준 스킬은 경면조차 없는 낙영장과 벽력.
   기존에는 섬열파나 섭물 사용으로 몇몇 패턴을 무시할 수 있었으나, 그 가능성마저 없어졌습니다.
 - 낙영장과 벽력장은 내공 사용량이 적다. = 세맥 직각의 효과를 못 받는 빈도가 늘어남.


제가 개인적으로 바라는 밸패 방향성입니다.

 - 세맥은 스킬 도는 걸로 사이클을 보면 안 돼요. 금강선공 한 사이클이 기준이어야 합니다.
 - 운기조식 딜링은 그저 현타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게 현타가 50초나 되는 건 전직업 통틀어 세맥 뿐입니다.
   다른 직업이 폭딜 사전작업을 하듯, 세맥도 내공 30% 미만으로 딜하면 운기조식 줄어들게 해주세요.
   왜 신규 캐릭터인 포식자 슬레에 세맥 개편 사항이 될만한 구조를 적용해놓고 나몰라라 합니까?
 - 폭딜을 위한 경면을 주세요. 야 20초 근거리 피아노 폭딜인데 왜 경면이 난화격 하나 뿐임?
 - 치적은 뭐 시너지든 엘릭서든 밸런스라 생각하니 감수할게요. 근데 그래도 주면 너무 좋겠다. 행복하겠다.
 - 각인 폭 좀 늘려주세요. 역천은 난화격 포기하고 타대갈 수 있잖아. 왜 세맥은 아직도 반반치킨인데요?



그리고 혹시나 스마게 밸패팀 분들이 글을 보신다면, 이것만 알아주세요.

본섭보다 딜이 더 늘어나는 거 안 바랍니다. 던전 상성 좋으면 너프 먹을 거고, 안 좋으면 버프 먹을 거 뻔한데요 뭘.

그런데 제발... 구조 개선할 거면 아덴이나 제대로 손봐주세요.

쓸데없는 스킬 분리를 왜 하는 거에요. 근거리와 원거리를 넘나드는 컨셉은 어디 버린거에요?

제가 키운 기공사를 장난감마냥 함부로 다루지 말아주세요. 모든 직업을 소중히 한다는 말씀 좀 지켜주세요.

제발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