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명의 대리인

루페온은 인간들에게 믿음으로서 자신을 숭배하고 맹목적으로 따르길 바라며 알리사노스에게 신성력과 축복을 내렸다. 종족들 중에서도 뚜렷한 권능이 없던 인간들은 최초의 사제 알리사노스의 교리와 신성력의 전파로 그 은혜에 대해 보답하고자 루페온의 의지를 실현하려는 신실한 종이 되었다.



그러나 곁에 있던 신들은 루페온의 이런 너그러움 속에 다른 의도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구원 받고 있는 알리사노스에게 연민을 느껴 시선을 외면 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할이 일으킨 아크 전쟁으로 차원의 균열이 가속화되었고 분리된 우주가 하나가 되자 이그하람이 침공했다. 두 태초의 힘끼리의 격돌로 인해 세상은 무로 돌아가려 하자 루페온은 아크 개방을 선택했다. 루페온은 먼저 카양겔의 끝, 방주에 있는 '열쇠의 아크'라우리엘을 시켜 가져오게 했고 동시에 바실리오에게 계시의 성소의 이동장치트리시온의 이동장치를 연결하게 하고 '열쇠의 그릇'을 올려보내도록 했다.


루페온은 트리시온으로 불려온 열쇠의 그릇에게 열쇠의 아크를 몸에 부여했다. 루페온은 그렇게 로스트아크를 사용해 아크를 개방하고 하나가 된 아크의 힘을 발동해 세계를 다시 되돌렸다.






500년전 열쇠의 그릇

아크 전쟁 이후 바실리오는 루페온이 만든 여러 안배들 중에 하나였다. 라우리엘이 열쇠의 아크를 지키는 임무를 받았다면 엘라의 힘을 부여받은 바실리오는 지상에서 열쇠의 그릇을 지키고 때가 되면 그릇에게 걸린 '신의 속박을 풀어' 계시의 성소와 연결된 트리시온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포튼쿨 전쟁시기 루페온은 다시 한번 차원의 균열이 열릴 것을 대비해 그 당시 가장 강대한 신성력의 축복을 지니고 태어난 한명의 아이에게 신의 속박을 내렸고 훗날 사슬전쟁 중에 트리시온으로 불러와 열쇠의 아크를 몸에 부여했다.


+ 바실리오는 라사모아에 쳐들어온 가디언들의 침공으로부터 프레테리아 성역과 계시의 성소만은 꼭 지키기 위해 분투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사슬전쟁 시기 계승자인 루테란을 지켜보며 곧 그가 카양겔에 올 것을 알았기에 열쇠가 된 사제를 방주에 있는 새장 감옥에 가두었다. 처음으로 열쇠를 본 루테란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또한 루페온과 대면해 아크의 온전한 힘에 대한 경고를 듣게 되었다.


+ 두번째 열쇠의 그릇은 루테란이 아르테미스에 살았던 시절부터 가까웠던 사이였거나 친분이 있던 사람 또는 오랫동안 함께 해온 동료중에 한명이었을지도 모른다. 루테란이 엘가시아에 올라가고 난후 자신의 사명을 위해 계시의 성소로 갔을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루페온이 직접 싸우지 않는 이유, 직접 아크의 힘을 개방하지 않는 이유

1. 루페온은 자신이 가진 힘과 신들이 가진 힘을 두려워한다. 태초의 힘의 파장은 차원의 균열을 가속화시키고 또 다른 존재의 힘과 충돌을 일으킬시 멸망을 앞당기게 된다.


2. 루페온은 자식을 아끼는 신들과 별을 아끼는 가디언들의 충돌을 막아야 했다. 종족들의 호소로 신들이 지상계를 개입하고 잠에서 깨어난 가디언들과 마주한다면 그 또한 멸망을 앞당기는 원인중에 하나다. 어쩌면 그 이유 때문에 최초의 전쟁 이후 신들에게 아크를 회수하고 신계의 차원에 가둬 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세계관에서 알수 있듯이 가디언들은 신이든 악마든 별에 큰 해를 끼친다면 박멸의 대상으로 본다)


3. 루페온은 본인이 직접 아크의 힘을 쓰기 두려웠다. 루페온의 태초의 힘에 맞물린 태초의 빛의 발동은 '창조' 의 기운이 깃들여져 있고 카제로스를 소멸하고자 직접 아크를 발동했다면 심연의 힘과 결합되어 또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알 수 없었기에 아크를 발동할 최고의 적합자를 찾아 계승자로 내세운 것일지도 모른다.





현재 열쇠의 그릇, 루페온의 바램뒤에 이어진 음모

500년 후 루페온은 혼돈과 어둠이 깃든 생명체에 신의 속박을 내리고 세이크리아에 있는 성물에 열쇠의 아크의 힘을 나눠 담은 후 바실리오에게 계시를 남기고 떠났다. 루페온은 훗날 계승자가 아크의 힘을 발동하고 보완된 열쇠의 그릇이 의무를 다하여도 사라지지 않을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신탁이 내려지는 물레와는 별개로 루페온이 사라진 건 아주 오래전 일이 아닐수도 있다. 아만이 태어난 20년전을 기준으로 사라진 것일수도 있다.


+ 사슬전쟁이 끝나고 500년 이후 '열쇠의 아크''이전과 달리' 그 기운을 느끼기 어려운 상태였다, 원래대로라면 '열쇠의 그릇만 사라지고 '열쇠의 아크는 다시 나타난다', '열쇠의 아크'는 써야 할 시기가 다가오기 전까지 카양겔에 '보관'되어 있었다.


+ '열쇠의 그릇'은 의무를 다 하면 '사라진다'. 루페온은 열쇠 하나에도 많은 안배를 두었고 '1회성'의 그치는 단점을 보완한 후 사라졌다.


그리고 루페온이 사라진걸 감지한 카마인은 이때를 틈타 대리인 바실리오에게 다가가게 된다. 모피어스로 변신하여 오랫동안 세이크리아에 깊이 관여하고 있던 카마인은 바실리오와 만남을 가지고 대화를 나눴다. 신이 받아야 할 댓가를 인간들이 댓가를 치루고 있고 언제까지 대신해서 희생당할 거냐며 도구가 아닌 주인이 되라는 그의 말에 바실리오는 고심했다.


루페온이 사라지고 신들이 더이상 관여하지 못하는 지금의 아크라시아는 그에게 아주 최상의 타이밍이기도 했다. 더 이상 인간은 도구가 아니고 희생의 댓가를 치루지 않는 세상, 그리고 그 세상의 주인이라는 욕망이 피어나기 시작한 바실리오는 끝내 변절자가 되기로 결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