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계 도원경의 스토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성자의 주관이 들어있습니다. 재미로 보세요.
























에페소스의 헤라클레이토스는 말했습니다.

같은 강에 두번 발을 담글 수 없다.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라는 말입니다.

모든 것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영원을 말하는 자와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하늘 아래에 불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틀림없이 거짓말쟁이입니다.




도원경은 고대전쟁 이후 오염된 영감들이 스스로를 유폐한 공간입니다.





영감들은 연구자들을 수족으로 거느리며 윤리를 저버린 실험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오염이라 불리며 인간성을 잃기 시작했고, 그들은 스스로를 선계에 가둡니다.


그런데 스토리를 진행하다보면 느끼실수도 있지만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이곳이 죄인을 가두는 감옥인가요?



매화향 흐르는 봄, 난초잎 푸르른 여름, 국화꽃 피어나는 가을, 죽순이 쉬어가는 겨울

그 너머에 있는 죄인들의 낙원.

도원경은 감옥이라기보다는 영감들의 도피처로 느껴집니다.

스스로 "우리는 죄인이다" "우리는 속죄해야 한다" 라고 말은 하지만

그들이 머물고 있는 도원경은 하이레프의 침공으로 인해 고통받는 그란디스 지역에 비하면 평화롭지 않나요?




이 두 문장도 사실 말이 안 맞습니다.

도원경으로 들어갈 방법은 내부인이 문을 여는 수 밖에 없고

그 내부인들은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인한 죄로 오염됐습니다.

그러면 사방신들은 밖으로부터 안을 지켜야 할까요, 안으로부터 밖을 지켜야할까요?




가온은 도원경이라는 이름의 허상을 지켜왔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이상향이 허상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채 말입니다.

영감들은 스스로를 '죄인' 이라고 일컫지만, 간수인 사방신들은 그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는게 아니라

도원경을 침입할 수 없음에도 영감들의 종으로서 도원경을 지켜온 것입니다.





더군다나 오디움에서야 대적자의 힘을 노리는 존재들이 왔으니 영감들을 지키는 것이 맞지만

고대신의 시대가 저문 후에도 사방신들이 영감들을 지키고 있는게 맞나요?



사방신들이 결계를 지킨 덕분에 신성같은 마음을 지닌 영감들이 밖으로 나오는 것을 막았으니

사방신이 혓물켠게 아니긴 하지만



이 낙원에 머무는 대신에 도원경 밖으로 나갈 자유를 박탈당한 것이 진정한 의미의 속죄는 아닐 것입니다.




영감들 이야기로 돌아가서, 자강은 속죄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나요?



묘랑의 말대로 자강은 영감들 중에서도 엄격한 편입니다.

정해진 운명, 규칙, 세계의 의지.

이 세 단어는 자강이 말한 말입니다.


그런데 자강이 본인 스스로 속죄, 죄인이라는 말을 했던가요?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여기고 있지 않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스스로를 죄인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말은 하지 않았겠죠.

죄인이라기보다는 속세를 해탈한 신선 쯤으로 보이지 않나요?


영감들이 도원경에 틀어박혀서 사방신으로 하여금 사계를 지키게 하는 것은

자신들이 오염되는 것을 막고 스스로를 유폐한다기보다는



아이오나가 멸종시켰던 일곱 종족과도 같은 결말을 원하지 않아서 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들이 정말로 죄인이고 그 낙인으로서 입게된 오염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들을 찾아오는 것은 오디움에서의 힘을 원하던 무리들이 아닌

그들을 벌하기 위해 오버시어가 보낸 초월자이거나 대적자일테니까요.



그래서 영감들은 사방신으로 하여금 허상에 불과한 세계를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고대 전쟁 당시의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인해 오염을 입긴 했으나 우리는 질서를 지키고 있다.

바깥 세상은 제른 다르모어로 인해 개판 5분전일지 모르나 위대한 당신의 선택을 받은 우리들은 

균형을 지킨 도원경에서 스스로 절제하며 질서를 어기지 않았다.

쯤의 항변으로 보이는 세계를 말입니다.




그런 도원경도 제른 다르모어에 의해 와해되었습니다.

스스로를 죄인이라 부르는 가식을 떨던 영감들 중 6명은 도원경을 빠져나오게 되었고

사방신 중 2명은 납치되었으며, 1명은 의식불명에 남은 1명인 가온은 대적자와 함께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도원경이라 부르는 이상향,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았고, 그저 도피처에 불과했습니다.



과거 오염으로 인해 인간성을 잃어가자 절망했던



오솔이 자신의 죄를 뒤돌아보고 어느정도 밝은 성격으로 돌아왔듯이

영감들도 진정 속죄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구원을 찾을지도 모릅니다.

세르니움에서도 나왔었죠?



구원은 손아귀에 있습니다.

오버시어에게 있지도 않고 고대신에게 있지도 않고 낙원 도원경에 있지도 않습니다.

속죄로 인한 구원이든, 재난으로 인한 구원이든, 눈앞의 강적으로 인한 구원이든.

결국 행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행하여야 할 지 모르고, 자신이 어떤 일을 해낼 수 있을지 알지도 못하는.

봉인석과 아소르에 휘둘리기만 하는 세렌과 대적자를 보며 제른 다르모어는 그들을 미숙한 생명이라 일컫고

보기에 심히 가엾다고 합니다.




생명으로 태어나지 못했기에 그 끝, 죽음 이후에는 에르다로서 치환되지도 못하는 기계로봇 생명체,

혼돈의 최후를 보며 이 역시 가엾다고도 합니다.


그가 속죄로 포장하며 낙원에 머물기만 하고, 생명체들이 고통받는 것을 '속세의 일'이라 부르며 외면하는,

영원한 안위를 바라던 영감들을 보는 것을 가엾다고 여길까요 아니면 기만이라고 여길까요.


생명은 시작이 있기에 끝이 있고, 그렇기에 그 끝에는 안식 또한 있습니다.

그것을 부정하며 자신이 만든 이상향 속에서 거짓 속죄를 통해 거짓 안식을 얻으려는 영감들.

그들의 이상향은 제른 다르모어의 계획에 의해 부숴졌습니다.





세르니움에서 흔들리던 대적자도 이제는 지키기 위해 나아가기로 다짐합니다.



제른 다르모어는 영감들로 하여금 오버시어가 그랬듯이 대적자 실험을 진행하게 합니다.



카링이 말했던 제른 다르모어가 찾는 대적자는 누구일까요.

카링의 열폭에 불과한 발언일까요? 아니면 펜릴이 말했던 제른 다르모어가 추구하는 생명의 리셋이

모든 생명체가 초월자가 되는 생명의 초월일까요?

제른 다르모어 본인만이 알 것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하늘 아래에 불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필멸자인 생명체가 초월자인 검은 마법사에게 맞서는 것이 불가능하다 여겨졌지만 가능했듯이

모든 생명체들이 오버시어가 강제하는 질서라는 사슬을 스스로 푸는 것 또한 가능할 지도 모릅니다.



작성자의 주관이 들어가있습니다. 재미로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