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른 다르모어의 사도 앱실론.


신계급의 하이레프로서, 하이레프의 영지 중 하나인 에리모스의 영주이자, 툴렌시티에서 카인, 루스카 남매를 가지고 놀던 닥터Y와 동일인물이다.


기억, 감정, 죽음에 가까운 피해까지 추출할 수 있는 사기능력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그는 하이레프 평민 사이에서 마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돌연변이를 죄악으로 여기며 매우 싫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툴렌시티와 에리모스를 오가며 이중생활을 하는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돌연변이에 대한 소문이 나돌자 직접 키난을 심문하기도 하였고,


돌연변이인 자식을 살리기 위해 고위사제의 집으로 자식을 입양보낸 평민의 사정을 이해해 줄 수도 있는 위치임에도, 돌연변이를 죄악으로 취급하며 자신의 친위대원의 반발심을 감수하고 죽였으며,


라샤가 돌연변이임이 의심되자 영지에서 영주를 제외하고 가장 강한 아난조차 신경쓰지 않고 그의 딸을 잡아와 죽여버리는 등. 돌연변이에 대한 앱실론의 혐오와 집착은 광기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토록 돌연변이에 관련된 일이라면 눈이 뒤집혀 후환은 전혀 신경쓰지 않고 막나가는 앱실론이지만,


결국에는 돌연변이인 칼리를 놓치는 실수를 범하고 만다.


생각해보면 이상하다. 돌연변이에 대해서 편집증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는 앱실론이 어째서 칼리를 놓치게 된 것일까?

앱실론의 행적을 다시 돌아보면, 이상한 점을 몇 가지 찾을 수 있다.


1. 누가 돌연변이인지 모르겠으면 둘다 죽여버리면 될텐데 굳이 라이얀을 시켜서 돌연변이의 정체를 알아내려 한 점.


2. 분명히 칼리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하지 말라고 한 것은 분명 앱실론 본인임에도 칼리의 이질적인 마력을 느끼기 전까지는 철썩같이 라샤가 돌연변이라고 믿고있던 점.




3. 또, 돌연변이를 혐오하는 앱실론에게 있어서 돌연변이를 입양하여 기른 아난은 단칼에 죽여도 시원치않을 존재였을텐데도, 칼리의 충심을 생각하며 아난의 처우에 대해서 고민한 후에 결국 마력만 제거하는 선에서 살려주려는 결정을 한 점에다가,

4. 칼리의 아버지와 동생을 죽였음에도, 칼리가 계속 자신에게 충성을 바칠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은 것 까지. 





생각하면 할수록, 앱실론의 행동이 이상하지 않은가?



필자는 스토리를 곱씹으며 앱실론이 트롤링을 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였고, 기가막힌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바로, 키난을 심문하는 과정에서 앱실론이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앱실론의 추출 능력은 매우 막강하지만 무언가를 추출할 때 앱실론의 손을 필수적으로 거쳐야하고, 앱실론 자신 또한 추출한 것에 영향을 받는다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를 인지하고 다시 한 번 키난의 심문장면을 봐보자.




앱실론이 추출한 것이 무엇인가? 바로 의리다.
심지어, 키난의 의리는 자신의 목숨을 바칠 정도로 강력하다!







그렇다! 앱실론은 키난의 의리를 추출한 나머지, 으리남 앱실론이 되어버렸던 것이다!!



말로는 칼리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하지 말라고 하지만, 앱실론 또한 칼리의 충심을 보며 전혀 의심하지 않았던 것이다. 

왜냐? 라샤는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음에도 의리도 없이 자신에게 반항한 괘씸한 녀석이고, 칼리는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날개가 잘려서 반항도 못하는 라샤를 굳이 죽인이유도,


감히 돌연변이를 몰래 기른 아난을 살려주려던 이유도,


그 깽판을 쳤음에도 칼리를 자신의 친위대원으로 계속 두려는 점까지, 모두 설명가능하다.



라샤는 영원한 충성을 맹세했음에도 의리도 없이 자신에게 반항한 괘씸한 녀석이고, 칼리는 여동생의 날개까지 잘라가며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키난의 으리를 추출해서, 으리남이 된 앱실론은 칼리를 돌연변이로 볼래야 볼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론:
1. 앱실론은 자기 영지에서 두 번째로 강한 집안 전체를 노빠꾸로 들쑤실 정도로 돌연변이를 혐오하면서, 막상 칼리를 의심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2. 그것은 타인에게서 무언가를 추출하면 앱실론 본인에게 영향을 받는다는 약점때문이다.
3. 돌연변이를 찾기위해 키난의 의리를 흡수해서 의리남이 된 앱실론에게 있어서는, 여동생의 날개까지 잘라가며 충성을 보여준 칼리를 의심할래야 의심할 수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