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를 하는 이유가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최고의 포켓몬만
가지기 위해서는 아닐 것입니다.

오래전 포켓몬 애니가 처음 나왔을때
티비로 봤거나
혹은 만화책으로 출판된 포켓몬을 봤던
분들이라면

굳이 강하지 않아도
정이가던 포켓몬이 있었을겁니다.

저는 그중에
고지도 좋아했고
윤겔라도 좋아했고
로켓단 중엔 아보크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저 포켓몬들과 동료가 되어
여행하는 상상만 해도
너무 행복했었죠.
 
그런데 포켓몬고라는 게임이 나온 뒤의 분위기는
생각해오던 것과 달랐습니다.

약한 포켓몬을 키운다는 글을 누가 올리면
돌아오는건

그냥 샤미드 키우세요.
안타깝지만 박사행
그 기술은 쓸 수 없습니다.
상위호환이 있는데 왜 걔를 쓰세요

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죠.

물론 맞는 말이라는거 알고 있지만
씁쓸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
예전부터 좋아해온 포켓몬인
고지와 윤겔라의
글을 꾸준히 올리면서

최상위급 포켓몬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강해질 수 있다는걸
얘기하려 노력했습니다.

포켓몬 둥지가 아무리 멀더라도
느낌이 온다 싶으면
몇시간이고 달려가서
포켓스탑 코스를 계속해서 돌았습니다.

그리고 생각치 못했던
많은 추억도 만들 수 있었죠.

저는 산꼭대기에서 김밥 먹으며
진화시킨 슬리퍼가
망나뇽보다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주말에 찾아간 공원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과
연을 날리는 가족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진화 시킨 윤겔라가
샤미드보다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시간속에서
얻은 포켓몬들이

그걸 왜 키우냐
그럴 거면 걔를 키우지 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

저는
포켓몬고를 할 이유가 없어진거나 마찬가지 입니다.

최고의 트레이너가 된다는 것은
개체값 완벽하고
스킬까지 완벽한
cp최상의 포켓몬으로 다른 유저들을 다 때려잡는걸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속에서 만난
포켓몬과 함께
추억을 지키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