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백스페이스 하나 누르는 바람에 다 날아가부렀네요.. 부들부들.. 우리 모두 글이 길어질 것 같으면 저장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1. 아라코아와 태양

 

 아라코아 문명은 태양과 큰 연관이 있습니다. 그들이 숭배하는 루크마르 역시 태양을 상징하는 신이죠. 덕분에 모든 아라코아는 죽어서 드레노어의 하늘을 날아다니는 태양신 루크마르에게 가길 바라므로,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호합니다. 화장 후 대부분의 유해는 드높은 하늘로 뿌려지지만, 부유한 고위층들은 그들의 유골을 화려한 단지에 담아 납골당에 안치되었습니다.

 또한 수백 개의 태양 보주라는,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끝없는 빛과 온기를 뿜어내는 신비한 장치를 만들어 그들이 사는 하늘탑 주변에 뿌려놓았습니다. 이 장치 덕분에 아라코아들은 춥고 안개 낀 날에도 위대한 태양의 은총을 받으며 생활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라코아들은 태양을 시계로도 이용했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물이 '해시계'입니다. 정교하게 세공된 이 놀라운 물건은 여러 장치들의 복잡한 집합체인데, 올바르게 배치되면 아라코아들이 사용하는 계절 달력으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 장치의 가장 놀라운 점은 해시계 가장 아랫부분에 새겨진 천체 기록물들과 '예언'들인데요, 드레나이들이 드레노어에 도착하기 1세기 전에 이미 드레나이들의 불시착을 대략적이나마 예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설명 출처 : 태양 보주, 유물 단지, 해시계

드높은 하늘탑에 수놓아진 태양보주

 

 

2. 아라코아와 에펙시스 문명

 

 에펙시스 문명은 사실 말하자면, 고대 이집트 문명같은 겁니다. 분명 유물들도 있고 그 문명이 존재하고 있다는 증거들은 많은데 그들의 기술과 지식은 완전히 사라져버렸습니다. 일단 존재하는 물건들로 추론을 해보자면, 에펙시스 문명은 태양이라는 무한하면서도 거대한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문명이었습니다.

 대(大) 고리안 제국이 전성기를 누렸던 '질서의 시대' 때 존재해서 아직까지도 가동 중인 '고대의 둥지 수호자'에서 그 문명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마치 핵엔진 마냥(심지어 핵엔진보다 안전한데다가 완전한 영구동력 기관입니다!) 태양의 힘을 이용하여 가동하는 이 기계는 어린 아라코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아라코아 새끼들을 위협하는 고양잇과 생물들-이를테면 서슬니-을 퇴치하는데도 사용되었습니다)

 에펙시스 수정은, 갑작스레 사라져버린 에펙시스 문명의 잔재입니다. 언어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묘한 마법의 힘이 깃든 이 수정은 에펙시스 문명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다고 합니다. 강철 호드가 등장하고 드레노어에 대한 대대적인 침략 전쟁이 시행되자, 아라코아들은 비밀스럽고도 긴급히 이 수정들을 모으기 시작했는데요, 이들이 이 수정으로 과연 무엇을 할지는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에펙시스 두루마리와 에펙시스 성각문양에서는 이 고대문명의 뛰어난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펙시스 두루마리에는 "하늘의 사원"이라는 아마 루크마르에게 바쳐진 신전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도면은 물론, 아라코아 고대어로 쓰여진 "하늘의 사원"의 계측 자료가 기록되어 있는데요, 이상한 점은 '계측 자료'까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하늘의 사원'자체는 전혀 확인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대략적으로도 그 규모를 유추할 수 있는 이 환상적인 건축물이 과연 공중정원 마냥 전설로만 존재하는 곳인지, 아니면 교묘하게 숨겨져 있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에펙시스 성각문양에서는 '고대의 둥지 수호자'처럼 태양의 힘을 이용하는 무한동력 엔진을 사용하는 엄청난 힘의 기계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에펙시스 문명은 굉장히 괴상한 문명입니다. 아라코아라는 종족은 분명히 살아있는데, 그들은 그 문명이 지니고 있던 강력한 기술력을 완전히 망각해버렸습니다.  질서의 시대가 지나고 에펙시스 문명에 어떠한 재앙이 닥쳤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라코아들은 에펙시스 문명의 기술력을 전혀 재현해내지 못하고 있으며, 그들이 사용하고 있는건 그 위대한 문명의 잔해들 뿐입니다. 앞서 설명해 드렸다시피 강철 호드의 발호 이후로 아라코아들은 에펙시스 수정들을 갑작스레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약 이들이 태양의 힘으로 구동한다는 무한 동력 엔진의 파괴적인 기계들과 각종 장치들의 사용법을 찾아냈다면? 어쩌면 그것은 강철 호드, 공허의 존재들과 비견될 만큼 무시무시한 위협요소가 될지도 모릅니다

 

설명출처 : 에펙시스 수정, 에펙시스 성각문양, 에펙시스 두루마리, 고대의 둥지 수호자

고대 둥지 수호자의 웅장한(?) 위용

 

3. 아라코아를 덮친 저주

 

 세드의 저주가 아라코아들을 덮쳤을 때, 이들이 느낀 충격과 공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습니다. 기본적으로 '날개 없는 존재들'에 대한 무한한 멸시를 지닌 이들이(그래서 아라코아들이 오우거들과는 다르게 강철 호드와 맞서 싸울 것을 결심한듯 합니다. 이곳으로 건너온 호드와 얼라이언스는 물론이구요) 날개를 잃고 더 이상 드높은 하늘에 있는 태양의 은총을 받지 못하게 되는 저주에 대한 공포는 정말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였겠죠.

 본격적으로 아라코아들에게 세드의 저주가 알려진 것은 갈퀴대왕 테로크로부터였습니다. 추방되었던 테로크가 날개를 잃고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몸으로 돌아왔을 때, 그 저주는 아라코아들 사이에 들불처럼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그에 따라 저주를 막을 수 있는 수많은 민간 요법이 탄생했습니다. 꿈흡입기는 저주를 피하고자 하는 아라코아들의 간절한 바람이 깃든 장치로, 아라코아들은 그들이 잠든 동안 세드의 저주가 꿈흡입기에 얽혀 들었다가 아침 햇살과 함께 사라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러한 민간요법에도 불구하고 저주의 확산은 더욱 심해졌고, 이윽고 아라코아 정부에서는 계엄령을 선포하여 이웃과 친구에게서 저주의 징후가 있는지를 항상 경계하고, 해당자들을 가차없이 추방해버리는 조치를 취합니다. 그리고 그 조치는 더욱 강화되어, 아라코아들은 이 추방자들을 인종.. 아니 조(鳥)종  청소라는 명목하에 무자비한 홀로코스트를 자행하고, 그 와중에 최초 아라코아 새끼들을 돌보기 위해 만들어진 '고대 둥지 수호자'를 전투용으로 개조하면서까지 그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내용 출처 : 꿈 흡입기, 법령 두루마리, 고대 둥지 수호자

 

4. 뒤틀린(루져) 아라코아

 

 세드의 저주에 뒤틀려버린 아라코아들은 그들이 원래 섬기던 신인 '루크마르'를 떠나 안주를 섬기기 시작합니다. 갈퀴사제라 불리우는 이들은 태양으로부터 몸을 숨기기 위해 대낮에는 숲 또는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차양에 숨어지내며, 절대 태양에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뒤틀린 아라코아의 얼굴을 완전히 가릴 수 있게 만들어진 '갈퀴사제 가면'은 이를 위한 장비로, 갈퀴사제들은 이 가면을 통해 안주와의 교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한 이들은 저주를 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꿈흡입기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개조했는데, 이 루저 아라코아들의 꿈흡입기는 저주를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잃어버린 신들'에게서 흘러나온 정수를 붙잡고 수확하기 만들어졌습니다. 스케티스 지하깊은 곳에는 거대한 힘이 요동치며 커져가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에게 그 힘을 부여해줄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이 미심쩍기 짝이 없는 유물은 매우 흥미로운데요, 안주에 대한 설명을 보면, 안주는 분명히 그들, '잃어버린 신들'은 상당히 허황된 존재라고 판단하여 커뮤니케이션의 채널을 닫아버렸다고 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고하고, 이 뒤틀린 아라코아들은 이 신들에게 관심을 시작했다는거죠. 과연 이들의 행위가 어떤 결과를 불러일으킬까요?

 

내용 출처 : 추방자의 꿈흡입기, 갈퀴사제 의식가면

 

 

저주를 받고 추방자이자, 안주를 섬기는 이단자의 우두머리가 된 테로크가 사용했다는 부리파쇄기.

일반적으로 아라코아들은 날 선 무기들을 애용하지만, 테로크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그 증거로 이 독특한 둔기를 사용했습니다. 테로크는 자신에게 적대하는 자를 아라코아의 전통에 따라 날개를 잘라버리는 대신, 이 무기를 사용하여 부리를 부숴버렸다고 합니다.

 

 

 

5. 작성자의 생각

 아라코아와 에펙시스 문명은 매우 미스터리한 종족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이 분명 드레노어에 방문했던 티탄들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현존하는 문명들로는(심지어 아제로스 출신들 조차도) 재현해낼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잔재만 남기고 완전히 사라져버리죠. 육체의 저주를 받고 패닉상태에 빠져 온갖 일들을 저지른 아제로스의 티탄 피조물들과, 세드의 저주를 받고 난리를 피운 이들의 모습 역시 유사한 모습이 많습니다. 그리고 추방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그 잊혀진 신들..  이들은 왠지 말라깽이 오크들을 홀려버린 그 악의적인 존재들과 연관이 많아 보입니다. '날개없는 자들'의 드레노어 침략에 대항하여 에펙시스 수정을 모으고 있다는 아라코아들, 그리고 그들을 추방한 아라코아들에게 강렬한 증오심을 가지고 '잊혀진 신들'에게서 힘을 추구하고 있는 뒤틀린 아라코아들. 이들이 추후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는 여러모로 흥미로운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