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주의의 시선으로 보면, 기분이 더러운 이유는 본질을 똑바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악인가? 아니, 그들은 정의와 윤리를 지키기 위한 시도를 한 것뿐이다. 그들의 눈에는 대상을 응징하는 것이 곧 정의가 완성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즉, 지독한 윤리주의가 어떻게 사회적 악마가 되는지, 그 도덕의 이중성을 파악했기 때문에 더욱 소름이 돋는다.

윤리와 도덕, 예의범절? 허무주의적 시선에서 그것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허무주의자들은 오히려 친절한 사람이 된다. 하지만 도덕주의자의 기준에서 예의와 도덕은 세상의 당연한 진리다.

"예의 있는 게 당연한 거 아니야?"

아니, 세상에는 당연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게 허무주의자들이다. 예의를 중시하고 도덕적 기준이 높아지며 지독한 윤리의식을 보유하게 될 때, 그 '선함'이라는 무기가 어떻게 폭력이 되는지는 사람들은 잘 모른다.


선함 자체를 부정하는 게 아니라, 선함이 절대적 진리가 되는 순간 폭력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