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3부를 쓰기에 앞서서.

본인이 깜빡했다가 댓글 달린 거 보고 깨달은 게 있는데 역할군 패치는 돌격형 전사, 원거리 딜러, 그리고 최근에 마법사 개편이 있었음.

마법사 패치로 현 지속형 딜탱형 AP미드라이너가 유행하기 시작한 거임. 그 이전엔 미드 라이너들은 딜보다는 유틸 능력에 치중해서 원딜의 딜링을 돕는 경우가 많았고, 딜로 승부하는 라이너는 빅토르, 아지르 정도가 끝이었음. 마법사 패치로 여러 챔피언이 등장하게 됐고 미드 라이너의 영향력이 원딜보다 훨씬 커졌던 걸로 기억함.

1부에서 현 메타를 설명했고, 2부에서 라이엇이 그 메타를 깨부수기 위해 암살자들을 조건부 포텐셜이 커지도록 개편했다는 이야기를 했음. 3부에선 암살자들 개편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 선행되어야 할 조건, 그리고 성공적으로 이뤄진 다음의 메타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음.


10. 또 다시 미드.

여기서 중요한 걸 짚고 넘어가겠음. 라이엇 게임즈는 암살자들을 상향해서 현 3딜탱 메타, 안정적 지속딜 미드 메타에 변화를 주고 싶은 생각은 있지만 현 미드 챔피언들이 사장되는 건 바라지 않음. 암살자들로 메타에 역동성을 주고 싶은 거지 암살자들만 나오게 하고 싶은 게 아니라는 거임.

즉, 성공적인 메타변화는 기존의 미드 챔피언들이 자신의 입지를 잃지 않되 암살자들도 나오는 구도임.


10.1. 기본 구도.

라인전은 2부에서 열심히 설명했었음. 개편으로 인해 미드에 가는 암살자 챔피언들은 조정이 상당히 쉬워짐. 하지만, 본인은 개편된 암살자들이 심각할 정도의 OP가 아닌 이상 현 미드 챔피언들의 입지를 대체하거나 밀어내진 못할 거라고 확신함. 설령 암살자들이 현 미드 챔피언보다 조금 성능이 좋고 솔랭에서 날뛰어도 대회에선 별로 기용이 안 될 수 있음.

이유는 간단함. 암살자들은 결국 리스크가 있는 픽이니까. 그리고 기존 미드 라이너들을 딱히 하향한 것도 아니니까. 그리고 암살자들이 기존 미드 챔피언을 무조건 완전히 압살할 수 있는 것도 아님. 이번 암살자 개편은 실력으로 라인전을 할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지 상성 구도를 어느 쪽으로 일방적으로 돌리는 패치가 아니기 때문. 만약 일방적인 상성구도가 나오면 바로 조정하겠지.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2부에서는 '암살자들이 득세하면 기존 챔피언들은 반반도 못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 반반을 가는 일이 벌어지면 암살자들은 기존보다도 더 망함.

개편으로 인해 암살자들은 풀딜을 넣는데 선행조건과 약간의 딜레이가 생겼음. 그래서 최종 포텐셜은 높아졌지만 앞서서 말했듯이 그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이전보다 나쁨. 그리고 암살자들은 전사 챔피언한테 약하고, 현 미드라이너는 전사처럼 템을 가지.

라인전이 아니라 한타 얘기를 하는 거임. 암살자 쪽이 우세하면 괜찮음. 아마 우세할 거야. 그러면 딜레이가 살짝 있는 거나 선행조건이 있는 건 아무래도 좋음. 왜냐면 조건이고 간격이고 상대가 딜이 부족해서, 몸이 약해서, 그냥 스킬셋의 한계로 등등 유의미한 대처를 하지 못하는 동안 결국 암살자들의 풀콤이 작렬해서 죽고 한타 질 테니까.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얘기는 다르다. 현 대세 조합을 볼 때 작정하고 암살자들 돌입을 신경 쓰면 반반만 가도 암살자들 대처는 상당히 쉬운 편이지. 우세를 점하고 있으면 포텐셜을 높이기 위해 투입한 선행조건과 약간의 간격은 치명적으로 작용해 한타든 스플릿이든 뭐든 암살자들의 존재감을 아예 삭제시켜버릴 거임.

결국 솔랭에선 탈론 카타가 잘 나와도 대회에선 여전히 안정적이고 강한 빅토르만 쓰고 그에 대응하는 챔피언들만 쓸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생각함. 암살자들이 좀 나온다고 해도 유틸형 미드 라이너, 모르가나, 리산드라, 카르마, 오리아나 등등의 챔피언만 더 티어가 올라갈 수도 있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프로들 입장에선 하기가 싫거든. 적어도 미들 리스크 하이 리턴. 로우 리스크 미들 리턴 정도는 돼야 그럭저럭 쓰고 싶지. 그리고 사실 암살자들을 픽하는 건 현 상황에선 동등한 리스크와 리턴도 아님.

왜냐면 암살자들을 끼워넣을 경우 조합이 맛이 가니까.


11. 조합

앞서 말했듯이 현 조합은 탑정글미드가 탱킹력을 분담하는 3전사 체제임. 험악해진 라인전 환경에서 퓨어 탱커를 쓸 수 없게 되자 부족한 탱킹력은 카르마의 실드 등으로 돌리고 딜탱형 챔피언들로 정면승부를 하는 거지.

하지만 암살자들은 탱킹력 분담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 안 됨. 어그로는 압도적이지만 그렇다고 적 딜을 맞아주면 안 되거든. 전사나 탱커는 적당히 맞는 게 미덕이지만 암살자들은 가능하면 맞지 않는 게 미덕임. 그리고 특성상 탱템은커녕 딜탱템도 별로 가지 않음. 그리고 빅토르 정도의 유틸능력도 가지지 못함.

조합에 구멍이 뻥 뚫린다는 거지. 이러면 암살자들이 솔랭 혹은 대리 부캐 등등 실력차가 확연히 나는 곳에선 높아진 포텐셜로 마구 날뛰는 상황이 오더라도 유기적인 운영과 조합이 중요한 대회에선 사용할 겨를이 안 나올 수 있음.

그리고 솔직히 그렇게 될 것 같다. 1부에서 말했듯이 현 메타에서 살아남은 유일한 탱커인 뽀삐조차도 엄밀히 말하면 그렇게 단단한 거 아님. 암살자들이 좋더라도 프로들이 기용할 여지가 생길지 의문이지.

그래서 라이엇 게임즈는 이걸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추가로 넣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하려면 지금까지 별로 얘기를 안 했던 정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음.


12. 정글 암살자.

1부에서도 2부에서도 암살자들 개편을 말하면서 미드에 집중해서 설명했지 정글 얘기는 의도적으로 피했음. 미드 암살자들의 변화가 유독 크고 현 메타와 관련이 깊은 것도 있지만 정글 암살자들에 대한 언급을 하려면 조합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미드 암살자 개편의 핵심이 라인전에서 바람직한 카운터 플레이를 부여하는 거라면 정글 암살자들 개편의 핵심은 뭘까? 난 이렇게 말하겠음. 후반 강화. 


12.1. 설명.

정글 암살자들은 라인전에서 카운터 플레이가 사실 부족함. 렝가, 카직스, 샤코, 등등. 기존 미드 암살자들과 똑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었지. 미드 암살자들은 정글에 못 가니까 그냥 적당히 나쁜 상태로 방치했지만 정글로 갈 수 있는 챔피언들이 라인에서 날뛰는 걸 라이엇 게임즈는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온갖 패치로 정글로 밀어냈음. 이건 탑과 미드를 헤집고 다니던 렝가와 카직스가 몇 십 번의 너프 및 조정을 받았는지, 그리고 걔들이 지금 주로 어디를 가는지 상기시키는 것만으로 설명이 끝나겠지.

정글 암살자들은 애초에 라인전을 전제로 만들어진 게 아닌 애들이라 바람직한 카운터 플레이 같은 건 아무래도 좋음. 그래서 정글 암살자들은 풀딜을 위한 선행조건도 그렇게 크지 않거나, 아니면 능동적으로 작동시킬 수가 없어서 애초에 활용할 수가 없고, 딜을 넣기 위해 생기는 간격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 말하자면 미드 암살자들과는 정반대의 디자인으로 만들어졌음.

정글 챔피언들의 핵심은 스노우볼링이고 정글 암살자들은 확정적이고 빠른 딜링 능력으로 초반에 갱을 가서 적 라이너들을 조지는 게 역할임. 얘들은 보고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애초에 주면 안 됨. 라인관리를 잘 하고 시야관리를 잘 해서 카운터플레이가 되고 실력을 따질 수 있는 거지 실제로 얘들이 급습(갱킹)했을 때 대처는 불가능해야함. 스킬들의 건전한 상호작용이 중요한 미드 라이너들과 달리 얘들은 그래도 됨. 이건 정글에 가는 암살자들의 스킬셋만 봐도 충분히 설명이 될 거라고 본다.

덤으로 설명하면 정글가는 암살자들, 그것도 전사로 전업이 안 되는 암살자들은 일단 진입하기만 하면 어떻게든 갱킹이 되는 경향이 있음. 요컨대 엘리스, 니달리, 리 신은 각을 맞춰서 들어가도 스킬이 안 맞으면 갱킹이 안 되지만 정글 암살자들은 지 몸이 들어가는 돌진기 형태의 스킬을 지니고 있어서 보다 확정적인 갱킹 능력을 지녔다고 볼 수 있지.


12.2. 근본적인 문제점.

하지만, 기존 정글 암살자들에겐 심각한 문제가 하나 있었음. 얘들은 태생이 암살자라서 후반에 전사로 업종 변경을 하는 것이 효율이 떨어지는데다가, 확정적이고 빠른 딜링 능력을 지녔으므로 포텐셜을 낮게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지. 그리고 유틸 능력은 암살자니까 당연히 없거나 적고.

따라서 후반에 전사로 업종 변경이 가능한 애들에게 밀릴 수밖에 없었음. 초반은 비슷비슷한데 중후반 영향력이 차원이 다르니까. 결국 정글 가는 암살자들 역시 성능 자체가 OP가 아니면 쓸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미드 라이너들과 똑같지.

라이엇 게임즈는 이걸 고치고 싶었다. 그래서 뭘 했냐. 해당 챔피언들의 후반 강화를 함.

12.3. 개편.

간단한 것 하나로 뒤집음. 단기 은신(투명화)을 감지하는 방법을 삭제했다. 장기 은신(위장)은 그대로 감지할 수 있게 했다는 것에서 심각한 밸런스 문제는 없애고 말이지.

은신 패치가 무슨 의미냐. 정글 가는 암살자들이 후반에서도 확정적인 딜링을 할 수 있도록 바꾼 거임. 이전엔 그냥 핑와 박으면 정글 암살자들이 뭘 하건 조질 수 있었는데 이젠 안 보이잖아. 그러니까 정글 암살자들에겐 무조건 선제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어진 거임.

그리고 기타 은신 챔피언들도 꽤 좋은 상향을 받은 셈이지. 요컨대 스킬 특성상 카운터 플레이 방식이 없는데 스킬 특성상 초반도 좋고 후반도 좋아서 마땅한 조정도 개편도 불가능한지라 약캐로 둘 수밖에 없었던 오공이라던가. 오공은 원래 대회에 나왔던 시절에 주로 정글 갔다는 점과 대세 트리가 딜링 중심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런 패치는 꽤 고무적임.

그 외에도 정글 암살자들이 받은 패치를 보면 명확함. 샤코는 궁이 터지면 그 자리에서 광역 공포를 걸고 초반이 조금 너프받았지만 스킬 계수와 성장성이 좋아졌다. 렝가는 야성을 축적할 수 없게 한 대신 뼈목걸이가 유틸 능력이 아니라 공격력을 올려주도록 바뀌었고 극딜을 갔을 때의 포텐셜을 상향했다. 카직스도 마찬가지로 패시브가 주문력이 아니라 공격력 계수로 바뀌었고 스킬들도 극딜 시 포텐셜을 대폭 상향. 무엇보다 은신+드락사르 개편만으로 후반 포텐셜은 보장이 된 거지. 대신 w에 붙어있던 기본 슬로우는 삭제하고 진화 시 슬로우를 늘려줬고.

결국 초반을 살짝 약화시키더라도 후반 포텐셜을 늘려줘서 정글 암살자들이 초반에 갱가다가 후반에 전사로 전업하는 현 정글챔들을 상대로 경쟁력을 가지도록 만들어 경직된 조합과, 그보다도 경직된 정글 챔피언들에게 변화를 주려고 한 거지.

하지만 아직도 문제가 있다. 정글 암살자들을 어떻게 상향시키고 개편을 뭘 하건 조합에 암살자가 들어갈 때 부족해지는 탱킹력을 조달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정글 암살자들이 기존 챔피언들에 비해 경쟁력이 생기기 힘들다는 점이지. 

그래서 라이엇 게임즈는 이 문제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기로 했다.


13. 탱커.

조합상 탱킹력이 부족하다. 유틸 능력이 부족하다.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어려울 거 없지. 퓨어 탱커를 뽑으면 됨. 그러면 탱킹력과 유틸 능력의 문제는 말끔히 해결됨.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초반이 험악해지기만 하는 현 환경에선 도저히 퓨어 탱커를 뽑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라이엇 게임즈는 퓨어 탱커들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로 했다.

(모든 출처: 실유게 롭스군 PBE패치노트)


13.1. 특성.

첫째는 특성이다. 여러 개편이 있지만 개편된 핵심 특성 하나만 보자.

파괴전차의 용기 (결의, 6단계-핵심 특성)
적 챔피언에게 강력한 군중 제어기 사용 시, 4초 동안 10 + 레벨당 10 + 근처에 있는 적 챔피언 1인당 자기 최대 체력의 7%의 보호막 획득 (재사용 대기시간 30초)


효과는 이거다. 명확하지. 퓨어 탱커들 후반 대폭 상향임. 엄밀히 말하면 퓨어 탱커들에게 어울리는 특성이 이번 시즌에 없었거든. 그런데 하드 CC하나만 넣으면 압도적인 량의 실드가 차오르는 거임. 11렙 기준으로 해도 기본 실드 120에 템보정으로 최대 체력 2500~3000이라고 하면 세세한 부분은 다르겠지만 한타 시 실드가 1000정도는 너끈히 생김.

엘리스나 리 신, 렉사이 등도 쓸 수도 있겠지만, 글쎄올시다? 적어도 엘리스는 안 쓸 것 같음. 리 신이나 렉사이는 CC가 확정이거나 지속적으로 넣을 수 있지만 엘리스는 논타겟에 지속적인 것도 아님.

이건 탑 및 전반적인 퓨어 탱커들에게 주는 상향임. 탑에서는 CC 넣고 맞다이를 하라는 용도로, 한타에서는 들어가서 CC걸고 날뛰라는 용도로.

13.2. 아이템

탱킹 아이템은 아주 다양하게 개편됐지만 먼저 신규 아이템을 보자.

기사의 맹세
총 가격: 2400골드
  - 재료: [수정 팔 보호구 + 천 갑옷 + 수정 팔 보호구 + 800골드]
능력치:
  - +400 체력
  - +100% 기본 체력 재생
  - +20 방어력
고유 사용 효과: 아군 챔피언을 내 동료로 지정합니다.(재사용 대기시간 90초)
고유 지속 효과: 내 동료가 근처에 있다면, +40의 추가 방어력과 서로에게 다가갈때 +15%의 이동 속도를 얻습니다.
고유 지속 효과: 내 동료가 근처에 있다면, 내 동료가 챔피언에게 입힌 피해의 12%를 체력으로 회복하고 챔피언으로부터 내 동료가 받는 피해의 12%를 고정 피해로 나에게 다시 전달합니다.(내가 원거리라면 체력 회복과 피해 전달 효과가 50%만큼 감소합니다.)

(챔피언들은 오직 한 번에 하나의 기사의 맹세만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이건 서포터 전용 템이지. 아군의 탱킹력을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템임. 결의의 굳건한 결속굳건한 결속 과 같이 사용하면 탱커형 서포터들이 아군 딜러를 이전보다도 잘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그리고 그 다음. 정말 중요한 것.

군단의 방패
총 가격이 1500골드에서 1100골드로 감소했습니다.
  - 재료: [천 갑옷 + 마법 무효화의 망토 + 350골드]
     ㄴ[재료 변경]수정 팔 보호구가 천 갑옷으로 교체되었고 조합 가격이 400골드에서 350골드로 감소했습니다.
능력치:
  - [추가] +30 방어력
  - [추가] +30 마법 저항력
  - [삭제] +200 체력
  - [삭제] +20 마법 저항력
  - [삭제] +100% 기본 체력 재생
[삭제]더이상 마법 저항력 오오라 효과를 지니고있지 않습니다.

강철의 솔라리 펜던트
총 가격이 2500골드에서 2200골드로 감소했습니다.
  - 재료: [군단의 방패 + 마법 무효화의 망토 + 450골드]
     ㄴ[재료 변경]점화석에서 마법 무효화의 망토로 바뀌엇고, 조합 가격이 200골드에서 450골드로 증가했습니다.
능력치:
  - 마법 저항력이 20에서 60으로 증가했습니다
  - [추가] +30 방어력
  - [삭제] +400 체력
  - [삭제] +100% 기본 체력 재생
  - [삭제] +10% 재사용 대기시간 감소
고유 사용 효과:
  - 보호막이 90~345에서 70~665로 변경되었습니다.
  - 지속 시간이 2초에서 2.5초로 증가했습니다.
  - 이제 일정 간격으로 시간이 지날때마다 보호막이 감소합니다.

사실 군단의 방패-강철의 솔라리 팬던트는 3전사 메타의 핵심이나 다름없었음. 아군 전체의 마법 저항력을 올려주고 체력을 제공하는 템이 있었기 때문에 챔피언들이 탱킹력을 분담하고도 버틸 수 있었으니까.

그걸 과감하게 없앴다. 군단의 방패는 이제 방어력-마법 저항력을 동시에 제공하는 유일한 하위템이고. 솔라리 팬던트는 마법 저항 및 폭딜에 대응하는 아이템으로 바뀜.

그 외에도 군단의 방패 상위템으로 솔라리 팬던트에 대응해서 방어력에 치중한 순수 탱템이 된 지휘관의 깃발 등 많은 개편이 있지만 핵심은 퓨어 탱커들만 가는 템을 조정해서 퓨어 탱커들의 기를 살려주려는 거임.

그 외의 템을 봐도 퓨어 탱커나 서포터들에게 치중한 개편을 많이 했는데 현재 라인전 치중 메타에서 자이라 카르마 등의 짤챔은 언제나 입지가 있으니 그에 비해 밀리게 된 탱킹형 서폿, 유틸형 서폿을 위한 아이템 개편으로 봇 라인의 다양성을 추구하고자 했음.


13.3. 정글 개편.

이번 정글 변화는 언제나 그렇듯이 아주 많지만 정글몹 수정이나 강타 개편보다 유독 신경 쓰이는 게 있음. '식물.' 이건 대체 뭐하라고 있는 걸까?

추측이지만. 이건 초반에 취약한 정글 챔피언들이 카운터 정글링에 대항할 수 있도록 만든 거라고 생각함. 솔방울탄은 적과 자신을 날려서 죽음을 막아주고, 꿀열매를 추가하고 복잡했던 강타 추가 효과 메커니즘을 체력 획득으로 통일하고 마체테도 약간 상향시켜 초반 유지력을 직접적으로 상향시키고, 수정초로 와드 없이도 우리 정글에 누가 들어왔는지 정도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거지.

이게 얼마나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킬지는 모르지만 초반 카운터 정글링 대응책과 유지력 향상에 그 목적이 있는 건 명확해보이고 그럼 일명 초식 정글 챔피언=후반 지향 한타형 퓨어 탱커 챔이 나올 수 있다는 점에서 난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 그리고 식물 변화는 현 강타 추가 효과보다 외울 것도 적고 복잡하지도 않다고 생각함.

이렇게 보면 라이엇이 암살자를 개편하는 것과 더불어서 퓨어 탱커에게도 아주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이 보임. 직접적인 챔피언 성능이 아니라 환경에 관여하는 역할군 패치라고 할까? 암살자와 탱커를 동시에 경쟁력 있도록 만드는 이유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음.


13.4. 암살자와 탱커의 상호작용.

미드 암살자 개편으로 암살자들의 포텐셜이 상승한 대신 선행조건과 딜레이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했음. 그래서 기존보다 한타가 훨씬 안 좋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했지. 그런데 그런 약점을 그냥 삭제시키는 방법이 있음. 앞서 말한 것처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에서 리스크를 줄여 암살자들을 안정적으로 바꾸고 사용할 방법이 있다는 얘기임. 그게 대체 뭐냐.

CC를 넣는 거야. 슬로우, 속박, 스턴. 강할수록 좋지. CC가 들어가면 선행조건이건 딜레이건 아무래도 상관없는 이야기가 됨. 100% 조건을 충족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탑이든 정글이든 서폿이든 퓨어 탱커들은 낮은 딜량을 가진 대신 강력한 군중 제어 효과를 지니고 있고 당연히 높은 탱킹력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퓨어 탱커들과 암살자는 서로의 약점을 커버하는 좋은 동지임. (전사와 궁합이 맞는 지속 딜러들처럼)

뒤집어 말하자면 암살자들을 메타에 등장시키기 위해선 대신 맞아주고 CC를 넣어줄 퓨어 탱커의 입지를 높여야만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암살자들을 막는 방법의 정석이 뭐임? 폭딜을 퍼붓는다? 아니지, CC를 넣고 딜을 대신 맞아주는 거임. 즉 암살자들의 득세를 커버할 수 있는 것 역시 탱커들이라는 거지. 그것도 확정 CC. 광역 CC면 더 좋아. 퓨어 탱커를 상향시키는 것은 암살자들이 득세하게 만들지만 거꾸로 암살자들을 제약하는 효과도 있었다.

이정도면 라이엇 게임즈가 무슨 생각으로 암살자들 개편을 했는지 설명이 됐을 거라고 봄. 이전의 역할군 패치들처럼 개편해서 메타를 파괴시키거나 오히려 더 망하는 것보단 메타와 건전한 상호작용을 하길 바란 거지.

그래서 라이엇 게임즈가 진정으로 바라는 메타 변화가 뭐냐....... 이렇게 생각함.


14. 이후 메타 변화.

패치 직후 특정 챔피언의 OP와 고인 논란이 일고 적정한 수준까지 다시 패치한 다음 메타가 안정화됐을 때의 추측임.

탑에서 퓨어 탱커들이 나올지는 미지수임. 나오더라도 탱킹이 되는 전사(나르라던가)가 나오지 않을까. 개인적으론 퓨어 탱커 메타가 유행함과 동시에 그들을 라인전에서 완전히 잡아먹는 AD전사 붐(가능하면 뚜벅이)이 왔으면 좋겠지만 그건 개인적인 소망이고...... 탑은 탱커 대 탱커로 평화협정을 하거나 아니면 무난하게 케넨 나르로 탱커 패는 구도 나오겠지. 어쩌면 현재 상황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을 수도 있음.

현 미드 챔피언들은 여전히 잘 쓰일 거임. 안정적이고 후반 좋고, 정글에 암살자를 기용하면 미드엔 유틸형 마법사들이 자주 나오겠지. 하지만 라인전 절대지존인 신드라는 지금보다도 티어가 올라가지 않을까 싶음. 정글 암살자들이 활발히 기용되서 연약한 신드라 몸을 초중후반 다 찢는 구도가 나오면 티어가 떨어지겠지만, 정글 암살자들이 활발히 기용되는데도 신드라가 여전히 잘 나온다면 너프가 필요할 것 같다.

정글도 비슷함. 현 정글 1티어들은 여전히 나올 거임. 미드에 암살자를 기용하면 탑에 케넨, 정글엔 기존의 정글챔, 탱커 서폿. 혹은 탑에 퓨어 탱커, 정글에 기존에 정글챔, 딜링 및 유틸형 서폿.

하지만 어쨌든 현 메타의 핵심인 3전사는 사라질 거임. 유행할 조합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탑이든 정글이든 서폿이든 탱커 하나는 들어가지 않을까 싶음. 설령 암살자들이 전혀 등장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솔라리가 사라졌기 때문에 탱킹력 분담이 안 되니까.

원딜은 되게 불쌍한데, 이전보다도 더 힘들어졌음. 만약 암살자들과 탱커 챔이 정말로 활발히 등장하면 애쉬 진은 거의 나올 수가 없지 않을까 싶다. 암살자에게 약한 뚜벅이인데다가 사실상 애쉬 진 픽의 가장 큰 이유인 '이니시에이팅' 및 '하드 CC'는 탱커가 대체할 수 있으니까. 현 챔피언 중에선 이즈와 케틀 티어만 무지 올라가지 않을까 싶음.

서폿의 경우는 미지수임. 딜 서폿? 유틸 서폿? 탱킹 서폿? 전부 픽할 이유가 있고 전부 조정받음. 뭐가 유행할지는 가봐야 암.


15. 마무리.

암살자 개편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라일라이를 적정한 수준까지 너프, 조정할 수 있을 거고. 이후 상황 봐서 포킹형, 수성형 미드 마법사들을 조정할 수 있겠지. 기동형 전사들도 손을 봐야 하는데 언제 될지는 모르겠음. 기동형 전사 개편 땐 이렐리아, 아트록스는 무조건 대규모 개편 확정이고 트린, 바이, 잭스 등도 손을 보지 않을까...... 싶지만 이건 너무 나간 얘기다.

이 칼럼은 어디까지나 전부 개인의 추측의 영역임. 내가 롤 분석해서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니 내 추측이 들리든 맞든 크게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음.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건 내 추측이 맞고 틀리고가 아니라 게임이 실제로 변화하는 거임. 내가 말한 이상적인 메타 변화가 진짜로 일어났으면 좋겠음. 그러면 롤판이 더 재밌어지겠지.

노페 정노철 감독은 밴이 10개로 늘어나면 조커 카드를 쓸 수 없을 거라고 말하지만, 기용되는 챔피언 수가 훨씬 늘면 오히려 좀 더 치밀하고 재밌는 밴픽구도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함. 밴을 보고 상대의 조합을 유추하고, '쟤들은 암살자를 쓰려고 하나? 그럼 우리는.......' '쟤들은 후반 보려고 하는 건가? 그럼 우리 쪽에서.......' 등등. 물론 메타가 이전하고 변화가 없거나 더 고착화되서 망하면 진짜 라이엇 게임즈 밸런싱 팀은 욕을 바가지로 처먹어도 할말이 없겠지만.

이상. 암살자들에 대한 칼럼이 끝났음. 긴 칼럼 재밌게 봤으면 좋겠고. 이후에 일어날 메타 변화를 추측하면서 기대해보자.

본인은 대규모 패치가 또 생기거나, 혹은 메타가 흥미롭게 변하면 새로운 칼럼으로 다시 찾아오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