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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롤인벤에 작성했었던 "시즌 3세기말 챌린저 대전"를 작성했을 당시 저는 회딱에 불과했던 유저였습니다. 

한창 롤인벤에 칼럼과 팁글 작성을 목적으로 한창 글쓰기와 연구에 몰두했던 유저 중 하나였지요. 

때문에 그 당시 상당한 반응을 가져왔던 챌린저 대전 글은 문장도 조악할 뿐만 아니라 부족한 실력으로 쓰여졌습니다.

그로부터 약 4년이 지난 지금 잠시 내려놨던 칼럼을 예전만큼은 여유롭지 않지만 써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재출발점을 "시즌3 세기말 챌린저 대전 개정판"으로 삼으려고 합니다. 



예전에 썼던 글에서 어색한 문장이나 오탈자를 고치고 현재 시점에서의 감상도 추가했습니다. 



2013년 당시 읽었던 기억이 있으신 분들은 다시 추억을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하길

그리고 새로 읽으시는 분들은 시즌3에 있었던 꿀잼의 향연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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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3은 여러모로 리그오브레전드의 전반적인 역사에 있어서 커다란 혁신의 바람이 들이닥친 해였다. 

시즌 2까지 고수하던 점수제에서 탈피하여 현재 롤의 전반적인 랭크 시스템인 티어제가 도입된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이와 동시에 라이엇은 시즌 3에 또다른 시스템을 도입하였으니 바로 롤에 현존하는 최상위 리그인 챌린저 티어였다. 

당시 최상위권의 유저들이 계속 맨 꼭대기에 적체되는 현상을 완화하고 또다른 동기부여를 주기 위한 의도였다. 

시즌 3 처음 도입될 당시 챌린저 티어에 속할 수 있는 유저의 수는 단 50명이었다.  




▲ 시즌 3 도입 직전 라이엇이 발표한 랭크 리그 시스템 및 새로 등장한 챌린저 티어



하지만 갓 도입된 시즌3 챌린저 시스템에는 2가지 맹점이 존재했다. 


첫째는 챌린저 새내기 상태에 놓인 유저는 일주일 가량 강등의 걱정 없이 무적 상태라는 것이요,

둘째는 MMR이 정상 수치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챌린저를 유지하고 있는 유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2번째의 경우는 기존의 점수제에 티어제 시스템을 덧입히면서 생겨 버린 LP와 MMR 사이의 필연적인 괴리였다.

이 2가지 헛점으로 인하여 시즌3 세기말에 20명 이상의 새내기 챌린저가 발생함과 동시에 기존에 챌린저에 상당 기간 있던 유저들이 한순간에 챌린저 강등 즉, 짤린저가 되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시즌3이 마무리되기 1시간 전인 2013년 11월 11일 오후 11시 경부터 마지막 챌린저가 달린 드라마와도 같은 운명의 두 걸작이 탄생하였다. 



1부작- 압도의 사다리


한국 천상계 유저 "소환사의진"(現 프로게이머 "SKT T1 운타라") 은 2013년 11월 11일 오후 11시 기준으로 챌린저 승급전 2승 1패 상태에서 한번만 더 이기면 챌린저를 가게 되는 상황이었다. 

말 그대로 세기말 최후의 챌린저가 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가 코앞까지 다가온 셈이다. 

그리고 "소환사의진"이 챌린저에 올라갈 경우 짤린져가 되는 유저가 바로 "잉뽀유"였다. 이 때문에 잉뽀유도 아프리카 방송으로 온갖 천상계 랭크 관전을 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소환사의진"의 큐가 드디어 잡혔다.

"소환사의진" 상대편 쪽에 있던 유저는 바로 SKT의 슈퍼스타 "페이커"(現 "SKT T1 Faker") 였다. 

그 당시에는 그 누구도 상상조차 못했다. 

"소환사의진"의 적팀에 "페이커"가 존재했다는 것 하나가 엄청난 변수의 소용돌이가 될 줄은.

어쨌든 운명의 첫번째 판이 막을 올렸다.





이 판에 속한 소위 "챌린저 문턱 앞에서 좌절한 다이아1 유저"들은 이번판에 별로 흥미를 못 느끼는 상태이었다. 위 사진에서도 볼 수 있듯이 시즌 종료가 1시간 남은 상태에서 그들에게는 열심히 게임에 임할 동기부여가 별로 존재하지 않았다.


* 필자 주: 시즌3에서는 마스터티어라는 "다이아몬드 1티어와 챌린저 티어 사이의 완충지대"가 아직 존재하지 않았다. (마스터티어는 시즌4부터 도입되었다) 때문에 다이아 1티어에서 MMR 요건을 갖추고 100점이 된 유저에게 챌린저 자리가 나면 승급전이 주어지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시즌3에서 다이아1 티어는 특별하게 점수가 다른 티어에 비해서 잘 오르지 않고 "이기면 5점 지면 3점" 이런 식으로 한 자리 수로 LP가 오르락내리락했다.
 

하지만, 이 판에서 단 2명만이 승리에 대한 동기부여가 넘쳐 흘렀으니 


챌린저 승급전 2승 1패의 상태에 놓인 블루팀 "소환사의진" 과 

이번 판을 이기면 "썸데이"를 밀어내고 챌린저 1위에 등극하게 되는 퍼플팀 "페이커" 였다.


즉, 이번 판은 

시즌3 챌린저 1위로 미드라이너의 자랑 페이커가 등극하느냐, 

시즌3 마지막 챌린저인 소환사의진이 탄생하느냐

의 치열한 접전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게임 양상은 "소환사의진" 쪽이 유리한 상황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 운명의 여신이 세기말 최후의 챌린저가 탄생하는 쪽의 손을 들어주는가 싶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굉장히 잘 큰 상황에서 준수한 플레이를 진행 중이던 유저 "압도"(쉔, 닉네임 Tar ar ais) 가 갑자기 쓰로잉을 감행한 것이다. 이미 그는 세기말 챌린저에 탑승해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게임에 대한 동기부여는 그리 높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돌발 행위를 한 "압도", 그의 논리는 다음과 같았다. 

"챌린저 1등은 미드가 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쩔 수 없지만 이건 페이커가 있는 퍼플 쪽이 이겨야 한다"

"어차피 한 시간이나 남았으니 이번 판 지고 나머지 한 판 큐 새로 잡아서 소환사의진 이겨주면 페이커도 랭크 1등하고, 소환사의진도 챌린저 달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냐"

애초에 미드라이너 중 하나였던 그는 결국 미드 출신의 최초 챌린저 1등이란 대업을 포기할 수 없었으며 결국 게임은 산으로 가기 시작한다. 






는 같은 편 "미스틱"(現 Team WE 원거리딜러) 의 펜타킬로 상황은 다시 "소환사의진"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 와중에 눈물젖은 미스틱의 한 마디 "하지만 저는 다이아입니다" 





게임이 이렇게 되어버리자 갑자기 번뇌하기 시작하는 "압도"

팀원의 챌린저 승급이냐 미드 1위의 탄생이냐 사이에서 심도높은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깨알같은 "액트신"의 일침 "님 인간아님"





결국 압도는 이 중요한 결정을 네이버 사다리 어플로 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그 결과 미드 1위가 나왔다. "소환사의진"과 "페이커"의 희비가 교차하는 순간이었다.

결국 압도는 이번 판을 포기하고 다음 판 "소환사의진"와 같이 큐에 잡힌 뒤에 챌린저 승급전 막판을 승리로 이끌어주겠다는 다짐을 하고 더 이상 양심의 가책이 없는 해방된 쓰로잉을 시작한다.






공포의 압도 6메자이 

압도의 깨알같은 채팅 "큐 바로 돌리자!" 

"소환사의진"은 결국 챌린저 문턱 앞에서 어이없는 패배를 당하게 된다. 단지 페이커가 상대방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말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진작에 "압도"가 던져서 4:5 싸움이기 때문에 퍼플팀이 20분대에 충분히 끝낼 수 있었던 게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4분이나 게임이 지연되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소환사의진"은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다음 게임 큐를 돌리게 된다. 큐를 잡는 시간만 고려하더라도 시즌 종료가 엄청나게 빠듯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압도도 게임 내내 "아니 내가 이렇게 던지는 데도 게임이 안 끝나는 거 보면 저쪽 팀에도 어뷰징이 분명히 존재하지 않겠는가?" 라고 지적을 한 바 있다.

확실한 물증은 없지만 AP템을 택한 "스피릿"(現 아프리카 프릭스 정글러 "스피릿")의 람머스 픽, 계속해서 짤렸다가 킬 땄다가 짤렸다가를 반복한 "액트신"의 누누 플레이 등도 "소환사의진"을 도와주기 위한 고의적인 행위가 아닌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게임을 빨리 서렌치고 다음 큐를 돌렸으면 "소환사의진" 에게 더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이겨주겠다고 하면서 빡겜을 한 미스틱의 이즈리얼 또한 시간을 질질 끌어서 12시에 최대한 근접하게 하려는 장난섞인 행동이라고 예상해 본다.

세기말이라는 특수한 상황과 결합되어 이 모든 요소들은 굉장히 극적으로 흘러가고 있었던 것이다.


부록으로 첫번째 경기로 인하여 페이커가 챌린저 1위로 등극하고 나서 챌린저 대전 방송으로 관전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던 cvmax에게 온 "챌린저 1위에서 미끄러진 썸데이"(現 팀 디그니타스) 의 귓말 




"ㅇㄷㄱㅅㄱ"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부작- 속죄의 압도 


압도의 예측불가능한 변덕으로 어이없게 꽁패를 드신 "소환사의진",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차라리 빨리 끝났으면 됐을 게임이 쓸데없이 44분까지 길어지게 되면서 그는 시즌 종료를 불과 15분 앞둔 오후 11시 45분에 챌린저 승급전 마지막 판을 장식할 큐를 돌리게 된다. 1분 1초가 아까운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여기서 "잉뽀유"도 본격적으로 챌린저 타이틀 방어전에 돌입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소환사의진"은 갈 길이 바쁜데 두 번의 닷지까지 나게 된다.  

이러한 닷지만 보더라도 챌린저를 지키려는 자 vs 챌린저를 뺏으려는 자의 싸움이 얼마나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었는지를 엿볼 수 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11시 56분경 운명을 판가름할 챌린저 최후의 큐가 잡히게 되는데...

이것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가? 공교롭게도 그 전판에 변덕을 부렸던 "압도"가 적으로 걸리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같이 걸린 큐에 속해 있는 팀원들의 구성이다. 언뜻 보면 별 문제없는 무난한 큐라고 생각하겠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지금 마지막 챌린저 승격전을 바라보는 "소환사의진" 팀에는 


전판에 기분 내키는 대로 요리조리 놀듯이 게임을 하면서 그 순간순간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엑트신" 

방금 챌린저에서 강등당해 기분이 썩 좋지 않은 "쿠로"(現 아프리카 프릭스 미드라이너)

그리고 잉뽀유 챌린저 선방의 혁혁한 공을 세웠던 달변의 정치가 "시간끝"


와 같은 만만치 않은 개성 넘치는 유저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왜 "쿠로"가 챌린저에서 강등당하였는지에 간단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이 일화 또한 "소환사의진"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재미난 일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2013년 11월 11일 챌린저 승급전을 따낸 유저들이 존재하였는데 그 중에 주목해야 할 사람들이 바로 3명 있으니 


삼성 갤럭시 Deft(現 KT 롤스터 원거리딜러)

소환사의진

해녀왕이될남자 


이들이었다. 그런데 하필 챌린저 승급전을 지닌 사람들끼리의 얽히고 얽힌 매칭으로 인해 상당히 흥미진진한 양상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소환사의진""데프트"가 각각 상대로 만나게 되어 "소환사의진"이 1승을 선취하게 된다.
 
이 때 "해녀왕이될남자"(이하 해녀왕)은 과거 천상계 네임드 유저 중 하나이자 람머스 장인의 대표주자였던 "Savila"와의 듀오를 통해 1승을 거머쥐게 된다.
 

<중간집계>

삼성 갤럭시 Deft 1패

소환사의 진 1승

해녀왕이될남자 1승
 

그 다음에는 "소환사의진"과 "해녀왕"이 서로 적으로 만나서 이 경기에서도 "소환사의진"은 승리를 거두면서 2승을 단번에 선취하면서 챌린저에 한발짝 다가가게 된다.

이와 동시에 다른 큐에서 "데프트"는 같은 소속팀인 "폰"(現 KT 롤스터 미드라이너) 의 힘을 받아서 승리를 거두면서 1승 1패를 만들게 된다.
 

<중간집계>
 
삼성 갤럭시 Deft 1승 1패

소환사의진 2승

해녀왕이될남자 1승 1패
 

그 다음 큐에서는 "데프트"와 "해녀왕"이 같은 편이 되어 게임을 시작했는데 

적팀 "알빙고"(現 에버8 위너스 코치) 의 카타리나가 자그마치 22/1/5 의 KDA로 괴물이 되어버리면서 게임이 믹서기처럼 갈리게 된다.
 
이 상황에서 "소환사의진"은 큐를 안 돌리고 대기 중인 상황이었다.
 

<중간집계>
 
삼성 갤럭시 Deft 1승 2패

소환사의진 2승

해녀왕이될남자 1승 2패
 

그리고 재미나게도 그 다음 판 챌린저 승급전이 진행 중인 3명이 같은 게임에 한꺼번에 잡히게 된다.

"소환사의진"과 "해녀왕"이 같은 팀, "데프트"가 상대팀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 경기에서 데프트 팀이 초반부터 우위를 점하면서 게임이 터지고 결국 "데프트"가 2승 2패, 원점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다.
 

<중간집계>
 
소환사의 진 2승 1패

해녀왕이될남자 1승 3패(승급 실패)

삼성 갤럭시 Deft 2승 2패
 

이 때문에 해녀왕은 세기말에 승급 실패라는 고배를 마시게 되고 그 충격으로 그런지는 몰라도 닉네임을 "랭겜안합니다요" 로 변경하게 된다.

그리고 그 다음판, 데프트의 최종 챌린저 승급이 걸린 레전드 판이 벌어지게 된다.





얼핏 봐서는 그냥 그저 특이한 사항이 없는 평범한 픽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픽은 엄청난 이해관계가 얽힌 큐였다.


이번 게임을 블루팀이 이기게 되면 자연스럽게 데프트는 3승 2패로 챌린저로 승급하게 된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같은 팀인 Kuro는 데프트가 새롭게 챌린저 새내기로 들어오면서 짤린저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하나 더 엄청난 이해관계가 남아 있었으니 

이 게임이 시작된 시점에서 잉뽀유의 챌린저 티어 새내기 버프가 사라지기 30분이 남았던 상황이었다.


즉, 

데프트가 30분 이내에 승리 -> 잉뽀유의 챌린저 티어 새내기 버프가 아직 건재하여 Kuro가 챌린저 강등행 

데프트가 30분 이후에 승리 -> 상대방 팀인 잉뽀유가 챌린저 티어 새내기 버프가 사라져 잉뽀유가 챌린저 강등행(잉뽀유의 MMR이 쿠로보다 더 낮은 상황이기 때문)

이란 묘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바로 "새내기 버프가 있는 챌린저는 강등이 되지 않는다"는 글 맨 처음에서도 소개했었던 시즌3 리그 시스템의 맹점 때문에 발생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었다.

게다가 상대방 팀은 데프트의 같은 소속팀인 pawn이 걸리게 되었다. 데프트에게 모든 상황이 웃어주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정작 조마조마한 것은 현재 챌린저에 있는 "쿠로"와 "잉뽀유"였다. 그들은 게임 내내 전체채팅을 하면서 내가 챌린저에 남아야 한다, 아니다 내가 챌린져에 남아야 한다 등의 갑론을박 논쟁을 펼치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시간끝"이 갑자기 묘수를 발휘해서 전체채팅으로 교통정리를 가장한 정치질을 시작한다.

"시간끝"의 논리는 

"여기서 아무도 피해입지 않고 좋게 끝내려면 쿠로가 일단 져야 서로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소환사의진이 아직 승급전이 남았기 때문에 어차피 쿠로는 이번에 데프트로 인한 챌린져 강등을 방어한다 치더라도 소환사의진 때문에 챌린져 강등이 될 수 있다. 떄문에 서로 그냥 기분 좋게 여기서 데프트를 올려주는 식으로 게임을 끝내는 것이 낫다"

였다. 이 논리로 인해 "시간끝"을 제외한 9명의 플레이어는 점점 달변의 정치가 "시간끝"의 세치 혀에 넘어가기 시작한다. 아래는 "시간끝" 룰루의 깨알같은 정치 명언들







결국 "시간끝" 룰루의 달변에 넘어간 "Kuro"는 "데프트"에게 맛있는 것을 얻어먹는다는 약속을 받고 눈물겹지만 게임을 30분 이내에 끝내기로 하고 보라 팀은 20분 경에 전원 서렌을 치면서 30분 이내에 게임이 끝나게 된다.

이로 인해 "데프트"는 챌린저 승급을 하고 "Kuro"는 챌린저에서 강등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잉뽀유"는 새내기 버프라는 든든한 방어막과 "시간끝"의 조력으로 인하여 챌린저 강등을 면하게 된다.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챌린져에서 떨어지게 된 "Kuro"였으니 굉장히 기분이 찝찝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그 "Kuro"가 지금 정말 정말 중요한 승부인 챌린져 승급전 막판에 돌입한 "소환사의진"과 같은 팀에 걸린 것이다. 거기에 달변의 정치가 "시간끝"과 전판에 변덕으로 게임을 풍비박산냈던 "압도"까지 가세했으니 엄청난 이해관계가 실타래처럼 얽힌 판이 아닐 수 없었다.





게임 극초반부터 시작된 압도의 속죄, 

그리고 이 와중에 시즌3 마지막 랭크 게임을 즐기고자 접속하여 현 상황이 어리둥절한 천상계 하이머딩거 장인 "페이즈킬러"의 한 마디 "지금무슨일입니까"





"압도"의 주도 아래인지는 몰라도 단체로 게임을 던지기 시작하는 퍼플팀, 전부 "소환사의진"의 챌린져 등극을 위해 미드를 질주하기 시작한다





이에 질세라 전판에 잉뽀유 챌린져 방어의 공신 중 하나인 정치가 "시간끝" 람머스의 맞 미드 질주





"압도"의 깨알같은 한 마디

"전판은 던졌지만 나도 사람이다 이건 져줘야 돼"

이어지는 "액트신"의 팩트폭력 "님사람아님"





시즌 3 마지막 랭크 게임을 만끽하고자 접속했다가 날벼락을 맞은 "페이즈킬러"의 식겁한 채팅 





시즌 3 종료를 기념한 광란의 단체 협곡 댄스 파티 





전판의 악행에 대한 죄책감을 이기지 못하고 급기야 탈주를 감행한 "압도"





우물 잠수 중인 퍼플팀을 상대로 창질로 무상 쿼드라킬 재미 보는 "액트신"





날로 킬을 주워먹는 니달리에 분개하여 2조개+1망토로 아군들을 지키는 어머니 소라카 


이러한 혼돈의 마지막 접전으로 결국 "소환사의진"은 2013년 11월 12일 12시 10분에 챌린저 승급에 성공하게 되고 잉뽀유는 챌린저에서 강등되고 만다.



3부작-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뉴욕 양키스의 황금기를 이끌고 결국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까지 들어서게 된 전설적인 포수, 

그리고 2015년 향년 90세의 나이로 결국 귀천한 요기 베라 





그는 우리에게 잊혀지지 않는 명언을 하나 남겼다.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그렇다, 정말 상황이 다 마무리되지 않은 이상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것이 우리의 인생사이다. 

그리고 그 요기 베라의 말은 세기말 챌린저 대전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격동의 세기말 챌린저 대전의 마지막 판이 끝난 시점에서 대반전의 라이엇 공지가 롤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게 된다.





이 게임이 진행되는 도중에 라이엇이 올린 공지에 따르면 챌린저 시즌 보상은 11월 11일 23시 59분까지를 기준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즉 12시 10분에 챌린저를 달게 된 소환사의진은 챌린저임에도 불구하고 다이아 보상을 받게 되고 

챌린저에서 강등당한 잉뽀유는 다이아1임에도 불구하고 챌린저 보상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압도"는 한순간에 속죄를 완료하지 못한 헛점의 사나이로 전락하게 되며 

챌린저 보상 방어를 성공한 잉뽀유는 쾌재를 부르고

소환사의진은 챌린저를 달았음에도 불구하고 피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러나 여기서 또 엄청난 스릴러 대역전극이 벌어진다.


라이엇코리아 쪽 운영자가 새벽 1시 53분 경에 롤인벤에 글 하나를 올리게 된다. 라이엇도 자신들이 미처 예측하지 못한 초유의 사태인 세기말 챌린저 대전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 라이엇 관계자 "룬테라"가 새벽에 올린 글


그러니까 결국 새벽 1시 30분 전에 끝났던 "소환사의진" 경기는 시즌 종료 이전에 큐가 잡힌 게임이므로 보상 기준에 적용되는 것이고 결국 "소환사의진" 챌린저 테두리 보상은 유효하다는 것이다.


이 글 하나로 인해 피눈물을 흘리던 "소환사의진"은 우여곡절 끝에 챌린져 보상을 받게 된 승자가 되었으며 

반대로 쾌재를 부르던 잉뽀유는 졸지에 세기말 챌린저 강등 + 보상까지 놓치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세기말 챌린전 대전의 최종 승자는 챌린져 승급 및 챌린저 보상을 챙길 수 있게 된 "소환사의진"이 되었다.



▲ "소환사의진" 합류로 인해 확정된 시즌3 챌린저 티어 영예의 50인 명단


여담으로 이 모든 것을 아프리카 방송으로 관전하고 중계하던 cvmax는 무려 4만명이 넘는 시청자를 기록하며 방송인으로의 실리를 톡톡히 챙길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켜봤던, 한 편의 영화와도 같았던 세기말 챌린저 대전을 빛낸 주/조연들을 정리하면



페이커 - 시즌 3 챌린저 1위 달성의 영광을 거머쥔 장본인

썸데이 - 시즌 3 챌린저 1위라는 다 잡은 물고기를 눈앞에서 놓쳐버린 안타까움의 결정체 

삼성갤럭시 Deft - 상당히 힘든 여정이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챌린져 승급에 성공함

해녀왕이될남자 - 챌린저 문턱에서 좌절한 자

IM kuro - 웃지 못할 큐 구성으로 인해 게임에 승리하고도 챌린저 강등이 된 불운의 사나이

CVMAX - 세기말 챌린저 등극 이후 방송을 복귀하고 11일 챌린저 대전을 관전 및 중계하면서 4만 명 이상의 시청자를 기록하여 소리없이 실리를 취한 자

소환사의진 -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우여곡절 끝에 챌린저를 달았으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공지에 잠시 좌절했지만 룬테라의 재공지 이후 다시 최종승리자로 등극

잉뽀유 - 엄청난 묘책들로 챌린저 방어를 하였고 막판에 "챌린저가 아니지만 챌린저 보상을 받는 최종승리자"가 될 뻔하였으나 반전의 재공지로 인해 다시 패배자로 전락

Phase kilier - 시즌 마지막 랭크 게임을 순수하게 즐기기 위하여 접속을 했다가 혼란의 소용돌이인 세기말 챌린저 대전에 휘말려 영문도 모른 채 패배를 맛본 자. 시즌 3 최후의 성실한 리그오브레전드 유저.



그리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그 과정이 결코 정상적이지는 않았지만

이 모든 희노애락이 담긴 한 편의 드라마 각본을 쓴 총감독,  

챌린져의 처음과 끝을 자기 손으로 바꾸어 놓은 주역 

APDO



이렇게 시즌 3 세기말 챌린저 대전은 리그오브레전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며 막을 내리게 된다. 



라이엇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맹점으로부터 발생한 세기말 챌린저 대전. 

그 과정을 냉정하게 되돌아보면 사실 정상적이지 못한 플레이로 얼룩졌던 일대의 스캔들이었다. 

또한, 그 가운데에 서 있던 유저 "압도"는 유저들로부터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리그오브레전드의 악동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이 일대 사건이 썩 유쾌하지만은 아닌 일로 기억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필자는 이렇게 생각해 본다. 

이러한 사건사고들이 계속 어우러지면서 리그오브레전드는 제도의 맹점을 계속해서 고쳐나가고 

모든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시즌을 거듭해나가면서 스스로를 진화시켰다 

리그오브레전드라는 게임이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발전해 나가던 그 역사 속에서 

그 땐 그랬지 라고 훗날에 회자할 수 있는 이야깃거리로 웃어 넘길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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