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도 비슷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아이온2가 오래 살아남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솔직히 그때는 제 걱정이 기우이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그 걱정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다시 글을 씁니다.

요즘 아이온2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이 게임을 1년 뒤에도, 2년 뒤에도 지금처럼 즐길 수 있을까?”

저는 시골 서버에서 레기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때는 120명이 넘는 인원이 함께했고, 레기온 하나로 부족해 추가 레기온까지 운영했습니다.

그때는 사람도 많았고, 채팅도 활발했습니다.
접속만 해도 인사와 농담이 오가고, 파티 구하는 외침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모으는 것도 지금처럼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동시 접속 인원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접속자 목록을 열어보면 익숙한 이름보다 빈칸이 더 눈에 띄고,
예전엔 북적이던 마을은 발걸음 소리조차 드물 정도로 한산해졌습니다.
사람보다 오토가 더 많이 보이는 날도 있고,
함께하던 사람들이 아무 말 없이 접속을 끊고 다시 돌아오지 않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다 보니, 요즘은 직업 밸런스보다 더 걱정되는 것이 생겼습니다.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매일 직업 싸움입니다.
누가 사기다, 누가 약하다, 누가 꿀을 빨았다…
서로 비하하고 욕하고 조롱합니다.
조금만 의견이 달라도 바로 공격적인 말이 오가고,
대화라기보다 감정이 터져 나오는 싸움이 대부분입니다.

물론 밸런스에 대한 불만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도 불만이 없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보면 밸런스는 계속 바뀝니다.
오늘 강한 직업도 언젠가는 조정되고,
지금 약한 직업도 패치 한 번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가 싸우면서 잃고 있는 건 밸런스가 아니라 사람인 것 같습니다.

신규 유저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기존 유저도 하나둘 떠나고 있습니다.
길드 채팅이 조용해지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예전엔 당연했던 파티 플레이도 이제는 사람을 구하지 못해 포기하는 일이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게임을 알아보는 사람이 커뮤니티를 본다면 어떨까요?

욕하고 싸우는 글만 가득하다면
“나도 이 게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까요?

저는 특정 직업 편을 들려고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를 비난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아이온2를 오래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게임의 수명은 개발사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처럼 서로를 적으로 만들고 감정싸움만 반복하는 분위기는
결국 아이온2의 수명을 갉아먹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직업은 패치로 바뀔 수 있습니다.
하지만 떠난 사람은 패치 하나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아이온2 서비스 종료 공지를 보게 될 날이 오겠죠.
하지만 그날이 최대한 늦게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내 직업이 강한지 약한지보다
아이온2를 오래 즐길 사람이 더 많이 남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정말 오래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