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넬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댄 벤자민과 함께 필라델피아 월드 오픈 대회와 뉴저지에서 열리는 '미국 아마추어 팀 선수권대회'에서 우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경기하러 가거나 경기 후 걸어 나오는 선수들에게 짧은 설문지 작성을 부탁했다. 간단한 질문 두 개였다.
"당신의 가장 최근 공식 체스 점수는 몇 점입니까?"
"현재 당신의 진짜 실력을 나타내려면 몇 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예상대로 선수들은 자신들의 점수를 알고 있어서 절반은 자기 점수를 정확히 적었고 나머지 절반의 선수들도 근소한 차이가 나는 점수를 적었다. 자기 점수를 알고 있으니 자기가 몇 점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두 번째 질문에 정확히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점수측정 시스템은 선수들의 실력을 정확히 측정해 점수를 매기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정답은 선수들의 현재 점수다. 그러나 실험에 참가한 선수들 중 단지 21%만 자신들의 현재 점수가 진짜 실력을 나타낸다고 대답했다. 약 4%는 자신이 과대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한 반면, 나머지 75%는 자기가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믿었다. 경기 실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정도는 놀라웠다. 경쟁심이 강한 그들은 자신들이 실제 실력보다 평균 99점 정도 낮게 받고 있다고 생각했다. 자신들과 동일한 점수의 선수와 겨루어서 십중팔구는 이긴다고 믿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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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실력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체스 선수들에 관한 연구에서도 똑같은 양상이 보였다. 가장 과소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선수들은 중간 이하의 실력 집단에 속했다. 이 약한 선수들은 평균적으로 150점까지 과소평가되었다고 생각한 반면, 중간 이상 실력의 선수들은 단지 50점 정도 덜 받았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상대적으로 강한 선수들은 자신을 약간 과신하는 정도였지만 약한 선수들은 자신을 대단히 과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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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결 결과가 자신의 실력 때문이라고 믿었던 브라이언의 오류는, 합리적이긴 하지만, 자기 능력에 대한 피드백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우리는 일을 잘하면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실수는 '우연', '부주의' 혹은 어쩔 수 없는 상황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런 판단에 반하는 증거는 무시하려고 애쓴다. 미숙함과 지나친 자신감이 서로 관련이 있다면, 미숙한 사람들을 숙련되도록 가르치면 자신의 능력 수준을 더 잘 이해하게 될까? 크루거와 더닝은 다음 실험에서 바로 그 답을 찾았다. 논리적 추리 과제에서 성적이 매우 좋지 않았던 사람들이 과제 수행을 훨씬 더 잘할 수 있도록(완벽하지는 않아도) 가르치자 그들의 지나친 자신감은 줄어들었다. 자신들의 실력을 제대로 판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실력을 기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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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시작하면 기술 수준은 낮지만 흔히 자기 실력보다 과한 자신감을 보인다. 기술이 향상될 때 자신감은 서서히 증가하므로 결국 높은 실력 수준이 되었을 때는 자기 실력 수준에 걸맞은 정도, 아니면 최소한 적당한 정도에 가까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출처 : 보이지 않는 고릴라,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김명철 옮김, 2011


1. 티어가 낮을수록 자기 실력에 비해 티어가 너무 낮게 나온다고 말한다.
2. 티어가 낮을수록 핑계를 많이 댄다.
3. 실력이 높아지면 비교적 티어에 대해 겸손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