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1462밖에 안된 비아하드따리라는거 미리 밝히고 갑니다.

애초에 캐릭 선택할때 이게임이 얼마나 하드한지 개인딜링의 중요도가 얼마만한지 아르카나가 퓨딜인지뭔지 그런거 다 모르고 아르카나라는 캐릭이 카드 쓰는 컨셉인게 마음에 들어서 시작했습니다. 딱렙컨텐츠에선 한대맞으면 제일 안아픈 짤패턴도 최소 5자리데미지로 들어오고 남이 잘못해서 똑같이 쳐맞았는데(예를들어 발탄 3카운터 실패 or 데자뷰 1네임드 슬픔 구슬 광역데미지) 저만 죽는 이런 상황은 상상도 못했어요.

솔직히 제 손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무슨 게임을 해도 특출난 성적을 보이지도 않고 피지컬도 평범한 수준이구요. 직게 분위기 보면 아르카나 잘 하시는 분들도 많고 영상보면 너무 부드럽게 굴리시길래 내가 아르카나 숙련도가 부족한가보다 생각했어요. 제가 아르카나를 한 지 6개월쯤 됐기 때문에 물론 년단위로 하신 분들에 비해서 숙련도가 떨어지는건 당연합니다. 그래도 그동안 본캐로 잡아왔고 발비하드까지는 키운 입장에서 트라이 시간은 충분히 아르카나의 숙련도를 일정한 수준까지는 끌어올려줬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다들 아르카나 할만하시다고 하는데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동기라고 할만한 스킬들 두개는 스택기라서 무조건 근접해서 사용해야 하거나, 회피의 목적으로 사용하면 딜로스가 납니다. 물론 타이밍 맞춰서 안전 장치로 패턴을 회피하는 방식이나, 엣지의 순간 전진으로 스택을 묻히면서 패턴을 피하는게 가능하다는건 알고 있습니다. 저도 많이 해본 적 있구요. 하지만 결국 스크 엣지는 아껴두다가 이동기로 사용할 수 있는 능동적인 스킬이 아니라 그 타이밍에 맞게 마침 사용하려고 하거나 사용하는 도중이 아닌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수동적인 이동기입니다. 옆동네 물몸 딜러들의 상황을 보면 딜사이클을 굴리다가도 언제든 위험하다 싶으면 회피로 빠져나올 수 있는 반면 아르카나는 '4스택을 묻히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스킬을 캔슬하면 아르카나의 특성상 딜로스가 나는 큰 원인이 됩니다. 몸이 약하고 기동성이 낮은 대신 부여받은 딜량인데 남들과 똑같이 맞고 피하면 죽어버리니까 회피하기 위해 스킬을 날리면 그 딜량이 사라져요. 그럼 아르카나한테 남는게 없는거에요.

루인기 경직 면역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많아요. 다른 직업들을 비교해보자면 똑같이 3스킬 사용 도중 1스킬이 경직으로 인해 씹혔다고 쳐봅시다. 다른 직업은 그래도 경직으로 씹힌게 제일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두 스킬의 데미지가 무시할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딜로스가 그나마 덜합니다. 하지만 아르카나는 루인기가 씹히는 순간 스킬 세개 분량이 전부 무용지물이 돼버리거나, 다른 루인기로 메꿔서 딜로스를 없애도 딜사이클이 박살나기 때문에 결국 딜로스로 이어져요.

모든 생존력을 포기하고 딜에만 몰빵한 컨셉인데 딜넣는 구조자체도 현 메타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있고, 사거리, 체방, 이동기, 딜링 편의성, 무력 등 모든 것을 포기한 것에 비해 딜이 과연 만족스러운 만큼 나온다고 생각하시나요?

추가로 이건 제 개인적인 견해에요. mvp에 딜링 기여로 본인의 캐릭터가 올라간다면 '아 내가 열심히 했구나!' '내가 이러려고 딜하는 캐릭터 잡았구나!' 하면서 뿌듯해합니다. 이건 저도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mvp에 올라간다고 추가적인 보상이 있나요? 또한 요즘 알데리건이 없다고 딜이 모자라는 레이드가 있나요? 저희가 결국 남들보다 더 빡센 조건 내에서 더 열심히 딜해봤자 얻는건 mvp따고 혼자 좋아하는 거밖에 없어요. 그마저도 모두가 딱렙이라면 과연 퓨딜이라고 매번 딜링 기여로 mvp를 먹을 수 있을까요?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확실한 딜각이 아니면 진입할 수 없는 아르카나보다 어느정도 맞아도 안정성을 믿고 꾸준히 딜을 우겨넣을 수 있는 애니츠나 워로드쪽이 더 딜이 잘 나온다는거 다들 아실거에요. 그럼 우리한테 남은게 뭔가요? 트라이하면서 회복약은 남들보다 두배 세배로 빠지면서 열심히 했다고 해도 딜은 뭐 그럭저럭 비슷하게 나오고 그렇다고 추가적인 보상이 있는것도 아니라는게 과연 정상인가요?

딱렙 알데리건은 컨텐츠에서 별로 선호받지 않는다는거 여러분들도 겪어서 잘 아실거에요. 그만큼 레벨을 어느정도 높여서 컨텐츠 참여하시는 분들 직게에서 많이 봤구요. 그러면 당연히 덜 아프고 더 쎄게 때리는게 맞지 않나요? 그걸 가지고 나는 안아프다 너가 못하는거다 나는 이러저러해서 잔혈먹는다
ㅈ도 안궁금하다구요. 오버스펙이니까 그게 맞는거죠. 아브렐 나오기 전만 해도 15층 할만하시다던분들 아브렐 나오고 드러누우시는거 잘 봤어요. 스펙이 높아서 쾌적했던걸 할만하다고 착각하시던 분들 참 많더라구요.
결국 이렇게 오버스펙만 취업하다보면 타직업 시선에서는 오버스펙인거 전혀 신경 안쓰고 아르카나 충분히 세다고만 생각하고 상향 외치는 알카 인식만 곱창나는데다가 지표도 오버스펙 기준으로만 쌓이고 '상향이 진짜로 필요 없어지는' 무한 굴레를 도는거에요.

저는 그냥 이런 부조리 못참겠어서 이제 그냥 캐삭하려구요. 아르카나는 결국 다른 많은 직업들 보면 고점만 높은 병신캐릭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젠 고점도 잘 모르겠네요. 엔드급 dps 보면 아르카나보다 센 캐릭터 많았어요. 만약 제가 틀리고 실제 아르카나 고점이 다른직업보다 높은 편이라고 해도 그게 진짜 모든걸 포기한 아르카나의 단점을 뒤집어쓸만큼 데미지가 높나요? 애초에 딜만 높다고 비정상이던 캐릭이 정상이 되나요? 특히 고점 운운하시는 분들 보면 그 고점이 도대체 어딘가요? 무기 아브20강 무품100 세구빛30각 보석 올10렙쯤 돼야 하나요? 거기서 안 센 캐릭이 있을지도 의문이고 대부분의 유저들은 그 '고점' 근처에는 가지도 못해요. 전 이 밸런스가 도대체 이해가 안되고 이 밸런스에 수긍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게 더 이해가 안되네요. 다들 그동안 질문 대답해주신거 감사합니다. 전 이캐릭 더이상 못해먹겠네요. 안녕히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