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이 20년 가까이 그린 초파리 뇌 지도가, 공개 일주일 만에 인터넷 장난감이 됐다. Doom을 쏘고, 오목을 두고, 케밥을 자르고, 차트까지 본다. 데이터는 하나다. 빈칸만 바뀐다.


지도가 나온 뒤, 문장이 복제됐다


9월 3일 HHMI Janelia와 구글 리서치는 수컷 초파리 중추신경계 전체 배선도 MaleCNS v1.0을 공개했다. 뉴런 약 16만 6700개, 시냅스 약 1억 2500만 개. 뇌·시신경엽·복부신경삭을 한 마리 안에서 이은 현재 최대 규모 완성 커넥톰이다.


사흘 만에 과제가 바뀌었다. 게임 화면을 시각 뉴런에 넣고, 일부 운동 뉴런 활동을 버튼으로 읽는다. Doom, 슈퍼마리오 64, 마인크래프트, Beat Saber가 먼저 나왔다. 데미지를 입으면 도파민 세포를 자극하는 식의 조악한 보상도 붙었다. 초파리는 아직 잘하지 못한다. 클립은 퍼졌다.


11일 이후 문장은 거의 고정됐다. “I trained the fly to ___.” (나는 파리를 ~ 하게 훈련시켰다.)


닉 월튼이 루빅스 큐브를 풀리는 영상을 올렸다. 조회수 430만. 같은 날 슈퍼 스매시 브라더스 봇을 3판 중 2판 이겼다는 후속편, 마리오카트 플레이도 나왔다. @grishahq는 뉴런 13만 8639개짜리 모델 두 마리를 오목에 붙였다. 배선은 고정, 출력 헤드만 학습, M3 Pro 로컬. 한쪽이 다섯 줄을 만들었다.


더 크게 터진 건 직업이다. “너는 큐브를 풀고, 나는 되너를 자른다”는 칼질 영상이 230만을 넘겼고, 몇 시간 뒤 같은 파리가 주방의 파리를 이유로 케밥집을 폐업시켰다.


12일에는 미로 공을 굴리고, 마리오 1-1을 노리고, 《로스트》의 108분 숫자를 입력하고, 차트 이미지를 뉴런에 넣어 150달러로 토큰을 사게 하는 실험이 붙었다. 스팀 위시리스트, 타자, 양파 썰기, X 포스팅까지 빈칸이 열렸다. 체인 위에는 커넥톰을 세계관으로 빌린 밈코인도 생겼다.


뇌가 이해한 게 아니다


커넥톰은 배선도다. 잘된 데모는 연결을 고정한 뒤 입출력만 붙인다. 오목·미로·차트처럼 읽기 헤드가 분명한 과제는 이 구조와 맞다. 케밥 칼질과 위생 단속은 다른 장르다. 몸체·카메라·보상이 대부분을 담당한다.


그래서 하루 만에 연준과 암 치료까지 확장됐다. 어떤 사람은 파리를 그냥 날게 하는 ‘천국’을 만들자고 했고, 어떤 사람은 더 큰 뇌에 같은 장난을 칠 미래를 불편해했다. 현재 구현은 의식이 있는 파리가 아니다. 발화가 깜빡일수록 그렇게 보일 뿐이다.


사흘 전 과제는 Doom이었다. 어제 과제는 큐브와 케밥이었다. 오늘 과제는 미로와 150달러 매매다. 지도는 그대로다.


관련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