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요일 밤이기도 하고, 어제 오늘 열심히 포고를 했는데 포켓몬 정리를 하다보니 뭔가 기분이 표현할 수 없는 상태에서 끄적여 봅니다.

저는 원래 처음부터 어릴적 추억때문에
포고를 시작했습니다. 샤니빵을 사먹으며 그때부터 도감을 채우는 아이였습니다.

그러다보니 포고에서도 피카츄나 스타팅3대장, 팬텀 등등 비주류 애정캐 위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애들 이름도 신경써서 지어줬고, 지인들과 포켓몬을 잡으러 다니는 소소함이 좋았습니다.

출시 2달이 지나고 체감상 포켓몬고의 인기는 거의 반토막이 났다고 느껴졌고, 지인들은 당연히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마치 pc의 패키지 싱글모드를 돌리는 느낌이 어느순간 들게 되더군요.

2세대 포켓몬이 등장하고 레거시 스킬이 생길때, 저는 첫 망나뇽을 만들었구요. 너무 좋아 포고를 접은 지인들에게 자랑도 했지요. 그리고는 남아 있는 유저가 적은 것도 있지만 비교적 빠르게 30레벨을 달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느순간, 마치 방학계획표 처럼 너무나 일정하게 반복되는 포고에 질려, 새로운 컨텐츠를 기다리며 서서히 애정이 식었습니다. 출첵보상만 받으며 최근의 이벤을 진행해왔던 것 같습니다.

이윽고 체육관개편과 레이드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업데이트 이후 첫날은 '34렙 인데도 레이드를 못해?'라고 생각하며 나이언틱을 욕하기도 했고, '1업만 더 할 걸'이라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다음날 레이드 제한이 내려가고 첫 레이드를 하고, 인벤분들의 레이드 후기를 보며, 제가 내린 결론은 '돌딱구리6마리 땅코뿌리6마리 괴력몬6마리 신솔나시3마리'였습니다.

근 이틀동안 댓글에 '돌딱구리 땅코뿌리 괴력몬 6마리'를 앵무새처럼 달고 다녔고, 어제 오늘 돌딱구리3마리 땅코뿌리2마리 신솔나시2마리를 만들고 강화했습니다.

레이드의 편의를 위해서 포켓몬의 이름을 '돌돌c28' 땅땅b30' 이런식으로 정리하고나니, 뭔가 로봇공장 공장장이 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포켓몬 1세대 아재의 쓸대없는 감정이입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가끔 스쿼드를 인벤에 올리면, '애정이 느껴집니다'라는 얘기를 들었고, 미련하게 애정캐에 모래를 부었던 제가, 좋게 말해 포고를 즐기는 방식이 바뀌었다라고 할까요?

혹자는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하나 하면서 소설을 쓰네', 게임하면서 감정이입 오지네'

맞습니다. 애정이 있다보니 스스로가 서글퍼지는 하루였습니다.

단지 포켓몬 자체를 좋아하던 소년이, 이제는 이기기위한 도구로만 포켓몬을 생각하는 아재가된 것이 어색하고 씁쓸하고, 이상하네요.

아마 포켓몬스터가 tv로 방영될때, 그걸을 보고 내용을 이해 할 수 있던 마지막 나이대가 저의 나이대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벤에서 아이의 아버지가 된 형님들, 30대 40대 형님들을 보며, 같은 세대?의 동질감을 느끼며 즐겼던 것 같습니다.

어제 오늘은 제가 몇 안되게 포고를 즐기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은 없습니다...

혹시나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