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게임만으론 와우의 스토리를 다 경험하는 게 불가능한 수준이 되었는데 이 부분을 바꿀 계획은 있나?

A. 긴 시간 동안 확실히 와우엔 어마어마하게 많은 양의 컨텐츠가 쌓이게 되었다. 그걸 잘 조율해 보려고 최선을 다했고, 크로미의 시간은 원하는 확장팩 하나에라도 집중할 수 있게 도입한 것인데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컨텐츠를 삭제할 때도 있었지만 그건 우리가 원하는 일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는 웬만하면 남겨두려고 하니까. 대격변 시절엔 블리자드에서 일하지 않아서 왜 그런 결정을 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그건 기존 세계에 있어 가장 큰 변화였을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목표로 하는 건 컨텐츠를 다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 컨텐츠를 어디서 어떻게 즐길 수 있는지도 명확히 만들려고 한다. 이걸 위해 도입된 것 중 하나가 대장정 진행 인터페이스다. 기존 확장팩에는 이런 게 없었지만, 이걸 통해 사람들이 진행 중인 스토리를 이해하기 쉬워졌을 것이다. 결국 이런 부분에서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

Q. 몇몇 사람들의 불만 중 하나는 실바나스의 동기 같은 걸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선 책과 같은 제3의 요소를 찾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스토리 요소를 책에 집어넣는 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용군단에서도 이런 디자인 철학이 유지되나? 용군단에서 기대해볼 수 있는 거로는 무엇이 있나?

A. 그런 방향성 자체는 과거에 결정된 것이기 때문에 나도 뭐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소설을 내는 건 그 방식이 이야기를 전달하기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체마다 강점이 다르다. 게임은 결국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 핵심이다. 여러 시네마틱과 대사가 있긴 하지만 결국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직접 상호작용하는 게 주가 된다. 시네마틱은 특정 감정적인 순간을 담아내기 위해 지금까지 잘 사용되어 왔고.

소설이나 만화 같은 매체는 누군가의 관점과 속마음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 이런 건 게임에서 보여주긴 어렵다. 인물의 독백이나 대사를 우리가 가만히 듣고 있는 상황 정도로 표현할 수 있긴 할 것이고, 몇몇 유저들은 이런 걸 좋아하기는 하지만, 게임을 작위적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Q. 실바나스의 동기 중 큰 비중을 차지했던 건 남동생인 리라스의 존재였지만, 그는 그전까지 게임에 등장한 적이 없었다. 사실 대격변 때를 생각해 보면 그 케른조차도 책에서 죽어버리기도 했고. 게임과 책의 스토리 비중의 밸런스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것인가?

A. 나 또한 책이 게임에서 볼 수 없는 너무 중요한 사건을 담아내는 건 원하지 않는다. 케른의 죽음이나 가로쉬의 재판처럼. 내가 원하는 방식은 책이 이미 게임 속에서 일어난 일에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실바나스 소설은 훌륭했다고 본다. 게임에서 결코 볼 수 없는 과거사와 실바나스의 속마음을 깊이 있게 전달했으니까. 

분명 게임 속에서 그 동기들 중 일부는 더 잘 표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선 앞으로의 스토리텔링에서 교훈으로 삼으려 한다. 용군단에서도 관련 소설이 나오긴 하지만 이번엔 두 확팩을 잇는 연결고리 느낌의 소설은 아닐 것이다. 그냥 특정 순간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소설이 될 것이고, 그걸 읽든 읽지 않든 용군단을 즐기는 덴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Q. 간수는 워크래프트 스토리에 소급되어 추가된 캐릭터였다. 이 결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은 무엇이고,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전개할 생각인가?

A. 예전에 있던 이야기는, 즉 워크래프트 3나 리치 왕의 분노 같은 것들은 지금도 어둠땅을 배제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어둠땅에서 우리는 죽음을 아제로스에 영향을 준 우주적 영향력 중 하나로, 질서나 공허와 같은 힘이 아제로스와 그 역사에 영향을 줬던 방식과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보여주려 했다. 우리가 어둠땅에서 한 건 죽음도 무언가를 원하는 힘이라는 걸 보여준 것이었다. 모든 우주적 힘은 우주에서 지배적인 힘이 되도록 이끌리고 있고, 간수가 제레스 모르티스의 매장터에서 하려고 했던 건 결국 죽음을 우주의 지배적인 힘으로 만들려 했던 것이다. 

우리가 간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스토리에서는 이 우주적 힘들과 우주에서 그들이 갖고 있는 역할을 암시하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어둠땅은 향후 전개될 스토리라인에 많은 연료를 공급해 주었고, 팬들이 추측할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들을 많이 제공해 주었을 것이다.

Q. 확실히 제레스 모르티스만이 아닌 더 많은 제레스가 존재한다거나 하는 언급이 있었다. 워크래프트나 리치 왕 스토리 등을 간수를 배제하고 즐길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어쨌든 간수와 데나트리우스, 나스레짐이 협력해 아제로스의 태동기 이래로 많은 일들이 벌이지게 한 셈이 되었다. 간수를 막게 되기까지 이어진 일들을 생각해 보면, 킬제덴이나 불타는 군단의 작품이라고 생각했던 스토리들이 사실 간수가 한 일이었다. 티탄이 한 일이 아니라 사실 간수였다. 이런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이건 이미 만들어진 스토리를 소급적으로 크게 바꿔버린 것이 아닌가?

A. 간수와 그의 동맹들이 한 일이 과거의 설정을 바꾼 건 아니다. 킬제덴이 한 일을 바꾸게 된 것도 아니고. 그저 다른 힘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다는 걸 보여주었을 뿐이다. 워크래프트 3나 리치 왕의 분노에서 벌어졌던 사건들과 역사는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 그런 것들은 전부 그대로다. 그저 배후에 있는 동기와 역학을 추가시켜 넣었을 뿐이다. 신규 울다만 던전에서 공개된 책들도 마찬가지다. 간수나 다른 죽음의 힘이 티탄을 조종했다거나 하는 내용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그것들은 여전히 별개의 스토리라인이다.

물론 죽음의 영향력이 아제로스에 뿌리내리도록 만들기 위해 군단을 이용한 건 맞다. 간수는 우주를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시 만들기 위해 제레스 모르티스로 아제로스의 힘을 끌어와야 했기 때문이다. 

Q. 제레스 모르티스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거기서 태초의 존재가 몇 번씩이나 언급된다. 그런데 어둠땅 스토리를 보면 진정한 나락 방랑자인 우리에게 차원문이 열리는 등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암시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우리는 태초의 존재가 미리 정해둔 길을 걷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둠땅 스토리가 끝나면서 이제 상관없어진 것인가?

A. 태초의 존재들이 우리 필멸자가 걷는 길을 정확하게 정해둔 것은 아니다. 내 생각에 태초의 존재가 한 일은, 티탄이나 공허 군주 같은 우주적 힘들보다 상위에 있고 그들보다도 먼저 존재한 자들로서 그들이 한 일은, 혹시나 일어날지 모를 일들을 대비해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티탄은 하나의 길과 하나의 구조라는 신념을 대표하고, 공허는 무한한 모든 가능성을 대표한다는 걸 생각해 봐라. 태초의 존재는 그들보다 위쪽에 있는 우주적 존재로서 이 두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 그러니 이 관점들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이다. 

태초의 존재는 우리에게 어둠땅을 남겨둔 채 떠났다. 하지만 어느 한 길을 따른다는 건 아니다. 즉, 언젠가 만약 우주의 흐름이 그들이 예견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된다면, 우주의 운명에 있어 점차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필멸자들이 그 몇몇 도구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거라는 느낌이다. 미리 다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우주 어딘가에 우리가 쓰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를 남겨둔 것이다. 

Q. 하지만 제레스 모르티스의 수호자 등은 예언이 실현되었다는 말을 한다. 예정되어 있던 운명의 나락 방랑자라면서. 정확한 위치에 정확히 필요한 시기에, 코르시아와 나락, 제레스 모르티스에 있던 차원석이 작동하기도 했고. 제레스 모르티스는 발을 들여선 안 될 금단의 영역이었는데도 그랬다. 그런데도 우리는 운명에 따라 정해진 곳에 도착했다는 언급이 나온다.

간수 또한 모든 걸 계획해 두고 있었다. 살게라스가 아제로스를 파괴하지 않을 거란 것도, 그러면서도 아제로스에게 상처를 주긴 할 거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고, 그 피가 그의 계획에 도움이 될 거란 것도 알고 있었다. 즉 스토리가 전개되는 걸 보면 태초의 존재가 모든 걸 정해두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있다는 것이다. 

A. 관점과 신념이라는 요소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오리보스나 코르시아에 있는 따르는 자들, 제레스 모르티스에서 만난 깨달은 자들은 무언가를 믿고 있는 자들이다. 그들은 예언이 됐든 교리가 됐든 무언가를 믿고 있으며,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그것이 실현되기만을 기다려 왔다. 즉, 그들은 자신들의 교리에 맞게 현실을 바라본다는 것이다. 실제 세상에서도 그런 사람들이 있지 않나. 자신의 이론이나 패턴에 맞춰 현실을 보는 경우가. 자신이 생각해 둔 틀에 맞춰 세상을 바라보고 예언이 실현되었다고 느끼는 사람들 말이다. 그것이 정말 진실일지 아니면 특정 캐릭터의 관점일 뿐일지는 앞으로 생각하고 토론해볼 주제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아제로스의 필멸자들의 운명이 미리 정해져 있어서 대본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필멸자와 마법의 존재들을 구분하는 건 자유 의지다. 필멸의 영혼의 고유한 특징인 셈이다. 어둠땅에서 죽음 마법으로 생겨난 존재와 건너온 영혼들은 서로 다르다. 마법의 존재들은 자신이 속한 영향력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그 영향력을 증진시키고, 전파시키고, 우주에서 가장 지배적인 힘으로 만들려는 본능이 있다는 것이다. 필멸자들은 자유 의지를 가지고 운명을 결정할 수 있다. 어떤 길을 걷고 어떤 힘을 받아들일지는 오롯이 그 필멸자들의 몫이다. 그러니 플레이어들은 서로 다른 힘을 다 이용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이다. 필멸자들에게는 마법에 속해 있는 존재들과는 다르게 선택권이 존재하기 때문에.

Q. 자유 의지는 캐릭터 디자인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예언에 짜맞춰 생각하는 거라고 말은 했지만 백문이 불여일견 아닌가. "니가 진짜 나락 방랑자라면 예언에 따라 이 차원문이 열리게 될 것이다." 그런 말을 듣자마자 진짜로 차원문이 열리게 되었다. 게임 자체는 확실히 예정된 운명설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얘기는 너무너무 길어질 것 같으니 일단 넘어가자.

이제 용군단으로 넘어가서, 용군단에서도 태초의 존재의 영향력이 계속 등장하게 되나?

A. 용군단은 다시 아제로스에 확고한 기반을 두고 있는 확장팩이다. 용, 그리고 용과 티탄과의 관계가 핵심 스토리라인이다. 그러니 이번 확장팩은 태초의 존재나 우주적 힘에 뿌리를 두고 있는 확장팩은 아니다. 위상과 그들의 유산, 티탄과의 연결고리에 극도로 집중되어 있다. 에메랄드의 꿈도 그렇고. 그러니 모든 게 다 이 이야기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만들고 싶다. 

우주적인 테마는 여전히 남아있고, 분명히 이후 진행될 스토리라인을 형성하게 되겠지만, 용군단은 위상과 아제로스에 관한 내용이 될 것이다.

Q. 좋다. 용군단은 게임 메커닉만 아니라 스토리라인에서도 매우 훌륭해 보인다. 정말 기대하고 있다. 이제 짧은 질문들을 던져 보겠다.

아제로스는 정말 고대 신들로부터 정화된 것인가?

A. 고대 신으로 현현된 공허의 영향력은 사라지지 않았다. 몇몇 고대 신들을 플레이어들이 직접 처리하긴 했지만, 그건 결국 필멸의 영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고대 신은 필멸의 영역에 속한 존재가 아니다. 우주적 규칙 몇 가지를 바탕으로 추론해 본다면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Q. 용군단으로 넘어가면서 시간이 좀 흘렀는데 평화로운 시기 사이에 몇몇 일들이 일어났다. 로르테마르랑 탈리스라가 결혼했다든지. 포세이큰도 로데론의 역병을 정화할 능력을 얻었었다. 그렇다면 길니아스는? 늑대인간은 길니아스를 되찾게 되는 건가?

A. 그 스토리라인은 잊어 버리지 않았다.

Q. 뭐, 알았다. 다음은 켄타우로스다. 소장판의 아트북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알고 있던 켄타우로스들은 이전에 존재했던, 용의 섬에 있는 켄타우로스의 복제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용의 섬에 있는 켄타우로스들은 어디서 나타난 것인가?

A. 난 그걸 복제판이라고 부르지는 않을 것이다. 켄타우로스는 아제로스의 토착 종족이고, 오랜 시간 존재해 왔다. 칼림도어 초대륙 시절부터 존재했으니까. 용의 섬에서 보게 되는 마루크 켄타우로스들도 과거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켄타우로스처럼 아주 거친 성격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계몽되어 변화를 겪었다. 분쟁에서 벗어나려 했고, 그로 인해 용의 섬에 오게 되었다. 칼림도어에 남아있던 켄타우로스들은 서로를 전멸시킬 때까지 싸웠을 뿐이다. 그들은 결국 칼림도어 중앙에서 소멸해 버려 우리가 볼 수 없었던 것이고, 마루크 켄타우로스만이 명맥을 잇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내용이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켄타우로스 신화를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다.

현재 워크래프트에서 볼 수 있는 칼림도어의 켄타우로스들은 마법을 통해 세계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켄타우로스들은 다시 등장한 종족이란 말이다. 하지만 켄타우로스의 기원은 아제로스의 초기 역사 그 자체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Q. 즉, 초기 켄타우로스가 쭉 그곳에 존재해왔다는 말이군. 테라드라스와 제타르 사이에서 켄타우로스가 태어났다는 게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내용이었다 보니 궁금했었다. 결국 지금 원본이 등장한 셈이다. 그러면 세나리우스와 테라제인은 무관해진 건가? 아제로스의 토착 생명체일 뿐이라는 거니까.

A. 말했지만 기존 스토리라인은 전혀 변경되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켄타우로스들은 아제로스에 다시 등장한 새로운 부족들이다. 마루크를 제외한 고대의 켄타우로스들은 전부 멸종했다. 

Q. 타우렌처럼 언제나 쭉 존재해왔단 것인가?

A. 그렇다. 필멸의 종족들은 태곳적에 처음 등장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해 왔으니까.

Q. 다음으로 넘어가서, 이세라에 관한 내용이 데이터마이닝되었다. 소장판에서도 딸인 메리스라가 아니라 이세라와 래시온의 상징이 있고. 하지만 이세라는 어둠땅에 결속되어 있다. 용군단에서 이세라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A. 용군단에서 전개될 중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딱히 이 시점에서 이세라가 등장한다는 게 비밀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세라의 역할은 달라질 필요가 있다. 이세라는 몽환숲에서 겨울 여왕의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 각성했고, 그로 인해 잠들었다가 꿈에서 다시 나타나는 일반적인 순환을 따라 환생할 수는 없게 되었다. 그 방식대로였다면 이세라는 예전 모습 그대로 아제로스에 돌아올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의 이세라는 겨울 여왕의 힘에, 삶과 죽음에 결속되어 있다. 이 부분이 이세라의 스토리라인이 될 것이며 메리스라도 거기서 맡은 역할이 있을 것이다. 

Q. 지금까지 공개된 것을 보면 용과 질서의 영역이 스토리라인에 등장하는데, 우리가 확장팩에서 보게 될 다른 우주적 힘에 대해 힌트를 줄 수 있나?

A. 말했지만 이번에는 우주적 힘을 깊게 파고들지 않을 것이다. 확실히 티탄에 관한 게 확장팩에 등장하기는 하지만, 그건 용의 역사와 티탄이 너무나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확장팩 초반에 알렉스트라자는 위상의 힘을 되찾을 방법을 찾으려 하는데,  그건 상대가 온힘을 다해야만 무찌를 수 있는 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떠올린 생각이 티르가 없는 지금 어떻게 해야 힘을 되찾을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용의 섬에는 용과 티탄 간의 결속을 상징하는 서약석이 있고, 용군단을 올바른 길로 되돌려 놓으면 그 서약석이 다시 강화되어 위상이 힘을 되찾을 수도 있을 거라는 게 알렉스트라자의 예상이다. 그게 성공할지 아닐지, 다른 무언가가 필요할지는 앞으로 지켜보면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용과 티탄의 관계는 역사에서든 암시된 부분에서든 이번 스토리라인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Q. 키리안과 이탈자의 이야기가 떠오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가 키리안의 편을 들고 데보스를 일찍이 제거하긴 했지만, 결국 이탈자에게도 합당한 명분은 있었다. 용군단에서도 비슷한 전개가 느껴진다. 이에 대해 해줄 수 있는 말이 있나? 그냥 착한 존재인 티탄의 편에 서서 다른 관점은 밀려나 버리고, 우리가 그들을 전부 제거하는 전개가 반복되는 건가?

A. 워크래프트든 다른 매체든, 훌륭한 악역들 중 일부는 이해할 수 있는 동기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현신의 경우, 처음 등장하는 라자게스와 원시술사들에게도 합당한 명분은 있다.  그들의 사상은 용이 다른 외부의 영향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사고에 근간을 두고 있다. 그들은 자유로운 존재여야만 하며 티탄의 마법 등으로 인해 변화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의견의 불일치가 갈등으로, 그리고 전쟁으로 이어졌다. 

누군가를 악역으로 만드는 요소가 꼭 그들이 줄곧 가지고 있던 이데올로기일 필요는 없다. 때로는 그 이데올로기를 위해 벌이는 행동이 문제가 되곤 한다. 현신의 경우에는, 처음엔 이해할 수 있는 이유로 시작된 일이기는 해도 역사가 진행됨에 따라 나쁜 짓들을 했다.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그 과거에 대해 보게 될 것이다. 

결국 현신들이 처음에는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의도로 일을 벌이긴 했어도, 단순히 용의 왕국을 지키는 문제를 넘어 아제로스 전체를 위해서라도 위상들이 맞서 싸워야만 하는 시점까지 와 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