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후줄근한 템을 입은채로 한섭에 복귀한지 2주, 

그래도 나름 오베때부터 해온 경험을 살려 지금까지 흑마로서 가졌어야 할 태도에 대해서 논하고자 글을 썼습니다.

요즘 레이드에서 흑마 딜이 안좋다 좋다로 논쟁하시는 분들 보면 좀 기분이 묘합니다. 

결론은 항상 모두 똑같지 않을까요? 흑마 딜이 안좋은건 아니다. 다만, 타 클래스보다 훨씬 애정을 많이 줘야만 한다는 것뿐. 즉, 제 생각에 흑마는 사랑을 많이 주면 그만큼 되돌아 오는 하는 재미가 있는 클래스라고 봅니다. 

마치 종교광고 같은 서론은 패스하고, 애초에 글에서 다루는 내용이 '흑마로서의 멘탈' 이기때문에, 개인차로 보았을떄 '저건 좀 아니다' 싶은게 있다면 언제든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흑마는 시야가 넓어야 한다.


첫번째로 포지셔닝, 두번째로 도트유지... 흑마가 한가지가 확실하다면 두가지 모두 이룰 수 있습니다.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면 적 팀에 훨씬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전채적인 데미지는 물론이거니와 상황 판단을 조금 더 빠르게 하는 것으로 경기양상도 더욱 쉽게 바꿀수 있습니다.
  
다만, 말이 쉽지 시야를 넓게 가지는게 어디 투기 초보에게 가능이나 한 말이겠냐, 라고 의문하실 것 같아, 저로서 시야를 넓히는 데에 도움을 주었던 팁을 정리하겠습니다.

ⓐ. 포스를 느껴라 청각을 시각으로 전환하라.


이 부분은 파트너 분들이 신경을 써주셔야 하는 부분이고, 고평점은 이것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드시 법사가 얼핏을 쓰는걸 봐야만 법사가 얼핏을 쓴 건 아니죠. 그렇다고 흑마가 할일이 얼마나 되는데 항상 모든 3명의 적을 모니터링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흑마는 물론, 투게라면 모두 숙지하여야 할 것이 콜이고, 이것을 제대로 할 마음이 있다면 파트너분들께 반복해서 특정 쿨의 콜을 요구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파트너와 2대2 할때, 모니터 끄고 헤드셋 만으로 하는 말만 듣고 행동하는 것도 연습한 적이 있지만, 이건 극단적인 예시라고 하더라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대상 전환이 가능하고 심지어 승리조차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대상이 어디에 있다, 대상 피가 얼마다, 막타탐 되겠다 등등, 이런 콜을 해주시면 반드시 상대 피를 보지 않아도, 상대 위치를 보지 않아도, 글라디우스나 투기장 프레임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당이 됩니다.

콜을 하면 도움이 되는 것들 예시
1. 자신의 쿨다운 (죽고, 주잠, 공울, 소환진등)
2. 아군의 쿨다운 확인 (신속 있어? 언제 돌아와?)
3. 타겟 전환 (다음 어춤 쿨에 술사 ㄱㄱ)
4. 힐러의 상태 확인 (힐 따라가냐?)
5. 포지셔닝 위치 확인 (쫓아가도 되냐? 빠질까? 소환진 탈까?)


ⓑ. 애드온은 거들뿐. 


애드온을 사용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의지하는 것은 안좋습니다. 때때로 애드온이 박살나거나 안먹힐 때가 있는데, 그때 실력의 변화가 있다면 그건 좀 심각하게 에러겠지요. 

애드온을 의지하는 것은, 개인의 실력을 늘리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처음 수학을 공부하는데 미적분을 유치원생에게 갖다준다고 뭐 느는게 있는건 아닙니다. 모든 것은 기초부터, 갑자기 다급하게 고수가 되겠다면서 아무 경험도 없는채로 달려들기엔 흑마라는 직업이 쉽지가 못합니다. 

애드온은 공포의 점감, 도트의 리필 상황등을 전채적으로 모니터링 해주니, 이것을 참고로 감으로 익혀두셨다가 나중에는 애드온이 없는 상태로 플레이 하는 것도 연습하시면 확실히 늘어있는 자신을 볼 수 있습니다.

추천 애드온 목록
Gladius
DiminishingReturns
Forte


ⓒ. 눈 앞의 밀리는 벽이 아니다.
  
정말로 수많은 흑마분들이 여기에서 꼬이시는데, 밀리가 붙었다고 너무 심하게 패닉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눈 앞의 밀리는 벽이 아닙니다. 벽 너머를 보도록 하세요. 아무리 아파도 힐러가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없다고 생각하고 하던 일 하시면 됩니다. 밀리 붙었다고 쓸데없이 이리저리 무빙하면서 글쿨 낭비하시거나 아예 글쿨을 사용하지 않으시면, 그야말로 밀리가 의도하는데로 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냉정하게, A에서 말씀드렸듯이 힐러분과 대화를 해서 피통을 마음속으로 보시되 진짜 피통을 보고 공황에 빠지시면 안됩니다. 힐러분이 '힘들다, 빠져' 라거나 메즈콜을 해주시면 바로 소환진 타고 빠지시면 그만입니다.

악갑 킨 흑마만치 잘 안죽는 클래스 많이 없습니다. 


ⓓ. 상대의 포지셔닝의 의도를 생각하라.

기둥 뒤를 타고 돌진해오지 않는다 = 아직 전략을 짜고 있다 or 수비적으로 플레이 하고 있다, 등의 추측론입니다.

더욱 깊이 생각하면, '어라... 죽징사인데 왜 안달려 들지? 뭔가 이상한데... 혹시-' 라고 시작하게 되어,

'아, 징기 피가 이상하게 낮네.' - > "도적님, 징기가 피 거진데, 바로 사제 절치고 징기 물고 ㄱㄱ"

이런 류도 있고, 혹은 '아까 이렇게 플레이하는 팀이 있었지... 흑마한테 한대도 안맞으려고 기둥만 쳐도는 팀이...' ->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도 제대로된 딜은 못뽑으니까 소환진은 힐러분 근처 뒤에다 깔아놓고 중앙에서 아웃플레이 해야지'

이렇게 전개도 할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경험에 의지하는 것이 크니, 여기에 대해서는 다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2. 글쿨은 항상 돌아가고 있어야 한다.


밀리가 치고 있던, 상대가 기둥을 돌던, 글쿨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생각하고 연구해야 합니다. 잘하는 흑마일수록 이 글쿨을 낭비하지 않으며, 중수에서 고수로 넘어갈때 가장 애먹는 부분이 여기인데, 이유는 다름이 아닌 '훼이크' 때문입니다.

훼이크는 이론적으로는 간단할지 몰라도, 경험과 상대방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대충의 이론은 '상대가 차단을 엉뚱한 데에 낭비하기 위한 정신싸움' 이지만, 요즘에는 훼이크가 캐스터로서의 필수 스킬이 되버린지라 대부분 훼이크에 대한 대비가 조금이라도 되어 있어 전보다 훼이크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경험을 살려 계속해서 훼이크를 하며, 끊임없이 캐스팅 하는 것을 연습해야 합니다. 어떻게든 불고라도 넣고나면 지불로 드리볼하며 그 불고를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도 반드시 연습해야 합니다.




3. 상대가 해재를 너무 해댄다? 어디서 감히.


상대가 도트를 계속 풀어데서 딜로스가 나는 경우, 계속 딜러만 까지 말고 아군 딜러분과 상의하여 "다음 번에 또 불고 해재되면 빠르게 힐러 갈기죠" 이런식으로 대화를 하고 미리 대비합시다. 

힐러에게 한번 지옥을 보여주면, 다음에는 그렇게 마음대로 해재 못합니다.




4. PvP 딜 사이클? 그게 뭥미 먹는겅미?


PvP 흑마에게... 특히 투기 고흑에게 딜사이클 같은건 없습니다

도적을 한번이라도 잠행으로 플레이 해보신 분은 이해하실 만회+난도 유지는 투기 고흑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도트를 한번 걸고 계속해서 리필해주며, 상황에 따라 언어의 저주, 유령 출몰, 생명력 흡수등을 사용하는 것이 딜사이클이지, 정해진 딜사이클 같은 것은 의미도 없을 뿐더러 괜히 딜로스가 납니다.

상대는 플레이어인고로, 패치워크처럼 멍청하게 맞아만 줄 리가 없으니까요.

PvP에서 기억해두셔야 할 것은, 

레이드가 딜사이클을 어떻게 굴리냐, 쿨다운을 어느 타이밍에 굴리냐- 라면,
PvP는 딜을 굴릴 타이밍을 어떻게 만드느냐, 쿨다운을 어떻게 사용해서 그 타이밍을 만드냐 - 입니다.




5. 패배또한 승리의 거름이 된다.


투기장에서 잘 하다가 연패할 때의 기분을 이해하실 겁니다. 모두 한번 쯤은 겪는 그 '침묵기'도 아실 분은 다 아시겠죠. 

초반에는 져도 왜 졌는지 제대로 냉정하게 생각하던 마음이, 연패를 하게 되면 자신감도 잃게 되고 파트너에 대한 신뢰도 잃게 됩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냐-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컴퓨터로 와우를 하고 있다고 해도, 마이크 너머에서 음성을 듣는 것은 또 하나의 사람입니다. 

패배 시, 냉정하게 상황을 다시 둘러보고 어떤 쿨을 사용했고, 언제 사용했는지, 쿨이 겹치지는 않았는지, 상대가 어떤 전략을 썼고, 어떻게 대처할수 있는지 반드시 이야기를 해야합니다. 

패배 시 정리해야 할 것들 Tip
1. 어떤 쿨다운을 사용했는가?
2. 언제 쿨다운을 사용했는가?
3. 상대가 무슨 쿨다운을 사용했는가?
4. 언제 쿨다운을 사용했는가?
5. 어떻게 그 쿨다운을 막을수 있는가? (*카드플레이)
6. 상대가 어떤 포지셔닝을 하고 있었는가?
7. 이외에, 다른 패인으로 내가 잘못한 것은 무엇인가?


(*카드 플레이란? 상대의 쿨다운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자신의 쿨다운으로 막을 수 있고, 자신의 쿨다운이 어떻게 하면 막히지 않을 수 있는가등의 논리입니다. 쉽게, 레이드에서 각 보스당 어떤 타이밍에 무슨 쿨을 뽑으면 가장 효율적일지 연구할 때와 비슷하지만 조금 더 심화됬고 변수가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절대로, 절대로! 파트너분과 말싸움 시작하면 안됩니다. 언성 높이는건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사람으로서의 배려까지 잃어버리면 결국 상대와 싸움을 벌이는게 아니고 아군과 싸움을 벌이게 됩니다. 

그렇다고 무시당하는 건 더욱 안됩니다. 상대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이 드실때는, 객관적인 사실만을 받아들이되 너무 주관적인 감정에 치우치거나 답이 안나올 정도로 불분명한 경우, 파트너분에게 자제를 요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시 : 아 흑마님 또 너무 잘 죽으시네. <- 흔하게 듣는 소리일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너무 구채적이지가 않습니다. 왜 자신이 죽었는지 분명하게 물어봐야 할 필요가 있고, 힐러분에게 무슨 쿨을 사용했으며, 어쩔때 위험하냐고 반드시 물어봐야 합니다. 이걸 감정적으로 '아 니가 힐을 못해서 ㅅㅂ' 이런식으로 대응했다간 그냥 쫑납니다.

패배시, 반드시 자신 때문에 패배했다고 생각하고 항상 '아 다음 판에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 라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심지어 와우를 처음 하는 분들과 해도 마찬가지고, 이유는 단 한가지, 그 누구도 완벽한 플레이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대처법이란, 대처법을 찾는 자에게만 가는 법입니다.




6. 조급해 하지 않는다.


2:2를 딜힐로 해보셨다면 이 부분은 이미 해탈의 경지에 있으셔야 합니다. 상대가 뒤로 빠진다면 빠지는지 반드시 이해하고 나서 쫓는 습관을 가져야 합니다. 함정일 가능성이 무한한데다, 2:2와는 다르게 단 한번 실수로 좇아갔다가 끔살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역으로, 아무리 절망스러운 경우라도 (예: 우리편 힐러 0~10% 마나, 상대편 90~100% 마나) 이길 수 있는게 3:3 입니다. 2:2라면 이 경우 거의 졌다고 보기 쉽지만, 3:3은 3번째의 파트너가 수많은 가능성을 부여함으로 끝까지 포기하면 안됩니다. 

예로, 힐러 마나가 마르면 대부분은 그 힐러를 까서 마무리하려고 하거나, 힐러를 무시하고 딜러를 빨리 끔살내려고 하는데, 이 단계에서 상대편은 대부분 이성을 잃고 막타를 치려고 듭니다.

이 점을 이용해서, 적의 힐러가 보지 못하는 교묘한 각도로 적을 끌어내어 끔살을 시도한다거나, 이때 힐러가 기둥 뒤로 힐을 하러 들어올때 힐러로 급전환하여 힐러를 끔살낸다거나 하는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사실! 절대로 포기하면 안됩니다.

2:2가 축구같다면, 3:3은 야구입니다. 아무리 상대편에 말리고 있었더라도 단 한번이라도 흐름을 바꾸면 이길 수 있습니다. 




7. 영혼의 파트너란 만들어지는 것이다.


어쩌다 운이 좋아 정말로 마음이 맞고 실력도 좋은 분과 투기장을 뛰더라도 말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흔한데, 대부분의 경우는 절대로 그렇게 순조롭지도 않습니다.

무조건 파트너를 믿고, 이기면 파트너의 덕분이며, 지면 자신 때문이라는 식의 생각을 하시면 존경받는 흑마가 됩니다. 

그것은 자신이 올시즌 검투사라도 마찬가지이며, 같이 뛰는 사람이 투기장 초짜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트너 탓해서 뭘 합니까? 결국 그 사람의 영혼속으로 빙의해서 대신 플레이 할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어떻게 더 잘해서 이길수 있을까, 를 연구하도록 합시다. 강조하지 않아도 자신 때문에 졌다고 하면 파트너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똑같은 실수를 할 경우, 냉정하게 사실만을 지적할 필요는 있겠지요.

시작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결국 믿고 따라주는 사람이 있다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제가 시즌3 검투사를 달았을 때에는 pvp에 완전히 무관심한 분이셨고, 서로 말싸움도 많이 했지만 결국 서로 믿고 지탱하다보니 검투사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정리하려다 보니, 미쳐 정리하지 못한 것이 남은 것 같은 찝찝한 마음과, 너무 글을 길게 쓰지 않았나 하는 걱정이 같이 듭니다. 

요즘들어 그나마 흑마분들이 시즌10보다는 자주 보이는 것 같지만, 레이드도 PvP도 쉽게 되지 않아 모두 가슴앓이를 하는것 같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보려고 이런 글을 써봤습니다. 

비록 뻘글이지만 도움이 되셨으면 하고, 저는 햇빛을 무서워 하는고로 현시각 오전 7시 00분에 자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