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큐 논란으로 어수선한 와중에 매니아칼럼 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써봅니다.
평타형 원딜에 대해서 평소에 생각해온 몇 가지 통찰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저는 botAD게시판에서 주로 원딜 관련 코멘트를 하던 원딜유저 물가루라고 합니다.
제 전적은 시즌5 마스터티어, 시즌6 마스터티어이고,
시즌5때는 졸렬한 베인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적이 있습니다.
(둘은 다른 계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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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롤을 시작한 시즌2부터 평타형 원딜에 대해서 쭉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시즌6으로 넘어오는 시즌6 프리시즌패치(5.22)를 기점으로 이 게임에서 (원거리)평타와 관련된 많은 내용들이 바뀌었습니다.




간단히 리뷰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하는 5.22패치中 평타와 관련된 중요한 변경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1. (원거리딜러들의) 전체적인 AD수치 하향 / 치명율 상향

원거리딜러 챔피언들과 AD암살자/전사 챔피언들은 이전 시즌들에서 많은 아이템들을 공유했습니다.
가령 시즌5까지는 제드도 피바라기를 가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고, 원거리딜러들도 최후의속삭임을 올렸죠.
하지만 시즌6부터는 암살자/전사들과 원거리딜러들의 아이템들을 분리해서
원거리딜러들은 AD수치는 낮지만 높은 치명율을 통해서 지속데미지를 낼 수 있게 하고,

암살자/전사와 같은 캐스터형 챔피언들은 치명율이 없는 대신 높은 AD수치와 고정방어관통으로 스킬딜링을 할 수 잇게 아이템들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면,
5.22패치노트의 아이템밸런싱 중 선별적인 발췌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Infinity Edge(무한의 대검) : AD80→AD65, 3800g→3600g


The Bloodthirster(피바라기) : AD80→AD75, 3500g→3700g


Cloak of Agility(민첩성의 망토) : crit chance15%→crit chance20%, 730g→800g


Zeal(열정의 검) : crit chance10%→crit chance20%


위 아이템들을 보면 ad수치가 떨어진 대신에 치명율이 상향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코멘트하자면 예전 시즌들에 고질적으로 플레이어들의 게임수준이 높아지면서 초중반부터 강한 스킬딜링형 원딜들이 평타딜링형 원딜들을 몰아내고 있었습니다.

루시안과 코르키가 너무 세서 도무지 베인을 할 엄두를 못 냈달까요?

그런 점에서 이렇게 스킬을 강화시키는 AD수치를 낮추고 평타형원딜들의 딜링을 도와주는 치명율을 높이는 변경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라이엇의 이런 변경은 실패했습니다. 이유는 아래서 살펴볼 수 있겠지만 평타형 원딜들의 평타제약 때문입니다)





아이템 측면 이외에서도 기본스텟이나 특성 등의 면에서도 원거리딜러들의 AD수치는 하락했습니다.
기본스텟 쪽에서는 원거리딜러들의 1레벨AD는 상향되었지만 18레벨AD는 크게 하향되었고 이는 다음 패치노트 원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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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거리 딜러 챔피언들이 6개의 아이템을 모두 갖추는 게임 후반 시점의 화력을 미리 조정하기 위해 기본 능력치를 조정합니다. 이제 레벨에 대한 의존도가 줄어드는 대신 (초반 전투가 더 편해지겠죠) 게임 후반에 최고의 효율을 내려면 예전처럼 아이템에 크게 기대야 할 것입니다.

아래 챔피언들의 기본 공격력이 +5.42씩 증가하며, 레벨당 0.59씩 감소하여 18레벨 공격력이 10 감소하게 됩니다. 루시안과 베인은 특별한 경우라 약간 다르게 조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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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 면에서는 1레벨부터 공격력을 +4 시켜주는 무술연마 특성이 삭제되었고,
레벨당 AD를 올려주는 특성은 '타고난 재능'으로 옮겨갔지만 대체적인 특성인 흡혈귀가 우선적으로 선택되면서
결과적으로 중-후반타이밍 원딜들의 ad수치는 크게 낮아졌습니다.







2. 원거리딜러 챔피언들의 평타 차별화


5.22패치노트 원문을 보면 다음과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 
원거리 딜러 업데이트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각 챔피언마다 선택될 때 자신만의 이유가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해당 챔피언을 플레이하는 입장뿐 아니라, 같은 팀에서도 상대하는 팀에서도 챔피언에 따라 게임이 달라지는 개성을 부여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각 챔피언의 강점을 강조하거나, 새로운 특기를 부여했습니다. 루시안과 그레이브즈 사이에서 고민할 때, 단순 피해량 말고도 다른 이유로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죠. 또한 각 원거리 딜러들의 기본 공격 자체를 차별화하고자 했습니다. 원거리 딜러는 기본 공격이 핵심이니까요.

아아... 이건 재앙과도 같은 패치였습니다.
Lie엇은 이걸로 원거리딜러들의 픽 자체가 전략적인 고민의 결과가 되도록 하길 원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위의 1번의 변경과 완전히 상충되면서 원거리딜러들 사이에서 밸런싱이 크게 실패한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 사실 제가 중점적으로 말하고 싶은 내용은 이 부분입니다.




원거리딜러들의 평타가 차별화되는 것 자체는 이해하겠지만, 원거리딜러들의 평타를 '차별화'하면서 라이엇은 원거리딜러들의 각 평타 자체를 너프했습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5.22패치 이후 

Jinx(징크스)는 이제 로켓폼으로 공격할 때 총 공격속도가 15%감소하게 되었습니다.

Miss Fortune(미스 포츈)은 새로운 대상을 공격할 때마다 총 공격력의 50%~100%에 달하는 커다란 추가데미지를 줍니다. 하지만, 18레벨 공격력은 100.54에서 63이 되었지요(....)

Vayne(베인)은 은화살로 탱커를 분쇄하는데 가장 좋은 픽이 되었습니다. 적 최대체력의 12%에 달하는 은화살 데미지를 주지만.... 18레벨 공격력은 105.71에서 85.1이 되었습니다.

Caitlyn(케이틀린)은 덫 변경이나 헤드샷 변경같은 재미있는 요소들을 많이 추가했지만, 공격속도 스텟을 올릴 때 오직 90%만 적용받게 되었습니다.




기본공격을 차별화시키면서 원거리딜러들의 평타공격에 제약을 하나씩 가했고(징크스의 캐논폼 공격속도, 미포의 형편없는 기본공격력, 베인의 낮은 기본공격력, 케틀의 추가공속의 90%적용, 칼리스타의 총공격력의 90%적용 등) 

이는 결과적으로 이러한 평타공격에 제약이 추가되지 않은 원거리딜러형 챔피언들의 큰 간접버프로 작용했습니다.

왜 루시안이 시즌 초반에 그렇게 엄청나게 강력하고, 시즌 중반 이후에도 거듭된 너프를 받았지만 계속 강력할까요?
왜 트위치는 시즌6이 넘어오면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이에 승률 1위인 원딜챔피언이 되었을까요?
왜 시비르와 애쉬가 최근 프로씬에서 크게 주목받고 있을까요?


모두 결과는 한 가지를 가리킵니다.
위 챔피언들만 '치명타를 이용한 평타딜링을 하면서', 기본공격에 제약이 추가되지 않았기 때문이죠.
(이즈리얼이나 코그모 같은 경우에는 치명율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논외로 합니다)











이상의 두 가지 변경점들을 통해서 원거리딜러들 간의 밸런싱이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약하자면, 원거리딜러들의 아이템선택은 오직 치명율을 이용한 평타지속딜만을 지원합니다.

Draven(드레이븐)과 같은 '치명율이 딱히 필요없는' 평타딜은 지원하지 않습니다.
(드븐의 Q가 치명율과 시너지를 내지 않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음)

Varus(바루스)와 같은 강한 스킬딜링을 위한 원거리딜러의 아이템은 없습니다 이제.
드락/멜모셔스/요우무와 같은 AD캐스팅 암살자같은 아이템선택을 하면서 미드에서 살 수는 있겠지만,
원거리딜러로 저런 템선택을 하기에는 지속딜 면에서 (예전 시즌들보다도 더)많은 포기를 강요받죠.

차라리 바루스같이 '스킬딜'을 강하게 넣어야만 하는 원딜을 선택하느니,
애쉬같이 유틸을 주는 스킬을 활용하면서, 치명율을 100% 활용한 평타딜링이 되는 캐릭터를 하는 것이 낫죠.






지금은 바야흐로 유틸형-평타캐리의 시대입니다.
원거리딜러 챔피언들 중 Ashe(애쉬)와 Sivir(시비르)는 LCK기준으로 가장 높은 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챔피언의 공통점은요?

(1)활용성이 뛰어난 유틸형 스킬들로 게임중반까지는 팀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고
    (스킬의 위력이 AD수치와 무관하게 결정됨)
(2)높은 치명율 아이템빌드를 활용할 수 있을만큼 평타캐리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고
(3)그러면서도 그러한 평타에 제약(constraint)이 붙지 않았습니다.


넓은 의미로 보면 Jhin(진)도 평타가 독특한 방식으로 작용할 뿐, 애쉬나 시비르의 특성을 모두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 상상력을 발휘해 볼까요?
앞으로는 큰 변경이 되지 않는 이상 Twitch(트위치)가 롤챔스에서 활약할 차례입니다.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하면서, 애쉬/시비르/진 같은 챔피언들보다 후반캐리력이 더 좋거든요.


실제로 마스터티어의 최근 한달간 트위치의 승률은 말이 안되게 높습니다.
(KR서버, 마스터티어 최근 한 달간 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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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금의 원딜챔피언간 밸런싱에 대한 제 생각은,
이러한 불균형을 라이엇이 의도했다고 보이지는 않습니다.
평타캐리형 챔피언들 중에 평타에 constraint가 붙은 챔피언과 그렇지 않은 챔피언 사이에 어떤 기준을 식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원딜챔피언간 밸런싱을 평준화시키려면 많은 변경이 필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밸런싱을 정교화 하는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특성과 아이템의 선택폭을 더 다양화하고,
그 다양화된 선택들 간의 밸런싱을 더 정교하게 하는 것입니다.

특히, '다양화된 선택'이 꼭 필요합니다. 
지금은 선택의 폭이 충분히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 주어진 선택지(치명율을 이용한 평타딜링)에 특히 잘 맞는 몇몇 챔피언은 크게 하향시키고,

주어진 선택지와 어울리지 않는 챔피언은 스텟 자체를 버프시켜주는 등 일시적인 밸런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챔피언들 간 근본적인 밸런싱을 해주진 않죠.


아무튼.. 그렇습니다.
이제 다음 차례는 트위치입니다.
기대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