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10월 27일은 故 신해철님의 12주기입니다.
검은사막을 오래하신 분들이라면 이맘때쯤 등장하는 '마왕의 상'을 한 번쯤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검은사막이 왜 신해철을 추모하는지, 어떤 인연이 있는지는 모르시는 분들도 꽤 계실 것 같더군요.
저도 오늘은 마왕의 음악을 들을 겸, 그 이야기를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 시작은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광고
인연은 2018년 검은사막 모바일 광고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광고에 신해철의 '니가 진짜 원하는 게 뭐야'가 사용됐는데요.
이를 계기로 펄어비스는 신해철의 유족이 설립한 넥스트 유나이티드(N.EX.T United)와 인연을 맺게 됩니다.
그런데 그게 단순한 광고 음악 사용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펄어비스는 신해철이 남긴 미공개 음원과 음성 데이터를 복원하는 작업에도 참여했고,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인 '고스트 터치(Ghost Touch)'의 공동 제작에도 참여했습니다.
게임 회사가 한 음악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탠 셈이죠.
■ 그리고 2019년, 검은사막에 마왕의 상이 세워집니다.
2019년 10월, 신해철의 5주기를 맞아 세렌디아 지역 '왕의 숲'에 마왕의 상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동상 근처에 가면 신해철의 목소리로 '민물장어의 꿈', '일상으로의 초대' 같은 노래를 들을 수 있었죠.
2020년에는 벨리아 마을 파트리지오 근처 언덕에도 마왕의 상이 세워졌습니다.
게다가 펄어비스 오디오실에서는 신해철의 목소리에 검은사막 특유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힌 헌정곡도 만들었습니다.
민물장어의 꿈 (PearlAbyss Tribute Ver.)
해에게서 소년에게 (PearlAbyss Tribute Ver.)
일상으로의 초대 (PearlAbyss Tribute Ver.)
원곡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어서 한 번쯤 들어보실 만합니다.

■ 2024년에는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신해철의 10주기였던 2024년에는 마왕의 상도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1990년대 N.EX.T 활동 시절의 젊은 모습을 담았다고 하네요.
헌정곡들도 새롭게 편곡됐고, 게임 내 주크박스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로도 공개됐습니다.
검은사막 10주년 기념곡인 '모험가에게' 역시 신해철의 '그대에게'를 오마주한 곡입니다.
이렇게 보면 검은사막과 신해철의 인연도 참 오래됐네요.

■ 마왕의 상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그동안 마왕의 상이 등장했던 곳은 다음 두 곳입니다.
1. 벨리아 마을
2. 하이델 인근
동상이 등장하는 이벤트 기간에는 가까이에서 헌정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이벤트입니다.
사실 이런 이벤트를 보고 누군가는 '이게 뭐라고', '게임에서 굳이 이런 것까지 해야 하나', '쓸데없는 짓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뭐, 사람마다 생각은 다르니까요. ㅎㅎ
그런데 저는 이 이벤트가 참 좋습니다.
이맘 때쯤 마왕의 상이 세워지곤 했는데, 그때마다 일부러 찾아갔습니다.
동상 앞에 캐릭터를 세워놓고 한참 동안 노래를 듣곤 했죠.
딱히 뭘 얻는 것도 아니고,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그냥 노래를 듣고 있으면 예전에 그 음악을 듣던 시절도 떠오르고, 이런저런 기억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게임 안에서 잠깐이나마 옛 추억에 잠길 수 있다는 게 저는 참 좋더군요.
검은사막이 이런 이벤트를 계속 이어가 주는 것도 개인적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임이라는 게 꼭 사냥하고, 은화 벌고, 장비 강화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니까요.
누군가에게는 잠시 멈춰서 음악을 듣는 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으니..
올해 마왕의 상이 다시 세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앞에 캐릭터를 세워놓고, 예전처럼 한참 동안 음악을 듣고 싶네요.
■ 음악도 한번 들어보세요.
펄어비스 공식 사운드클라우드에서 검은사막 OST와 신해철 헌정 음악을 찾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soundcloud.com/pearlabyss
개인적으로는 '민물장어의 꿈'을 추천합니다.
조용히 듣고 있으면 참 여러 생각이 드는 곡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