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옌의 의지를 잇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는 않았다마는
고 녹색 대검으로 고옌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았다네.

하지만 어느새 2억 가까운 돈을 쓰며 42/37/36 스택을 쌓다 보니,
어느새 내 자신은 소산에서 폐지주워 돈 생기는 대로
뾰족한 마권을 시간과의 싸움에서 구매한 뒤
흑정령 경마장에 꼬라박는 엘리언교의 신도가 되어있었다네

어느날
강해지겠다며, 난장이의 힘에 취해 팔을 자른 탄투의 후예가 와서 말하길
"엥? 고녹각성무기? 그게 25스택 스트레이트 강화 아니냐?"
그 말에 나는 부들거리며 내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 고옌의 의지를 잊고
옛 어부시절처럼 15 바레스 장검을 꺼내어
"다시 한 번 대검을 무시하면 내 벨리아 어촌 찍어차기가 날아갈것이다"라고 이성을 잃고 말았다네

그러자 그 친구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고개를 저으며
"그런 낚시대로 뭐하려고? 기껏해야 메기맨 잡을 작살정도나 되겠구만
장행가 장행가 신나는 노래~ 너는 계속 떨어진다~"
하며 괴악하기 그지 없는 오른쪽 팔로 불꽃을 일으키며 가버리더군

또다시 내일 새벽부터 폐지를 줍게되면 만날
소산의 지배자들,
익명성에 기대어 온갖 패악질을 일삼는 엔트의 종자 랜챙들에게
몹이며, 목숨이며, 우리의 긍지높은 검까지 빼앗길 것을 생각하니
잠이 쉽사리 들지 않는다

고옌은 우리의 모습을 하이델 뒷산에서 지켜보고 있을테지만
난 내가 긍지높은 고옌의 전사이지 못하기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기때문에
고개 숙여 오늘도 쿠샤마을의 문턱을 넘는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