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계속 떨어진다-"

쿠샤마을 좁디좁은 1-1번지의 쪽방에서
간만에 마음의 고향인 벨리아로 돌아왔네
본디 어촌의 흔해빠진 어부였던 나였기에
이 곳의 주거지는 한없이 편안한 법이겠네만

느지막한 오후, 노래를 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황금빛 선잠에서
깨었던거지

결코, 고옌의 의지를 저버린 것은 아닐세

단순히 어젯밤 간만에 들린 벨리아의 창고에서
뾰족한 마권을 발견했을뿐이지
그걸 들고 잠재력 경마장에 들어가기 전에
뭇사람들에게 35스택이면 어떨까하고
말을 건넸을 뿐이지. 그래

병사의 무덤에서 만났던 고옌의 기사가 갑자기 떠오르더군
"의지를 잇는한 수치스럽지 말아야 할 것이오"
그 말을 어떻게 이해하여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우리의 몫이네만,
어째선지 스택 영수증은 나만의 몫인 것만 같네
우리들은 같은 고옌의 의지를 계승하는 자들일텐데

아마, 내 스스로 나는 천하디 천한 어부일 것이다
아무리 멋진 펄갑주를 뒤집어 쓴다한들
내 평생 15그루닐을 입은채 나룻배에 의지하여
근해를 떠도는 어부일 것이다하고 생각한거겠지

자네라면 아마도 이 선잠에서 깬 내 이야기를
알아주겠네만, 그래

내일은 다시 폐지를 주으러 가야겠네
자네와 함께, 자네들의 마음과 함께일텐데도
늦은 오후, 벨리아의 바다바람이 부패의 땅처럼
습하고 무거운 것을 왜일까하고 생각해본다네

창이 없기 때문이겠지
창이 있는 집을 구해야겠네
그렇게 생각하는 와중, 석양만이
벨리아를 감싸안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