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2가 애석하게도 밸런싱이 썩 잘 된 게임은 아닌데다
기본적으로 돈 대신 시간을 넣고 돌리는 빠찡코라 해도 무방할 게임이다보니
아무래도 최적화된 빌드와 선호되는 캐릭터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 까닭에 레거시에서 레저렉션으로 오면서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은 룬워드가 있었으니
바로 룬워드 스톤(돌) 입니다

옛날에는 버그큐빙을 통해 추가 디펜뻥튀기가 가능했기에 조금이라도 디펜을 끌어오려고 썼던 룬워드지만
벅큐빙이 사라진 지금은 어스름이나 배신에 밀려서 가성비라기도 뭣한 애매한 룬워드가 됐죠



하지만 이 애물딴지 룬워드도 나름의 장점은 분명 있습니다
다만 인기 캐릭터의 인기 세팅에 어울리지 않을 뿐이죠
때문에 스톤 룬워드를 제대로 활용해 보려면 우선 몇 가지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습니다


1. 디펜 높은 룬워드니까 근접용병에 쓴다?

가장 잘못된 판단입니다. 일단 디아블로2의 디펜스 시스템은 방어력이 아니라 회피율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높은 디펜을 갖춰준다 해도 용병이 모든 공격을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한데다
테러존 추가 이후로 몹 레벨까지 올라서 더더욱 회피세팅은 불가능해졌습니다
때문에 용병세팅은 어느 정도의 공격력과 라흡을 확보하는 것을 통해서
맞아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 주는 게 기본이죠

하지만 스톤 룬워드는 오히려 다른 방식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공격속도나 공격력 등 라흡에 보탬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죠
패힛이 높아 반격에 유리할까 싶지만 막상 써보면 별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그럼 어디다 써야 할까요? 답은 원거리형 용병, 즉 1,3막 용병입니다

기본적으로 액트 1과 액트 3의 용병 AI는 공격도중 몹이 접근하면 거리를 벌리며 도망갑니다
다시 말해 맞을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죠
때문에 스톤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인 배신의 경우 사용하기가 무척 애매해집니다
반면 도망치는 AI의 특성상 스톤의 높은 디펜과 패힛은 상당히 유의미해지죠
어쩌다 한 번 가격당할 때 피해를 입을 확률이 가장 낮은 데다
좀 맞더라도 얼른 자세를 회복해서 도망가기 때문에
가뜩이나 맞는 일이 적은 두 용병이 더더욱 잘 살아남게 됩니다

2. 공격력이 이미 확보된 세팅에서 방어 몰빵으로 쓴다?

흔히 스톤을 인내에서 공격력만 떼어낸 하위호환이라고 하는 경우가 잦은데,
대개 그렇듯 나X위키발 잘못된 정보라고 보시면 되지 싶습니다
스톤은 인내와는 완전히 다른 용처를 갖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스톤이 빛을 발하는 것은 공격력이 거의 전무한 세팅의 경우입니다.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사례로는 긍지(프라이드) 룬워드를 쓰는 용병이 있죠
라흡이라는게 사실상 불가능한 무기이기 때문에
키라(유닉티아라)+스톤으로 높은 디펜과 레지를 깔아주거나
착란+스톤으로 생존확률을 극대화해주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어스름으로도 가능한 세팅이겠습니다만
사실 이쯤 되면 룸룬 하나 더 들어가는 거야 일도 아닌 데다
디펜차이가 꽤 나기 때문에 체감이 있습니다

3. 스톤을 가장 유리하게 쓸 수 있는 캐릭터?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캐릭터는 화염드루였습니다. 
본체 공격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용병 공격력에 의지해야 할 필요가 없으며
소환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용병이 많이 맞으면서 버티기보다는
어쩌다 한 번 공격당할 때 피격되지 않도록 세팅해주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아마겟돈 적중을 위해 사용하는 홀프세팅과도 궁합이 좋습니다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조폭네크의 경우 말이 조폭이지 
용병 공격력에 거의 온전히 의지하기 때문에 스톤을 쓰기 어렵습니다)

다음으로 괜찮았던 캐릭터는 라스마(혹은 파괴참 자벨마)입니다
용병의 공격력이 사실상 별 의미가 없고 파낙셔틀로나 쓰게 되는데
1에서 이야기했던 회피형 세팅에 스톤이 가장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배신을 입혀서 공속을 끌어올려봤자 별로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다
이제 파괴참이 나와서 더더욱 용병의 공격력이 의미가 없어진 케이스입니다
같은 원리로 햄딘의 통찰셔틀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취향이지만, 소서리스가 쓰기에도 꽤나 괜찮았습니다
보통은 통찰용병에 기도오라를 쓰는 게 일반적이지만
풀템세팅이 된 사신노바나 불사조를 낀 고급세팅이 아닌 이상
패캐를 한프레임 내리고 뱀파장을 쓸 경우 사냥 피로도가 굉장히 낮아지는데요
이 경우 기도오라의 회복량에 기댈 필요가 별로 없어지므로
용병 오라를 디파이언스를 써서 깨알 방어력을 챙기는 게 꽤나 괜찮았습니다
파이어소서의 경우에는 홀프를 쓰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지만
콜드소서의 경우 딱히 필요가 없으니까요
디파이언스 오라를 쓸 경우 스톤의 높은 방어력과 시너지가 생겨서
2막 통찰용병에 스톤을 입혔을 경우 의외로 자주 죽었던 문제가 해결됩니다

아울러 긍지용병의 경우에는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구요.


솔직히 굳이 일부러 만들어서 쓰기엔 역시나 어딘가 애매한 룬워드인 게 사실이긴 하지만
높은 디펜숫자를 만들어서 기분도 좀 내 보고
또 남들이 잘 안 쓰는 템을 한 번쯤 만들어보고 싶다면
의외로 이리저리 용처가 보이는 룬워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