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소 리메이크 후에도 계속 교감을 했다.
작년 9월경에 궁금증이 생겨 상소 세팅을 재미로 해줬고,
하브 4관문 (현 하브 3관) 에서 잔혈40%를 먹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상소에 좀 더 관심이 가게 되었다.

그렇게 작년 12월쯤이었나 상소에 호기심이 생겼다.
이유는 상소가 너무 좋아보여서? 보다도 교감이 너무 구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딜찍팟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뚜드려도
결국 그 당시 강호들에게는 잔혈을 내주고 말던 교감이기에
딜 욕심이 있어서 상소를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뭐.. 잔혈을 아예 못 먹지는 않았다. 20% 21%... 먹긴 했다.
하지만 그 당시 강캐들은 잘 치면 24%씩 나오는게 부러웠다.

마침 그쯤에 10멸 스트레스도 함께 겹쳤을때라
3멸화를 사용하는 상소에 더욱 눈이 갔을지도 모른다.




23년 1월경 밸런스 패치가 있었다.
'평타를 제외한 모든 PVE 스킬 데미지 4.0% 너프'
'상소 직각 피증 2% 버프'

이로 인해 상소는 대략 2퍼 너프로 방어를 했고,
교감은 4퍼로 너프를 당했다.
이 패치를 기점으로 나는 교감을 버렸다.
상소에 익숙치 않아 소나벨을 하루에 10마리씩 잡았다.

이후 나온 상아탑에서 개꿀을 빨았다.
무력이나 파괴패턴으로 터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다 커버를 쳤다.

그렇게 새롭게 태어난 내 본캐를 보며 나름대로 만족했다.
극신속에서 극특화로 갈아타니 분명히 역체감은 심했다.
하지만 나름대로 그냥저냥 할만했던 것 같다.



5월에 또 다시 밸런스 패치가 등장했다.
'평타를 제외한 모든 PVE 스킬 데미지 2.9% 너프'

이로써 상소도 이전에 직각 버프로 방어했던 성능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교감은 현재의 모습과 가까워졌다.

그리고 이 밸패에서 '500억 적룡포' 가 탄생했다.

불만이 점점 쌓여갔다.
딜이 쎈 직업은 리스크가 크거나 불편해야 한다. 라는
알게 모르게 동의하고 있었던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8월에 카멘 대비 밸패가 있었다.
서머너는 패치 내역이 없었다.

그렇게 카멘에 입성을 하고, 2관문 패턴 중에
15초 주기로 안밖 번갈아가며 터지는 장판이 있었다.
이 장판과 약체화 디버프 등이 겹치면서 들어오는 데미지에
버그가 있어서 장판 잘못 밟으면 다 터져나가서 죽는 줄 알았다.

상소로 플레이는 어떤가?
그냥 할만했다. 뭐 아덴 쌓는 게 스트레스지만 늘 그래왔다.

하지만 3관문 275줄 일명 '알비온 패턴'
족보에도 찾아보면 알겠지만 알비온은 4가지 유형이 있다.

AABB , ABBB , 양갈래 파도 , 한쪽 파도

여기서 문제는 양갈래 파도다.
한쪽 파도 패턴도 그 당시에 피하기 버거웠지만,
나름대로 걸어서 피해보려고 하면 느려서 할만하다.

이 양갈래 패턴은 도무지 불가능했다.
그리고 노멘도 너프 전이라 퍼클이 며칠 뒤에야 나왔다.

상소로 처음 벽을 느꼈다. 왜 나만 안될까.
내가 못하는 걸까. 아 서머너 스페쿨 좆같다.
공대원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다.

나 때문에 공대원들 숙련도를 제대로 못 쌓는다.
결국 그냥 알비온은 시정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
예전에는 구조상으로 플레이 감성적으로 불편한 정도였는데,
이 때는 정말로 벽을 느끼고 불합리함을 느꼈다.




10월 밸패. 카멘 이후 다시 밸패가 들어왔다.
스페쿨 10초 -> 8초
바그론 외곽딜 수정, 고창 타격 지점 수정
물정 시전속도 향상, 마리린 뎀감 패치
전폭 캐스팅 관련 패치

나는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왜 이런 것들만 모아놨을까?

버서커는 레더 공증 유지시간이 늘어났고,
디트는 퍼스, 이터 차징 소폭 상향
블래스터는 아덴 딜 사이클 압축

뭔가 다들 유의미한 패치를 받아냈다.
하지만 서머너는 뭔가 버그 픽스에나 있어야 할 내용이
밸런스 패치 내용이랍시고 적혀있는 걸 보았다.

나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왜 서머너를 시작했었는가?
법사가 좋아서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소서리스가 나왔다.
나는 그때 서머너를 떠나보냈어야 하는걸까?


금강선 디렉터가 레이드에는 경향성이라는 게 있다 한다.
1관문에서 강한 캐릭터들이 2, 3관문에서도 나름대로
선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경향성.

하지만 카멘은 그게 엉망이라고 한다.
당장 상소의 경우만 봐도 그렇다.

1관문은 상소 놀이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워낙 빙글빙글 도는 놈이라서 사멸은 힘들다.
2관문도 나름대로 할만하다.

하지만 본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3관문에서부터
조금씩 밀리다가 4관문에서는 좌절하는 지경이다.

그래서 금강선이 말한 경향성이 뒤죽박죽이라는 게
어떤 느낌인지는 알 것 같다.

어쨌거나 현재는 상소의 메타가 아니다. 라고
생각하고 말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앞서 보았던 10월 밸패는 이해할 수 없다.
교감/상소 리메이크 이후 딜 딸깍 패치만 성의 없이 하고
이번에는 버그 픽스 같은 걸 밸패라고 들고 왔다.

뭐.. 전폭 캐스팅 관련 사항에 마리린, 파우루가 들어가던데
현재 떠오르고 있는 극신 상소와 관련된 패치일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이렇게 여러 변천사들을 겪고 오니
지금의 상소는 글쎄.. 잘 모르겠다.

흔히 극특캐들은 누커(극딜러)라는 인식이 있었고,
이들은 아덴을 채워 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요즘 메타는 빠르게 쌓고 빠르게 터는 딜러들이
리스크도 낮으면서 리턴은 참 괜찮게 찾아간다.

우리가 생각했던 그 고정관념 같은 것들이
500억 적룡포, 그 긴거 밈이 퍼져나갈 때 이미 깨졌다.

상소는 어떠한가. 공증 2개나 달려있으면서 사이클에
계속 추가 시켜줘야 하고, 주력기 대부분이 캐스팅이나
지점스킬이라서 굉장히 시전속도가 느리다.

돌아보니 확실히 지금은 서머너가 암흑기인 것 같다.
물론 게임 특성상 레이드가 너무 어려워 참여율이 떨어지면
지속적인 너프와 완화를 통해 누구나 할 수 있게 바꿔준다.

하지만 지금 당장 레이드를 한다고 했을 때,
상소 특유의 불편한 플레이 감성은 타 직업과 비교하면
숙련도 쌓이는 속도는 느린데 포텐은 어떤지 의문이다.

메타는 어쨌든 돌고 돈다. 언젠가 다시 상소가 궤도에 오른다.
잘 이겨내서.. 빛을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