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지스타에서 금강선 디렉터의 강연중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추리소설 언급 후 그 소설이 궁금해진 저는 직접구입 하여 읽어보았습니다. 이 책은 무려 1926년에 발표되었고, 작가는 "이거 어디서 본 거 같은데?"하는 클리셰의 원조를 만든 추리소설 작가였습니다.
'그래서 이게 로아랑 무슨 연관이있느냐?'
사실 아무 연관이 없고 저의 회색 단백질이 생산한 작은 생각입니다.
우선은 이 추리소설 특성상 모든 설명이 스포가 될 수 있음을 알립니다. 부디 잘판단하시고 소설을 먼저 읽기를 조언드립니다.

[소설 간략히 소개]
먼저 소설의 화자를 담당하는 '의사' 셜록홈즈에 비유하자면 왓슨 역할입니다.
'의사'는 사건 현장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여러 용의자들과 탐정과 정보를 교환하고 맞추어가며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추적하며 범인이 될 인물을 좁혀갑니다. 그렇게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소설 내내
숨어지내다 마지막 후반부 짧게 등장하고 사건이 해결됩니다. 여기까지 내용이 스포없이 간략히 줄인 전반적인
소설의 내용입니다.

[소설과 로스트아크 인물 연결]
여기서 로아와 연결을 해보자면 '의사'는 화자 이므로 지금의 플레이어에 해당하겠지요. 
그리고 사건의 해결사로 여기저기 동분서주 하는 인물은 카단이 떠오릅니다. 
즉 탐정은 카단이며 , 지금껏 얼굴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루페온은 소설의 제일 후반부에 등장한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도 사건에 근접한 유력한 용의자들이 있었지만 점점 다가갈 수록 그들만의 이유로
그 자리에 있었을 뿐 범인은 아니였습니다.
소설에 비유하자면 에스더, 카멘, 군단장들은  아크라시아에 일어난 어떤 큰 사건의 직접적인 인물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그들 나름의 목적으로 사건에 휘말렸지만 범인은 아니였죠.


[루페온이 처한 상황]
소설에서는 애크로이드 살인 사건이 가장 큰 원인 이지만 로스트아크에서는 아직 '큰 사건'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 없거나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루페온이 타락한 신이라고 믿게되는 결정적인 사건!
그리고 그 사건에 각자의 목적을 가지고 접근했던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 사건의 범인은 아닙니다.
소설에 따르면 루페온은 실제 타락한 것이 아니고 누군가 그렇게 믿도록 조작하고 있으며 우리가 루페온이
선한 신인지 악한 신인지 혼란스럽게 되는 것은 '큰 사건'에 연류되어 있는 인물들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위해
행동하기에 그들의 행동이 악하거나 선하게 보여 사실상 루페온과 관련이 없음에도 용의자들의 행동으로
루페온의 모습을 짐작하게 만들어 혼란스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스포를 포함한 해석]
제가 집중하는 것은 범인 그리고 루페온과 탐정 카단입니다. 이 추리소설의 플롯을 따라간다면 이 모든 혼돈의 원인은 플레이어이며 루페온은 큰 사건의 가장 가까운 인물이며 모든 의심과 의혹을 받는 인물입니다. 따라서 피치못할 사정으로 몸을 숨기고 있습니다. 또 재미있는 점은 이미 플레이어는 루페온을 만난적이 있으며 그를 숨어 지내도록 도움을 주는 인물이며 루페온이 모든 혼란을 가져와 파멸을 만든 범인으로 몰아가는 사람이란 점입니다.
소설에서는 '의사'가 후반부에 등장하는 유력한 용의자를 숨겨주고 있었으며 그러므로서 오히려 유력한 용의자가
더욱더 의심을 받도록 만들었습니다.

루페온 - 누구일까요? 우리가 만난적이 있으며 은신하도록 돕고있는 인물이!! 또 한 루페온을 감싸면서 파멸로 이끄는 이유는 무엇 일까요? 

탐정 - 카단은 사실상 오래 전부터 정답을 알고 있는 인물이며 소설을 따른다면 플레이어에게 그 사실을 일깨우는 역할입니다. 탐정은 초반 부 증거들을 모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범인이 누구인지
눈치채게 되고 그것을 확인하기 위한 여러가지 덫을 놓기도 합니다. 그리고 확신하게 됩니다.

범인 - 소설 속의 범인의 심리를 따라가보면 그는 마치 범죄자의 인격과 평소의 인격이 분리된 사람처럼 보입니다.
결말에 탐정의 추궁으로 자신의 인격을 보게되는데 그 모습은 마치 소설 초반부터 '내가 이렇게 답을 알려줬는데
그것도 모르고 있었냐'는 비아냥이 느껴집니다. 

[마무리]
소설의 '의사'이자 범인이자 화자를 볼 때, 로스트아크에서 그와 같은 위치를 지닌 인물은 지금으로서는
플레이어 자신 이 이 와같은 사건의 핵심인물이라고 생각되어집니다. 만약 이후 스토리가 더 진행되어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면 '사건의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 누군가를 범인으로 좁혀가는 사람, 사건에 관련되어 있으면서도 그 해결자 역할을 하는 사람'이 범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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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기다리면서 시간때우기로 책을 읽고 휴대폰으로 감상문 마냥 적었던 글인데 
이번 금강선님의 마지막 방송에 한번 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이야기가 나와서 다시 조금 더 정리해서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