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세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처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를 알게 된 것은 군대에서 였다. 2007년 군에 입대한 나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근무 시간동안 어떻게 고참 들을 재미있게 해주어야 할까 였다. 그때 가장 인기 있는 이야기는 단연코 연애 이야기와 게임 이야기였고 연애 이야기는 나름의 창작?을 통해 사랑을 받을수 있었지만 게임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었다. 시간이 흘러 내가 고참이 된후 편히 후임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근무시간을 때우곤 했는데 후임에게 들었던 wow 이야기들중 단연 재미 있었던 것은 바로 용개(Drakedog)의 이야기였다. 후임 녀석이 신나서 이야기 해주던 용개의 거짓말 같은 이야기들은 wow를 모르던 나조차 충분히 빠져들게 할만큼 신선했고 또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영상들은 내가 wow에 관심을 갖기에 충분했다.

 

 

말년 휴가 그리고 와우를 경험하다.

 

 

때는 20093월 말년휴가, 누구나 겪는 일처럼 군대에서 이별을 경험하고 내가 할수 있는 일은 집에 쳐박혀 게임을 하는 것뿐이 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 접속해본 wow, 생각보다 컴퓨터 사양이 높지 않았다. 서버의 선택은 알레리아(내가 왜 알레리아 같은 촌섭을 선택 했을까 뒤에 엄청난 후회를 했었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그냥 추천 서버였다..) 직업과 종족은 당연하게도 언데드 흑마법사! 아마도 내 뇌리에는 용개가 너무나 인상 깊었나 보다. 아이디는 초보자니까 겸손한 마음을 갖고 게임을 즐기자 하는 의미로 겸손!! 하지만 역시나 이미 선점 되어 있는 상태였고 영어로 같은 의미인 Modesty라는 아이디를 만들고 드디어 wow의 세계로 로그인하게 되었다.

 

 

언더시티는 왜이렇게 길이 어려운거야!!?

 

 

게임에 접속한뒤 퀘스트를 차근 차근 진행해 가면서 나의 귀염둥이? 보이드 워커를 공격 시키고 나는 뒤에서 얍삽하게 어둠의 화살을 날리면서 순조롭게 레벨업을 해나가고 있었다. 그러다 드디어 도착하게 된 언더시티,

 

`클클클 이곳이 언데드의 도시 언더시티인가?`

 

사실 언더시티에 처음 도착 했을때는 문제 될것은 전혀 없었다. 애완동물인 바퀴벌레?도 구매 했고 언더시티 여기저기 정신줄을 놓고 구경하다 보니 갑자기 문제가 생겨 버렸다! 나가는 길을 잃어 버렸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지도를 보면서 열심히 나가는 곳을 찾아보았다. 하지만 나에게 언더시티라는 길을 너무나도 어려운? 곳이었고 1시간동안 길을 헤메다 요즘 말로 멘탈이 그냥 터져 버렸다! 그렇게 나의 와우 첫날은 조용히 막을 내렸다.

 

둘쨋날, 조용히 와우를 접속한뒤 공개창에 도움을 요청했다. `안녕하세요 길을 잃었어요 제발 도와주세요!!` 공개창에 도움을 요청하길 30분째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언데드가 아닌 블러드엘프 성기사님께서 도움을 주셨다.

 

`wow 처음 하시나봐요`

 

`네 어제 시작 했어요!`

 

초보인게 자랑인냥 당당하게 대답했고 고마우신 성기사님 께서는 황천매듭 가방과 함께 500골드를 주셨다. 기본 가방만 쓰며 `가방이 왜이렇게 작아!`라며 불평불만이던 나에게 이 가방은 엄청난 편리함을 안겨다 주었고 더욱더 wow에 빠지게 되는 작은 계기가 되었다. 그때 도와주셨던 성기사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아직도 와우 폐인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데(modesty) 드디어! 길드에 가입하다!

 

 

wow의 재미있는 요소중 빼놓을수 없는 한가지는 바로 길드 생활이었다. 게임을 시작한지 어느덧 3주가 되어가고 있었고 레벨이 50을 넘어가는 상황 이었다. 하지만 혼자 시작한 게임이라 채팅을 할 사람도 없었고 혼자서 묵묵히 퀘스트를 진행하고 또 진행하는 반복의 연속이었다. 점차 지겨워졌고 궁굼한 것이 있거나 정예몹이 끼어 있는 퀘스트들은 완료할 엄두도 못내고 있었다. 그때 길드원 모집 광고글을 보게 되었다.

 

`가족처럼 즐거운 분위게 알토란 길드에서 길드원을 모집합니다.!`

 

`.. 초보자도 가입이 되나요..?`

 

`아 물론입니다. 잠시만요`

 

곧 이어 길드 초대가 들어왔고 길드는 나에게 새로운 재미를 주게 되었다. 게임에 접속해서 레벨업도 하고 채팅도 하면서 wow80부터 시작이라는 격려를 들으면서 어느덧 나는 80레벨을 찍게 되었다.

 

(알레리아 알토란 길드, 형님들이 많이 계셨는데 아이디가 많이 기억나지 않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레시아,광타렌,에트리안,타이나크.보고싶네요)

 

 

이슬할매의 등장, PK를 당하다?

 

 

 

만렙이 시작이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 매일매일 일일 영웅 던전, 일일 퀘스트등을 하며 티어 맞추는 재미와 돈버는 재미로 노스랜드를 전전 하며 몹을 잡고 있던중 갑자기 화면이 회색으로 변해 버렸다.

 

`뭐지 이렇게 몹이 센놈이 있었나?` 하고 다시 시체를 찾고 살아나는 순간 다시 회색으로 변해버리는 화면!

 

`...` 얼라이언스 마법사 이슬할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유저 였다. 악질적이게도 그 유저는 시체를 지키면서 계속해서 나를 죽였고, 나는 부지런히 녀석의 눈을 피해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슬할매 역시 만만치 않게 끈질긴 녀석이었다. 총합 9번 정도의 죽음을 당한뒤에야 결국 벗어날 수 있었고, 이사건 이후 전장 및 투기장 시스템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고 다짐 하였다.

 

`... 내가 꼭 강해져서 복수하고 말꺼야!!`

 

 

내가 오그리마에서 맞고 있는 허수아비로 보이냐?

 

 

본격적으로 명예점수 시스템을 이용해서 탄력 아이템을 맞추기 시작했다. 와우 인벤 흑마법사 게시판을 정독하고 또 정독하면서 흑마법사의 기본적인 콤보,생존기,흑마법사 말고는 이해하지도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던 내가 다른 직업들의 스킬들을 공부하기 시작했고 텍틱들을 정리했다. 전장을 부지런히 돌면서 명예 점수를 모아 한부위 한부위 탄력 아이템을 모으기 시작하면서 슬슬 PVP에 자신감이 붙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복수의 때가 왔다. 친하게 지내던 길드 동생이 노스랜드에서 이슬할매에게 죽었다는 것이다! 바로 동생에게 달려갔다.

 

`두근 두근 .. 그래 나는 이제 예전의 내가 아니다.. 반드시 복수해주마!`

 

`동생아 내가 저 녀석에게 원한이 있어서 그러는데 1:1로 싸워볼게 도와주지 말어봐`

 

곧 죽어도 자존심은 지키겠다는 나였다.

 

이슬할매는 역시나 동생 시체를 지키고 있었고 내가 소중히 여기고 있던 녹색 원시비룡에서(일일퀘스트를 통해 획득했다!!) 벌이 한 마리의 꽃을 향해 달려가듯 떨어지며 이슬 할매를 공격했다.

 

`어격 제물! 공포! 마법차단! 카볼! 소각소각가각각각!!`

 

상대방의 반격도 거세었다.

 

`예전에 아무것도 못하고 맞기만 하던 내가 아니라고!`

 

결국 1:1로 녀석을 눕혔다! 그때의 쾌감이란!

 

녀석은 다시 살아나서 어디선가 피를 채워와서 다시 덤볐지만 이제 녀석은 내상대가 아닌 듯 싶었다. 총 두 번을 죽였더니 이슬할매는 그렇게 조용히 사라졌다.

 

`캬캬캬캬캬 나도 이제 어디가서 맞고 돌아다니지는 않는다고!!`

 

이후 싸움이 나면 어디던지 날아가서 길드원과 함께 싸우고(죽음의 기사에게 2:1로 계속 죽은적도 있다. 죽기 사기!)낙스라마스,울드아르등의 레이드를 하며 즐겁게 wow 생활을 즐겼다.

 

그러다 나에게 토익 점수가 너무나 필요한 시기가 찾아왔고 그렇게 토익 공부를 위해 wow 캐릭터를 삭제하게 되고 접게 되었다. 그러나 누가 그랬던가? 지금 내가 다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wow는 접는게 아니라 잠시 쉬어가는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