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시작하기 전에, 일단 여기 인벤에서 사용중인 닉네임 자체가 최초로 키웠던 캐릭터의 이름과 같습니다.
가문명 Millbrook 이구요, Hethe는 매화, 56레벨입니다. 아마 Alleselly? 라는 레인져 캐릭터가 58일겁니다. 영어다 보니 명확하게 기억은 잘 안나네요.
미리 이렇게 게임 내의 정보를 공개하는 이유는..
아주 이해를 쉽게 해주자면 완전한 익명성 뒤에서 이빨까고 싶은 마음은 없기 때문입니다. 바빠서 게임은 자주 못들어가거나 켜놓기만 합니다만, 
이 게임을 인벤에서 정말 오랫동안 하신 분들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1년이면 짧은 기간은 아니니까요, 저도 사실 1년 내에 실제로 있었던 일이 적지 않았고. 실제론 1년 좀 넘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거의 독점적으로 검은사막만 했으니까요.

저는 일단 병원에서 근무를 합니다. 
혹 버스나 지하철 등에서 보셨을 거라 생각하는 쉬운 예시로 말을 시작해보자면,
기침이 2주 이상 잦고 길게 지속된다면 결핵검사를 받아보라는 광고를 한번쯤은 보셨을거라 생각합니다. 
이비인후과를 전공하여 그 분야의 전문의 자격이 있거나, 최소한 국가고시를 통과한 의사라면, 저 의견에 크게 반대할 사람은 없을겁니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저런 경우 반드시 결핵검사를 받으라고 권하니까요.

그냥 기침 오래하나보다.. 하고 이걸 그냥 방치해두면 참 복잡한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참 길게 가는 감기일 수도 있지만, 위에서 언급한 대로 결핵일 수도 있고, 막말로 아주 크게 잡아서, 폐암일 수도 있고.
이 시점에서 진료를 맡게된 의사는 처음보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로 진료를 시작해야 합니다. 무슨 병인지 명확히 판단하고, 그에 맞추어 무슨 약을 쓰고, 무슨 치료가 필요한지. 그걸 알기 위해 여러 검사를 시행하는 거구요.

이걸 더 장기간 방치해두고 병원에 늦게 찾아가면, 진료를 맡게 된 의사는 소위 말해, 멘붕이 옵니다.
이 환자의 연명을 위해 의학적으로 손을 쓸 수 있는가, 혹은 내가 행하는 의학적 치료가 이 환자에게 실질적인 행복을 가져올 수 있는가 라는 판단의 기로에 설 수도 있으니까요. 폐암이 아주 늦게까지 진행이 된 상태라면 쉬운 이해가 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앞선 비유를 현재의 검은사막에 꽤 적절히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주 이상 기존 유저가 빠져나가면 이 게임의 운영진들은 바로 진단에 들어갔어야 합니다.
이렇게 빠져 나가는 이유가 뭐고, 이를 다시 회복할 방법에 대해 논의했어야 합니다. 
단순히 곧 큰 국가고시 등의 시험이 있거나, 이번 포항 지진처럼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한 문제가 있어 공무원 분들이라던지, 그 관련한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어서 게임을 접속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상태라서 잠시 빠져나가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영영 가버린건지. 
이에 대한 분석을 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게임이 건강을 유지하고 장수합니다.

유저는 실질적인 이 게임의 소비자죠. 국민이 없으면 나라가 성립하지 않듯, 게임을 즐기는 유저가 없으면 그 게임은 서비스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프라인 환경의 콘솔게임도 아니고, 다같이 비비며 게임하는 MMO의 성격에 거래소 매물 문제를 생각해보신다면, 이 게임의 특성상, 유저가 없어진다는 건 곧 사망선고와 같습니다. 
이때 게임 운영사가 취할 수 있는 장수의 비결은 신규유저의 꾸준한 유치, 기존 유저의 이탈을 막는 것. 이 두 가지가 핵심입니다만..

검은사막은 과연 이 두가지 중에서 뭘 제대로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신규유저를 위한 게임 시스템에 대한 설명은 부족한 편이고,
기존 유저의 구미가 당길만한 컨텐츠는 안나온지 꽤 됬지요. 그 컨텐츠라고 만들어놓은 것도 버그 투성이였구요.

과연 이 게임의 운영진들과 개발진은 지금 이 사태가 얼마나 큰 사태인지 감이나 잡고 있으려나요?
저처럼 하루에 실제로 마우스를 잡고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한 시간 조금 넘는 경우, 그마저도 드문 제 입장에서도
앞서 있었던 운영진 이벤트 당첨, 빨코게이트, 나파르트 야영지 문제, 클라이언트 언팩으로 인한 논란 등을 보고
참 이해가 안될 사항이 많았습니다. 만약 정말 길게 게임을 즐기는 분들이라면 이 충격이 적지 않았을거라 생각합니다.

그때마다 운영진, 개발진의 대답은 죄송하게 생각한다, 양해해달라, 고쳐보겠다, 믿어달라. 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죠.

물론 고치는걸 한큐에 모두 다 할 순 없을 겁니다. 프로그래밍을 잘은 모르지만, 
일단 뭐 표면적인 게임의 볼륨도 워낙 크고, 의학에서 그러하듯이 어떤 문제가 있는 하나를 건드리기 위해 그 하나만 콕 찝어서 해결 할 수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닐테니까요. 
하지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면 참 이해가 힘든 사안이 많습니다.

여러분이 병원에 갔는데, 저는 무슨 병인가요? 라고 물었을 때 의사가
모르겠다. 죄송하게 생각한다. 양해해달라. 일단 치료는 해보겠다. 믿어달라.
라는 말을 한뒤에 약을 지어주는데 그 약이 부작용이 상당히 심하고 괴로운데 의사는 그냥 계속 손을 놓고 있다면, 
여러분은 그 병원 계속 가실건가요? 안 가겠죠. 뭐가 문제인지도 잘 파악을 못하고 헛소리 하는데 믿기 힘들지요.
저라면 일단 이 의사가 정상적으로 면허를 취득했는지부터 확인할 것 같습니다. 얘는 뭔가..? 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요?

게임을 사람들에게 운영하고, 게임을 개발해서 그 수익으로 급여를 받고, 그게 자기 직업이라 생각한다면
그게 게임사에 근무하는 사람이건, 정유회사에 근무하건 보험사에 근무하건,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서 책임감을 갖고 자신이 맡은 부분에서 문제가 터졌을 때 책임을 져야합니다. 

그게 당연한겁니다.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서, 유저들이 지적해준 수 많은 문제들의 상태도, 원인도 제대로 파악도 못한 상태에서, 덮으려고 시도만 하고, 양해만 요청하니 결과값으로 문제만 자꾸 커지는데 그걸 뭐 간단히 고칠 수 있겠어요? 
유저들이 시위하는게 칼페온에 이어 하이델에서 하는걸 운영, 개발은 감사히 여기길 바랍니다.
날이 추워서 각자들 본사 건물 앞에 서있지 않은걸 감사히 여겨야 할 지도 모릅니다. 

질병을 고치는 가장 올바른 순서는 
1. 환자가 본인이 병이 있음을 명확히 알고 알고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고,
2. 그에 맞추어 여러 정보, 지식을 토대로 의료진은 그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하는게 가장 우선입니다. 
운영, 개발진 등. 이 게임을 소위 말해 이끌어 나간다는 주체들. 당신들의 문제는
이 게임에 아주 큰 병이 있음을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옆에서 병이 났다고 수차례 알려줘도 그를 무시하고 있으며, 
그 병이 점점 본인을 죽여나가는 데도 애써 괜찮다고 자기위로하고 있고,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고 있지 않은 겁니다.

제가 예상하는 다음 수순은 이 병이 되었건, 더 큰병이 되었건, 계속 앓다가 결과로 사망선고 밖엔 없습니다. 

명심하세요. 
아무리 뛰어난 의사가 있고, 완벽하고 깔끔하게 잘 드는 약이 있다고 한들, 
환자 스스로가 회복 의지가 없으면 병은 회복되기 쉽지 않습니다. 
편두통으로 시작해서 뇌종양으로 끝나는 결과를 보지 않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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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적혀있던 유저 논평을 쭉 읽고 잠이 안와서 그냥 적어봤습니다.
사실 글을 써놓고 보니 논평은 아닌 것 같아서 먼저 이토게에 적었습니다만, 
신문에는 독자사설란이 따로 있지요. 왠지 그렇게 써진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토게글을 잽싸게 삭제 후, 붙여넣어 작성했습니다. 
만약 옮기라고 말씀하시면 다시 이토게에 글을 복사해서 옮겨두겠습니다. 댓글에 말씀 남겨주세요. 확인 즉시 옮기겠습니다.

다른걸로 하나 부탁드리고 싶은건, 제 생각과 다르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반박이나 이견을 충분히 제시할 수 있습니다. 일단 여긴 자유국가니까요.
그때 말씀을 조금 부드럽게 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인벤 글을 가만히 읽어보면 너무 날이 선 글들이 많고 덕에 싸우는 걸로도 많이 번지더라구요.
말씀을 조금 부드럽게 해주시면 좀 낫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