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pve에 관한 이야기를 했으니


http://www.inven.co.kr/board/black/4166/107940?name=nicname&keyword=%EC%86%94%EB%B6%80%EC%97%89%EC%9D%B4%EC%94%A8

(pve에 관한 이야기는 이쪽으로)



오늘은 pvp에 관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함.





본래 검은사막의 pvp구조는 '오픈월드에서 한정된 자원(사냥터)를 차지하기 위한 자연적인 충돌'임.


하지만 그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칼을 키고 선빵을 치면? 지면 지는대로, 이기면 카오 패널티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길드에 들어가서 길드쟁을 통해서 공격을 하게 되고, 그때문에 개인간의 싸움이 길드간의 싸움까지 번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음.


하지만 이런 식의 플레이는 모든 분쟁을 해결해 줄 수 없음. 당장만 하더라도 길드간 쟁선포 제한부터 아예 길드가 없는 유저는 칼을 키지 않은 이상 분쟁을 해소할 수 없음. 유저수 타노스당하고 몇번을 더 타노스 당해서 얼마 있지도 않은 지금도 이리 ㅈ같은데 지금보다 사람 훨씬 미어터지던 저 시절에는 어땠을거같음?


하지만 이런 단점을 초기 검은사막은 맵 구조에서 해결했음. 사막지역에서 카오플레이의 패널티 완화임.


사막필드에서 카오패널티의 완화가 왜 앞에서 언급한 단점을 어느정도 해소하느냐, 사막에서 칼맞는 애들은 안불쌍하느냐란 반응이 있겠지만, 당시엔 사막/비사막지역의 유저분포가 저스펙/고스펙을 가르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음.


예전 검은사막의 맵 구조를 보면 스펙이 올라간 유저는 결국 사막필드로 가게됨. 그시절 우스갯소리로 하던 밈이 강화하다가 터지면 소산or가하즈로 간다는 이야기가 있었자늠. 그러다가 고강화, 유강화가(그시절 고,유는 나름 고스펙이었음) 붙으면? 그럼 다시 사막필드로 진입하고. 


일반 필드에서의 큰 카오패널티 = 사실상 저스펙 보호책.

사막에서의 카오패널티 = 여까지 온 이상 최소스펙은 맞춘 놈일테니 서로 지지고복고 알아서 잘 해봐. 쟁 못거는 상대더라도 카오패널티 좀 완화해줄테니 맘편하게 칼키고.


이게 초기 검은사막의 필드pvp핵심설계였음.





게임이 계속 검은'사막'이라는 이름처럼 사막지역이 최종컨텐츠였다면 이런 구조가 어느정도는 유지되었을 가능성이 있었음. 길드간의 pvp가 없더라고 저새끼가 ㅈ같이 굴면 칼켜서 골로 보낸다-가 가능했으니까. 그러다가 내가 카오가되었는데 지면? 수용소나 갔다오지 뭐


하지만 펄업은 결국 사막지역을 버리고, 일반필드쪽으로 다시 눈을 돌리게 됨. 그로 인하여 개인간의 pvp, 카오패널티를 감수해가면서 선빵을 치는 행위는 상당한 리스크를 가지게됨. 사막지역이 아니다보니 내가 카오가되었다가 죽으면? 장비터지잖아.


이런 리스크를 지게되다보니 정당한(이걸 정당하다고 표현하기가 좀 애매하지만) 카오플레이를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게 되었지. 누구도 그정도로 큰 패널티를 감수하고 싶지는 않을테니. 가끔 일반필드에서 카오플레이로 양학하고 다닌다는 사람들보면 뭐지? 그 리스크를 지면서 저짓을 한다고? 뭐지? 자원봉사자인가? 싶을 때도 있음.


본래 체급이 안맞을 정도로 쌈박질 실력이 차이가 나면 쳐맞은 쪽이 가야하는데(이겜 본래 설계가 그러니), 꼬우면 칼키고 덤비세요ㅎㅎ 아 니 패널티는 내 알바 아니구요. 라는 식으로 나오는 유저도 있으니 때리고 싶은 쪽도 기분이 나쁠거야. 사람인데 당연한거지. 때리지 말라고? 이 겜은 때리도록 설계되어있음.


그러다보니 결과적으로 이런 패널티를 회피하면서 남을 공격하는 플레이가 번창하기 시작했음.


몹사가 대표적이지. 대형길드에서 고기좀 뜯어본 유저들이 무거점길드에 쟁 걸겠다고 소형길드 하나 파서 두들겨패는 것도 마찬가지고.


개인간의 분쟁을 개인간의 분쟁 안에서 끝낼 수 있는 마지노선이란게 있어야하는데, 그런게 없으니 모든 분쟁이 다 길드간 분쟁으로(패널티가 없는) 몰려버린거고,

이건 본래 검은사막이 가지고 있던 개인간의 분쟁이 길드간의 분쟁으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시스템이 안좋은 쪽으로 변질된거라고 봄.





그리고 사막 또한, 카오패널티가 완화된 지역인데 칼키고 놀면서 패널티는 좀 안받고 싶다 싶으면 글로가겠지만, 거기서 만나는 애들이 이전처럼 그나마 비슷한 체급일까? 오드락시아 혹은 별무, 심층에서 노는 애가 이제 막 사막 진입해서 히스/아크만에서 파밍하겠다고 노는 애랑 맞다이가 가능할까? 거긴 이제 양학만 남은거지. 


본래 체급에 맞는 애들끼리 부딧치게 설계된 게임이 중구난방식인 필드설계 + 그렇게 바뀐 필드를 못따라간 시스템으로 인해 체급에 안맞는 애들끼리도 부딧치게 된거.



결과적으로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할까? 그걸 알면 내가 겜기획자를 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카오패널티의 완화가 어느정도 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함.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칼을 킬 수 있게.


근데 이건 내가 잠깐 생각한 방법인거고, 다른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


중요한건, 겜의 구조설계가 유기적으로 바뀌어야하는데, 본질적인건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그때그때 누더기마냥 패치를 해대니 겜이 엇나가는거라고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