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선수들 이적설이 나오면서, 선수 대우라던지 다른 스포츠랑 비교를 많이들 합니다.
뭐 크게 구매력과 국내시장 이야기를 하면서, 당연히 다른 나라보다 작은게 맞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홍보만 보면 프로야구에 못지 않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컨텐츠 관련 회사 홍보팀과 기획팀에서 일한지 이제 13년 넘어가는 팀장입니다. 팀장 6년차네요
도서,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등 웬간한건 다 해봤습니다.
이벤트 기획은 주로 외주팀과 같이 하긴 했지만, 나름 대형 국제이벤트 경험도 많은 편입니다.

기업들이 스포츠나 롤판을 후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기업 홍보와 세금문제 때문입니다.
기업이 홍보를 위해서 후원하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프로스포츠, 월드컵, 올림픽, 영화제후원, 도서관건립, 애니메이션 제작, 도서 제작, 심지어 대학교 축제까지 후원합니다.
또한, 현물기부나 장학금 바자회 등등 다양합니다.

여하튼 이런 홍보를 위한 지출을 할 때는 당연히 기준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홍보를 위한 지출을 통해서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나입니다.
참고로, 롤판의 삼성 kt skt 이런 대기업들이 홍보효과를 볼때 보는 타겟은 무조건 2040입니다
10대의 미래성이나 50대이상 돈 많으신 은퇴자들이나 장년층 이야기를 하는데,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광고나 홍보에서는 그냥 참고 대상일 뿐입니다.

광고 같은 경우 시청률 기준으로 광고비가 책정 될것 같지만, 실제로는 광고대행사에서
2040 시청률만 가지고 광고주와 이야기합니다. 전국 시청률이 낮아도 2040 수도권 시청률 높으면 광고 완판입니다.
물론 보청기나 이런건 예외겠죠 ㅋ

프로스포츠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본적으로 50대이상 보수적인 장,노년층은 대기업에 우호적인 집단입니다.
대기업에 대한 이미지도 좋은 편이고, 중소기업제품보다 대기업제품에 신뢰를 보냅니다. 메인타겟이 아닙니다.
10대 구매력 이야기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10대 소비의 주를 차지 하는 것은 스마트폰과 전자기기입니다.
그런데 다들 아시죠? 우리나라 전자제품시장은 독과점 구도입니다.

그런데2040층은 다양합니다. 크게는 아파트(자이,래미안 등등), 차부터 오디오,스포츠용품, 외식, 주방 가전, 세제, 화장품, 가구, 등등 집안의 모든 것입니다.
그리고, 이사람들은 트렌드에도 민감하고, 다양한 잣대로 소비합니다. 착한피자(양만 디립다 많은 싼피자..), 공정무역,얼리어답터,오로지효율성,로하스,유기농,똑똑한 소비 등등 정말 다양합니다.. 정말 대기업이 노려야하는 메인 타겟입니다.

롤은 주로 1020이 대상입니다. 야구나 축구는 유치원생부터 60대이상까지 다 봅니다.
대기업 홍보팀이라면 어디에 비중을 높여야 하나 명확합니다.

심지어 롤은 사회적으로 인식이 안 좋은 컴퓨터 게임입니다. 게임 중독에, 피시방으로 골치 아픈 부모님들 많죠.
그게 게임이 문제든, 부모가 문제든, 사회가 문제든 분명한건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는 점은 사실입니다.
30대이상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 인식이 안 좋습니다.

대기업이 어디에 포커싱을 할까요? 당연히 프로스포츠죠.

외국에 대한 홍보효과를 이야기하는데, 위에 말한2040은 미국과 유럽에서 도입된 방법입니다.
게임에 대한 인식은 우리보다 더 보수적입니다. 체육활동대신에 비디오 게임이나 롤 한다고 하면, 학교에서 부모 소환합니다.

삼성이나 퀄컴, IBM에서 롤판이 분명 어느정도 크기가 되니까 후원을 하긴합니다. 하지만 다른 홍보에 쓰는 것 만큼 메인으로 쓰기는 무리입니다. 

두번째는, 1회성 홍보냐 지속가능한 홍보냐의 문제입니다.
광고도 6개월짜리 홍보가 있고, 더 짧으면 3개월 1개월도 있습니다.
반면 또하나의 가족으로 10년이상 계속 이미지를 만드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스포츠는 기본적으로 꾸준히 지속되어야 합니다.
다른 종목은 삼성이 한번 돈 쭉 바르고, 스타선수들 데려오면, 한참동안 유지가 됩니다. 선수 생명도 길고 하니까요.
배구, 야구에 삼성이 한번 돈 쭉 뿌리고 삼성은 몇년이상 1순위팀이었습니다.
물론 스포츠에서 1순위팀이라고 꼭 1등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게 스포츠의 재미기도 하죠.

그런데, 롤판은 일단 삼화 산블이 지금은 잘 나간다고 해도, 과연 언제까지 갈까 의문이 됩니다.
그 잘나가던 프로스트 블레이즈 나진소드 스크크 지금은 어떤가요?
삼성도 당장 1-2년후에도 모릅니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롤이라는 게임이 몇년을 갈까요? 바둑처럼 꾸준히 갈까요?
내가 삼성홍보팀장인데, 롤에 다른 스포츠처럼 1년에 100억이상 투자를 했습니다.(사실 야구나 축구 생각하면 100억도 작은 돈입니다). 어라 근데 3년후에 롤이 스1처럼 없어졌습니다. 책임은 누가질까요? 3년동안 300억 투자한거 뽑았으니까 됬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아마 곧 퇴사할 겁니다.

중국처럼 정말 롤을 좋아해서 팬의 마음으로 운영하지 않는한 대대적인 투자는 절대 안합니다.

딱 1020에게 필요한 만큼만 예산 배정을 하겠죠. 
아무리 대기업이라도 예산은 정해져 있고, 홍보타겟(연령, 지역, 단체, 등등 다양하죠)별 예산은 한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저는 롤을 좋아합니다. 게임은 삼국지1부터 워1, M&M, HOMM 등등 다 좋아했습니다.
게임을 좋아하다보니, 게임업계는 아니지만, 그래도 홍보쪽 일도 오래했고, 기획팀에서 지금 일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줄 요약하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일 수 있지만, 게임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지 않는한, 국내롤판도 크게 좋아지긴 힘들 겁니다.

하루에 축구를 10시간하면 열정이 넘치고 축구선수 하라고 하지만,
롤을 10시간하면 정신나간놈 소리를 듣는게 현실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