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나야...
로아가 시작하고
직업을 고를때, 나는
다른건 보지도 않고 인파이터를 골랐단다.

어떤 게임을 하던
주먹질하는 여캐로
어렵고 재미있는 컨트롤을 즐기던 나는
다른 직업을 고려할 필요가 없었지.
물론 이 게임에서 인파이터가
쉬운 캐릭이 될줄은 몰랐지....

긴 육성기간이 끝나고, 가디언 레이드를 시작할 때 쯤
스킬트리 연구를 하기 위해 트리시온에서 하루에 3시간씩 살면서
별의별 미친짓을 많이 했었지.

처음, 난 너를 보고
왠 이딴 쓰레기 스킬이 다 있나 했어.
쿨다운도 길고 시전시간도 길어서
딜사이클에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는 널 보면서
한숨을 쉬곤 했었단다.

하지만 어쩌다가 발견한
홀딩캔슬 기술이
너를 다르게 보이게 만들어줬어.

더 이상 너는 
긴 쿨다운, 긴 시전시간의 스킬이 아니었어.
눈 밑에 점을 찍고 
짧은 쿨다운의, 짧은 시전시간의 스킬이 되어 돌아왔지.

하지만 당시엔 널 쓸 수 없었어.
홀딩캔슬은 쿨다운은 돌려줘도 자원은 돌려주지 않았거든.
돼지새끼마냥 기력을 처먹는 너를 보고는
난 미래를 기약하기로 했어.
나에겐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불가능했거든.

그렇게 우리는 잠시 거리를 뒀지.
난 아크라시아가 아닌 여러 곳을 여행했어.
협곡, 에오르제아, 성역, 단풍월드, 잔디...
그리고 다시 돌아온 아크라시아에서 다시 너를 만났어.

아크라시아에 돌아왔을 때,
넌 이미 고점을 지나 내려오고 있었어.
새로 올라오는 지진쇄라는 친구에게
자리를 내주고 내려오는 와중이었지.

사실 그럴만 했어.
다른 친구들 쿨다운이 다 16초일때
너 혼자만 24초 잖아....
남들이랑 같이 가도 모자를 판에
혼자 딴짓을 하면 못껴주는게 당연하지...
죽선을 봐,
계는 태생은 24초지만
노력해서 쿨감트포로 쿨다운 맞춰서 오잖아....

거기에 시전시간도 너무 길어서
인싸인 전진의일격이랑 같이 놀지도 못하잖아.
요즘 전진이랑 셋트로 안다니면 어디 못다녀...
그나마 너도 죽음의 문턱으로 비벼보려 했던거 같긴 한데
솔직히 너무 몸비틀어서 어울리는거 티나.
전진이도 너보고 애는 착한다고는 하는데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지?

하지만 돌아온 나는 원하던걸 할 수 있게 되었어.
내 아이디어는 간단했어.
체술에서 스킬들을 다 써놓고
비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서
그 시간동안
일망-밀고나가기캔슬 을 반복하는거였지.

난 모두가 내려놓던 너를 붙들고 함께했어.
그리고 즐거웠어....
캔슬로 사용하는 너는 실전성이 아주 좋았어.
백잡으러 가면서도 계속 쓸 수 있고
수호룬 끼면 짤패턴 흡수할 수도 있었지.
딜 사이클 사이사이 때리는것도 괜찮았어.
전진-철포-난타 이후 전진까지 살짝 남을때
톡하고 쳐주는 그 맛이 있었지.
1460에 DPS 190만정도 나오는데
실전성이 좋으니까
재미100과 성능80정도를 챙겼던 것 같아.

그거 아니?
너 쭉 눌러서 쓰는거랑 캔슬해서 쓰는거랑 DPS 같은거....
넌 나쁘지 않은 스킬이야...
보스랑 계속 붙어있기만 한다면 말이야.
그리고 쿨감 올리면
캔슬하고 나오는 1초정도의 스킬쿨도 줄어든단다...
난 일망 시전시간이랑 맞추려고 너한테 홍염도 줬어....

하지만 난 어느 순간부터
너가 마음에 안들기 시작했어.
총잡이들의 데스파이어랑 퍼펙트샷처럼
첫번째 트포에 피격이상면역이 붙어있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남들 날아갈때
타이밍 맞추서 홀딩캔슬을 하면 버틸 수 있을텐데.....
그러면 정말
"인파이터"처럼
게임할 수 있을텐데

그래서 난 밸런스 패치를 기다렸어.
때마침 명절처럼
반년마다 돌아오는 패치주기,
4월에 인파이터의 패치가 없기 때문에
이번 패치에는 갈아 엎겠구나...
그렇게 생각했어
클래스 컨셉을 강화할 것 같고,
다른 클래스의 홀딩스킬에도 피격이상면역이 있으니까,
너도 피격이상면역을 받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어.

하지만.......
그런건 없었어.
난 실망했지만
그래도 너와 함께하는 게임이 재미있었어.
발탄의 휙휙,쾅,휘릭 할때,
휘릭을 수호룬낀 캔슬로 씹어서
"흡수"
가 나올때마다,
데칼에서 깃털 날릴때
타이밍 맞추서......
"흡수"
나올때마다
난 재미있었어.

하지만 이제
난 널 놓아주려해....
전진 보석을 올려서
이제 전진-철포-난타 하고 시간이 안남을꺼야...
너의 자리가 하나 줄어들때마다
너의 딜은 급격히 줄어들겠지...

이해해 줄거라 믿어
즐거웠지만
스킬창 하나를
딜반쪽 생존반쪽 스킬로 넣는건
너무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야.

피격이상면역이라도 달렸으면
딜반쪽에 완벽한 생존스킬로 썻을텐데....

쿨다운이 정렬만 되었어도
전진의 일격이랑 잘 맞기만 했어도
평소엔 캔슬로 쓰다가
타이밍에 딜링 스킬로 쓰면
아주 쓸만할텐데...

이젠 너를
보내주려해.
나도 비아하드를 가야하지 않겠니...

마지막으로,
3차각성 때
무언가 변화가 있기를 바랄께.
노력해서
내가 바짓가랑이 잡을 수 있게 해줘....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