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내용 깁니다.

 제피로스의 이야기는 몇 가지 핵심 이야기의 흐름을 이어가고, 꽤나 중요한 내용이 밝혀지는 구간입니다.
 워낙 많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이번에는 제피로스 자체의 이야기는 모두 알고 있다고 가정하고,
 밝혀진 이야기들과 제 주관적인 추측들을 주제별로 분류해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카프라스>



 오딜리타까지 메인 의뢰를 완료했다면 모험 일지 중 '카프라스의 기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이 카프라스의 일지부터 제피로스에서 밝혀진 이야기를 간략하게 축약하자면,
 '카프라스는 본래 하둠에 대적하는 자였으나 하둠을 직접 대면한 뒤 의지가 꺾여 그 하수인 노릇을 하였고,
 그러다 크론 왕국의 멸망 이후 일리야 섬에서 가정을 꾸려 딸 오로엔을 가지자 다시 하둠에 대적하기 시작했으나,
 이후 피의 제단에 들어가 자취를 감췄으나 이때 다시 하둠에게 굴복하였다.'
 까지가 제피로스까지의 카프라스의 행적입니다.

 결국 카프라스도 앞선 권좌를 정복하고 그 힘을 다루기 시작한 에다나에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만,
 잘 살펴보면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우선 첫 번째입니다.
 여명 기사단의 창설자가 바로 카프라스입니다.
 적어도 창설에 크게 기여한 것은 맞으며, 그 이유는 하둠에 대적하기 위해 수많은 시도와 수단이 있었고, 그 중 하나가 고대 기원의 빛을 따르는 여명 기사단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아에테리온에서 벨모른의 힘을 다루던 때와는 달리 더 이상 조르다인에게 오로엔의 고대 기원의 빛이 통하지 않는 것으로 앞서 예고되며, 카프라스에게도 마찬가지로 통하지 않으며 드러나는 사실입니다.
 또한, 그림자 기사단들이 갑자기 제피로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이유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고대 기원의 빛이라는 개념에 대한 정체는 설명되지 않으며, 단지 그 빛이 하둠에게는 무력하다는 것만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이거 아무리 봐도 고드아이드의 힘인 게 맞는 것 같은데



 또한 균형의 학회에서 습득할 수 있는 지식인 '비밀 수호단의 계율'은 누군가를 화자로 구성된 내용인데,
 아무리 봐도 여신 '엘비아'가 여신 '실비아'의 오기재인 것으로 보인다는 진빠만 제외하면,
 이 화자가 바로 카프라스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더 갈 것도 없이, 하킨자 성전 지하에 있는 알루스틴도 비밀 수호단의 창설자를 카프라스로 유추하는 듯한 대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반신의 힘은 무엇인가?
 이는 해답보다는 의문인데, 테네브라움에서 카르티안이 카프라스를 시기하며 반신의 영역에 집착했음과 카프라스 스스로 신의 힘을 보여주겠노라 하는 것을 보면 카프라스는 어떠한 경지에 오른 것으로 보입니다.
 막연히 긴 세월과 수많은 사건을 겪어오며 세계의 진실과 그 힘에 대한 지식마저 지녀온 카프라스가 강하다는 의미로 보이긴 합니다.
 만약 다른 의미가 있다면, 권좌 앙옆을 장식한 용 머리 조각상과 카프라스의 1페이즈의 변신 형상을 보고 혹시 용과 관련된 것인가 싶은 의문도 듭니다.
 어떻게 되었건, 용 중에는 신에게 도전했던 라브레스카가 있었으니까요.




 세 번째, 에다나의 방어구, 즉, 멸신의 무구의 제작자는 카프라스입니다.
 카프라스는 하둠에 대적하기 위해 멸신의 의지를 가득 담아 멸신의 무구를 만들었으나, 정작 이 방어구를 소화할 수 있는 자는 에다나뿐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해내기 위해 고대인의 기술을 이용하여 스스로의 육신을 복제하여 에다나의 방어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정작 그렇게 복제된 육신에는 두 개의 영혼이 없어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대신 카프라스는 이렇게 복제된 육신에 '에다나의 파편'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멸신의 무구를 입힌 뒤, 본인이 지닌 멸신의 의지를 담습니다.

 정황상 이후 카프라스가 피의 제단에서 하둠을 마주하고 좌절하여 다시 그의 추종자로 전락하였고,
 에다나의 파편은 카프라스의 추종자들, 그림자 기사단들이 다루다가 에다나와 만나 멸신의 의지가 깨어나 도리어 자신을 다루던 그림자 기사를 죽여버리고 길을 터줍니다.

 그 뒤, 에다니아 지하에 한 고대인의 유적에서 에다나에게 멸신의 무구를 건네주게 됩니다.

 즉, 하둠에 대적하겠다는 카프라스의 의지는 결국 꺾였지만 그가 에다나의 파편에 남긴 멸신의 의지가 에다나의 왕에게 계승되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카프라스 이야기는 잠시 여기서 끊도록 하겠습니다.


 <카부아의 왕>



 내용의 핵심은 이거였죠.
 카프라스가 제안하는 불멸에 눈이 멀어 크론 왕국을 멸망으로 이끌었던 누아르 바탈리 3세와
 과거 카부아 문명을 번성케 한 카부아의 왕이 에다나의 환생으로 엮인 동일인물이라는 점.
 발레노스의 고대인의 석실에 크론 왕국의 멸망에 대한 예언이 적혀 있는 것도 이 때문이었습니다.



 여기서도 작은 의문점은 세 가지 정도 있는데,
 첫 번째는, 왜 카프라스는 누아르에게 흑정령을 주어 그를 에다나로 만들었냐는 것입니다.
 이는 마지막까지 그 의도가 설명되지 않는 부분인데, 하둠의 추종자로서 행동하고 있었을 당시의 카프라스는 다른 누구를 굳이 에다나로 만들 이유가 없었습니다.
 이는 하둠을 강림시키는 의식과 흑정령이 관련이 있거나, 아니면 당시의 카프라스에게도 다른 의도가 있었거나 둘 중 하나로 보입니다.
 사실, 흑정령이 떨어진 자리, 흑정령의 고향이야말로 하둠의 침략이 가장 심화된 곳임을 보면 하둠과 흑정령 간의 관계를 드러내는 한 부분 중에 하나일 수 있겠습니다.
 어쨌든 그 덕분에 카부아 문명은 지혜로운 왕을 얻어 번성할 수 있었고, 이러한 번성을 배경으로 결국 최초의 에다나의 등장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자, 두 번째는 어쨌든 진짜 예언은 있다는 겁니다.
 고대인의 석실의 석화가 진짜 예언이 아니라 누아르 바탈리의 기억을 토대로 남긴 기록이라 묘사되지만,
 고대인의 석실의 기록 중 마지막 것은 크론 왕국이 멸망하고 한참이 흘러 주인공 모험가가 발레노스에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는 누아르의 기억일 수 없는 영역이죠.
 이것은 그래도 예언을 했다는 것이거나, 또는 24년 하이델 연회 때 슬쩍 언급되었던 직접 고대 카부아 시대로 가게 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밖에도 주인공 모험가가 이미 과거에 개입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복선이 아토락시온에 있기도 했고요.




 마지막 세 번째는 어떻게 미래의 전생의 기억을 얻었냐는 것입니다.
 최초의 에다나와 로크스 마하 데키아만 보더라도 알 수 있듯, 과거의 두 번째 삶은 첫 번째 삶의 기억을 잊습니다.
 그러나 아에테리온 초입에서 오로엔이 언급하였듯, '카부아의 왕은 어둠을 극복하였다.'는 것으로 묘사되듯 누아르 바탈리는 모종의 이유로 미래의 전생의 기억을 얻습니다.
 이를 토대로 석화를 남겨 미래의 왕에게 경고를 남기고, 미래의 지식을 기반으로 고대의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카부아 문명을 번성시킵니다.
 그래서 이 '그림자를 베어넘겼다.'는 묘사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냐는 것입니다.
 대뜸 아무 의미 없이 등장한 개념은 아닐 것이고, 추후 전개에 따라 주인공 에다나 역시 행하게 될지도 모르는 무언가일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은 의문점이 있다면 큰 의문점도 있겠죠.

 석화가 있는 고대인의 석실은 엘리언력 276년까지도 전혀 발견되지 않다가, 286년이 되어서야 주인공 모험가와 함께 발견되었고, 이러한 갑작스러운 출몰은 설명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276년 히스트리아 유적에서 모험가가 일레즈라에게 뒤를 찔린 뒤 죽어가다가, 흑정령과 만났는데 이때 현재 고대인의 석실이 있는 자리에 별이 떨어졌다는 묘사가 있습니다.
 다만 그때는 아무것도 없던 것이, 10년이 흘러서야 고대인의 석실과 함께 모험가가 발견되었다 하죠.

 뭐가 개입하였음은 확실한데 그게 고대인의 기술인지, 누군가의 의도인지 확실치는 않죠.
 그나마 확실한 것은 단 하나죠. 주인공입니다.
 이러한 히스트리아 유적은 주인공에게 반응하여 개방되었고, 별이 떨어진 자리에도 주인공이 있었습니다.
 적어도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이 주인공과 관련 되었음을 확실하다는 겁니다.

 카부아의 누아르 바탈리는 미래의 우매한 왕을 위해 미래의 왕과 가까운 곳에 석화 반쪽을, 그리고 대륙 먼 곳에 석화 반쪽을 두었다는데 적어도 이 시기가 약 3천 년 전 일임을 생각해보면 긴 세월을 거쳐 무언가 달라졌을 겁니다.
 처음에는 누아르의 기억만이 석화로 새겨졌다가, 모종의 사건으로 엘리언력 286년 '원혼의 사슬을 끊는 자'로서 주인공을 향한 예언이 추가되었고 그 용도가 달라진 게 아니느냐는 거죠.



 <일레즈라, 실비아>



 진짜 의외의 반전이었으나 사실 할 말은 많지 않습니다.
 어차피 일레즈라가 실비아라는 사실은 비밀에 부치기로 되었고, 이를 안다고 한들 앞으로의 이야기가 크게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일레즈라, 실비아의 목적이 하둠을 죽이는 것이라는 게 확정된 것은 좋습니다.
 여기에 붉은 심장에서 했던 말을 더해보면 무언가 더 있어 보이기는 하죠. 일단 얘가 아토마기아의 심장까지 가지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무언가 더 있음은 확실해 보입니다.

 덧붙여서 본래 실비아로 추정되었던 가시나무 여신까지 생각해보면,
 사실 가시나무 여신은 실비아와 연관이 전혀 없거나, 이건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사실 가시나무 여신은 하둠과 일레즈라 외에 또 다른 실비아의 파편이거나, 이건 좀 쉬운 길이죠.
 사실 가시나무 여신은 실비아에서 일레즈라로 떨어져 나왔을 때 초기의 행적이거나, 이게 그나마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라면 일레즈라가 하둠의 존재와 위험성을 인식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동기가 이해되어서 가능성이 꽤 높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삼 일의 어둠이라던지, 일레즈라의 다섯 반지라던지 메디아에서의 행적은 도대체 뭐지?
 제가 뭘 놓친 게 있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메디아 쪽은 잘 모르는 게 맞기도 하고, 메디아 이야기가 싯팔 울루키타까지 이어졌는데도 의문 덩어리인 게 너무 많아요.
 삼 일의 어둠이 울루키타에 있는 한 고대인의 유적을 들추어냈고, 이것이 툰그라드 유적지인데 이거랑 연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나중에라도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풀어줬으면....



 <고옌>



 어비스 원 : 마그누스 때부터 알 수 있듯 고옌은 하둠에 대적하는 인물이라 에다니아에서 등장하지 않으면 아쉬운 인물이었고, 결국 제피로스에서 등장했습니다.
 제피로스의 우두머리가 카프라스라는 것을 확신시켜주는 역할을 맡긴 했지만, 사실 이는 이미 알려져있던 내용이라 큰 감흥이 없는 부분이죠.
 그 외에는 기억에 남을 큰 행적을 남기진 못했지만, 덕분에 아에테리온과 제피로스의 수미상관을 구성하긴 했죠? 주인공 + 오로엔 + 워리어 인물로 구성된 세 명이 입성한다.

 카프라스의 손에 닿아 사라진 뒤에 다시 등장하는 묘사가 없어서 어떻게 된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찬가지였던 오로엔이 멀쩡히 하킨자 성전에 있는 것을 보면 고옌도 어딘가 있을 겁니다.
 나중에 에다니아 내부에서 등장하거나 하겠죠.



 <아르옐리의 문>



 이건 에다니아 메인 의뢰를 끝나고 진행할 수 있는 서브 의뢰의 내용인데,
 여러 주요 내용들을 품고 있어 간략하게 글로만 짚어보고자 합니다.

 일레즈라가 자신의 용병과 함께 히스트리아에서 흑정령들을 깨웠을 때
 이베도르는 흑정령을 견제하기 위해 쿠니드의 쉼터에 있는 아르옐리의 문을 열어 그들을 삼키고자 했는데
 주인공 에다나가 에다나의 왕으로 등극하자 그 문이 닫히고 말았다.
 그런 내용입니다.

 이미 무지성 상태의 흑정령들은 아르옐리의 문에 가까이 다가와 삼켜졌다고 하는데,
 다행히 가장 강력한 흑정령은 이미 주인공과 함께 하고 있다고 실비아는 말합니다.

 여기 실비아의 대사에서 재미있는 부분이 몇 있습니다.

 하나는 실비아가 흑정령들을 조각난 흑정령이라 칭했습니다.
 이베도르는 조각난 흑정령들이 완전한 하나가 되기 전에 해치우고자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이 말이 맞다면, 흑정령은 하나로 합쳐질 수 있는 존재라는 겁니다.

 그 다음으로는, 흑정령은 명백히 하둠에게 대적하는 존재가 맞다는 겁니다.
 애초에 그러니까 이베도르가 견제하고자 했겠지요.
 여러 부분에서 묘사되기로 에다니아 내부는 하둠의 침략이 가장 짙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시에 에다니아는 흑정령들이 이 세상에 처음 나타난 고향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아르옐리의 문을 여는 열쇠는 현재까지 두 개가 있는데, 우선 하나의 이름은 '종말'입니다.
 이 종말은 끝없는 겨울의 산 메인 의뢰를 완수하면 얻을 수 있으며, 이때까지 다른 하나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이번 의뢰에서 이베도르의 입을 통해 다른 하나의 이름이 '공허'임을 알 수 있으며, 이미 이베도르가 거머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황상 카얄 네세르가 발렌시아 왕가에서 훔쳐 이베도르에게 갖다 바쳤을 것으로 보이죠.


 그래서 가장 궁금한 것은, 그래서 아르옐리의 문이 대체 뭐냐는 겁니다.
 여태까지의 묘사로 봤을 때는 단서는 '아르옐리로 이어진 문' 이거 단 하나입니다.
 하사신이 처음 나왔을 때, 그리고 작년 겨울 페스타 때 언급으로는 아르옐리의 문을 수호한다고 하여 이것이 물리적인 관문인 줄 알았는데,
 막상 에다니아가 열리고 보니 하킨자 성전은 물론이요 아르옐리의 문 자체가 언급도 없었고,
 정작 제가 전혀 하지 않고 있던 하사신 직업 의뢰를 보니 쿠니드의 쉼터에 바위에 처박혀있는 아르옐리의 문이 있더라고요.
 그러더니 이번에는 실비아가 아르옐리의 문은 사실 여러 개래요.

 그래서 뭐.... 씨발, 일단은 '아르옐리로 이어진 문' 이거 하나만 갖고 가자고요.
 우선 아르옐리는 에다니아의 옛 이름입니다. 본래는 신의 축복이 깃든 땅이라 할 정도로 풍요로운 땅이라고 하였는데, 흑정령이 나타난 뒤로 죽음의 땅으로 변모했다고 하죠.
 그리고 지금은 에다니아라 부르는데, 흑정령이 나타나고 에다나가 탄생했음을 생각해보면 에다니아는 에다나가 탄생한 땅, 혹은 에다나의 땅이라는 의미로 그 이름이 바뀐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아르옐리의 문은 에다니아가 아르옐리였을 적 지어진 이름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흑정령이 나타나기 전, 아르옐리가 풍요의 땅이며 카부아 문명이 에다나 없이 번성하고 있던 시절에 만들어졌겠네요.
 그렇다면 사실 아르옐리가 카부아 문명의 중심지....라고 하기에는 대륙 먼 곳이랬죠.
 그렇다면 검은 침탈자 이후 카부아 문명의 중심지로 번성한.... 것이라기에는 죽음의 땅으로 변모했다죠.
 아 시발 검은사막 존나 어렵네요.

 결론적으로는 저도 뭔지 잘 모르겠고요, 대충 에다니아 내부 어딘가로 통하는 차원문 같은 거겠죠.
 왜, 아토락시온에도 타리브레의 문이 있지 않습니까.



 <카프라스에 대한 주관>

 위에서 말한 카프라스의 이야기대로라면,
 카프라스는 본래 하둠에 대적하다가, 하둠을 추종하다가, 다시 하둠에 대적하다가, 다시 하둠에 추종하는 것, 참 씨발 줏대없는 개새끼가 되어버리는데,
 저는 이러한 전개에 실망감이 크단 말이죠.

 이는 에다나의 방어구의 아이템 설명에서 볼 수 있는 카프라스의 비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하둠에게 좌절하고 마는, 그런 하둠의 위험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러한 하둠의 힘을 체감하기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카프라스라는 인물을 초라하게 만듭니다.

 뿐만 아니라 의문이 너무 많이 생겨요.
 아니, 씨발 진짜 하둠한테 또 넘어간다고?
 아니, 쟤는 멸신의 의지인데 왜 쟤네들이 다루고 있어?
 아니, 쟤 왜 아토마기아의 심장을 가지고 있음?
 아니, 일레즈라는 왜 지금 나오는데?
 아니, 왜 카프라스는 실비아 보고도 안 놀라냐?

 그래서 저는 '사실 카프라스가 진심전력으로 하둠을 따르는 게 아니라면!'이라는 쪽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생각해보면, 에다나의 파편과 그것이 입고 있는 멸신의 무구는 어떤 식으로든 오직 하둠에 대적하기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계속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카프라스가 하둠의 수하로 다시 전락했을지언정 그 멸신의 의지를 완전히 버리지 않고 일말의 여지, 작디작은 희망을 계속 지니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굳이 에다나를 마무리지어 죽이지 않고, 아토마기아의 심장을 이용해 힘을 흡수하려던 것도 궁금한데,
 이 또한 그저 흑정령 공생자에 불과한 이들로부터 흑정령의 힘을 빼앗아
 언젠가 에다나의 왕이 될 재목이 나타나 그에게 힘을 주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아토마기아의 심장이 단 하나인지, 아니면 여러 개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이 아토마기아의 심장의 출처가 일레즈라라면, 이는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만약 일레즈라가 먼저 카프라스에게 접근하여 스스로의 정체를 밝혔든 아니든,
 어쨌든 아토마기아의 심장을 건네주었고, 이를 이용해 패배시킨 흑정령 공생자들의 힘을 흡수하여 담으라 하였을 수 있죠.
 그러다 주인공 에다나가 나타났을 때, 일레즈라가 아토마기아의 심장을 깨트림으로써 에다나의 왕에게 그 힘을 흡수시켜 더욱 강대한 존재로 각성시킵니다.



 그렇기에 갑자기 파괴되는 아토마기아의 심장에 놀란 카프라스는 이것이 실비아가 했음을 알았고, 눈앞에 있는 자가 진정 왕이 될 재목임을 깨닫습니다.



 하둠을 따른다는 원죄를 저질렀을지언정 마지막에는 어머니 실비아를 위해 에다나의 왕을 각성시키는 데 일조한 카프라스는 그녀의 손가락에 입을 맞추며 죽음을 맞이합니다.

 자, 이야기가 꽤 좋네요!

 약간 농담조로 작성하긴 했지만, 저는 정말 이런 쪽으로 생각합니다.
 적어도 처음 의도는 그게 아니었지만 결국 에다나가 나타나야 함을 아는 카프라스가 에다나가 나타났음에도 에다나의 파편을 그대로 지니고 있는 것부터, 하둠을 패퇴시키는 것을 크든작든 소망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긴 세월을 살아오며 힘과 지식을 쌓고, 하둠에 대적하겠다는 비장한 의지를 지녔던 카프라스라도 좌절할 정도로 하둠에 의한 멸망은 세계의 섭리라는 것이죠.
 오히려 그만큼 하둠에게 대적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며, 그러한 일을 행하는 에다나의 왕은 위대한 존재임을 나타내는 장치인 것이라 봅니다.

 후






 테네브라움이랑 제피로스는 9월 10일에 나왔는데 테네브라움은 9월 25일에 썼고 제피로스는 이제서야 쓰네요.
 테네브라움 게시글이 늦은 건 좀 개인적인 감정 문제라서 늦은 거였는데,
 이번 제피로스 게시글이 늦은 건 여러 부분에서 검증하고 싶던 게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장 이 글 쓰는 데에만 이것저것 확인하면서 한다고 6시간이나 걸려버렸습니다.

 다음에는 에다니아의 이야기 전반에 대한 평가와 사견을 내용으로 게시글을 쓸 것 같습니다.
 일단 저는 에다니아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하지만, 그렇다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니에요.
 다음 게시글 때 작성하겠지만 마계나 마물, 마왕이라는 명칭의 문제, 그리고 분량 조절하겠다고 숭덩숭덩 잘려나간 듯한 메인 의뢰의 내용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만족하는 것은, 어찌되었건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그 내용이 대체적으로 마음에 들기 때문에.

 그럼 다음에 봅시다.
 그리고 제 단군왕은 현재 80트째입니다.
 나 너무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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