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면 감시탑도 생활관으로 조명을 내비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충분히 아이와 엄마까지도 데리고 탈출 할 수 있다.



퍼억 -



“커헉!”



그레이브즈는 옆에서 작업하던 남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당연히 남자는 비명을 지르며 작업대에서 굴러 떨어지며 바닥을 나뒹굴었다.



“뭐야, 이 와중에!”



신경이 곤두선 교도관의 목소리가 점차 가까워져 왔고,


얼굴이 보이자 그레이브즈는 기다렸다는 듯 이마로 그의 얼굴을 들이받았다.



“읔!!”



곧 그레이브즈의 주먹이 그의 명치를 가격했고,


이어 몸을 굽히는 그의 뒷덜미를 다른 손으로 가격하여 그를 기절시킨다.



“뭐야!”



동료의 신음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교도관의 발소리가 들려온다.


그레이브즈는 서둘러 쓰러진 교도관의 몸을 뒤져 자신의 발에 채워진,


자신을 작업대에 구속하고 있는 족쇄의 열쇠를 찾았다.



“이 새끼가!!”



역시 교도관이 도달하기 전에 20개의 자물쇠 열쇠를 다 맞추어 보는 것은 무리였다.


교도관이 열쇠를 맞추느라 몸을 웅크리고 있는 그레이브즈에게 겁 없이 발길을 내 뻗었다.



우직 -


“크아아아아앜!!!”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레이브즈를 가격하려던 자의 발목은 정상적이지 않은 각도로 꺾여버렸고,


발목을 감싸 쥐고 웅크리는 그의 뒷덜미를 그레이브즈의 손이 재빠르게 가격했다.



척 -



“맞아준 값이다.”



자신의 족쇄를 푼 그레이브즈는 교도관의 몸을 더 뒤져 권총을 찾아 한 자루는 자신의 바지 뒷 춤에,


나머지 한 자루와 열쇠를 옆에 있던 남자 앞에 던지고 지체 없이 작업장을 빠져나갔다.



철컹



생활관으로 달려가려던 그는 다시 작업장 안으로 들어오며 문을 닫았다.


작업시간이 끝나지 않았는데 작업장에서 문소리가 난 것을 의심한,

 

복도를 순찰하는 교도관 들이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생활관의 문을 열기 위해선 그들 중 한 명이 가지고 있는 열쇠가 필요했다.



쾅 -



발소리가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그레이브즈는 문이 열리자마자 제일 먼저 들어오는 교도관의 머리를


잡아챔과 동시에 온 몸의 무게를 실어 문을 다시 닫았다.



육중한 철문과 벽 사이에 압력을 받은 교도관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벽을 타고 무너져 내렸고,


그것에 놀랄 틈도 주지 않고 그레이브즈는 문을 다시 잡아채 연 후


문을 열면서 얻은 회전력을 실어 오른 발을 축으로 몸을 돌리며 왼쪽 다리를 접었다가 펴


남은 교도관이 가슴팍을 정확히 가격했다.



그 자는 잠시 몸이 붕 뜬 상태로 작업장 문 맞은 편 복도의 벽까지 날아가 벽에 부딪힌


충격까지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었는지 벽을 타고 스스르 무너지며 축 늘어진다.



척 -



다시 작업장을 빠져나가려던 그레이브즈는 자신의 등 뒤에 닿은 총부리의 촉감에 멈춰 섰다.



“무슨 자신감으로 아무한테나 총을 쥐어줬지?”



목소리를 들은 그레이브즈의 표정에 긴장감이 거둬졌다.



“지금 총을 쏘면 모든 교도관이 이쪽으로 몰려온다.”



“쳇, 너무 과묵해서 그 정도로 머리가 잘 도는지 알 수가 있나.”



총이 거둬지는 것을 느끼자마자 그레이브즈는 생활관 방향으로 내달렸다.



“야, 출구는 그 반대쪽이라고!”



행여 다른 교도관이 들을까 소리를 낮추어 그레이브즈의 등에 대고 소리쳤으나


그는 미동조차 않고 멀어져 가고 있었다.





투다다다다 -


 

“엎드려! 새끼들아! 다 뒤지고 싶지 않으면 엎드려!”



경비타워에서 생활관 바닥을 향해 무차별 사격이 몇 차례 진행된 후,


경비타워에 근무하는 교도관이 소리치고 있었다.


시야가 좁아진 현재 상태에서 이쪽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것은 그것뿐이었기 때문이다.



철컹 -



망설임 없이 사격이 멈추어진 틈을 타 그레이브즈가 생활관 안으로 뛰어들어 숙소를 향해 달렸다.


무모해 보이기도 했으나 그것은 총을 다루어 본 자들만이 잴 수 있는 정확한 타이밍이었다.


현존하는 어떤 총도 재 장전을 하지 않고 무한으로 총알을 쏟아 부을 수는 없으니까.



“레인, 레인.”


 

“아저씨.......”


 

“뛸 수 있겠나.”



그레이브즈는 소년과 함께 있는 소년의 엄마를 발견하고 물었다.


총소리에 겁을 먹은 듯 소년을 꽉 끌어안고 눈에 띄게 몸을 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 사격이 멈춰졌을 때 뛰어야 돼. 탄창을 갈아 끼고 나면 늦어!”



평소답지 않은 그의 격앙된 목소리가 충분한 설득력을 가지고


숙소에서 듣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울려 퍼졌다.



“에이잇!”

 

 

다다닷 -



한 무리가 생활관 출구를 향해 달리는 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그레이브즈는 입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숙이며 이를 부득 갈았다.



투다다다다 -



“으으으읔!!”



달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총소리가 울려 퍼졌고,


달려간 남자들의 비명소리와 쓰러지는 소리가 생활관에 공명했다.



“지금이야. 뛰어.”



소년의 엄마의 경악스런 표정조차 무시한 채 싸늘하게 굳은 표정으로 그레이브즈가 말했다.


그리고 지체 없이 소년을 들쳐 매고 그녀의 손을 잡고는 생활관 문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