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썸머 시즌을 16강으로 슬프게 마무리 했던 CJ가 오랜만에 롤챔스에서 승리를 거뒀습니다.

엔트리 문제와 시드권 문제로 꽤나 골치 아픈 시간을 보낸 CJ였습니다. 그런 CJ의 첫 상대는 시드 결정전을 거치며 롤챔스에 올라온 IM.

 

프리시즌이라는 명목 하에 승패와 무관한 경기를 펼치기에는 내외의 혹독한 시선을 견디기 힘들 것이 분명했습니다.

아마 삼성과 더불어 가장 힘든 프리시즌 기간을 보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다행히 첫 시작을 2:0 승리로 출발했습니다.

 

*이 글은 팬의 입장에서 쓴 글이며, 전문적인 해석이 아닌 팬의 입장에서 느낀 점들을 적었습니다.

 

 

0. IM전 승리하다.

 

 시드권 논쟁, 그리고 핵심 멤버들의 탈퇴로 인해 꽤나 아픈 시간을 보냈던 CJ. 프로는 성적으로 증명한다는 말이 있듯이 일단 '성적'을 내지 못했던 CJ는 코치진을 물론이고 소속 선수들이 역시 힘든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여러 감독들이 적어도 겉으로는 편하게 프리 시즌을 보내겠다고 했지만, CJ는 이 프리시즌을 편하게 보낼 수도, 보내면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리시즌 1일차 첫 상대는 IM전. IM은 후야 타이거즈(이하 후야)와 마찬가지로 CJ가 절대로 프리시즌동안 패배해서는 안 될 팀입니다. 최소한 무승부, 아니 무승부만 가더라도 시드권 논쟁에 휘말렸던 CJ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로 골치 아픈 시선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입장.(삼성은 최소한 팀원이 전원 교체로 인해 ... 라는 변명을 할 수 있지만 CJ는 짤없죠)

 

팬들의 걱정 반 기대 반 속에 결과는 2:0. 선수들은 물론 팬들 또한 한 숨 돌릴 수 있었던 결과였습니다.

다만, 압승했다 - 라고 표현하기에는 솔직히 조금 모자랐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따라서 IM과 마찬가지로 후야까지 무난하게 격파할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1. 샤이, 안정감을 되찾다.

 

 공격적이며 캐리 성향의 전(ㅠㅠ) CJ 탑솔러 플레임과 정 반대로 샤이는 무척 안정적인 탑솔러입니다. 과거 CJ가 잘 나갈 때는 1인분 이상을, 힘든 시기에는 묵묵하게 1인분이라도 해내던 샤이였지만 지난 시즌은 꽤 슬픈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줬었습니다.

 

그리고 프리 시즌, 부진을 씻어내듯 문도와 자르반이라는 카드로 '우직'하게 플레이 해줘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었죠.

마린의 리산드라, 썸데이의 레넥톤으로 보여줬듯이 시즌 5는 (아직까지는) 탑캐리가 가능했고 샤이 역시 앞으로 그런 역할을 해줬으면 합니다.

 

플레임 선수의 탈퇴 이후 심적 부담감이 심하지 않을까? 라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IM전에서 그런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인터뷰등을 보면 오더의 대한 책임감과 부담감이 컸던 것처럼 보였는데 포지션 변경을 통해 합류한 엠비션 선수로 인해 그 부담감이 줄어들어 전성기 시절 실력을 되찾았으면 합니다.

 

 

 

2. 코코, 침착하게.

 

 프체미 코코. 프로스트의 기존 미드라이너들과는 다르게 뛰어난 피지컬과 공격적인 성향으로 프로스트의 팀색깔을 바꾸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다만 일명 '얼밤 타임' (초중반 압도 후 운영 미스로 허무하게 역전 패) 주역 또한 코코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스위프트 선수와 더불어서 말이죠. 강점인 공격성과 피지컬에서 나오는 자신감이 오히려 운영적으로 미숙한 프로스트에게 약점이 된 것이죠.

 

 이번 IM전에서는 코코 선수의 침착함이 돋보였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무리하지도 않고, 적절한 플레이로 팀 승리의 기여를 했죠. 물론 자신의 강점인 피지컬과 공격성 역시 뽐내면서요.

 

 게임할 때 진중한 성격 ( 매라가 밝혔죠. "즐겜하지 말죠" 라고 분위기 잡는다고)이 '진지'하면 롤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엠비션(..)과 만나 좋은 캐미가 되기를 바랍니다.

 

 

3. 엠비션, 좋은 출발 속의 불안함.

 

 유일하게 남은 블레이즈 출신 선수며 포지션을 미드에서 정글로 변경한 엠비션 선수입니다. 블레이즈 운영의 핵심이었던 엠비션 선수인만큼 부족한 프로스트의 운영을 꽃 피워줄 그런 선수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현후 해설 위원이 경기 도중 CJ 코치진의 말을 언급했죠.

 

"잘하는 정글러는 많으나 운영적인 부분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정글로 합류 시켰다."

 

코치진의 예상이 틀리지 않았나 봅니다. CJ는 IM전에서 해설들이 계속 강조할 정도로 이전과는 다르게 운영적으로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엠비션의 정글 변경이 성공을 거뒀느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몇 가지 넘어야 할 산이 존재하죠.

 

1) 포지션 변경의 성공이 가능한가?

 

 건웅, 인섹, 제로, 류, 라일락 그 외 선수들. 적어도 국내에선 포지션 변경 후 이전처럼 좋은 기량을 보여준 선수들은 극히 드뭅니다. 그만큼 포지션 변경은 득보다는 실이 더 클 수 있는, 도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나마 탑솔러의 전향 후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인섹 역시 결국 마지막에 가서 다시 정글러로 변경됐고, 성적 부진으로 인해 중국으로 갑니다. 제로 선수의 경우는 잦은 포지션 변경으로 큰 두곽을 나타내지 못했다가 중국 행으로 꽃이 피긴 했지만요.

 

이러한 징크스를 과연 엠비션 선수가 깰 수 있을 지, 기대 반 걱정 반입니다.

 

2) 챔피언 폭

 

 롤에서 챔피언 폭은 무척 중요합니다. 특히 정글처럼 S급 정글러가 시즌이 지나며 고착화 할수록 말이죠.

그리고 그 S급에는 죽지 않는 수도승, 리신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선수 본인이 밝혔 듯이 엠비션 선수는 이 리신에 대해서 아직까지 부담감이 큰 모양입니다. 천상계 솔랭에서도 페이커 선수가 엠비션 선수의 리 신 때문에 암(..) 걸릴 뻔 했다고 하는 우스개 소리도 있었죠.

 

리신은 정글러라면 수준급으로 다뤄야 할 가장 기본 챔프입니다. 아무리 너프를 먹어도 (대회에서는) 죽지 않는 S급 챔피언이죠.

 

 엠비션 선수가 이번 경기 때 사용한 것은 카직스, 워윅. 카직스는 본래 미드 라이너 때부터 자주 쓰던 챔피언이었지만

해설조차도 어? 카직스 가나요? 라는 픽이었습니다.

(갓민은 예상했지만, 솔직히 반 농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글 개편과 너프로 인해 카직스는 좋은 픽이 아니다, 인식이 지배적인데 뽑았다는 것은 아마 첫 경기에서 가장 자신 있는 챔피언이기 떄문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팀내 조합상 굳이 카직스여야 된다, 라는 것 또한 아니였으니까요.

 

두 번째 경기 때는 워윅, 최근 OP 픽이기도 하고, 정글러 중 단순 난이도는 최하급이죠.

 

과거 프로스트의 기둥이었던 매라 선수가 집중 저격 픽 OR 대세 픽을 위해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나미, 레오나, 룰루 등으로 좋은 모습 보여주지 못하면서 슬럼프가 시작됐다는 것을 봤을 때 엠비션 선수의 챔프폭이 걱정이 됩니다.

 

3) 스타일

 

 이현우 해설위원이 말할 것처럼 엠비션 선수는 성장형 정글러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이것 역시 위의 챔프폭과 더불어 가장 큰 불안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즌5는 다를 수 있겠지만 기존 시즌들은 최적화된 플레이가 나오면 나올 수록 상대적으로 정글러들은 시즌 초기에 비해

확연히 가난해진 모습들었습니다. 최소한의 템과 파밍으로 최대한의 효율을 내야했죠.

리신, 엘리스, 자르반 등 기동력과 유틸성이 좋은 챔피언들이 크게 사랑 받은 이유 중 하나죠.

 

이런 상황이 시즌5에도 반복되면 엠비션 선수의 스타일은 큰 단점으로 다가옵니다. 정글러가 성장할 동안 팀이 터져나가는 거죠.

 

최근 시즌 동안 롤챔스를 제패한 팀들의 정글 스타일들을 나열하자면.

 

*) 역갱 커버형

 

SKT K의 전성기 시절 주요 뱅기 선수의 패턴은 다음과 같았죠.

페이커가 상대 미드라이너를 압박한다->상대가 갱을 온다 -> 역갱 쳐서 게임을 터트린다

임팩트가 스왑 상황에서 버티거나 오히려 킬을 낸다 -> 미드는 페이커가 알아서 터트린다 -> 봇 역갱처서 터트리거나

봇 역시 푸만두가 터트린다. -> 커버만 해도 킬 어시가 들어온다.

 

(물론 그 당시 뱅기 역시 최정상급 정글러였지만 무패 행진 때는 저런 경우가 많았다고 봅니다)

 

*) 캐리형

 

카카오 , 인섹

 

화려한 피지컬과 육식 정글러로 게임 전체를 터트려 버린다. 혹은 과하게 쓰로잉(..)

 

특히 카카오는 섬광 녹턴 등의 성장형 정글도 무척 공격적으로 운영하면서 썸머 우승에 큰 공헌을 합니다.

 

 

*) 맵 장악 형

 

두 말할 필요 없이 댄디입니다.

 

화려한 피지컬과 라이너들의 우수한 기량을 기반으로 맵 전체를 지배하죠.

특히 마타와 합작품으로 일명 '댄디의 장막'을 통해 탈수기 운영의 극을 달립니다.

 

상대가 성장형일 경우 카정으로 피를 말리고, 맞 육식이면 완벽한 역갱으로 상대의 전의를 꺾어버리죠.

 

 

*) 그렇다면 엠비션은?

 

일단 유형 1의 경우는 현재의 CJ로는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약팀이면 모를까 전반적으로 현 CJ의 라이너들이

상대 라이너들을 압도할 것이다. 그것도 전 라인이 - 라는 가정을 하긴 힘듭니다.

 

유형 2의 경우도 정글로의 변경이 얼마 되지 않았고, 미드 라이너 시절에도 피지컬적인 측면에서 A급 판독기(ㅠㅠ) 였던 엠비션에게는 현재로는 조금 먼 이야기 입니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것이 3번입니다만, 이러한 '장막' 형석의 플레이는 정글러 본인도 중요하지만 서포터의 역량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드라이프 선수 경우는 유독 상위 클래스 서포터들에 비해 시야 장악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대다수고 저도 그 부분엔 동의합니다.

 

 

결론은 가야할 길은 멀고, 불안요소가 많다. 라고 정의할 수 있겠네요. 실컷 불안요소 적어놓고 이런 말 하기 그렇지만..

좋은 모습 보여주길 진심으로 기도합니다. 벌써 3년차 팬이네요 ㅠㅠ

 

 

4. 스페이스, 터져라 포텐, 제발 좀 터져라.

 

 프로스트가 처음으로 갖는 A급 원딜러! 라는 칭찬과 함께 시작한 스페이스 선수. 여러 시즌을 지난 지금 나쁜 모습만 보여줬다고는 힘들지만 '멋졌다.' 라고 하기에는 무언가 아쉬운 모습이었습니다. IM전 역시 마찬가지 였습니다.

 

 마스터즈 준 플레이오프 나진 연합 VS프로스트 전 때를 예를 들겠습니다.

 

상대 진영에서 한타 이후 프로스트가 추격을 당하고 있을 때 스페이스 선수가 순간적으로 잘 큰 코그모로 W를 켠 뒤 쫒아오던 나진의 딜러와 서포터를 순식간에 빈사 상태로 만듭니다. 이 슈퍼 플레이로 승패가 갈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김동준 해설위원이 외쳤던 말이 스페이스 선수에 대해서 정의할 수 있었는데요.

 

"스페이스!  이 선수 그 동안 (포텐이) 터진다, 터진다 하다가 드디어 터졌어요."

 

솔랭에서의 좋은 모습, 그리고 스크림 전에서 정말 잘한다는 평가. 이러한 평가와는 다르게 스페이스 선수는 정규 시즌에서 강팀과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포텐이 터질 듯 안 터질 듯, 터진다면 정말 대형 사고를 칠 수 있을 선수인데 가끔 오발탄 마냥 터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여전히 제대로 터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성기 시절의 피글렛, 삼성의 임프와 데프트를 대표되는 S급 AD캐리들. 이 선수들의 특징이라면 정말 기가막힌 공격성(피글렛, 임프) 과 피지컬, 그리고 포지션(데프트)로 딜링을 뽑는 것이겠죠.

 

무난한 AD캐리도 나쁘다곤 할 수 없겠죠. 하지만 안정감의 대명사 스코어 선수가 결국 우승하지 못했던 점, 어떻게 보면 스페이스 선수와 비슷한 성향의 애로우 선수가 썸머 우승팀 AD캐리면서도 S급 원딜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들을 본다면 조금은 더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이젠 A급에서 S급으로 올라갈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5. 매드라이프, 다시 한 번 神을 향해.

 

 서포터계의 영원한 스타 매드라이프. 안티도 많고 팬도 많다는 것은 그 만큼 이 선수가 롤판의 끼친 영향이 크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슬럼프를 겪은 그에게 찾아온 기회. 주류픽으로 올라온 잔나를 비롯해서 더 이상 등장이 낯설지가 않는 알리스타입니다. 두 챔프 모두 매드라이프 선수가 잘하고, 즐겨하는 챔피언이죠. 이러한 챔피언들과 출시 이후 계속해서 쓰이고 있는 쓰레쉬를 사용해서 정상 탈환을 노려볼 수 있는 메타라고 봅니다.

 

IM전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들이 중간에 나오긴 했지만 해설들이 '한타를 열자는 콜이 나와서 들어갔다.' 라고 지적 했듯이 팀원끼리 손발이 안 맞았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선수 역시 샤이와 더불어 오더의 대해서 내외부적으로 책임감에 의해 부담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엠비션의 합류로 운영이 한층 더 올라온 지금, 다시 한 번 신으로 도약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현재 프로스트의 가장 큰 약점은 바텀의 약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 선수와 오랜 시간 캐미를 맞춘 만큼 이번 프리시즌, 나아가서 다가오는 스프링 시즌에 바텀 캐리를 기대해 봅니다.

 

 

6. 총평

 

아쉽지만, 그래도 좋은 출발이다. 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

 

쓰다보니 IM전에 대한 내용은 거의 전무하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들만 주구장창 늘어놨네요. 다음 리뷰 때는 보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 자세히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CJ 선수들. 그리고 다른 곳에서 자리를 잡을 전 CJ 선수들 모두 좋은 결과 있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