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말게임에서 볼 수 있는 형성된 울타리'

PC방에서 친구들끼리 롤을 하는걸 보면 꽤 이런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친구 4명이서 노말을 하는 모습


친구1 - ㅋㅋ 나 오늘 빠커 라이즈 보여줄께 ㅋㅋ 나 미드간다.

친구2 - 아 지랄하지마 ㅋㅋ 너 라이즈 처음하잖아. 

친구1 - 조까 ㅋ 임마 나 졸라 잘해. 함 보라니깐.

친구3 - ㅋㅋ 저새끼 아까부터 라이즈라이즈 저러더니 못하면 존나 뒤진다 ㅋㅋ

친구4 - 야 난 칼리스타 한다. 근데 저거 한놈이 미드 간다는데?

친구1 - 시발 조까라해라. 내가 미드간다. 저새끼 누군데? 

친구3 - 우리가 4인큐니깐 저놈은 걍 혼자왔나본데. (채팅으로 우리팀 2픽이 먼저 미드 라이즈 픽했으니깐 걍 서폿가라)

게임 시작

친구 3(정글 이블린)이 정글 먹고 있는사이 친구1(라이즈)가 상대편에게 3렙 솔킬 당함.

친구1 - ㅋㅋㅋㅋㅋㅋㅋ시발 ㅋㅋ 저게 안죽네 ㅋㅋㅋ
친구3- ㅋㅋㅋ봐 저새끼 저럴 줄 알았다 ㅋㅋㅋㅋ 존나 못하네 ㅋㅋㅋ페이커는 무슨
친구2- 이새끼 ㅋㅋ 앞점멸썼어 ㅋㅋㅋㅋ
친구4 - 야 갱좀와라. 우리팀 서폿 개못해. 무슨 개호구야(그러면서 자기는 상대보다 CS 17개 밀림)
친구1 - 야 갱와봐 ㅋㅋ 나 저새끼 따고 만다 ㅋㅋ

이블린 갱왔다가 역갱맞고 더블킬 헌납.
라이즈는 미니언에 W써서 킬 못먹음
친구1 - 아씨발!!!!개X발 새끼. 존나 저게 안죽어

친구234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ㅋㅋㅋㅋ 저새끼 지금 미니언에 W썼냐? ㅋㅋ 손가락 존나 장애네 ㅋㅋㅋ
솔로 -아 뭐야 존나 따이는데 지들끼리 채팅으로 쳐 웃네 (chat - 미드님 좀 사려요. CS먹고 후반 보죠)
친구1 - (chat - 아 시발 닥쳐 좀. 뭔데 아가리 터냐)
친구4 - (chat -시발 우리 서폿 새끼는 개못하면서 지적질이네 ㅋㅋ)
친구2 - (chat - 저놈때문에 개밀려서 바텀 똥 개올라오네)
친구3 - (chat - 서폿 새끼야 못하면 와드라도 좀 사서 쳐 박아라.)

한타에서 서폿이 물려서 칼리 궁이 빠짐

친구1234 - 아오 서폿 새끼야 쳐 물리지 말고 빼라고. 궁빠졌잖아.

한타에서 미드 라이즈가 앞점멸썼다가 1초만에 순삭 당함

친구234 - ㅋㅋㅋㅋㅋㅋㅋㅋ시발 ㅋㅋㅋㅋ 페이커 좋아하네 ㅋㅋㅋ 개웃기네 ㅋㅋㅋ야이 브론즈새끼야 그만던져 ㅋㅋㅋ
친구1 - ㅋㅋㅋㅋ앜ㅋㅋ 이번판 개말렸다 ㅋㅋ 상대방 존나 잘하네 ㅋㅋ 존나 대리새끼들 ㅋㅋㅋ

---------------------------상황 종료 ---------------------------------------------

극단적인 상황 같아 보일까 과연?

PC방을 다니다보니 이런 모습을 매우 자주 볼 수 있다. 친구들과의 게임에 있어 가장 문제가 되는건 '각자의 행위 대부분을 그냥 넘길 수 있다는 점' 이다. 

 자신의 실수로 인해 상대방에게 큰 이득을 준 경우 솔로큐에선 그 실수의 행위자가 사과를 하거나 그런 행위를 하지 않기 위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타인의 실수를 욕설로 반응하는건 쓰레기다.) 그러나 친목이 다져진 다인큐에선 이런 행위가 그들간의 친목으로 인해 상쇄되어 버린다. 때로는 웃음으로 넘기거나, 때로는 마치 CS하나 놓친것 처럼 가볍게 다뤄진다. 이런 불합리함이 친목을 돈독히 하는데는 좋을지 몰라도, 그 친목에 끼지 않은 타인의 입장에선 굉장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이런 모습은 벤부터 시작해 픽(이즈 정글. 티모 원딜같은 픽을 고르는데 있어 양해를 구하지 않아도 된다. 심지어 팀원은 적극적으로 옹호해준다.-이놈 정글이즈 개잘함 ㅋㅋ 믿어보세요 X3 ), 버프몹, 아이템까지 모든 행위에 동의, 양해 등의 사회적 조건이 필요치 않게 되어 홀로 게임을 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게 된다. 그리고 이런 모든 행위의 결과가 패배로 다가올 때 솔로큐를 돌리던 사람에 비해 다인큐를 돌린 사람은 자기들끼리 형성된 분위기로 인해 상대적으로 낮은 패배감을 느끼게 된다. 흔히 말하는 '즐거우면 됐다' 또는 '이번판은 운이 없었다' 와 같은 멘트를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행위를 홀로 하는 사람이 지적하는 순간 자신의 팀원은 모두 적이되어 자신에게 칼끝을 겨누게 된다. 게임은 이길지라도 소위 '정치질'에 멘탈이 조각나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는 노말에서 예전부터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노말게임이라는 점이 큰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었다. 승패 외엔 개인의 등급을 분류하는데 있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노말을 가벼운 마음으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랭크게임에 다인큐가 들어가게 되면 '랭크 점수' 가 걸려있는 만큼 '신경이 극단적으로 날카로워지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야기할 것이다. 가뜩이나 롤은 스트레스를 주는 게임으로 익숙하다. 매판 욕이 안나오는 게임이 없고, 오죽 했으면 서로간에 더 욕을 안하는 팀이 이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게임에 있어 욕설이 난무한다. 이런 신경이 곤두서 있는 랭크 게임에 듀오로 참여할 경우 3/2라는 비율로 인해 여지껏 균형을 맞추던 것이 한순간에 무너져 많은 사람들의 신경을 긁어놓을 확률이 매우 크다.

 다인큐로 인해 문제가 생긴 것은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현대사회에 있어 '개인적 공간(Personal Space -자기 주위의 일정한 공간을 자신의 것으로 인지하는 개념)'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게임하는데 있어서도 지인 또는 친구와 같이 게임을 하는 것을 꺼리거나 형성된 친목에 들어가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랭크 게임을 하는데 있어 다인큐를 고집하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위일 뿐이다. 

 그리고 이미 다인큐와 비슷한 형태로 엄청난 폐망을 보여준 사례가 있다. 바로 대학 내 교양 발표다.

 홀로 수강하는 학생 1은 똑같이 홀로 수강하는 4인 학생과 함께 팀을 형성해 발표하면 그럭저럭 좋은 결과를 낸다. 그러나, 같은과 4인으로 구성된 팀에 1명이 끼게 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고 만다. 그런 만큼 라이엇이 다인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다인큐는 노말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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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만 더 추가로 적자면..

4인큐의 신고와 그외 1명의 신고가 동등한 가치를 가지게 하겠다

4인 서렌or 트롤은 과장된 말일 뿐이다.

와 같은 말이 많이 나오고있는데..내가 가장 우려하는건 신고와 같은 사후조치가 아니다.

4인팟 또는 3인팟을 겪으면 20분간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이런 스트레스 자체를 받기 싫다는 의미다. 신고가 존재하면 뭘하나? 나는 최소 20분간은 고통을 겪어야 한다. 그것도 이번판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다음판까지 이어질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한숨이 또 나온다. 

지금 롤에서 문제가 되는 많은 것들(픽창 트롤, 고의 트롤러, 다인랭, 봇듀오 등등)의 가장 큰 문제점은 '피할 길이 없다' 라는 점이다. 닷지를 하면된다고 하지만,그것조차 라이엇이 패널티를 넣고 있는 상황에서 역할군을 정하는 것 조차 매판 살얼음을 걷는 것 처럼 짜증을 유발한다.

위와 같은 경우는 물론 라이엇이 100% 막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앞으로도 저 문제를 막을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유저에게 더욱 더 불편함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선량한 유저는 언제나 피해를 볼 뿐이다. 언제나 희생을 하며, 언제나 참을 뿐이다. 

왜??

게임이 재밌으니깐.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처럼, 짜증을 내며 먹는 맛집음식처럼, 게임이 재밌으니깐 저런 부분을 참고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롤이라는 게임에, 라이엇이라는 회사에 조금씩 분노를 느끼게 된다. 나는 왜 항상 피해만 봐야하는가, 나는 왜 항상 참아야 하나.왜 내가 항상 트롤러를 피해다녀야 하나? 

오래전 와우도 똑같았다. 초창기 게임이 재밌기 때문에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와우 인구수는 중국 봇이 늘어나면서 블리자드의 방관에 사람들이 분노하며 하나둘 씩 떠나가기 시작했다. 영원할것 같던 와우조차 그렇게 차츰 불씨가 꺼져갔다. 롤 역시 그 발자취를 쫒아가고 있는 것 같아 뭔가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