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밸패를 보고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기공사는 확실하게 구조적 결함이 있는 캐릭터입니다.
가타부타 긴 설명 필요없이, 그저 인구수만 봐도 바로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유저들은 바보가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지금까지 남아있는 기공 유저나, 가뭄에 콩나듯 조금씩 유입되는 기린이분들은 뭘까요? 
바보인가요? 아닙니다.

현 기공사의 '전반적인' 모습에 만족하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이는 원기옥을 위시한 한방딜러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극소수의 힙스터 캐릭터라는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짜 단순하게 전압이 이뻐서 시작한 사림이 될 수도 있어요.
누군가는 세맥+순보의 재빠르고 날렵한 모습에 반했을수도 있죠.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이유가 존재할 것입니다.
보통은 이런걸 통틀어 '애정' 이라고 표현하죠.
이 '애정'이라는 감성적 영역이 현재의 기공사를 지탱하는 가장 큰 기둥이라 할 수 있습니다.

딜스킬은 죄다 나사가 하나씩 빠져 있어도,
둠강선공에 내방에 파벞 등 온갗 족쇄를 둘둘 차고 있어도,
경면조차 부족해 매일같이 싸대기 맞고 스킬이 캔슬돼도,
자기혼자 제어가 불가능한 타임어택 똥꼬쇼를 하고 있어도,
유저들이 지금까지 기공사를 붙잡고 있는 이유는 애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지금까지 플레이하고 있는 이 기공사는 내가 좋아하는 그 기공사니까요.

그렇기에, 작금의 가호 사태는 참을수 없는 불쾌함을 줍니다.

현재 모든 직업을 통틀어 가장 불타는 클래스가 왜 기공사일까요?
가호는 좋은 성능이지만, 왜 수많은 기공사들이 불쾌함을 느끼고 있는 것일까요?
왜 기공사들은 딜량 너프보다(물론 이것도 중요합니다) 가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건 씨발 내가 알고있던 그 기공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맨 위에서 말했듯 기공사는 로스트아크 내에서 인구수 최하위라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는 바꿔 말하자면,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가 아주 높은 클래스라는 말이 됩니다.
그런데 그 기공사의 정체성을 건드렸습니다.
그나마 남아있던 기공사 유저들에게 하이퍼 빅 엿을 먹인게 아니고는 설명이 안됩니다.

과장을 보태 말하자면 가호가 본섭에 적용될 경우, 우리가 알던 기공사는 아예 사라진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처음은 그렇지 않겠죠. 
내방을 제외한 6딜트리 등등 연구도 꽤 있을겁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시간이 지나면 내방빠준에 10홍 주고 방구나 뀌고 다닐게 뻔합니다.
결국 모든 캐릭터의 세팅은 효율성을 따라가게 되는데, 가호는 성능이 좋으니까요.(파티기준)
타 직업이 가만두지 않을게 뻔합니다. 내방굿!

스마게의 의도가 느껴집니다.
1. 기공사는 인구수가 적다.
2. 구조적 결함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둠강선공은 못고치겠다.
3. 사전작업인 자버프를 빼고, 내방에 파티 서포팅 스킬을 준다.
4. 운용난이도는 낮추고 파티용 스킬을 줬으니 인식도 좋아질거야. 신규 유입이 생기겠지?
5. 너무 좋은데? 딜은 너프.
6. 아차차 장풍은 낭만이지! 섬열파 버프.

그저 낙영장 경면이나 줬음 좋겠네, 여래 집탄률 올라갔음 좋겠네, 편의성만 좀 올려줬음 좋겠네 했었는데...
독마권 버프되는거 아니냐 하면서 우스개소리 하던게 불과 며칠 전인데 말이죠.
오랜 시간 비주류 캐릭터로 버텨오던 시간에 대한 보상이 이런거라니 진짜 병신같습니다.

고렙도 아니고 그냥 좋아서 기공 하는 한 유저의 푸념이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 가호 위에서 쉴드가 아니라, 가호 위에서 스킬 사용시 쿨타임 감소면 어떨까 싶습니다. 역천은 3내난, 세맥은 안정적인 4내난이 가능해진다면 난이도는 어렵지만 의미있는 딜 상승량이 될것 같은데 말이죠. 파티원들도 꽤 재미있을 것 같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