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접속해서 패치된 걸 보고 생각을 조금 남겨볼까 합니다

이전 글 https://www.inven.co.kr/board/lostark/5346/88644 와 기본적으로 같은 논지입니다만

그때보다는 상황이 조금 나은게 아닌가 합니다.


1. 가시성 문제라는 메시지

가시성은 사실 알카한테 오랜시간 누적되고 있던 화약이었습니다.

하지만 비단 가시성만이 화약이었을까요? 맨날 나오는 체방얘기를 비롯해서

딜량 상승가능성을 억제하는 카운터 구조, 마나 문제 등 사실 불편한 점은 따지고 보면 많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하루이틀 있던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왜 가시성이라는 화약만이 점화된 것일까요?


알카유저는, 아니 사실 대부분의 로아 유저는, 일종의 증명을 지속적으로 원합니다.

'게임사가 나를 신경쓰고 있다'라는 메세지를 주기를 원하고,

또 올해의 로아가 그런 부분에 있어서 딱히 인색한 게임도 사실 아니었습니다.

로아가 뜬데는 분명 그런 유저의 심리를 이해하고 적극 소통하려 한다는 점도 한몫했으니까요.


알카는 최근의 몇번의 패치에서 유의미한 변경점을 받지 못해왔습니다.

그리고 알카유저가 이러한 '메세지의 부재'에 시달려 오던 중, 문제의 '큐브'가 등장합니다.

큐브는 사실 완벽한 '게임사가 내 캐릭을 잊었다'의 메세지와도 같은 존재였고, 

초기 큐브에서 요구되는 상당한 수치의 무력 역시 이러한 메세지를 강화시키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좀 하는 유저가 큐브 가시성문제를 조우하고 드는 생각은

'안보이는데 어떻게 하냐'가 아닌 '아 내가 원래도 안보고 하고 있었구나'에 가까웠을 겁니다.

하지만 이러한 강력한 메세지는 큐브의 난이도와 관계없이 불을 당기기에 충분했고

그렇게 가시성은 개선필요사항에 올라가게 됩니다.  


가시성 관해서는 다양한 요구사항이 있어왔는데,

로아는 여러 요구사항을 동시에 잡아주는 개선을 했습니다.

보스 머리 표식을 선명하게 하고, 테두리 잡아주고, 내 캐릭에도 넣어줬고,

사실상 여러 개선요청 중 실질적으로 안된건 보스 체력바에 안넣어준 것 하나밖에 없습니다.

개선안 중 한가지만이 실행되었다면 사실 많이 실망할 수도 있었는데

(실제로 패치 직후 설명만을 보면 4스택일때만 표시되는 것으로 오인하기 쉬워 여론이 좋지 않았습니다)

로아가 어떤 조치에 판단이 느린것과 별도로, 판단에서 실행까지는 빠른 편이고

또한 그 과정에서 유저 만족도를 충분히 신경쓴다고 생각합니다.  

(임시조치가 없었던 점은 조금 아쉽긴 합니다만 근본적인 수준의 해결이 되었으니 넘어가고자 합니다)

 

2. 가시성 개선과 수혜그룹

이런 가시성 해결을 딜상승으로 연결할 수 있냐의 여부를 놓고 약간의 의견차이가 있는 듯 합니다.

사실 14층 중반만 가도 쿼드뻥이나 눈속임 정도의 예외상황을 빼면 스택이 안보이나 보이나 상관이 없습니다.

당연히 딜량에도 영향이 없습니다. 안보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눈속임은 주류픽이 아닐 정도였으니까요.

어느 순간 알카는 당연히 스택을 안보고 하는게 맞는 플레이가 되어왔고,

이러한 보이지 않는 진입장벽은 당연히 안그래도 사람없는 직업의 고인물화를 가속해왔습니다.


이 패치의 최대 수혜자는 초반 알린이입니다. 당장 배럭이건 모코코건 알비온만 가도 이게 불편해서 못합니다.

알비온 갈것도 없이 나크라세나도 안보입니다. 심지어 얘는 머리가 높이 뜬것도 아닌데 작은건지 잘 안보입니다.

이 그룹에게 가시성 패치는 분명히 딜량상승이 맞고, 더불어 진입장벽을 낮춘 패치입니다.

사람이 마인드가 참 이상한게 가시성같은게 정말 큽니다.

가시성 해줘봐야 트포작 반만큼이라도 늘겠냐마는 내가 트포작이 안되어있어서 딜이 안나오는건

내가 트포작을 하면 되는거라 참고 하거나 트포작을 해서 해결할 수 있지만

스택이 안보여서 플레이가 꼬여 딜이 안나오는건 안보고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를 못합니다.

에라이 하고 때려치우고 다들 유산창술 하러갑니다.


3. 알카의 현재와 미래

저는 경험칙과 뇌피셜로 로아가 패치를 할때는

유저의 개별 숙련도나 세팅이해도 등을 고려하지 않은 산술적 평균에 의존해서 한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패치스타일의 가장 큰 피해자는 고인물직업입니다.


마나가 문제라는 15층분들 생각해 보십시오.

왜 스마게가 알카의 마나를 개선해줘야 합니까?

마나부족이 실제 체감되는 구간은 알카유저가 어느정도 숙련도가 쌓이고 세팅이 나온 뒤입니다.

근데 이미 그 구간에 있는 사람은 다 알아서 하거나 못하겠으면 진작에 때려치워서

마나가 부족해도 이미 지표상으로 상당히 상위권이거나 백번 양보해도 정상수치를 벗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지표가 정상인데 패치가 되겠습니까? 

유저 평균치를 내서 패치를 하는데 이해도가 없는 뉴비가 부족한 직업은 그냥 고인물 기준이 평균이 됩니다.

아직까지 창술이 너프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모두가 보정때문에 창술을 키우니까요. 뉴비/배럭구간에서 이해도가 높을리가 없으며 세팅도 안되어있는데

이 그룹이 평균치를 하염없이 깎아먹고 있으니 창술이 OP라면 지표는 정상으로 보일거고 창술이 정상이라면 하위직업으로 보일겁니다.

알카가 언젠가 상향식 패치를 받는다면 그 이유는 반드시 지표가 나락이어서일텐데,

모든 유저는 플레이 시간에 따라 숙련도와 세팅이해도가 올라 지표가 상승하므로 숙련도가 0인 신규 유저가 없는 직업은 평균지표가 계속 상승해 상향을 받기 어려우며, 이것이 로아식 패치기준에서 액티브 유저수가 곧 티어인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알카가 상향을 받으려면 무조건 알카 뉴비가 많아야 하며 로아가 룰을 바꾸지 않는 이상 지표상승을 견인하던 고인물이 단체로 접어버리거나 하는 매우 이례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방법이 딱히 없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추석 직전 '알카를 신경쓰고 있다'라고 메세지를 던진 것은 상당히 시의적절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개선이 되었다고 하니 찍먹이나 해보겠다는 사람이 몇 보이고, 

듀얼 디스크 아바타라던가(농담이 아닙니다. 디트가 많은 이유에서 모코코탈과 튜브망치를 뺄수없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것들도 같이 나와서, 뉴비/배럭 유저가 조금이나마 생길 것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밸패는 어차피 예고되어 있습니다. 로아는 일단 한다고 하면 뭐가됐던 하는 식이기 때문에 밸패는 무조건 할거라는 것 다들 아실겁니다. 그리고 밸패 어떻게 하든 파티 인식적으로 솔직히 더 내려갈데도 없습니다. 지금의 알카는 마치 상폐되지 않는 동전주와 같은 상황입니다.   

가시성 개선한다고 알카가 상위 레이드에서 안걸러지고 이런거 말도안됩니다. 당장 상위 그룹에서는 딜상승조차 미미할겁니다. 하지만 뉴비를 끌어당겨서, 지표를 희석해, 다른 개선안의 토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의 가시성 패치를 충분히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가올 밸패에서 알카에게 올 것이 봄인지 붐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가시성이 개선된 이 시점에서 베팅을 해야 한다면, 저는 봄에 걸고자 합니다.

다들 화이팅입니다.



3줄 요약 :

알카 존버할만 하지 않을까?

타대 루인딜 적용됨

이번주도 알카 무료버스 돌립니다 알카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