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스토리 기사는 시리즈로 연재됩니다.
*메인퀘스트, NPC 대화, 지식 등을 참조하여 작성하였습니다.
*분기란 게임 내 유저의 선택에 따라 에피소드가 달라지는 부분을 뜻합니다.
*약간의 각색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나 게임 내 설정 및 컨셉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 아토락시온 : 시카라키아 스토리

검은 여신상과 오르의 배신
시카의 비늘

비밀 수호단의 입장을 감지한 시카라키아가 굉음을 내며 요동치기 시작했다. 시카라키아의 전갈형 고대 병기, 카르티오스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모험가는 카르티오스와 그의 수하들을 막아내며 다급한 목소리로 야즈에게 일이 얼마나 진행되었냐고 소리쳤다. 야즈는 모험가와 조금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스텔라기아를 조사중이었는데, 그 스텔라기아는 '시카의 비늘'이라고 불리는 현재 구역의 온도를 담당하고 있는 것 같았다.

시카의 아홉 문장
나는 그녀를 문장 아홉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 데키아 스승님을 바라보는 선망의 눈빛. 말없이 오르를 응시하는 공허한 눈동자. 내게 다정하게 말 걸어주던 온화한 입술. 제 협곡을 보살피는 세심한 손길. 글라디우스를 누비던 고단한 발목. 요루나키아에 다녀온 뒤 굽어버린 등줄기. 달의 머리까지 오를 수 있는 날렵한 다리. 시큼한 모래 냄새가 나던 머릿결. 그리고 바아와 대화할 때면 느껴지는... 떨림이 묻어나오는 목소리. 나는 이 어두운 바다에 한 줄기 빛을 가져다 준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다. 정말 알고 싶다.

스텔라기아를 제어할 수 있는 실타래는 총 9개의 기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야즈는 그 실타래에 적힌 영문 모를 시카의 아홉 문장을 보며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는 것처럼' 이 기둥을 모두 작동시키면 스텔라기아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그렇게 모험가는 야즈의 말을 따라 기둥을 일정 순서대로 작동시켰고, 그러자 아홉 기둥이 모두 활성화되면서 시카라키아의 '타오르는 균열 장치'가 비활성화 됐다.

▲ 시카의 아홉 문장을 조사하는 야즈

▲ 실타래를 풀고 스텔라기아의 제어권을 얻었다.

스텔라기아의 작동으로 타오르는 용암이 사그러들자 모험가는 손쉽게 남은 병기들을 물리쳤다. 그 사이 야즈는 스텔라기아에 새롭게 드러난 기록을 조사했다. 그 기록엔 바아와 스승님에 대해 의문을 품는 시카의 모습과 그가 만든 요새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나있었다.

아홉 문장의 추가 기록
평시엔 행성의 춥거나 덥거나 습하거나 마른 다양한 환경에서 훈련토록 하며, 변란이 일어나면 모두 합쳐 지킴으로써 위급한 때의 방비로 삼도록 해야 할 것이다...라면서, 어째서 스승님은 스스로 세운 원칙엔 없던 "글라디우스"를 매해 개최하시는 걸까? 그곳에서 매해 우승을 차지하는 바아의 우르키오스 따위가... 지금만 가장 강력할 뿐인 그것이 설마, 진짜 우리의 마지막 희망이란 말이야?

결국 바아는 실패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완벽주의자기 때문이다. 지금 통제된 환경에서의 "글라디우스"는 머리 좋은 그의 뜻대로 흘러가고는 있지만, 다가올 침탈자와의 전쟁은 그의 계획대로 모든 것이 완벽하게 들어맞을 순 없을 것이다. 결국 승리의 열쇠는 "환경"이다. 병기는 녹슬고 우리는 늙어가겠지만, 종잡을 수 없는 거칠고 척박한 환경만큼은, 검은 침탈자들이 결코 정복해낼 수 없으리라.

야즈와 모험가는 시카가 왜 그렇게 바아를 싫어하는지 의구심이 들었지만, 일단 이곳을 벗어나 다음 지역으로 향하기로 했다. 스텔라기아로부터 뻗어있는 길 저편에는 거대한 동굴 하나가 있었고, 그곳의 입구에 세워진 광명석 기둥이 모험가를 반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 동굴 안에는 형형색색의 산호들이 자라나고 있었는데, 야즈는 그 산호들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이들이 상징하는 바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먼저 겨울, 봄, 가을, 여름을 연상케하는 네 가지 색을 가진 산호는 늙어가는 사계로 '끌려다니는 사랑'을 의미하며, 천장에서 은은한 하늘빛을 내뿜는 산호는 얼어붙은 바다의 꼬리로 '닿을 수 없는 사랑'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한 바위에 이끼처럼 낀 푸른 산호는 무덤을 갉아먹는 꽃으로 '무서운 집착'을 의미하고, 파란 꽃봉오리가 맺힌 아름다운 산호는 천국의 꽃다발로 연인에게 '고백'할 때 쓰고 싶은 꽃다발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꺾자마자 빛이 꺼져버린다고 했다.

모험가는 이런 산호들이 단순히 시카의 감성적인 면모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혹시 시카의 기록에 등장하는 '그녀(요루)'와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그리고 대체 바아와는 무슨 사이일까.

▲ 동굴 안은 아름답고 신비한 산호들로 꾸며져 있었다.

그 의문의 일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금새 밝혀졌다. 야즈가 동굴 바깥에 있는 광명석 기둥에서 다시 한번 시카의 기록을 발견한 것이다. 그 기록에는 '그녀가 나의 칠흑같은 바다에 어여쁜 빛을 선물했다. 나도 그녀의 빼곡한 협곡에 한 줄기 여유를 선물할 것이다'라고 쓰여 있었고, 이는 곧 그 동굴이 시카가 요루를 위해 만든 공간임을 뜻했다.

"스승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 온몸을 불살랐는데, 그 제자란 것들이 어휴... 하지만 뭐, 재미있잖아?"

야즈가 부끄럽다는 듯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 이후 모험가와 야즈는 그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새로운 실타래로 자리를 옮겼는데, 특이하게도 2개의 장소로 나뉘어 있는 탓에 모험가가 조금 더 멀리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동굴 출구쪽 광명석 기둥에 적힌 시카의 기록
스승님께서 내게 경고를 내리셨다. 광명석을 세공한 욜룬의 눈 때문이다. 아직 분석되지 않은 물질을 이 작은 세계에 들이면 어떤 파장을 불러올 지 모른다고 하셨다. 그리고는 오직 검은 침탈자 처단을 위한 병기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 바아를 본 받으라며...
바아... 바아... 바아! 또 바아! 또 그의 입에서 바아의 이름이 새어나온다. 이 끓어오르는 감정을 가라앉혀주는 것은 오직 요루가 내게 준 선물 뿐이었다. 이 예술품을 보고 있으면 이렇게 평안한데... 스승님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현혹이라고...


▲ 두번째 실타래, 갈라진 길. 떨어져 있는 두 장소의 고대 문자 퍼즐을 맞춰야 한다.

두번째 실타래의 정체는 등가보급소였다. 등가보급소란 아토락시온의 내부 자원을 순환시키고 각종 기록을 저장하는 특수 장치로, 시카라키아의 첫번째 등가보급소엔 특별히 '갈라진 길'이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다. 모험가와 야즈는 그 실타래를 풀어낸 뒤 그곳에 남아있는 시카의 기록을 확인했는데, 놀랍게도 그곳엔 구 오르제카, 곧 현 오딜리타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다. 현 오딜리타 곳곳에 있는 검은 여신상의 기록까지도 말이다.

두번째 실타래에 적힌 시카의 기록
또 한 번의 글라디우스가 끝났던 어느 날, 요루가... 그녀가 내 구역에 찾아왔다. 그녀는 내게 줄 선물이 있었는데, 깜빡하고 '가시의 구역'에 두고 왔다고 했다. 분명 그녀와 오르는 서먹하던 사이였다. 그런데 요즘 부쩍 왕래가 잦아졌다. 아마도... 같이 메마른 안개로 덮여있는 땅끝 대륙에 다녀오고 나서부터인 것 같다.

그녀는 발목이 아프다며 직접 가시의 구역으로 가서 선물을 가져와달라며 내게 부탁했고, 나는 이미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마음이 되어 있었기에, 순순히 가시의 구역으로 향했다. 그때... 나는 알지 못했다. 이 길 끝에, 아주 많은 것을 내가 가지게 될 것라는 걸.

처음 발을 들여놓은 가시의 구역에는 검은 여인의 석상이 수없이 많이 있었다. 처음 보는 그... 아찔한 광경에 문득 스승님의 수업이 떠올랐다. "신의 의지대로 세상이 흘러간다 믿는 것은, 스스로 삶의 주인이 되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기억해라. 이 세상을 구원해줄 신따위는 없다. 그럼에도 신을 믿는다는 건 무엇이겠느냐?"

왜 지금 이 말씀이 떠오르는 거지? 저게... 스승님이 말씀하시던 신이라는 걸까? 만약 오르가 저것을 섬기고 있다면...! 저 석상 앞에 엎드려 절하고 있었다면...! 오르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배신했다. 아니, 변절했다고 표현해야 옳을까? 감히, 감히 이 지성의 요새 아토락시온에 검증되지 않은 물질과 행위를 들여놓다니! 이런 일을 벌여놓고도 글라디우스에 참가하고 항상 우승하는 바아 옆에 붙어 열정적인 척을 해?!

이 일은 즉시 데키아님께 보고해야 한다. 우리 요루가 더는 그녀와 가까이 지내지 않도록... 아니, 잠깐... 이것은 기회 아닌가?

등가보급소 솔 마기아에 기록된 시카의 기록
심연의 생물들은, 한번 붙잡은 먹이는 서서히 모두 빨아먹을 때까지 놓지 않는다. 말라죽어가는 오르가 딱히 안타깝지는 않다. 그녀는 더럽고 악독한 변절자니까. 가증스럽게 바아에게 찰싹 붙어 그 많은 병기 설계도를 제공받아선, 검은 여신을 위한 군단을 만드려고 했으니까. 이미 우리와 스승님은 안중에도 없던 거지. 아아 불쌍한 오르. 가엾고 딱한 오르. 바아에게 변절자라는 사실을 말한다니,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떠는 꼴이라니... 큭큭. 이제 스승님의 편애가 가득 담긴 바아의 설계도를 손에 넣는 것도 그저 시간 문제일 뿐이야! 나도 글라디우스에서 우승할 수 있어!

기록을 확인하던 야즈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기록과 달리 시카라키아 시스템 상에는 현재 해독가능한 설계도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 변절자임을 폭로하겠다는 시카의 협박에도 오르가 설계도를 내놓지 않은 듯했다. 야즈는 그 외에도 '가시나무 숲을 태워버릴 수 있는 것은 오직 뜨거운 태양의 열기 뿐인가'라는 말을 두고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렇게 기록 해독에 정신이 팔린 야즈는 도통 그곳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마치 일레즈라를 저지하러 왔다는 원래 목표를 잊은 듯이 말이다. 따분해진 모험가의 흑정령은 모험가를 부추기며 빨리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고 말했다. 다음 장소로 이동할 수 있는 힌트가 되는, 시카의 기록을 몰래 귀띔해주며 말이다.

심연의 요람에 도달하기 위해서 나의 첫 번째 구역을 수호하는 병기, 베루라. 너의 그 메마른 촉수를 첫 번째 열쇠로 명하니...

▲ 등가 보급소를 조사하는 모험가와 야즈

▣ 검은사막 스토리 시리즈
※검은사막 스토리 특집 - 한 번에 보는 흐름 총정리
▶검은사막 스토리 #1 - 연대기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2 - 연대기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3 - 발레노스 지역 여정
▶검은사막 스토리 #4 - 세렌디아 지역 여정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5 - 세렌디아 지역 여정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6 - 칼페온 지역 여정 상편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7 - 오제 아가씨의 안타까운 사랑 (칼페온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8 - 누구도 믿을 수 없는 권력의 도시 (칼페온 분기3)
▶검은사막 스토리 #9 - 드러난 고대신과 엘리언교의 비밀 (칼페온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0 - 시라레의 불길한 예언과 의심 (메디아 프롤로그)
▶검은사막 스토리 #11 - 일레즈라의 어두운 흔적을 쫓아서 (메디아 분기1)
▶검은사막 스토리 #12 - 말할 수 없던 네루다 셴의 속사정(메디아 분기2)
▶검은사막 스토리 #13 - 모험가의 정체는 어둠의 힘이 담기는 그릇? (메디아 마무리)
▶검은사막 스토리 #14 - 나방은 결국 불빛으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이끌림 (발렌시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5 - 발렌시아 건국의 비밀, 그 안엔 모험가가 있었다 (발렌시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6 - 피와 복수의 카마실비아, 아름다운 얼굴의 이면 (카마실비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7 - 캐더린 오네트, 그녀는 정말 아름다운 공주였습니다 (카마실비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18 - 드벤크룬에 드리운 붉은 그림자, 가모스의 등장 (드리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19 - 사그라든 불씨, 그러나 위협은 존재한다 (드리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20 - 사실, 인간이야말로 가장 지독한 생물이다 (별무덤)
▶검은사막 스토리 #21 - 빛나는 카마실브, 다가오는 어둠 (오딜리타 1편)
▶검은사막 스토리 #22 - 그란디하 신탁의 결정 (오딜리타 2편)
▶검은사막 스토리 #23 - 모든 것은 처음부터 계획되어 있었다 (오딜리타 3편)
▶검은사막 스토리 #24 - 마지막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오딜리타 4편)
▶검은사막 스토리 #25 - 베디르의 과거와 브롤리나의 행적 (오딜리타 5편)
▶검은사막 스토리 #26 - 하둠에 대항하는 첫번째 준비, 올룬의 심장 (오딜리타 6편)
▶검은사막 스토리 #27 - 어머니께서 검은 태양을 떠오르게 하실 것입니다 (오딜리타 7편)
▶검은사막 스토리 #28 - 하둠=복수의 실비아? 드러나는 신들의 비밀 (오딜리타 8편)
▶검은사막 스토리 #29 - 불균형의 보석과 두 여왕의 믿음 (오딜리타 마지막편)
▶검은사막 스토리 #30 - 일레즈라의 덫에 걸리다 (아토락시온 : 바아마키아 상편)
▶검은사막 스토리 #31 - 각성한 아토락시온 (아토락시온 : 바아마키아 하편)
▶검은사막 스토리 #32 - 비활성화된 고대 요새, 시카라키아 (아토락시온 : 시카라키아 1편)
▶검은사막 스토리 #33 - 검은 여신상과 오르의 배신 (아토락시온 : 시카라키아 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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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1 - 훔쳐야 산다, 도굴왕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2 - 매화가 지던 날 (매화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3 - 워리어, 고옌 용병단의 형제 (워리어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4 - 레인저, 정령검의 계승자 (레인저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5 - 위대한 소서러 (소서러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6 - 이 세상에 피로 물들지 않은 왕좌는 없다 (노바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7 - 에다나, 로크스 마하 데키아 (세이지 각성)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8 - 끽끽! 끽! 끼끽! (커세어 전승)
▷ 검은사막 스토리 외전 #9 - 파트리지오는 딸바보래요 (커세어 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