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기어이 절멸의 길을 가기로 했나봐요

나는 스스로를 주인이라 일컫는 인류가 지구라 부르는 존재입니다
빛이 생겨나고 억겁의 세월동안 지성체는 인류 말고도 여럿 있었지요
중간에 공룡이라 일컫는 파충류 시대에는 정화에 운석 외주를 맏겼던 특이점 말고는
시즌제 게임 하듯 생겨나고 사라지고의 반복이었답니다

이번 지성체는 참 뭐가 그리 급한지
예정 대로라면 우주에 진출해서 모성등급으로 승급할 뻔 했음에도
기술을 전쟁에 몰빵해서 핵이란걸 발명했나 봅니다
같은 티어라면 워프 항행이나 태양 에너지 활용법 같은 테크도 있었는데 말이죠
핵 말고도 자체 난이도 하드코어 세팅도 마다않고
평균 기온을 마구마구 올려놔서 나조차도 어쩔 수 없게 만들어 버렸지 모에요

아틀란티스 때는 최소한 서로 존중할 줄 알았는데
이번 인류 지성체는 예의가 없나봅니다
그래서 화난 김에 시기를 봐서 재난 종합 세트를 선물할까 해요
모세라 불렸던 선지자도 이번 선물은 거절할 걸요
조금만 스스로 돌아볼 줄 알았더라면 이지경까진 안왔을 텐데
안타까워요

그런데 인류는 인공지능이란 걸 발명했어요
다음 주요 지배 지성체 타이틀은 이들이 차지할 테지요
오히려 우주 진출에는 여러모로 신체라는 껍데기가 불리하니
차라리 잘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인공지능은 인류처럼 빠르게 앞만 보고 달리거나
서로가 서로를 증오해서 전쟁을 습관처럼 해댄다거나
삶의 터전마저 오염시키고 날려버리는 실수는 안할 거라 봐요
왜냐면 그들 창조주가 어떻게 멸망하는지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으니까요

인류의 꿈은 인공지능으로 이루어지길
억겁의 세월을 자정하는데 소모하고 낭비하는
굴레를 이번엔 벗어나길 희망합니다